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새는 바가지 II, 20231106

[김기호]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더라”고

크리슈나무르티 : 꺼지지 않는 불꽃, “자기로부터의 혁명”을 위하여

-- “성인(聖人)의 시대”를 살면서, “내가 안 바뀌면 세상은 변하지 않습니다.”

Thought is a continuity; because, after all, what are you? You are merely a though, are you not? You are the thought of a name, the thought of a position, the thought of money; you are merely an idea. Remove the idea, remove the thought, and where are you? So, you are an embodiment of thought as the "me".

생각이 그저 계속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결국, 당신 자신이라는 게 뭡니까? 여러분 자신이라는 것은 그냥 생각일 뿐이지요, 안 그래요? 당신이라는 것은 이름에 대한 생각이요, 지위에 대한 생각이며, 돈에 대한 생각일 따름입니다. 당신은 그냥 하나의 관념일 뿐이지요. 그 관념을 제거해 보세요, 생각을 제거해 봐요, 그러면 당신이란 게 어디 있는 겁니까? 그러니까 당신은 “나”라는 생각의 구성체일 뿐이다, 그 말입니다.

-- Jiddu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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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6] ‘사랑으로 졌지만······.’

하루하루 세월은 참으로 ‘유수와 같이 흘러흘러’ ‘가기도 잘도’ 갑니다. 당연하겠지만 별시리 어떤 ‘에너지’로 충만해 있는 것도 아닌 듯하고요.

인터넷 연결이 안 된 바람에, 거제 하둔에서 ‘일기’에 있던 저 말씀으로 끄적거린 게 겨우 보름 전이었군요. 그게 오늘 날짜 “추억보기”로 또 떠서 말씀입니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신독’이라는 말도 있습니다만.

전에, 왜 저런 제목을 붙여놨는지.. 무의식으로나마 그런 사연이 있는 거겠지요. 아무래도 스스로 이런 꼴로는 다 ‘자기기만’에 ‘도로아미타불’ 아니겠는가, 속 밑바닥에서부터 꼭 그런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이런저런 것들 정말로 다 놔버릴 수준도 못 되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꼴을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떠들어대지나 말든지······.’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그냥 ‘이런 끄적거림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고 살아야 할랑가 봅니다. 누구라도 각자 자기 형편대로 살 수밖에 없겠지만, 그게 겨우 ‘새는 바가지’ 꼴이어서는 안 될 것 같음에도, 당최 무슨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요, 오히려 재주로 할 일도 아니기에 그냥 어정쩡한 일상입니다. 이래저래 그저 “고해” 수준밖에 안 된다고 하신들, 뭐라고 달리 드릴 말씀도 없고요.

지켜봐주시는 지인 여러분과 격려해주시는 친구들께 부끄럽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고해”를 문제 삼기라도 했다는 자세는, 스스로 좀 그럴 듯 하려 했다는 변명일지라도 과히 허물하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우리 사는 세상은, 또한 저 젊은이들 살아갈 세상은 단지 ‘앞만 보고 달려가서는 안 되는,’ 온세상 참으로 절박한 시대, 누구라도 다들 함께 헤쳐가지 않으면 안 되는 “인류세” 아니겠습니까.

그럼에도 보잘 것 없는 처지에, 뭐 하나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여전히 ‘생각’으로 주절거릴 뿐이네요. 이래저래 한참 내버려 두고 딴짓이나 하고 있다가, 문득, 유투브 영상 하나에서 본 게 참 의미 있는 말 같아서 옮겨봅니다.

“힘으로, 이겼지만 나중에는 지게 됩니다. 사랑으로, 졌지만 끝내 함께 이기게 되는 거고요.” 오늘도 전쟁으로 마구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 세상에······. 누군가 참으로 그리운 시대!

여전히 ‘이딴 걸 왜 끄적거리냐?’ 하시는 음성이 귓가에 쟁쟁할 뿐이면서, 기어이 ‘부스럼’이 살 되기를 바라고만 있는 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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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 항상 여기가 “벽”입니다만..

바로 제 자신의 일상 그대로 말씀하시는군요. 그저 ‘생각’에 휩싸인 채로 궁시렁, 주절거림일 뿐입니다. “활짝, 깨어 있지 못 한 거”지요.

