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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 게시판 ★ 스크랩 문씨 자매의 서울행
태양과달 추천 0 조회 47 10.08.07 09:01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문씨 세 자매의 서울나들이 

 

2010년 8월 4일(수)

이촌역에 내린 시각은 10시 50분. 전철안과 다르게 플랫폼은 열기로 가득했다.

약속시간이 됐는데도 언니나 성희는 보이지 않았다. 전화를 받고 난 언니가 얼마 후에 땀을 닦으며 계단을 급히 내려왔다.

다시 오는 전철을 타고 서울역에서 내려, 저 만큼 앞에서 서성대는 성희를 만나 시청 앞 덕수궁을 찾았다. (덕수궁은 성종의 형 월산대군이 기거를 했고, 선조와 고종의 잠시 머물며 정사를 논했던 조선 5대 궁궐 중 하나이다)  지난 가을 서윤이와 왔던 곳이었지만, 늦가을과는 다르게 녹음이 가득한 고궁은 여름의 한 가운데 있었다. 매미소리 가득한 정자에 앉아 냉커피 한잔을 나눠 마시며 한낮 시간을 보냈다.

 “매미야! 우리 세 자매가 와서 너희도 반가운 모양이구나?”

 

 

매미소리를 담아 안고 덕수궁을 나와 돌담길을 천천히 걸었다. 삼삼오오 직장인들의 식후 여유로운 모습이 보였고 정동교회와 이화여고 간판이 눈에 보였다. 특히 고풍스런 건물 앞에서는 우리 발길은 머물곤 했다.

뜨거운 한낮. 점심 먹을 곳을 찾는 곳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곳저곳을 기웃대다가 녹색간판이 이쁜 ‘새봄 떡국 국수’집에 가서 사골국물의 뜨거운 떡국 두 그릇과 잔치국수를 주문했다. 다행히 음식은 맛있었다.

배부르고 땀도 식힌 한참 후 경희궁을 찾아 다시 걸었다. 도중에 경찰박물관에 들러 수원에서부터 들고 온 토마토와 고추가 담긴 가방을 맡기고, 경희궁으로 갔다. 마침 경희궁 분관 내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한국서예대전’이 열리고 있었다.

서예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니 그냥 스치듯 보고서, 서양화 전시실에 걸린 꽃그림을 보던 성희가 그 그림을 마음에 들어 했다. 그러나 작자와 연락을 취하던 관리자는 결국 연락이 안 된다며 다른 그림으로 권유하였다. 결국 빈손으로 나와 경희궁을 돌아보았다. 대강 조립한 듯한 느낌을 주는 궁궐, 그냥 무미건조한 느낌이었다.

다만 궁 뒤편에 있는 샘물이 인상적이었다. 커다란 돌 틈 사이에서 생성하는 물이 흘러나와 궁을 감싸고 있었다.

 

 

우리 세 자매는 다시 세종로로 걸어갔다. 가는 도중 '새문안교회'라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시간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세종대왕 동상 앞 분수광장에서는 아이들의 물놀이가 여름의 더위를 잊게 하였지만,  걷는 것의 한계를 느꼈다. 가는 곳마다 더위를 피해 들어앉은 사람들이 의자를 채우고 있었다. 겨우 세종문화회관 뒤편 커피전문점 구석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아줌마들의 수다가 커피 향과 뒤섞이는 동안 소나기가 달궈진 도로를 식히고 있었다.

 

 

 

언니는 경복궁을 가지고 했지만, 힘들어하는 내 모습을 보고는 걷는 것은 포기하고 버스에 몸을 의지하고 남대문으로 향했다. 백화점으로 가려던 마음을 돌려 우리는 젊은이들이 활보하는 명동거리로 걸음을 옮겼다.

 나이든 아줌마들은 올 곳이 아닌 듯, 외국인들과 한국인들이 거리를 채우고 있었고, 식당안도 빈 의자가 없어서 쉴 곳을 찾아 들어간 우리는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다.

5시가 되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저녁장사를 준비하는 노점상들이 리어카에서 물건을 풀기 시작하였다. 요술보따리를 푸는 듯한 모습에서 저녁의 화려함이 그려진다.

저녁을 함께 하자는 언니의 권유를 사양하고, 사당행 전철을 탔다. 이촌에서 언니가 내리고, 사당에서 성희만 남기고 나도 내렸다.

수원행 버스를 타자 5시 40분. 어느 순간 차창 밖에서는 소나기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차가 밀렸다. 버스도 서성댔다. 알 수 없는 여름 날씨. 난감했다.

그러나 수원에 버스가 도착하자 하늘은 밝아왔고, 마지막 빗방울이 버스에서 내린 내 얼굴에 와 닿았다.

우산을 접고 걷는 사람들 사이로 멀리 광교산 자락이 반가운 듯 내게로 다가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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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0.08.07 09:01

    첫댓글 더위먹은 하루였습니다.ㅋㅋ

  • 10.08.07 11:02

    아~~~
    배가 왜 살살 아프지?
    난 하나도 없는데 둘이나...


    영선이는 좋겠다.

  • 작성자 10.08.07 16:29

    배 아파 하지 마세요. 이슬님!
    가끔은 혼자가 좋을 때도 있으니......
    글고, 외로울 때 동생해 드릴게요. 언니! ㅛㅛ

  • 10.08.07 11:31

    세분이 꼭 닮았네요~<어느분이 가장 좋아하려나?...ㅎㅎ>

  • 작성자 10.08.07 16:27

    더위먹어 제 정신이 아닙니다. 지금,심심해서 글 올려 놓고 후회하고 있습니다요.
    음, 세사람이 꼭 닮았다고요? 그럼 울 엄마가 제일 좋아 하시겠네요.ㅛㅛ

  • 10.08.07 23:04

    세자매 다정하시네요. 부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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