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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투어 스토리~ 스크랩 튀니지 천일야화 -50> 정부가 조강지처보다 낫다
LoBo (이완호) 추천 0 조회 21 15.05.06 13:48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눈 뜨자마자 창문으로 달려갔지만 아인드람은 아직도 샤워기 아래에서 졸고 있다

어제 저녁 과식하고 누워만 있었더니 약간 滯氣가 있어서 호텔 조식을 포기했다. 따뜻한 우유가 아쉽기는 한데 뻔한 아침상에 신물이 났다.

오늘부터는 담배와 설탕을 끊고 남은 일정을 안전하게 알차게 보내자는 다짐을 했다

 

침대속에서 9시가 넘을 때까지 뭉기적거리다 짐을 싼다.

남은 음료수도 배낭 옆구리에 끼우고 과자까지 챙겼는데 정작 땅콩은 앞에 놓고도 눈에 안 보여 놓고 왔다,

 

프런트로 내려오자마자 호텔 직원이 나타나 반긴다. 어제 저녁식사 고마웠다고 말하고 check-out 을 했다

방값 25 에 룸서비스 저녁 4  커피 1  합해서 딱 떨어지는 30 dinar (18,000 원)   저녁값이 싸서 더 감동적이다.

명함을 한 뭉치 싸주며 한국가서 선전을 해달란다. ' 블로그에 여기 호텔 이야기 올릴께 ! ' 대답해줬다

 

아침을 먹으란다. 지금 거의 10시가 다 돼 포기하고 있었는데...그래서 " Not too late ? " 했더니 괜찮단다,

어제 점심 먹은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컵케익에 쥬스까지 아침상이 푸짐했다, 보온병에 담긴 따뜻한 우유를 다 마셨더니 배가 불러 커피는 손도 못 댔다, 

 

쥬스는 배낭에 챙겨 넣고 일어났다

 

직원과 아줌마에게 작별인사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비가 더 심하게 쏟아졌다,

기다려봤자 그칠 비가 아닌거 같아 한결 따뜻해진 몸과 맘으로 겁없이 거리로 나왔다

 

처마마다 차양마다 징검다리로 쉬어가며 내려가다 은행 ATM 기계를 보았다.

그런데 주변에 남자들이 어슬렁 거리고 있어서 그냥 내려왔다

 

녹색 철문 단칸집이 어제 오후에 군것질거리 사러 들어간 구멍가게다

 

조금 더 내려가자 은행이 또 보인다.

비를 쫄딱 맞은 외국인이 배낭을 매고 지팡이를 짚고 다리를 절뚝거리며 은행안으로 뛰어들자 유리창 너머 창구 직원들 눈이 일제히 쏠렸다. 

테러리스트나 은행강도같은 사람 입에서 " ATM 머신 어딨어 ? " 란 말이 나오자 첨엔 당황하더니 이내 밖을 가리킨다.

한 손님이 조용히 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 오른편 벽에 붙어 있는 ATM 기계 앞으로 인도했다.

여행이 6일 정도 남았으니 300 dinar (180,000 원) 정도만 더 찾으면 충분할 거 같다. 주변을 살피며 비밀번호를 누르자 20 짜리 헌돈이 나왔다. 빳빳한 새지폐보다 오히려 돈 다웠다. 대충 세고 얼른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어제 카페를 다시 찾아왔다.  민트티 大자 0.5 dinar (300 원)

집에 카톡을 연결했는데 현주는 없고 짱이가 과외하다 받는다. ' 엄마 운동 가셨어 '

 

인터넷이 연결되자 한국정부에서 안부 카톡을 보내왔다.

이럴땐 정부가 조강지처보다 낫다

 

SAMSUNG 유니폼을 입은 첼시선수들의 신들린 플레이를 봐주고

오늘 갈 타바르카 (Tabarka) 숙소 좀 검색하고 11시에 나왔다,

 

어닝에서 떨어지는 비가 아스팔트를 따갑게 때린다, 그냥 맞고 갈 비가 아니다

문밖에 잠깐 서 있었는데 무릎 이하로 다 젖어 버렸다,

 

아름다운 아인드람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떠나게 생겼다

 

 

비가 갈 길을 막으니 더 떠나고 싶다.

한참 기다린후 간신히 건너편의 택시를 잡았다. 길을 건너가자 운전수가 뒷문을 열어주며 ' 프랑스 말 할줄 아냐 '고 묻는다.