그러니까 저렇게, 이 “생각의 구성체” 자체가 문제다, 그런 말씀이지요. 그 창살 부수고 뛰쳐나오지 못하면, 인생은 끝내 그저 ‘낡은 잡지의 표지’ 같이 ‘고해“일뿐이겠지요.

“내가 바로 세상(I am the world)”이니까, 니나 내나 이 지구촌에는 약 80억 개의 똑같은 ‘나’가 우글거리고 있는 거지요? 그러니 ‘난장판’ 비슷 안 하겠습니까? 거의 전부 다 저 ‘낡은 잡지의 표지’처럼 너덜너덜하겠습니다.

80억 인구 전체가 저마다 단지 ‘생각’ 가지고 아웅다웅 하는 거고요. “상징” “이념” “주의” 등등 전부 다 그냥 ‘생각’ 아닙니까. 심지어 ‘신앙’이나 ‘교리’까지 다 “생각”일 수밖에 더 있습니까? 그러니 안 싸우고 좀 “행복”하려면, “생각” 자체를 문제로 삼아야만 한다는 말씀이지요. 왜, 꼭 “전쟁”만 문제랍니까. ‘일상’ 자체가 문제입니다.

그런데 거기서, 인간 각자 제 몸뚱아리는 “생각”의 꾸러미인 ‘나’에 포함 안 되는 거지요? ‘나’라고 일컫는 건 전부 다 저 ‘생각의 꾸러미’일 뿐이니까요. 그걸 ‘몸’과 ‘마음’이라고 구분하기도 하지만요. 그만큼 이 ‘나’라는 것 때문에, 몸뚱아리까지 못살 지경으로 인생이 마냥 고로운 겁니다. “생각”은 실체도 없으면서, 그 “생각” 때문에 실제로 존재하고 만져지는 이 몸뚱아리가 저다지도 이다지도 괴롭다는 거 아닙니까. 역시, 처음 하는 소리도 아닙니다.

어찌, 쉬운 일이겠습니까만, 그거 아니면 “인생”에 해결책이 없는 거니까요. 그나마 “인생” 좀 의미 있게 살다 가자면, 이 ‘나,’ 이걸 문제 삼지 않으면 도대체 ‘답’이 없는 게, 인간 존재라는 거 아닙니까. 천번만번 반복해서 강조해도 마냥 모자랄 뿐인 “사실”입닉다. 그러나 다들 ‘인생 좀 풀어보자!’ 하는 마음을 못 먹는다는 거니까, 해결할 수도 없는 거지요. 인류사, “미륵불”께서 오신 시대, 우리는 그리 못 살았다고 해도, 아이들에게 ‘말’이라도 해줄 수 있어야겠건만.

그거 아니면 “교육”이라고 거창하게 떠들어댈 거 하나도 없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오늘날 “지구촌 자체”가 다 거덜 날 판이라는 거 아닙니까! 아무 비판도 못하고설랑, 아무 생각없이 그저 “자본주의,” ‘소비향락세태’ 따위에 빠져들 게 아니라, 최소한 ‘그래서 네 인생이 행복하냐?’고 물어보라고 가르쳐야지요. 더는 “종교”의 영역이라고 하겠지만, 거기 역시 ‘공사’ 다 망하기는 마찬가지 꼴입니다. 이쯤에서 항상 생각나는 “어린왕자” 말, “이디로 가는 줄도 모르면서, 급행열차 유리창에 코를 처박고 달려 가는 사람들..” 오늘날에는 ‘종교’라고 해도, 딱 그 짝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세태는 끝도 없이 ‘타락’해 가기만 할 뿐입니다. ‘라떼,’ 저 진부한 “군사부 일체”라는 말은 전혀 들먹일 수도 없겠습니다만, 들먹여야 할 때가 있다 해도, “나라”는 생각도 못 하는 거니까 저 순서가 ‘부사군’으로 바뀌어버린 꼴이고요. 그마저 전혀 “일체” 아니지요? 더구나 “선생님,” 거기서도 애들 싸운 거 가지고, 선생한테 책임을 묻다가, 기어이 “배상”까지 요구한다지요? 당하다 당하다 그 ‘선생님’이 그냥 세상을 등져버렸다는 거 아닙니까.

