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가 박스오피스를 역주행하면서 극장가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머니투데이 전형화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Q)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어제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는데요.
A) 그렇습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15일 13만 5653명이 관람해서 누적 119만 3079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습니다. 엊그제인 일요일 27만명을 동원하면서 누적 105만명이 덴 데 이은 기록입니다. 15일에는 2위인 [인터스텔라]가 3만 7229명을 동원한 것을 고려하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Q)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A) 지난달 27일 개봉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98세지만 로맨티스트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지만 소녀 같은 강계열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부부의 소소하고 즐거운 일상부터 이별의 아픔까지 카메라에 담아냈습니다. 2011년에 KBS [인간극장]에 백발의 연인이란 제목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가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요. 그 방송을 보고 진모영 감독이 찾아가면서 다큐멘터리가 완성이 됐습니다. 원래는 노부부의 사랑을 중점적으로 다루려 했는데요. 이별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면서 지금 같은 이야기가 완성됐습니다.
Q) 독립 다큐멘터리가 이렇게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는 건 이례적인데요. [워낭소리] 신드롬을 보는 것 같기도 하는데요.
A) 그렇습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흥행은 여러모로 [워낭소리]와 닮았습니다. [워낭소리]는 2008년 개봉해 독립영화 역대 최고 관객인 296만명을 동원했는데요. 시골에서 오랜 세월 소와 함께 시간을 보낸 할아버지의 삶을 잔잔하게 그린 다큐멘터리였죠. [워낭소리]는 당시 입소문이 돌면서 중장년층이 대거 극장을 찾으면서 신드롬이 일어났었습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도 시골에서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 이야기로 사람들의 공감과 향수를 자극했다는 점이 주효했습니다. 극장에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초반에는 웃다가 중반부터 손수건을 꺼내들게 됩니다. 그 만큼 최루성이 강하다는 뜻입니다. 한국관객들은 웃다가 울게 되는 영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Q) 이런 흥행도 이례적인지만 20대 관객들이 많이 본다는 점도 이례적인데요.
A) 그렇습니다. 젊은 관객들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멜로영화로 소비하는 듯한 모습이 두드러지는데요. 지난 13일을 기준으로 CGV가 회원을 대상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대 관객의 비율이 54.2%로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30대(24.3%)와 40대(15.5%)가 뒤를 이었구요. 젊은 층이 주로 보는 데이트 무비와 비슷한 비율입니다.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즐겨찾는 실버무비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76년을 함께 하며 늘 커플룩을 입고 다니는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이다 보니 여느 로맨스 영화에 견주어 뒤지지 않습니다. 닭살 스럽지만 사랑스러운 에피소드들이 웃음을 안기고, 그 뒤에 먹먹한 감동을 전하며 여운으로 남습니다. 통상 12월 초반에는 시즌을 겨냥한 멜로영화나 로맨틱코미디가 많은 사랑을 받는데요. 지난해에는 [어바웃 타임]이 흥행에 성공했었구요. 올해는 시즌용 멜로영화들이 그다지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반사효과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흥행요인을 좀 더 말씀해 주시죠.
A) 멜로영화 효과를 낳고 있다는 건 좀 전에 말씀 드렸구요. 무엇보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흥행 일등 공신은 배급사 CGV아트하우스와 극장들입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상을 받았었습니다. 일단 화제성은 검증이 됐단 뜻인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CGV아트하우스는 여느 독립영화나 다양성영화와는 달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첫날부터 186개 스크린에서 시작했습니다. [워낭소리]가 10여개 스크린에서 시작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죠. 배급사가 장사가 된다고 판단하고 밀어붙였단 뜻입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스크린수가 800개가 넘었는데요. 그건 이 영화가 흥행이 된다는 걸 감지한 극장들이 스크린을 몰아줬다는 뜻입니다. 상대적으로 그 만큼 다른 영화들이 흥행이 안되고 있단 뜻이기도 합니다. 천만을 앞두고 있는 <인터스텔라>는 힘이 빠질대로 빠졌는데 그래도 박스오피스 2위를 하고 있구요. 그 만큼 [엑소더스]나 다른 할리우드영화, 한국영화 모두 흥행이 저조하단 뜻입니다. 결국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이야기의 힘, 배급사의 공격적인 전략, 그리고 마땅한 경쟁작이 없다는 때가 어우러져서 흥행을 성공시킨 것 같습니다.
Q)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워낭소리]의 좋은 전철 뿐 아니라 나쁜 전철도 밟지 않을까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A) 그렇습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워낭소리] 신화를 재현하면서 [워낭소리] 이후 안타까웠던 부분도 되풀이 될지, 영화계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워낭소리]는 엄청난 흥행으로 독립 다큐멘터리 성공신화를 썼지만 뒷이야기는 사뭇 씁쓸했습니다. 감독과 제작자가 돈 때문에 갈등을 빚고, 관광객들이 촬영지를 찾아가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적잖은 피해를 줬습니다. 노부부의 자식들도 부모를 모른 척 한다는 생뚱한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구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도 화제가 되면서 벌써부터 홀로 남은 할머니 집 위치를 묻는 연락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흥행과 관심이 쏟아지면서 엉뚱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가족들은 촬영을 승낙하면서 영화가 성공해도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지 않게 해달라고 제작진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래서 진모영 감독은 촬영지와 할머니에 대해선 일절 함구하며 "영화는 영화로 봐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Q)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과연 [워낭소리] 기록을 깰 것인지, 그리고 어떤 좋은 결과를 남길 것 같으신가요.
A) 일단 내일부터 [국제시장]과 [호빗: 다섯 군대 전투 등 올 겨울 기대작들이 속속 개봉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경쟁작이 없는 게 흥행성공의 원인 중 하나라고 했는데 그게 사라지는 거죠. 기대작들이 개봉하면서 자연히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스크린 수도 줄어들 것입니다. 그렇기에 지금처럼 폭발적인 흥행은 어려워보이는데요. 다만 끊임없이 관객이 찾고 있으니 장기흥행으로 이어지지 않을까란 생각은 듭니다. 결국 이번 주 [국제시장]과 [호빗]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할지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기술자들]과 [상의원]이 개봉하니 더욱 스크린은 줄어들 테니깐요. 그리고 [워낭소리]가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환경이나 상영환경이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여전히 열악하구요. 다만 극장들이 흥행전례가 있었으니 이번처럼 발빠르게 움직일 수는 있었죠.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흥행이 다른 다큐멘터리나 다양성영화에도 관심을 불어넣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럼 환경이 좀 더 좋아질테니깐요. 영화평론가인 달시 파켓은 최근 SNS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보러 갈 수 많은 관객들의 손을 잡고 대신 [목숨]을 추천하고 싶다는 글을 남겼는데요. 저도 동감입니다. [목숨]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 가려져서 그렇지, 올 겨울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다큐멘터리인데요. 한 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게 더 좋은 다큐멘터리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게 되는 길이기도 하구요.
첫댓글 사랑은 영원하리ᆢ♥♥♥
감사합니다.
멋지게 사는 범부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네..감사합니다.
세상을 살면서 그냥 가벼운 사랑만 봐온 사람들의 반성을 촉구하는 영화라고 할까요?
네...감사합니다.
사실 영원한 사랑은 없습니다. 그냥. 희생이지요 아마도 그것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닐까요?
네 ..맞아요,,,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