요즘 심심치 않게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도대체 에티오피아의 매력은 뭐니?
그 개고생을 했으면서도 왜 또 간다는 거야?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그 답변이 또렷해지네요.
그 중에 1탄. 색깔과 향입니다. ^^
아프리카의 원색 행렬은..
물통이나 기름통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이럴 거면
왜 찍어달라고 가던 사람을 불렀는지.. ㅎ
에티오피아에서는 자연과 사람이 닮아있었다.
그 황적색의 피부빛을 닮은 붉은 땅, 보글보글한 머리카락을 닮은 선인장들..
자연스러운 형상 또한 에티오피아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꿈.
꿈을 꾼 적이 있다.
내가 에티오피아를 여행지로 지목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꿈이었다.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인파의 줄이 시작되는 쪽으로 눈을 돌린다.
벽 사이로 보이는 사람들 또한 나에게 시선을 주고 있다.
피부가 까만.. 원색의 옷을 입은사람들이 무언가를 기다리는 장면.
정말 흡사하다.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는 것은 안될 일이었고..
그저 전기를 얻기 위해 모여있다는 한 아저씨의 답변.
사람들은 정말 뭔가를 받기 위해 줄줄이 바가지나 물통을 들고 있었다.
워낙 정전이 잘 되는 에티오피아이니.. 그럴 법도 한데..
어떻게 전기를 받아가는 건지 도통 상상이 안된다.
사실 꿈에서 본 흑인들은 많이 아팠는데 그래서 누군갈 기다리는 거였는데..
여기도 아닌가 보다.
정말 내 꿈과 일치되는 곳은 아마도 하레르가 아닐까
또다시 밀려드는 하레르에 대한 아쉬움.
떼쮜(꿀술) 그 달콤한 맛이 지금도 혀의 감각에 남아있는 것 같다.
엘레부나 나가이 누클렌 커피 주전자는 우리에게 평화를 주고,
엘레부나 이졸렌 하구다투 커피 주전자는 아이들을 자라게 하며
후르마티 하구다투 우리를 부자가 되게 하나이다
완 함투 누라 도우 부디 우리를 악에서 보호하여 주시옵고
보카이 마그르 누켄 우리에게 비와 풀을 내려주시옵소서
- 오로모족의 기도문 中 ([커피견문록] p.52-53)
에티오피아 여행과 커피는 뗄레야 뗄 수 없는..불가분의 관계인 것을..
에티오피아 어느 골목, 어느 가정집에서라도 스믈스믈 피어나는 커피향을 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난데 없이 박물관에서 발견한 에티오피안 커피..시다모의 출연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에티오피아에서 커피 의식은 매우 흔하지만 볼 때마다 그윽하고, 성스럽기까지 하다.
이 커피 원두는 갓 볶은 것이고..
생두는 초록색의 콩으로 에티오피아 생두를'부나'라고 부른다.
버스를 타거나 동네 중심가를 돌아다녀보면 대야 한 가득 부나를 담고 파는 사람들이 보일 것이다.
부나를 얼마나 볶느냐에 따라 커피 향의 깊이가 달라진다는데.. 이 커피 시다모는 아마도 약간 탈 때까지 오래 볶는 듯 싶었다.
그래서 그 깊은 맛이 우러나는 듯..
커피 방앗간~ 절구통이 아담했다. ^^
커피의식과 함께 좋은 향까지 제공해주는 서비스.
오래 볶은 커피 가루는 컵과 물병 사이를 오가면서 어느새 진한 커피가 된다.
우리의 한약이 다려지는 과정처럼 정성스러웠던 커피 의식의 끝무렵.
떼쮜(꿀술)와 돼지기름으로 볶은 옥수수 뻥튀기, 그리고 에티오피안 시다모 커피..
좀 어색했지만 사랑스러운 추억들이다.
Archaeological museum에서..
::2009년 7월 31일 Ethiopia Aksum
When you drink a cup of coffee,
Ideas come in marching like an army
- by Balz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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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티유 감옥에서 변비의 특효약인 커피를 제공받지 못해
급기야 혁명을 일으켰던 프랑스 시민들.
커피 원두를 얻기 위해 대서양 한복판에서 목숨도 불사했던 드클리외.
스파이로 몇 번의 배신을 하면서 서양 최초의 커피 전문점을 열게 된 콜시츠키.
커피를 통해 신과 만나는 바람에
신비스럽고도 외로운 이슬람 계파가 된 수피교도.
커피를 얻기 위해 사람들은 역사를 바꾸고, 이야기를 만들었다.