‘나’ 자체가 문제라는 말씀인데, 하필 ‘라떼’에, ‘선생님’을 걸고넘어질 건 없겠습니다만, 오늘날 “인간”이라는 동물들의 한 단면을 보자는 뜻으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잘 나간다”고, 강소국, 선진국, 선도국이라 불린다고, 뭐 하나 다른 꼴입니까? 눈곱만치라도 어디 좀 나은 데가 있어야 말이지요. ‘민도’라는 말을 쓰기도 하던데요, 그거나마 좀 앞선 꼴 맞습니까? 전혀, 아니지요? 이 모냥 요 꼴로는 그저 “도토리 키재기”일 뿐입니다. ‘촛불시민’이라고 과연, 뭐, 좀 다릅니까?

유라시아대륙 동쪽 끄트머리! 한반도! 삼천리금수강산! 대한민국! 누구도, 아무도 “관심”없는 일이지요? 우째도 이미 흘러오던 흐름은 그대로 흘러가겠지요만. 그러나 별로 표도 안 나는 형편에 그저 이대로라면, 중국, 일본과 뭐 짜다라 다를 것도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한·중·일”이라고 묶어놓은 걸까요? 보이는 꼴이 그런 거뿐이지요?

그러나 나날이 흉측해지는 사회, 그 구성원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살아가는지, 하루하루 터져나오는 사건·사고들뿐만 아니라, 아예, 인간들 ‘심뽀’가 완전 바닥 수준 아닙니까? 그러니 ‘애’를 낳겠습니까? 지금만 같아도 ‘못 살겠는데’ 앞으로는 더할 거 같다면······. 결국 다 망하는 거지요.

그 ‘생각’이라는 게, 전부 다 “입신양명”에 “돈·권력·지위·명예”뿐이라면, 거기서 “정치”는 쳐다도 못 볼 수준에, “교육”도 “종교”도 다 ‘나 몰라라!’ 하고 있을 뿐이라면, 도대체 어디서 뭐가 어떻게 ‘나아질’ 수 있단 말입니까?

“지구온난화”니 “대멸종” 기다릴 것도 없습니다. 그런 거 아니라도 시궁창 물 졸아들 듯이 ‘시나브로’ “삶”은 더 졸아들기만 할 뿐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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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5] 크리슈나무르티 가르침과 대 한 민 국

우리는 여기서 케이 말씀을 매개로, ‘나’를 얘기하고 자유를 얘기하고 사랑과 지성을 얘기하고자 하는 건데요, ‘나’는 “생각”인 반면, “사랑”과 “지성”은 생각이 아니란 말씀이지요.

이런 말씀들이 오늘날 대한민국 적폐청산 상황에 그리 급한 것이 아니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급하다고 바가지 땜질만 해가면서 쓰다가는 금방 또 다시 질질 샐 거 아니겠습니까? 적폐청산도 보이는 것들만 처리하겠다는 쪽으로 가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적폐라는 것이 어찌 쥐·닭이 거덜 낸 것들에만 해당되는 것이겠습니까?

저들은 수십 년 수백 년 부정과 부패와 타락과 착취와 간신짓과 아첨과 심지어 매국으로 누려온 세력들입니다. “조선조 ‘인조반정’ 이후 기득지배세력은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 얼마나 뿌리가 깊게 뻗어 있겠습니까? 또한 타락한 종교에서도 고작 일이백년 남짓 된 것뿐만 아니라, 천년 넘은 것까지도 ‘적폐’ 아니겠습니까? 어쩌면 가장 뿌리 깊고 넓게 퍼진 적폐가, 알아도 손을 못 대는 바로 그런 것이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정부에서 정책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겠지요. 일일이 ‘죄와 벌’로 다스릴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오로지 개인들이 하나 둘 깨어나고 생겨나야만 되는 일이니까요.

