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새로 나온 책

[최정아]

새로 나온 책


어린이도서연구회는 달마다 새로 나온 책을 소개합니다.
평가는 목록위원회가 갈래별로 나누어 맡아서 합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책을 읽은 경험에 비추어 보면서,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읽고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만한 작품을 찾으려고 애씁니다. 
소개하는 책은 크게 문학과 지식책으로 나눕니다. 문학은 그림책, 시·글모음, 옛날이야기, 동화, 청소년문학, 만화로, 지식책은 사회문화, 과학, 예술, 역사, 교사·학부모로 구분하였습니다. 동화는 우리나라 창작 동화의 발전을 중요하게 여겨 ‘우리동화’와 ‘외국동화’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의 독자는 크게 유아(1~3세/4~5세/6~7세), 초등(8~9세/10~11세/12~13세), 청소년(13세/16세), 교사·학부모로 나누었습니다. 달 수에 따라 발달에 차이가 큰 유아는 나이를 적었고, 청소년은 발달상에서 보이는 연속성과 변화를 고려하여 초등 6학년부터 중등 2학년까지와 그 이후로 나누어 13세와 16세로 적었습니다. 이 나이는 모두 ‘시작 나이’를 뜻합니다.
소개할 책은 목록위원회 갈래별 목록팀에서 토론하고 합의해서 정합니다. 소개할 때는 서지 정보와 함께 소개글을 붙이는데, 소개글은 책의 정보와 함께 글쓴이의 생각이 주로 담김으로 글쓴이의 이름을 밝힙니다. 
여기에 소개한 책은 다른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어린이도서연구회가 뽑은 어린이·청소년 책》과 ‘도서관용 목록’으로 정리하여 소개합니다.


이달에 〈새로 나온 책〉으로 소개하는 책은 그림책 4종, 동화 1종, 만화 2종, 사회문화 2종 교사·학부모 2종 모두 11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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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조용히


나카노 유키 글｜스즈키 나가코 그림｜강방화 옮김
한림출판사｜2023.2.7.｜32쪽｜15,000원｜그림책｜6~7세
주제어 : 고양이, 출산, 탄생, 새끼, 기다림, 배려
 
나미네 집 고양이 랑이가 이상하다. 예민하게 하악 소리만 내고 배도 불룩하다. 엄마는 아기고양이가 태어날 거라고 말해준다. 나미는 발소리도 나지 않게 조심하고 똑딱거리는 시계도 쿠션으로 덮어버린다. 물 끓는 소리를 내는 주전자에게도 조용히 하라고 한다. 배경을 생략하고 인물에 집중된 그림으로 새 생명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았다.(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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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침묵


바루 글, 그림｜기지개 옮김
북극곰｜2023.4.5.｜40쪽｜16,000원｜그림책｜8~9세
주제어 : 나무, 도시, 이야기, 세월, 환경, 반전
 
어릴 적 마을에 온 나무는 자라며 보고 들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끄럼틀이 생겨 아이들의 웃음이 넘쳐났다. 후에는 벤치가 생기기도 했다. 나무 아래서는 시장이 열리고 파티도 벌어졌다. 이제 크게 자란 나무는 마을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두 기억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나무가 들려주는 이 이야기가 갑자기 멈춰 버린다.(노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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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이순옥 글, 그림
길벗어린이｜2023.4.30.｜60쪽｜19,500원｜그림책｜8~9세
주제어 : 식물, 잡초, 생명, 관찰, 봄
 
골목길 담벼락 갈라진 틈새에 초록 잎이 돋아났다. 차가운 맨홀 뚜껑이나 지저분한 하수관에도 풀들이 자라난다. 버스정류장 노란 꽃 들풀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담쟁이덩굴은 담 너머 세상이 궁금하여 줄기를 길게 뻗는다. 무거운 돌덩이 아래 아기 잡초가 힘차게 싹을 틔운다. 틈만 나면 어디든 초록 생명들이 태어난다.(황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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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뜰에서


조던 스콧 글｜시드니 스미스 그림｜김지은 옮김
책읽는곰｜2023.3.23.｜48쪽｜15,000원｜그림책｜10~11세
주제어 : 할머니, 손자, 텃밭, 지렁이, 교감, 일상
 
바바는 나의 할머니다. 아빠가 아침마다 바바네에 데려다 준다. 바바는 부엌에서 춤추듯 오가며 아침을 준비한다. 수영장만한 그릇에 담아주면 나는 남김없이 먹는다. 바바는 내가 음식을 흘리면 얼른 주워 입을 맞추고 내 그릇에 다시 넣는다. 비 오는 날이면 바바와 지렁이들을 유리병에 모아 텃밭에 놓아주며 기뻐한다. 할머니와의 추억이 아름답다.(정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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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장의 사회생활 1, 2


