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공개된 뒷간 유적은 좁고 긴 네모꼴 구덩이 모양을 하고 있다. 길이 10.4m, 너비 1.4m, 깊이 1.8m였다. 바닥엔 깬돌을 깔고, 벽면은 장대석 등을 다듬은 석재를 맞물려 쌓아올려 오수가 새나가는 것을 막은 얼개다. 구덩이 북쪽 돌벽에 물 들어오는 입수구 1개를, 동쪽 석벽에는 물 빠져나가는 출수구 2개를 틔운 것이 특이하다. 입수구 높이(0.5m)는 출수구 높이(1.3m)보다 낮아 안으로 들어온 물은 출수구 높이로 차오를 때까지 구덩이 속 분뇨와 계속 섞이면서 오물을 빨리 발효시키고 부피를 줄여 바닥에 가라앉히는 구실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분변에 섞인 오수는 분리되어 정화수와 함께 출수구를 통해 궁궐 밖으로 배출되고, 발효된 분뇨는 악취가 줄고 독소가 빠져 거름으로 쓸 수 있다.
이런 얼개는 물과 미생물을 유입시켜 발효·침전시킨 뒤 오수와 정화수를 분리 배출하는 현대식 정화조와 원리가 거의 같다. 연구소의 오동선 학예사는 “일본과 서구의 경우 생활하수를 함께 처리하는 시설은 19세기 말 이후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50여년 전 이미 현대 정화조와 유사한 구조를 갖춘 경복궁 화장실은 당대 세계 다른 곳에선 유례를 찾기 어려운 유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분변이 잘 발효될 수 있도록 물을 흘려보내 오염물을 정화시킨 다음 외부로 배출하는 구조는 이전보다 월등히 발달된 기술로 평가된다. 유럽과 일본의 경우 분뇨를 포함한 모든 생활하수를 함께 처리하는 시설이 19세기 말에 들어서야 정착됐다. 중국도 집집마다 분뇨를 저장하는 대형 나무통이 있었다고 전해질 뿐 자세한 처리 방식은 알려진 바가 없다. 이장훈 한국생활악취연구소 소장은 “150여년 전 이미 정화시설을 갖춘 경복궁 화장실은 당시 세계 다른 곳에선 유례가 없는 유적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지난달 발견된 경복궁 화장실터인데 1868년에 지어진것임에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대식 정화조 화장실이라네요
첫댓글 이거 지난주 일요일
선을넘는 녀석들에
나왔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