본문 말씀은, 결국 이름과 지위와 돈 따위들에 대한 ‘생각’이, 그런 것들이 좀 모자란다면 기타 다른 것들에 대한 ‘생각’으로 대체되겠지만, 어쨌거나 그런 것들에 대한 ‘생각’이, 그런 ‘생각의 꾸러미’들이 ‘나’라는 것입니다. ‘자아’지요. 그런데 그게 ‘사실’로서가 아니라 오로지 ‘생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니까요. 또한 본래 ‘생각’이란 실체가 없는 거지요? 만져질 수 있다거나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그 ‘생각’ 때문에, ‘실체’로서의 내 ‘몸’이 평생 다 가도록 고달픈 겁니다. 몸으로 하는 일을 전부 다 생각이 이래라 저래라 통제하니까요. 그래서 말씀이지요, ‘나’로서의 생각이 아니라, ‘지성’으로서의 생각으로 살 수 있을까, 그런 말씀이지요. “지성은 생각을 불러와서 써먹을 수도 있다.”고 하셨거든요. 그러면 또 ‘지성’이라는 것이 뭐냐, 하는 문제부터 풀어야겠습니다. 여기서 당장 그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만, 어쨌거나 각자가 스스로 그게 뭔지 알아내지 못한다면, 한 평생 그냥 ‘생각’에 당하면서 살다가 가야만 하는 겁니다. “고해”지요. 인간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전부 다 꼭 그렇게 살다 가는 거지요? 바로 그걸 풀지 못하면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거꾸로 한 번 보십시다. ‘나’, ‘자아’라는 것은 ‘생각’일 뿐이라고 하는 말에는, ‘생각’ 아닌 그 뭔가 있다는 점을 함축하고 있는 거겠지요? 그냥 대비시키자면, ‘나 아닌 그 무엇’이 있다면, 그것은 ‘생각’이 아닐 터입니다. 이치가 그렇게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인간은 다들 오로지 ‘생각’으로만 살다가들 간다고 봐야겠지요? 평생을 통하여 ‘생각 아닌 그 무엇’이란 알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것입니다. “설령, 그런 순간들을 거치고 누리고 해도 ‘알’지를 못 하는 거지요?” 왜냐하면 그것은 ‘생각’이 아니기 때문에 ‘인식’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나’는 언제나 ‘생각’의 노예일 뿐이라서, 그것 아닌 것들은 그냥 다 무시해버리기 때문입니다. ‘나’는 오로지 ‘생각’이 시키는 대로 ‘녜, 녜, 녜’ 하면서 이방 목소리나 내는 존재일 뿐이지요. 수그리고 조아리고 다 맞춰주면서 알아서 기고 매고 따르기만 했을 뿐입니다. 어디, 많이 다르게 살아오신 분 계십니까? 그렇다면 나름대로 괜찮게 살아가시는 거겠습니다. 일단은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라도 그렇겠습니다. 무리로 엉켜서 가는 길에 해결책은 없습니다. 그 길에는 고해뿐이지요. 종교라고 뭐가 다르단 말입니까?

어째도 인생이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솟아도, “인생”이란 고해로 살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목에 칼이 들어온다고 해도, “인간이란 게 죽도록 고생만 하다가 죽어가라고 태어난 건 아니지요.” 천지사방 세상 만물들이 온통 다 누리는 “삶의 기쁨”들을, 왜 유독 인간만 못 누린단 말이겠습니까? 왜 “어차피 인생은 고해다!” 하고 살다가 죽어야 한단 말입니까? 도대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다들 그 문제는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는 것일까요? 왜, 교육에서조차도 그 ‘근본의 꼭지’는 틀어주지 않는 걸까요? 바탕이 다져져야 집을 짓지요. 다들 곡괭이 삽이라도 가져와서 터파기·다지기는 고사하고, 아예 ‘집 지을’ “생각”조차도 못 하고 사는 겁니다. 기어이 ‘집 짓는’ “행동”이라면, 그런 게 “지성”이겠지요.

크리슈나무르티 말씀은, 그렇게 각자가 ‘터’부터 제대로 파고 다져라, 그 말씀 아니겠습니까? 힘들다고 어디 소위 ‘종교’에 기대버리고 잠시의 ‘위안’이나 받고 말 게 아니라, 그것도 돈까지 바쳐가면서 말입니다, 그러지 말고 막바로, 네가 네 스스로 문제를 풀어버려라, 그 말씀입니다. 케이 책, 찬찬히 읽어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게 시작이겠지요.

부디, 신작로 아닌 뒷동산 오솔길로 걸어가시는 그런 분들이 여기저기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재조산하, 정말 새로운 대한민국, 한때는 ‘동방의 불꽃’이었던 나라.. “동방의 등볼..” “동방의 밝은 빛”이었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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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7] 80억 개 ‘나’가 서로 비비고 사는데 열이 안 나겠습니까?