' 타바르카 행 루아지 터미널 갑시다 ! '

 

로터리까지 내려와 좌회전 해 조금 더 간 다음, 다왔다고 사람들 모여있는 곳을 손짓한다.  0.6  dinar  (360 원) 

별로 먼 거리는 아니지만 길도 잘 모르고 이 비를 맞고 올 상황이 아니기에 돈이 아깝지는 않았다.

비를 피해 처마아래 제비처럼 쪼르르 서 있는 사람들 틈으로 올라가 끼어 들었다,

옆에 남자에게 "  여기서 타바르카 가요 ? "  하니 맞단다. 순간 루아지 한대가 빗속을 뚫고 올라와 손님을 내려 놓는다. 옆에 남자가 나에게 저 차를 타라고 했다, 얼른 계단을 내려와 비를 맞으며 루아지로 가서 기사와 차장에게 물어보니 이 차가 아니란다. 

괜히 비만 맞고 다시 돌아오며 중얼거렸다, " 씨알 똥개 훈련시키나 ! "

 

계단을 올라가 이번엔 다른 제비 옆에 섰다. "  여기서 타바르카 가요 ? " 하니 맞단다. 그런데 여기 모여 있는 사람들 모두 타바르카를 가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다,

첩첩산중이구만 !  이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선다

 

잠시후 큰 시내버스가 들어오자 옆에 남자가 자 차를 타라고 한다. 또 믿고 계단을 내려와 얼른 차로 다가갔다

사람들 먼저 타라고 맨 뒤에 서있다 보니 바닥을 흘러내리는 시냇물에 신발 다 젖고 머리에 비 다 맞고 그런 나를 새치기 하는 남자들도 있고...

올라타며 차장에게 " 타바르카 ? "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빈자리가 있어 배낭맨 채 앉았더니 차가 커브를 틀때마다 이리 저리 휘둘렸다, 차장이 버스삯을 걷고 다닌다. 1.3 dinar (780 원)  아침에 호텔 직원이 차비 1. 모라 하던데 이 버스를 말했던 거구나 !

 

김이 서려 창밖은 보이지 않는데 차는 빠른 속도로 산을 내려왔다, 한참을 내려와도 하늘은 먹구름이 가득했다

의자마저 역방향이라 어지러워서 잠깐씩 눈을 감고 있었다.

 

마침 앞자리가 비어서 옮겨 앉았더니 차 앞유리창으로 어드덧 시가지가 보였다,

잠시후 사람들이 거의 다 내리고 아줌마 둘이 남았는데 그녀들도 운전수랑 이야기 하더니 내려 버렸다. 아무래도 종점같아서 운전수에게 " port, port ? " 했지만 여기서 내리라는 손짓만 받아야 했다. 천천히 맨 마지막으로 내렸다.

 

징하다. 비가 타바르카까지 쫓아왔다,

나도 택시를 타야 하는데 아까 아줌마 둘이 내 앞에 서서 택시를 잡으려 하고 있다. 어떤 남자가 그녀들에게 ' 여기서 안 잡히니 저쪽으로 가라' 고 하는거 같았다. 이줌마 둘이 애기를 데리고 길을 건너 사라져다.

난 그냥 고집 피우며 여기서 계속 택시가 나타날 때마다 손을 흔들었는데 역시나 기사들이 허연 손바닥만 보이며 지나갔다,

그러다 합승택시를 하나 잡았다. 행선지도 말 안하고 일단 뒷자리로 몸을 던졌다, 그리고

' Residence corail royal marine tabarka ' 라고 쓴 메모지를 기사에게 보여 주었다, 그 주소는 인터넷 지도를 보며 카스바성과 가장 가까운 숙소를 적은 것이다. 기사가 옆 승객이랑 내 메모를 분석하더니 다행히 별말 없이 출발한다.


 

한 400 m 갔을까 ?  다 왔다며 내려주는데... 1 dinar (600 원) 

눈 앞엔 간판은 떨어지고 유리창은 깨지고 칠이 벗겨져 흉칙한 건물이 떡 버티고 있었다.

암담했다.

 

옆길에 조그만 Hotel 간판이 붙어 있어 여차하면 저리로 가야 겠다고 생각해두고 residence 앞마당으로 들어갔다,

담밑에 두 남자가 앉아 있어, 여기 호텔 맞냐고 하니 " Maybe~ " 하면서 오히려 아까 본 조그만 호텔 간판방향으로 가라고 한다

내가 봐도 그게 더 최선일 거 같아 resdence 는 들어가 보지도 않고 돌아 나왔다,

 

호텔 이름은 La plage (해변). 