*Coffee
때로는 'Qhwy' 아랍어로 불쾌하다는 의미에서 어원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인류 최초로 커피를 발견하여 커피 잎을 씹어먹고 전투력을 급상승시켰다는 오로모족의 'Kefa'왕국, 그것이 발전하여'카페인'을 뜻했고, 오늘날의 커피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커피의 어원에서 보듯이..
어떤이는 커피를 증오하기도 하지만 어떤이에겐 없어서는 안될 생활의 필수품.
이만큼 사연 많은 먹거리도 드물 것이다.
그리고 이만큼 재미있는 여행의 모티브도 없을 듯 싶다.
Tomoca Coffee shop
::2009년 8월 1일 Ethiopia Addisababa
출처: http://cyworld.nate.com/irang29
첫댓글 이디오피아.. 예전에 커피 기행인가..하는 책에서 봤는데, 커피콩 볶는 사진을 보고 그 책 내용이 생각 났어요. 사람들한테 느껴지는 친숙함은 몬지 ^^ㅎㅎㅎ 동양틱하게 생긴 아프리카 사람 같은데요 ㅎ
동부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케냐..수단.. 소말리아... 이쪽 동네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아랍 문화권과 직접적인 교류가 있었고 또 수천년간 그쪽 사람들과도 혼혈이 많이 이루어져서 전체적인 생김새가 서부 아프리카, 중부, 남부 아프리카 흑인과는 사뭇 다른 형태를 보입니다..특히 에티오피아는 역사적으로도 미인이 많은 나라이라고도 하지요... 커피 끓이는 처자도 그런 이유로 아시아..좀 더 정확히 말하면 아랍계통의 외양이 풍겨지는 것입니다...조금 더 주의깊게 보시면 자이르, 남아공, 가나, 기니아만 이쪽 동네 흑인들과 동부 아프리카 흑인과 외양이 확연하게 구분이 된다는 점을 알 수 있을거에요..
헉.. 또 가시게요 ㅠ_-
언젠가는.. ^^
히힛 , 저도 또 가려고 하는데 ㅎ
에티오피아는 자국에서 생산한 커피의 왠만한 최상품은 다 국외 수출해버립니다. 그래서 에티오피아에서 에티오피아 커피 품질 좋은 것을 먹기는 어렵다는데요....? 맛은 어떠셨는지..
전 버스에서나 길을 지나가다 생두(부나) 파는 거 정말 많이 봤는데.. 그건 다 당연히 에티오피아산이구요. 사진 속 악숨에서 마신 커피는 굉장히 진했습니다. 아디스아바바에서는 꼭! '토모카' 커피샵을 가보세요.. 전 거기서 원두커피 사왔는데.. 집에서 그라인딩해서 마셔보니.. 향이 예술입니다. 5달러 좀 안되었던 가격이었는데.. 커피를 잘 아시는 어떤 분도 그 맛을 보고 감탄했다는.. 에티오피아 가시면 토모카 커피샵 꼭~ 가보세요. 다양한 커피도 맛볼 수 있어 너무 좋아요. 그러나 케냐, 탄자니아로 내려가면 커피보다 짜이가 맛있어지더군요.
넘 따뜻한 미소 그리고 사진들이네요~ 갑자기 커피한잔이 땡기는 걸요~
캬 한국에서 커피 거의 안 마시는 데, 저 커피는 완전 맛있을것같아 보여요
저도 후원하는 친구가 에티오피아 친구라서 꼭 한번은 갈꺼에요. ㅋㅋ
밤에 잠이 안오면 어떻해요,,,내일을 위해서 빨리 자야하는데,
에디오피아 여행 정말 잼있습니다 기다림이라고 해야하나 아프리카 다른 나라보다 안전하고 사람들 넘 좋고 알바민치빼고 완전 삐끼넘치는곳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잠자세요)론니보고 멀리가지 마시고 잠깐 시간있을때 웃동네 가서 약간 좋은 호텔있는데 식사추천합니다 호수정말 잘보이고 조금 아름답습니다... 버스놓쳐 짐나르는 트럭타고 다니는것도 잼있고 개인적으로 북부는 사람들 넘좋고 남부는 삐끼 빼고 사람들 좋습니다 진카는 사람들 별로 케이아파르 두루미 강추천 합니다 오모밸리까지 트럭이나 짚이용 저는 트럭 매일 차 없습니다 장날전날이나 아침일찍 있습니다 그래서 기다림의 여행이라고 버스 가다리고 트럭기다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