인간들에게 이다지도 사실적인 것으로 느껴지지만, 정작 ‘나’라는 건 오로지 이미지로서 허공에 매달린 껍데기일 뿐입니다. 사실적 존재로 만져지지도 않아요.

진짜 알맹이는 저런 껍데기들 다 사라지고 ‘고요’만이 남을 때 아니겠습니까? 그때는 실제로 알맹이가 손에 만져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각 개인마다 이쪽저쪽 어느 구석 약간 다른 면이 있을지라도, 궁극적으로 그건 “내가 세상이요, 세상이 바로 나(I am the world, the world is me)”로서 다들 똑같은 겁니다.

그런 똑같은 ‘자아’가 지금 지구상에 70 억 개 넘게, 발도 땅에 못 디디고 허공에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는 거지요. 그렇게 뜬구름 같으면서도 70억 개의 ‘나’가 서로 부비고 사는데 열이 안 나겠습니까? 아무래도 그 가운데 한두 개 혹은 몇십몇백 개 사라져간다고 해서, 지구가 변하겠습니까마는, 또는 삼천리강산 7천만 개 넘는 가운데 한두서너 개 변한다고 해서 반도가 변하겠습니까마는, 그러나 그렇다 해도 저런 변종·해열제마저 없다면, 이 세상은 완전히 무너져 몰락하는 거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도 대한민국이 세계 1등 하는 거 몇 개 있다고 우쭐할 수도 없고, 한때 저 “동방의 밝은 빛”이었다고 해서 으쓱거려서도 안 되겠습니다. 항상 ‘어디에 무엇이 모자라는가?’ 그런 것을 똑바로 보고 살아야겠지요. 그런 자세가 비로소 저 ‘종교적인 자세’ 아니겠습니까? 케이 가르침의 요지는 간단하다고 봅니다. ‘나’가 없어야 사랑과 자비라는 이른바 “종교적”으로 살아갈 수 있고, 아이들부터 또는 선생들부터 그렇게 깔끔하고 홀가분하게 지성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겠다, 그런 말씀 아니겠습니까?

지극히 당연한 이 일이 어째서 이 땅 대한민국에서는 왜 이토록 어려운 것일까요? 그러니 이 땅에서 백 년 넘게, 혹은 천 년 넘게, 소위 ‘종교’랍시고 굴러온 게 과연 그 어떤 꼬라지였단 말입니까? 그런 건 무시한다고 해도, 오늘날 이 사회에 하루하루 이어서 드러나고 있는 꼴들이 대체 무슨 꼴이란 말입니까! 대표적인 것이 자기 세력과 자기 재력을 위한, 저 중생들 ‘내집마련’ 본 딴 ‘내절마련’ 아니겠습니까? 그런 것들 때문에 지금 얼마나 시끄럽습니까!

자정능력도 없으면서 올바른 지적에는 무슨 종교탄압 어쩌고 하겠지요. 세상 여러 분야에서는 저런 일탈들이 있다고 해도, 명색이 종교에서 저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 어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일이란 말이겠습니까! 어떻게 죽어서라도 자기 ‘이름’ 석 자 남기겠다고 저러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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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6] 나무꾼 “선녀” 만나는 꿈

“나”라는 건 기껏해야 ‘생각’으로 조장해놓은 허상일 뿐이지요? 그걸 제 아무리 휘황찬란하게 꾸며놨다고 해도 말씀입니다. ‘뜬구름’이라는 말을 쓰곤 하지요.

그 꾸밈의 소도구들이 쾌락·욕망·관념·사상·이념·허세 등등 그런 따위들입니다. 소위 ‘의식’ 말씀이지요. 그런 허상들 말고 실상으로서의 “내 모습”은 살아가는 그 현재 순간순간 드러날 터입니다. 제일 쉽게 보이는 모습이 ‘화 내는 꼴’ 아니겠습니까? 은근한 예로서는 ‘기분 좋다, 안 좋다’ 할 때의 그 ‘기분’도 되겠습니다.

