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7 (급번개 진안 선각산)
겨울답게 매서운 추위가 찾아 왔습니다.
주말에 눈이 내리고 올 들어 최저 기온을 보인다고 합니다.
이런 날은 외출을 삼가하고 집콕 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날을 더 기다리는 가도 모르겠습니다.
목요일(14일) 산악회 임원회의를 끝내고 설산 번개 산행을 가자고 누군가 말을 꺼내어 다음 날 종주 단장님이 임원 단체 카톡방에 눈맞이 번개로 공지를 띄웁니다.
카니발 6인 선착순으로 받는 다고....
일요일 산악회 지인이 안산예술의전당에서 정기연주회가 있어 가서 축하 해 주려는 날과 겹쳐서 생각 끝에 다른 방법으로 축하를 전하고 저는 4번째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2자리가 남아 있었고 정애 언니가 전화를 해 남편 분이 오고 싶다고 하신다며 다른 분들에게 먼저 기회를 주고 싶어 상황을 지켜 보고 있는 중인데 만약 인원이 초과 되더라도 따로 자가용을 운전해 올 정도로 참석 하고픈 마음이 커서 두분이 마지막 티켓을 확보해 부부2팀, 종주단장님,카니발 애마 주인인 부회장님과 번개팀이 이뤄집니다.
토요일에 산행지 진안 선각산으로 정해 집니다.
진안 하면 마이산이 먼저 떠 오르는데 처음 듣는 산이름 입니다.
전북하면 무진장이라고 무주,진안,장수 눈이 많은 곳으로 유명 하지요.
무주에 덕유산은 저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눈꽃 산행이나 스키를 타러 가는 겨울 설산 1번지입니다.
설산 100% 덕유산을 가지 않고 생소한 선각산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 거 같습니다.
새로운 장소인 그곳이 그래서 더욱 더 궁금했었습니다 ~~~
산행 전 날 토요일 주말인데 울집 식구들 모두 스케줄이 있어 새벽 일찍부터 일어나 작은딸을 선두로 밥을 해 먹어 6시 10분에 지하철을 타고 전공자들만 응시 할 수 있는 일 년에 한번 국가고시 시험으로 서울로, 큰딸은 1박2일 친구들과 속초 여행을,남편은 토요 근무로 모두가 빠져 나간 집안이 너무도 조용해 저도 뭐라도 해야 할 거 같아 빨래와 청소를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나의 신경은 오직 작은딸에게 있었습니다.
시험은 잘 보고 있는걸까~~~
1시를 넘어 문자가 와
시험을 끝내고 집으로 오는 길이라 .....수고 했다는 짧은 답만 했습니다.
바람 불고 추워 심적으로 더 부담이 되었을 텐데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돌아 온 딸 표정이 밝지 않아 그때야 시험은 잘 봤어 물어보니 망쳤다네요~ㅠ
긴장이 풀렸는지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고선 피곤 한지 거실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오후 6시에 딸 핸폰 알람이 울리고 일어나 자기 방으로 가서 가채점을 했나 봅니다. 딸이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가채점 결과 고득점으로 합격을 할 거라고....그래 고생했다. 축하축하!
가족 카톡방에 소식을 알려
딸과 함께 기쁨을 나누며 행복을 안겨 줘서 고맙다는 말도 전했습니다.
기분 좋은 토요일이 깊어갑니다.
일요일 4시 10분에 일어나 남편에게 이른 아침밥을 차려 주고 추운 날씨에 대비해 평소 잘 마시지 않는 커피를 타서 텀블러에 담고 난 따뜻한 보리차를 채우고 사과와 곶감,초코릿등 간식거리를 남편 배낭에 저는 핫팩,스패츠,아이젠등 겨울 장비를 배낭에 넣고 집결지 중앙역으로 출발합니다.
토요일엔 바람이 불어선지 많이 춥던데 추울거라는 일요일에 다행히 바람이 없어 생각 보다 춥지 않았습니다.
이제 몸도 추위에 적응을 하나 봅니다.
5시30분 출발인데 미리 모두 나와 카니발 차량에 앉아 기다리는데 토요일에 통로석이라도 끼여 가고 싶다고 해 신청한 김대장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전화를 해 보니 알람을 잘못 맞춰 전화를 받고 일어난 거 같아 그냥 편히 쉬라는 말을 전하고 6인은 진안으로 떠납니다.
이른 시간이고 날씨가 추워 차는 많지 않았지만 도로가 미끄러울까봐 걱정이 되어 눈을 붙이질 못했습니다.
휴게소를 들리고 공주에서 많은 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가는 선각산도 이 정도 눈이 쌓여 있길 바래며 3시간을 달려 진안 백운동마을에 도착합니다. 모두가 오는 3시간 동안 마음 조렸던 시간을 싹 잊게 만든 눈꽃 풍경을 보며 밝은 표정을 보였습니다.
왜 이곳을 선택 했는지 의문이 풀렸습니다.
진안의 숨은 명산지임을 바로 느껴졌습니다.