박효미 글｜최미란 그림
만만한책방｜2023.4.5｜92쪽｜각 13,000원｜우리동화｜10~11세
주제어 : 초보, 시합, 도전, 성장, 화합
 
아빠와 함께 탁구장에 간 세웅이는 눈이 반짝거리고 밝은 화요를 보고 무조건 탁구장에서 살아남기로 결심한다. 탁구장에는 1부에서 8부 그리고 초보 희망부까지 아홉 단계가 있다. 세웅이는 희망부에서 한 단계 올라가기 위해 열심히 연습한다. 화요에게도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 하지만 라이벌 종두와의 시합에서 완전히 패하고 실망하여 탁구장에 나가지 않는다.
백만 년 같던 일주일이 지난 후 쉽게 포기하기 싫은 세웅이는 탁구장 문을 다시 연다. 사람들은 변함없이 열심히 훈련받고 활기차다. 세웅이는 탁구채를 잡고 기분이 좋아진다. 드라이브를 연구하고 서브도 배우며 탁구의 재미를 조금씩 느낀다. 종두와 시합을 한 날, 기술도 넣고 멋지게 점수도 따낸다. 결국 또 졌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기다리다 치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이젠 친구들과 멋진 팀플레이도 할 수 있다.
만화삽화가 알려주는 탁구 이야기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세웅이의 탁구 생활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탁구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이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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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소년


김홍모 글,그림
딸기책방｜2023.2.20.｜168쪽｜15,000원｜만화｜13세부터
주제어 : 유년 시절, 소년, 자연, 성장
 
7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별과 소년》은 김홍모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이다. 그 시절 휴전선 근처 경기도 전곡에서 지낸 주인공은 2시간을 걸어야 학교에 갈 수 있었다. “게임기 하나 없었지만 놀 게 천지삐까리였다.”는 작가의 말처럼 주인공은 들로 산으로 강으로 모험을 떠난다. 자연의 모든 것이 놀이였던 순박한 소년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남침에 대한 공포 속에서 부모님을 신고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장면에서는 그때 한국의 사회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개구쟁이들의 아슬아슬한 놀이를 보면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단단하게 키워져 갔음을 깨닫게 한다. 
짧은 에피소드지만 매번 절정과 반전을 거듭하고, 그 안에서는 우리 민족의 정서와 비애를 만날 수 있다. 먹과 붓으로 표현한 그림은 극적인 생동감을 더하면서 한국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부족한 환경 속에서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시간들로 기억되는 작가의 어린 시절을 통해 지금의 아이들에게 기성세대는 무엇을 남겨줘야 하는지 고민하게 한다. (이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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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멧 : 계절이 지나간 자리 


이사벨라 치엘리 글｜노에미 마르실리 그림｜이세진 옮김｜배정애 손글씨
웅진주니어｜2023.3.20.｜112쪽｜16,800원｜만화｜10~11세
주제어 : 캠핑, 유년 시절, 외로움, 변화, 위로, 성장
 
언니와 캠핑장에 온 루시는 텐트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이한다. 루시가 팅팅통! 칼림바를 연주하는데 밖에서 누군가 텐트를 톡톡톡!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난다. 텐트의 지퍼 문을 여니 숲속으로 걸어가는 소년, 로망이 보인다.
루시는 여름을 신나게 즐기는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대신 메멧이라고 이름 붙여준 페트병 강아지와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로망이 짓궂게 루시를 쫓아가다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챘는데 루시의 머리는 가발이었다. 로망은 가발을 가지고 달아나고 루시는 로망이 흘리고 간 휴대용 칼을 메멧 속에 집어넣는다. 루시와 로망은 자꾸만 서로에게 시선이 머문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누군가를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마음도 한 뼘쯤 자랐을 것이다. 이곳에서 보낸 시간은 언젠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흐뭇한 미소가 떠오를 것만 같다.
연필로 쓱쓱 그리고 색연필로 가볍게 채색한 듯한 그림이 이야기를 한층 더 풍부하게 해 주며 인물의 감정을 세밀하게 전달한다. 최소한의 대사만 사용해서 그런지 그림을 더 찬찬히 들여다보게 된다.(주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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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정치 사전


하승우 글｜김윤정 그림
풀빛｜2023.2.25.｜112쪽｜12,000원｜사회｜12~13세
주제어 : 정치 제도, 민주주의, 시민 권리, 정치 참여
 
