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을 설치고 새해 첫 정기도보에 나섰다. 여행은 항상 설레인다. 오늘 새벽, 어둠과 하얀 눈길을 헤치고 고속터미날에 도착. 어제밤 잠을 설쳐서 차를 타면 푹 자려 했는데 이놈의 잠이 오질 않는다. 걸어야 하는데...
약 4시간 훨 넘게 차를 타고 순천에 도착. 우리나라 3대 사찰이 합천 해인사. 순천 송광사. 그리고 통도사라 했던가..? 그 중 한 곳인 유서깊고 역사깊은 송광사를 둘러보고 조계산 골목이재까지 가는 동안 아줌씨들은 연신 길잡이인 카미노님에게 속았다며 거친 숨을 내쉰다. 도보가 아니라 이건 완전 빡센 산행이라꼬... 땀을 뻘뻘 흘리며 골목이재를 도착 한숨을 쉬고 있는데 옆에 자리한 산행팀이 너른바위님에게 한마디.~! 어디서 오셨길래 이리 복?이 많수? 남자는 너른바위님 뿐이었으니깐.
고개를 넘으니 보리밥집에서 구수한 숭늉과 시원한 막걸리, 그리고 맛갈스런 보리밥이 우리를 반긴다. 선암사를 곁으로 하산, 순천만으로 버스이동. 오늘도 도보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 또한 여행의 진미중 하나가 아닐까..?
이제 버스는 순천만에 당도할 것이고 우린 순천만을 보게 될것이다. 오후 5시 48분 , 차창 밖엔 서서히 어둠이 내리기 사직하는데 창박에 보이는 들녁이 꼭 바다같다. 자세히 보니 비닐 하우스다. 이 동네엔 비닐하우수 재배농가가 많은가 보다.
어둠이 내려 세계 3대 습지인 순천만의 갯뻘과 생태계를 볼 수 없어 아쉬었지만 맑은 공기와 갈대를 가로 질러 걸었다. 커다란 아쉬움을 안고 버스로 약 2시간 가량이동,
진주에 도착, 푸짐하고 인심좋은 한정식 저녁식사로 모두들 감탄과 감탄을 하며 포식을 하고, 산청 숯가마로 와서 샤워 후 숯가마 체험 시작. 숯가마안에 20여명이 자리잡고 앉아 우린 서울에서 몸에 쌓였던 더러움을 태우고 비오듯 땀을 흘리며 행복해 하였다.
가마안에 입담 좋은 한 분이 숯가마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해주신다. 산청 숯가마는 우리나라 재래식 숯가마 중 하나이며 1400도의 고온으로 숯을 굽고난 뒤에 그 남은 열로 사람이 숯찜질을 하는것이란다. 옆에 가마들은 숯이 구워지느라 입구는 황토로 발라 막혔고 벌건 불이 보인다. 땀이 아무리 나도 끈적거리지 않다고.
저녁 늦게 숯가마 체험을 끝내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넘 피곤한 탓일까..? 잠이 오질 않는다. 자야하는데... 밖에 나와 시크릿님, 초록빛사랑님, 쌀튀밥님, 제민님을 만나 안마기방에 들어와보니 아늑하고 따듯하고 편안한게 호텔이 따로 없다. 맥주 한 캔으로 조금씩 나눠 마시고 안마기에 주욱 누워 인도행을 만난 행운을 이야기하며 자기 소개를 돌아가며 했다. 자기소개를 하는데 모두 진지하게 겸손하게 자기를 소개하고 분위기는 서로의 맘을 나누는 장으로 변하고..
그렇게 잠을 자려했건만 새벽 4시가 넘어서야 잠시 눈을 붙이고.. 아침 7시 어둠을 헤치고 진주 재래시장안에 있는 해장국 집으로 이동. 피곤을 해장국으로 풀고 재래 시장을 돌며 떡도 사먹고.. 풀빵도 사먹고.. 아줌씨들 두손에 꾸러미를 들고 모두들 소녀같다..^*^
오늘은 진주에 겨울비가 내린다. 우비를 입고 남쪽 끝마을 진주 남강을 걸었다. 점심을 냉면으로 해결하고 유서깊은 진주성으로 이동.
