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거리 삼청로에 2013년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전시동과
교육동을 비롯하여 디지털 정보실, 영화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복합문화 예술센터이다.
다양한 전시를 비롯해 공연, 영화, 교육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 예술 또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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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의 전시를 찾았다면 정확한 입구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동선 없는 동선' 또한 특징이라 전시실이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 들어와도 연결된다고 한다. 관람객의 적극적 관람을 위해 전형적 동선을 탈피한 것!
| 히토 슈타이얼 - 데이터의 바다, HITO STEYERL - A SEA OF DATA |
히토슈타이얼은 디지털 기술, 글로벌 자본주의, 팬데믹 등을 영상과 저술 작업으로
심도 있게 탐구해오고 있는 동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 작가이다.
이번 전시는 1990년대 초기부터 최근 영상작업까지 작가의 대표작 23점을 소개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에 의해 조정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순환하는 정보의 생산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여러 작품을 파트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 미션완료 : 벨란시지, Belanciege |
세 개의 스크린에서 히토 슈타이얼과 동료 예술가들이 비디오와 강연 형식을
결합한 렉처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으며, 퍼포먼스의 중심에 '발렌시아가'라는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대에 따른 통찰을 펼치며 유럽의 사회, 정치, 문화의 변동을 고찰한다.
| 소셜심, Social Shim |
<소셜심>은 2년이 넘는 혼란스러운 팬데믹 기간 동안,
예술의 창작 조건은 무엇인지, 우리 시대 미술관의 위상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탐구하고 있는 영상 작품이다. 작품 속 아바타들의 춤은 데이터 기반의 영상이
만들어낸 안무인데, 이는 인간의 신체를 움직이는 것은 데이터와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을 뜻한다.
한 공간을 2파트로 나누어 네트워크 사회 속에서 이미지 생산과 순환,
데이터 노동 및 동시대 미술관의 상황을 다룬 작품.
평소와 다른 느낌의 작품인지라 독특하고 강하게 기억에 남았다.
| 태양의 공장 |
<태양의 공장>은 현실 세계의 육체노동이 데이터 노동으로 바뀌는 세계상을 담은 작품으로
유튜브 댄스 영상과 드론의 감시 영상, 비디오 게임 캐릭터 등 실제와 픽션을 뒤섞으며
초현실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가상세계가 현실의 공간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는 영상!
| 나 너의 기억 My your Memory |
<나너의 기억>은 급변하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전시다.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억할 것이냐고 스스로 자문해야 하기에 이번 전시는
과거의 정보가 만든 현재의 기억은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미래의 기억은 어떨지 질문한다.
| 수면, 앤디 워홀 |
팝 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작품 수면은 그의 친구 존 지오르노가 자는 모습을
5시간 21분 동안 흑백 필름에 담은 안티-필름의 일환으로 제작되었다.
카메라는 뒤척이는 그의 친구의 신체 부위를 느리고 끈질긴 호흡으로 따라간다.
| 망막, 허만 콜겐 |
<망막>은 빛이 망막을 거쳐 뇌로 들어오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물학적 현상을 시각화해 보여주는 작품으로 작가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내면과 외면의 경계와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공존을 탐구하고 있다.
실제로 작품에 섬광이 사용되어서 실제로 빛에 주의해야 하는 사람은 작품 관람에 유의할 것!
| 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 양정욱 |
움직이는 거대한 원형의 나뭇조각과 플라스틱 병, 전구로 만들어진 이 작품의
그림자와 병이 움직이며 만들어주는 부드러운 소리를 듣고 있으면 꿈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작가는 이 작품에 자신의 기억과 자신의 풍경 속 타인이 가지고 있을
기억과 꿈을 함께 담아냄으로써 나, 너의 기억이
중첩되어 형성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 코바늘 II, III, IV , 루이즈 부르주아 |
코바늘 시리즈의 붉은 실은 과거에 의해 현재가 존재한다는
작가의 기본 개념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기억이 만들어준 시간의 연속성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 호수 아치, 시프리앙 가이야르 |
다이빙을 했지만, 얕은 깊이 때문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발생하고,
그 뒤로는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폐허로 변한 호수의 아케이드가 보인다.
예측할 수 없는 인간의 미래와 폐허가 된 작품 속 풍경은 남겨진 과거가
새로운 가치로 미래에 기억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 붉은색 없는 1395일, 안리 살라 |
1990년대의 보스니아 내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언어적인 수단이 등장하지 않지만,
사람들의 긴장된 호흡과 눈빛, 연주 등을 통해
과거의 끔찍했던 순간과 그때의 긴장감을 공감각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대체로 비디오, 영상 위주의 전시가 주를 이뤘지만,
중간중간 설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었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 뾰루지, 물집, 사마귀, 점, 송주원 |
과거의 시공간을 무대 삼아 펼치는 움직임이 과거의
상황을 암시하며 옛 기억을 소환해 내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을 나름의 방식으로 찾아 들어가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 비스듬한 기억-역설과 연대, 홍순명 |
바다의 풍경을 담아낸 이 회화는 사실 240개의 작은 캔버스를 붙여 만든 것으로
각자의 기억을 바다 풍경에 대입하여 하나의 장면이지만 여러 사람의
기억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