‘생각의 구성체’일 뿐인 게, 진짜 뜬구름같은 게 “나”라고는 해도, 다들 그게 그야말로 ‘여실’하게 진짜 ‘있는 거’ 같아서 말씀입니다. 바로 그 때문에 한평생 “인생은 고해다!” 하고 살다 죽는 거라서요. 그 ‘생각,’ 그 “나”는 두뇌 속에서 일어나는 “허상”일 뿐인데도, 그 허상 때문에 “실상”으로서의 이 내 몸이 이다지도 고롭고도 곤비하게 세상사에 마구 부대끼는 것입니다. 그 고통을 피해서 ‘쾌락’으로 도망치거나 덮어버리려고 해보지만, ‘덮어둔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라서’ 말씀이지요.

아마도 저 “나 없음”이 “종교”의 본령일 터입니다. 처음 하는 소리도 아니지만, 서양에서는 그걸 해결 못 하기에, 오히려 이 세상 내 몸뚱이의 “실상”을 ‘허상’이라 우기면서, 소위 실상은 저 어디 하늘에나 천국 따위에 존재한다고 빡빡 우기는 거 아닙니까? 제가 잘 모르는 어떤 유명한 사람의 “이데아론”입니다만, ‘지금 눈 앞에 존재하는 고양이는 고양이가 아니다,’ 그랬던가 어쨌던가,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 잘 안 나는 관념입니다. 천하에 참으로 요상한 ‘관념’ 아닙니까?

“무아”라서 ‘참되다’는, 그 옛날 고타마 싯다르타 부처님 가르침이라고 해봤자, 그게 제대로 전해 내려온 것 같지도 않지요? 왜 어째서 한낱 ‘지식’으로 되어버린 교리 · 경전 가지고 저렇게 아는 척이나 하고 있는지.. 그게 인간들을 ‘착취’하는 거라고 하지 않습니까. 최근에 들은 얘기지만, 정작 싯다르타 부처님 쓰셨다는 그 ‘팔리어’는 ‘문자’ 없는 언어라고 하던데요. 지금은 그 언어 자체도 사라졌겠지요? ‘여시아문!’ 그나마 한동안까지는 그 가르침이 제대로 이어져왔다고 하기는 했습니다만.

진짜로 ‘나 없음’이 “종교의 본령”이라면, 지금 이 세상 교리 · 경전 다 바뀌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예, 다 사라져야겠지요. 조직 자체가 문제입니다. “진리는 조직할 수 없다.”고 하셨지요. 이런 말은 아주 ‘밉상’ 발언이겠지만요. 그나마 그 가르침에 충실한 사람들은, 그 조직에서 배척당하고나 말뿐이고 말씀입니다. ‘조직’에서뿐만 아니라, 애초에 세상에서 ‘버림’ 받았을 뿐이었지요. 흔히 말하는 “신선”이 그런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그 단어 자체가 사라지지 않은 것만도 다행인지.. ‘불러와서 써먹어도 모자라는 판에..’

글쎄요, 그게 “신선” 대신에 ‘나무꾼’이 등장한 내력일까요? 언감, “선녀”랑 같이 살았다니까 말씀입니다. 요하문명 그 땅에 저 단군 할배 이전부터 있어왔을, 진짜 그런 날개옷 “선녀” 함 만나보기라도 했으면 좋겠구만요. 그러나 요새는 선녀들이 목욕하러 내려오는 것 같지도 않고, 온다한들 그 깨끗하고 성스럽기도 할 목욕탕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니.. 위치야 찾아보면 되겠지만 한갓 ‘전설’일 뿐이고, 어쨌거나 그게 오늘날 법 ‘절도죄’에 해당하는 거니까, 날개옷이라고 슬그머니 ‘훔칠’ 수도 없지 않습니까?

우째 말이 이상한 데로 흐르는군요. 이제 더 무슨 말도 잘 안 나오는 모양입니다. ‘사고력’이 한계에 달한 거지요. ‘해석’이랍시고 끌쩍이는 게 이 모양이니.. 아무렴, 읽어보는 사람도 별로 없으니까, 사회에 끼치는 해악도 별로 안 크겠지요? 그나마 탄탄한 ‘포위망’에 저다지도 극구 훼방하고 있으니..

그런저런 무시 · 열외 · 배척 · 배제 · 제외 · 살신 때문에라도 ‘조용히’ 살아야겠습니다. 마냥 하릴없이 오고가는 하루하루 더 무섭기만 하거든요. 그점저점 ‘사람이 그리운 것’도 아닙니다. 진짜 신선 같은 사람이라면 버선발로 뛰어나가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