알루미늄 샤시문을 열고 들어가자

 

어두컴컴한 로비

 

높은 프런트 뒤로 한 여자가 머리만 보이게 앉아 있다가 일어난다

하루 25 라고 해서 이틀 잘테니 40 에 해달랬다가 보기좋게 거절당했다,

 

' 일단 방부터 보자 '고 했다. 엘리베이터가 있고 방 천정에 히터도 달려 있다,

다시 로비로 내려와 45 에 하자니 OK ! 하더니 ' 하루가 25 니까 50 을 달라 ' 고 한다. 사람을 갖고 논다. 나보다 더 강적이다,

항복하고 오늘 찾은 지폐를 상납했다,

W-Fi 가 방에선 약하다고 해서 로비에서 얼른 가족에게 안부 전하고 숙박계 쓰고 방으로 들어왔다

 

현주랑 대화후, 마트 간다고 해서 보내고 나는 침대에 누워 오래간만에 인터넷 써핑질을 즐기고 있다

누가 문을 두드려서 옷 걸치고 나갔더니 청소 아줌마가 수건을 주고 간다.

인터넷이 자주 끊어져 짜증이 났는데 다른 걸로 잡아서 접속하자 잘 된다,

 

 

신발도 양말도 다 젖어서 마르길 기다리며 침대속에서 꼼지락거리고 있으려니 하늘이 어두워졌다 밝아졌다 한다,

 

 

빈둥빈둥 쉬고 있자니 현주가 마트에서 돌아와 애들하고 요리를 해 먹고 있다.

한참 보이스톡 한다음 3시 넘어 현주 쉬라고 하고 이번엔 내가 채비해서 나왔다.

 

프런트 여자는 내가 내려와 지나가도 쌩깠다. 나도 쌩까고 그냥 나왔다.

참 밉상이다

 

로터리로 나가 제노바성 (Genoese Fort) 을 바라보며 해안가로 걸어 가는데 비가 심상치 않다.

거리도 거리지만 중간에 비라도 거세지면 쫄딱 맞게 생겼다, 다음으로 기약하고  돌아와 내항쪽으로 들어간다,

 

 

 

 

 

 

 

 

역시 처음에 찾아갔던 residence 는 부분부분 공사중이고 문을 닫았다. 항구쪽에 길게 지어진 꽤 큰 규모의 리조트 단지던데..

 

항구에 면한 식당과 카페들도 오늘 날씨가 그래서 그런지 손님이 없다,

 

배고픈 고양이들이 쓰레기통에 아예 붙어 살고 있다

 

따바르카의 중앙통인 하비브 브르기바 거리엔 가운데에 긴 공원을 조성해 놓았다.

공원안으로 들어가 바닷가쪽으로 나가 보았다,

 

역시나 유리창이 깨지고 문닫은 건물

 

 

전선줄만 남은 간판

 

 

먼바다는 푸르게 아름다운데 앞바다는 누런 흙탕물이 무섭게 밀려왔다,

 

오른편 해안가로는 호텔과 리조트들이 듬성듬성 보였다

 

 

왼편으론 항구와 그 뒷산에 제노바성이 보인다

 

 

비가 흩뿌리는 해안 산책로를 묵묵히 한 남자가 걸어왔다.

그리고 나에게 담배갑들을 보여주고, 한갑도 못 판채 등을 보이며 지나갔다

 

키작은 할아버지가 쓰레기통을 뒤적거리더니 별볼일 없었는지

 

쓰레기가 지천인 바닷가로 나갔다

 

제노바성은 수백년을 저렇게 굳건하게 서 있는데, 이 항구 주변의 호텔과 상점들은 몇 십년도 못 버티고 일대가 흉가가 되어 버렸다.

언제 다시 이곳에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흥청망청 밤새 불이 켜지며, 큰 돈들이 돌고 돌아 건물들이 새 단장을 하게 될까 ?

담배장수와 넝마주이 할아버지는 살아 생전 그런 시절을 다시 향유 (享有) 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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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5.06.20 01:12

    첫댓글 약은척 거저먹으려구 중간중간 읽었더니 ...그럼 튀니지가 예전에는 번성했던곳이었나보네 ...
    무슨연유로 지금은 낙후된거야?

  • 작성자 15.06.20 11:07

    아프리카를 침략하기 위한 교두보가 되다보니 열강들의 입김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좌우됐죠.

  • 15.06.27 12:31

    그렇구만 자국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강국들의 이익에따라 좌지우지 된거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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