마을에선 산이 낮게 보였는데 산을 오르고 천고지가 넘는 산임을 알았습니다.
이곳도 눈꽃,상고대가 필 확률이 높은 곳이라네요.
산행 준비를 해서 도로를 따라 올라 가다 공사 중으로 이곳을 통제 한다는 직원 분과 짧은 입씨름을 하고 안내도가 있는 데크길로 오릅니다.(하산을 하며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산림청이 추진하는 국립 지덕권 산림치유원 공사 라는 걸 자연을 훼손 시키며 많은 건물을 짓는 게 맞나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정애 언니와 남편 분은 페이스에 맞게 산행을 하신다기에 저를 포함 4인은 데크에 쌓인 눈길을 따라 걷습니다.
커다란 나무 아래로 산죽 군락지에 내려 앉은 눈꽃송이가 넘 예쁩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먼저 앞서 러셀 하며 오르는 남편은 우리보다 배로 힘이 들 거 같습니다.
초입부터 멋진 눈꽃으로 그냥 지나 칠 수 없어 셔터를 눌려 댑니다.
아름다운 설국 세계 속으로 들어갑니다.
오르막 길에서 눈이 더 미끄러워 발을 디딜 때마다 나무와 밧줄에 의지해 힘들게 오릅니다.
암릉 바위에 고드름과 석꽃이 소나무 솔잎에 내려 앉은 눈꽃 크기에 놀라울 정도로 멋져 보였습니다.
이번엔 능선길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순백의 설경 풍경이 한 눈에 들어 옵니다.
자연의 위대함에 감사로 느껴지는 순간들입니다.
맑은 하늘과 사방 탁 트인 조망까지 뭐 하나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조건을 다 만들어 주었습니다.
투구봉에서 바라보는 산능선 산들이 하나같이 하얀 솜털옷을 입고 있습니다.
햇빛을 받아 눈이 부신 은빛 찬란함으로....
눈꽃과 상고대가 만들어 낸 선각산 능선길을 오직 우리만 오롯이 즐길 수 있어서 더욱 더 좋았던 거 같습니다.
다른 유명 등산지엔 사람들로 붐빌 텐데 그곳에 호젓함을 우리가 온전히 누릴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능선에서 가깝게 보이는 곳이 고향 마을이라고 단장님 고향에서 살아 온 지나간 세월을 회상 하는 거 같았습니다.
헬기장을 내려와 따뜻한 곳에서 간식을 나눕니다.
단장님 마음속에 품고 있던 애잔한 속내를 끄집어냅니다.
포근히 품어 준 고향 산천 정기 때문인지......
즐거웠던 추억보다 슬픔이 컸던 가슴 아픈 사연을 듣으니 마음이 찡했습니다.
어려움을 딛고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열정으로 잘 살아 오셨네요.
특별 했던 간식 시간을 보내고 얼마 남지 않은 선각산을 향해 오릅니다.
오를수록 환상적인 상고대를 보여 줬으며 무릎이 들어 갈 정도로 눈이 쌓인 곳과 등산로 양쪽에 키큰 산죽에 눈길을 헤치며 힘들게 올라
선각산 정상에 우뚝 섭니다.
정상석에서 남편과 인증샷을 찍으며 진한 감동과 희열도 느낍니다.
하산 길 내려 오는 내내 새하얀 눈길과 매서운 추위에도 우렁찬 물소리를 내는 계곡길을 따라 즐거웠던 설국 세계를 빠져 나왔습니다.
안전 즐산한 나의 코스 길:백운동 마을-투구봉-중선각-선각산-열두골-백운동마을 원점회귀 4시간 산행 종료^^
처음 밟은 선각산 :산의 모습이 선인이 춤추는 명당, 선인의 머리에 해당 한다는 뜻이 있다네요.
동행한 5인께 고마움을 전하며 안전,즐산한 선각산 설산 산행을 갈무리 해 봅니다.
바쁜 연말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한 해 마무리 잘 하세요!
넷째 주 괴산 산막이 옛길 송년 산행 소식으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겨울의 꽃 상고대!
들머리 백운동계곡 안내도!
산죽에 내려 앉은 눈꽃이 참 예쁘다.
초입부터 이런 하얀 눈꽃이 반긴다.
온통 하얀 눈세상이다.
투구봉 능선에서
가는 길 불러 세워 찍어 봅니다.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누가 찍었을까?
선각산 정상석에서
남편과 딱 한장 찍은 사진!
계곡물 수량이 많습니다.
첫댓글 역시 회장님의 탁월한 선택이 맞아 떨어지는걸 보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선각산 산행 너무나 멋진 눈꽃과 상고대 산행으로 즐거운
일요일었네요 추운데 사진욕심으로 사진까지 찍어주신거에 대해
무한 감사드리며 대단히 수고하셨습니다 갈때운전한 저와 올때운전한
김영호 사장께도 감사드립니다 정애씨 안산뒤풀이도 감사하구요
모든게 감사한 날이였네요.
처음 밟은 선각산이 설산으로 반겨줘 더욱 더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