어린이가 정치를 알아야 할까? 이 책에서는 사회의 한 구성원인 어린이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학교에 도서관을 세우는 일, 통학로를 안전하게 만드는 일, 학용품이나 장난감에 들어간 화학 약품을 줄이는 일 같은 문제는 어린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정치 개념을 만화 형식의 그림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였다. 5장으로 나누어 정치란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다수의 결정이 무조건 옳은지, 법은 누가 만드는지 등 정치 관련 핵심 개념을 알려준다. 대통령이 대장이 아니고 국회가 대통령을 몰아낼 수 있다는 사실도 아이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것 같다. 
모두가 행복하려면 제대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의 처지에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함을 강조한다. 어린이가 시민으로 가지는 권리와 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어린이 정치 참여가 가져온 변화도 소개한다.(이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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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


엘리즈 그라벨 지음｜노지양 옮김｜전국 미디어리터러시 교사협회 감수
아울북｜2023.3.15.｜100쪽｜14,800원｜사회｜10~11세
주제어 : 미디어, 인터넷, 디지털 미디어, 소셜 미디어, 미디어 리터러시, 확증편향
 
디지털 미디어는 어린이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많은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정보들을 빠르게 제공해주는 장점도 있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 거짓 정보도 섞여 있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가짜 뉴스에 속지 않는 법은 없을까?
가짜 뉴스 알아채는 법을 초등 3, 4학년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 나왔다. 하드보드 그림책에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짜 뉴스가 무엇인지, 왜 만들고, 어떤 점이 나쁜지, 가짜 뉴스가 퍼지면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 사람들은 왜 가짜 뉴스를 믿는지, 진짜와 가짜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요즘 특히 가짜 뉴스가 더 많아진 이유를 들려준다.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가짜 뉴스를 믿게 만드는 확증편향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우리는 보통 어떻게 정보를 얻고 있는지 살펴보고, 거짓 정보를 가려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가르쳐준다. 만화 형식에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해 유머스러운 예를 들며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다.(임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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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씨 덕분입니다


장차현실 글, 그림
한겨레출판｜2023.2.27.｜200쪽｜16,500원｜교사학부모
주제어 : 다운증후군, 장애 인권교육, 차별, 모녀성장일기, 만화
 
은혜씨의 엄마인 작가가 다운증후군을 안고 태어난 딸을 키우며 경험한 모녀 성장담을 만화책으로 썼다. 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엄마는 세상의 벽을 실감하고 때때로 절망도 한다.  
하지만 아이가 주는 사랑 덕분에 함께 세상으로 나가는 힘을 얻는다. 짤막한 만화(70편) 사이사이 끼워진 성장일기(8편)에는 은혜와 친구들이 장차 장애의 경계가 없는 현실에서 살아가길 희망하는 작가의 고민과 노력이 보인다. 어린 은혜가 등장하는 이 책은 2003년 출간된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먹자》를 복간하면서《작은 여자 큰 여자, 사이에 낀 두 남자》(2008, 한겨레출판) 속의 중요 에피소드를 뽑아 삽입하였다. 장애인이지만 세상 밖으로 나가서 부딪히며  편견과 시선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12컷으로 그리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서 쓴 육아일기는 만화에서 느낄 수 없는 고뇌를 드러내어 상황을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발달장애 아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알 수 있고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되풀이해서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은혜씨는 독립하여 화가이자 작가로 활동 중이다.(송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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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눈으로 안전을 묻다


배성호 외 5인 지음
철수와영희｜2023.5.5.｜216쪽｜15,000원｜교사,학부모
주제어 : 어린이 안전, 화학 물질, 교통안전, 산업재해, 직업병, 안전 감수성, 공동연대
 
‘안전하고 건강한 세상 만들기’라는 주제로 총 다섯 부분으로 나누었다. 1장과 2장은 일상생활과 교실 속의 화학 물질과 안전성에 대해서, 3장은 교통안전, 4장은 산업재해, 5장은 직업병과 응급처치법을 실었다. 
1, 2, 3장은 어린이의 안전을 중심에 놓고 가정과 학교에서 우리 사회가 안전하게 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관심을 두고 항상 대상에 대해 ‘안전한가?’라는 질문을 해야 함을 강조한다. 더 나아가 4, 5장은 아이들의 미래인 일터와 일자리의 안전에 관련된 내용까지 다루었다.
내용은 각 분야에서 안전한 사회를 위해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는 전문가에게 현직교사가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엮었다. 아이들과 찾아가는 안전 교실 수업의 결과물도 실었다. 안전한 사회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으며 여러 사람과 공동의 연대가 필요함을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 전문가가 학생들과 만나 안전 수업을 한 수업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에, 교사학부모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함께 나눌 필요가 있다.(안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