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경쟁이 대출 금리 올려
소상공인 이자 부담 가중시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최근 은행권의 과도한 예금 금리 경쟁에 대해 '결과적으로 소상공인의 대출 이자 부담을 높일 것'이라며 경쟁 자제를 주문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서민층의 이자 부담을 언급하며 '은행의 종 노릇'이라는 표현을 쓴 데 이어, 이 원장도 나서서 취약 계층의 금융 비용 증가를 우려한 것이다.
이 원장은 이날 열린 '금융 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융권의 수신(예금) 경쟁 심화는 대출 금리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소상공이놔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신 금리 등 과당 경쟁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금융사) 경영진 면담으로 건전한 경영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금 경쟁이 완화되지 않으면, 금융사 CEO에게까지 직접 경고를 주겠다는 뜻이다.
최근 은행권에선 연 10%대의 적금이 등장하는 등 예금 유지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작년 9월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자,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리면서 은행들은 고금리 특판 예금을 쏟아냈고,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쏠렸다. 그런데 이 물량이 올 4분기(10~12월)에 대거 만기를 맞는다. 금융사들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 금리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런 경쟁이 대출 금리 상승에까지 영향을 미쳐 서민층을 허덕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금융 당국의 시각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소상공인들꼐서 죽도록 일해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은행의 종 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셨다"고 말했고, 지난 1일에는 "은행은 너무 강한 기득권층"이라고 했다.
조선경제, 23년 11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