진주성에는 문화재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우리에게 많은 역사를 보게 해주었다. 논개 할머니가 적장을 안고 투신하였다는 남강 촉석루에 올라가 사진도 찍고... 몇 백년전 우리네 조상들의 삶의 이야기가 성곽이나 고목나무에 낀 이끼와 함께 지금의 우리에게 전해온다
아마도 이 여행은 여기서 끝인거 같다. 이제 버스에 피곤한 몸을 싣고 깊은 잠에 빠지리라. 그리고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 우리가 누린 이 행복들을 이웃과 나누리라.
이 여행을 이끌어주신 카미노 님께 감사드린다. 동분서주 애쓰시는 모습.. 감사했습니다. 우리 이번 여행에 함께한 여러님들 모두 감사했습니다. |
첫댓글 그날 밤 그 자리에 함께한 녹차향님,시크릿님,초록빛사랑과 재민님 후 역시 누군가와 가까워지려면 함께 자고,먹고 씻고하면 된다고 하던데...우리 그 세가지를 1박2일에 해결하고도 진실의 보따리를 풀었으니 몇겁의 인연이가 생각 중녹차향님 담에 또 만나요
구수한 누룽지향이 풍기는 마음이 예쁜 살튀밥님, 만나서 방가웠어요.. 담에 길에서 또 만나요..명절 잘 보내셈..^*^
소녀같은 분위기의 녹차향님..넘치는 열정을 주체할줄(?) 몰라하시는것 같은 시크릿님...발랄 상큼한 우리 갑장친구 초록빛사랑님..글구 밤새 잴로 궁금했던 쌀튀밥님...보스같은 분위기에 여인의 향기를 품고있던 율이님....당신들이 있어 담여행이 지금부터 지다려 지네요...
캄캄한 방안에서 사람부터 알고 우린 담날 얼굴을 보고 웃었지요. 아담하고 부두러운 외모에 멋진 카리스마를 지닌 재민님! 언젠가는 여성들이 여성이라는 이름을 뛰어넘어 인간으로 자유스러워질 날이 오겠죠. 만나서 반가웠어요. 설 잘보내시구염..^*^
우연히 승주로 해서 순천을 간 적이 있는데..... 상당히 매력있는 도시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번에도 못 같네요. 언젠가는 시티투어를 한번 해 보고 싶은 곳입니다.
담에 길에서 꼭 뵙기를 바랍니다. 흐르는 강물처럼님.. 설 잘보내세염...^*^
오랫만에 도보길위에 함께 했던 녹차향님~~넘넘 반가웠습니다. 녹차향님의 잔잔한 글귀위에서 우리의 도보여정을 다시한번 떠나봅니다~그저 모든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인도행을 알게 되어고맙고, 소중한 만남들이 고맙고, 좋은길 들어주시는 분들이 고맙고, 좋은 추억쌓게 해주는 이 시간이 고맙고, 감사할일이 많은 것도 고맙습니다...인도행님들도 감사함이 철철 넘치는 행복만땅인 날들 되시길 바라며, 그날밤의 즐거움으로 한달보름은 너끈히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ㅋㅋ 다음 도보길에서 또 무지 반갑게 만나요~~~~^^*
사랑스런 초록빛 사랑님. 죽산에서 정신 없이 내리더니.. 잘가라고 전화줘서 넘 감동했어요.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담 길에서 또 만나요.. 설명절 잘보내세염..^*^
점차 인도행은 진행자가 따로 없어도 되는 듯 천천히 물 흐르듯 그렇게 여행이 이루어지는 것 같음...^^단지 길 안내만 하면 진행자의 할 일은 끄읕~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진행자는 아무나 하는것이 아님을 새삼....설 잘보내세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