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전시동 3층에 있는
고대 그리스&로마 전시실
표지
신과 함께
[석관]
다섯 사람의 흉상이 있는
묘비에 관한
안내문
19세에 사망한 율리아 베라의
유골함에 관한
안내문
토가를 입은 남성의 초상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초상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초상
신들의 왕인 제우스
제우스
Ζεύς
신들의 왕
하늘 · 번개 · 천둥 · 법 · 질서 · 정의의 신
올림포스 12신의 일원
소속 남신
올림포스 12신(도데카테온)
신앙 중심지 그리스의 기 그리스
거주처 올림포스 산
무기 아스트라페
상징 벼락, 독수리, 황소, 떡갈나무
부모 크로노스와 레아
배우자 가이아, 헤라외 다수
형제자매
헤스티아 · 하데스 · 헤라 · 포세이돈 · 데메테르
자녀
마네스 · 아레스 · 아테나 · 아폴론 · 아르테미스 · 디오니소스 · 헤베 · 헤르메스 · 헤라클레스 · 헬레네 · 헤파이스토스 · 페르세우스 · 미노스 · 무사 · 카리테스
원시인도유럽 동등신 디에우스, 페르쿠노스
이집트 동등신 아문
로마 동등신 유피테르
힌두 동등신 디아우스, 인드라
슬라브 동등신 데이보스
노르드 동등신 튀르
제우스(그리스어: Ζεύς, Zeus) 혹은 유피테르(라틴어: Iuppiter, Iupiter), 주피터(영어: Jupiter)는 그리스 신화의 주신(主神)이다. 로마 신화의 유피테르와 동일시된다. 크로노스와 레아의 막내아들이며 포세이돈, 하데스 등과는 형제지간이다. 올림포스의 12신의 첫 번째 세대에 속한다. 번개와 독수리가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긴 수염이 나 있는 강인하고 위엄있는 남성의 모습으로 묘사되는데, 상체는 나신이며, 한쪽 손에는 번개 혹은 홀(笏)을 들고 있다. 제우스는 번개나 비 같은 기상 현상을 주재할 뿐만 아니라 세계의 질서와 정의를 유지하며, 왕권 및 사회적 위계질서를 보장하기도 한다. 또한 호색한이기도 한 그는 헤라의 질투에도 불구하고 여신이나 인간 여성 그리고 님프들과 차례대로 어울리는데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제우스의 이러한 호색한적 측면은 우주 만물은 주신의 힘과 질서와 정의를 바탕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우주에 주신의 힘과 질서와 정의가 미치지 않는 영역이 없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신화에 나오는 이름난 영웅들은 대부분 제우스의 후손들(또는 사생아들)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제우스와 헤라 사이의 적자들보다 제우스의 사생아들이 그 능력이 훨씬 뛰어났다는 것이다. 한 예로 제우스와 헤라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인 헤파이스토스는 손재주는 모든 신들 중 가장 뛰어나며 착하였던 반면 못생긴데다가 절름발이였으며, 아레스는 전쟁의 신임에도 불구하고 성급하였다. 이에 비해 이미 암피트뤼온과 결혼한 사이인 알크메네에게서 얻은 헤라클레스는 모든 신들 중 가장 힘에 세었으며, 레토가 낳은 아폴론은 멋지고 지혜가 많았던 데다가 예술과 예언에 능하였으며, 디오네에게서 태어난 아름다움과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는 미모가 뛰어났으며, 아틀라스의 딸 마이아가 출산한 헤르메스와 메티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인 아테나는 지혜가 있었다.
신화
탄생
제우스가 태어나기 전에 그의 아버지 크로노스는 불길한 예언을 들었다. 아버지 우라노스처럼 크로노스 자신도 아들에 의해 쫓겨난다는 것이었다. 이 운명을 피하기 위해 크로노스는 아내인 레아에게서 자식들이 태어나자마자 족족 삼켜버렸다. 자식을 잃을 때마다 고통스러웠던 레아는 한 명이라도 구하고자 여섯 번째 아이를 출산할 때 아이 대신 돌덩이를 강보에 싸서 남편에게 건넸다. 그 돌덩이의 이름이 바로 옴팔로스이다. 그리고 진짜 제우스는 아말테이아에게 맡겼다. 그렇게 제우스는 남매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유년기
레아는 제우스를 숨기기 위해 가이아의 조언에 따라 아무도 찾을 수 없는 크레타섬의 깊은 숲 속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쿠레테스라 불리는 정령들이 아기를 안전하게 지키게 했다. 정령들은 칼을 부딪치고 청동 방패들을 요란하게 두드리면서 아기의 울음소리를 감추었다. 이런 식으로 레아는 제우스가 성장해 어른이 될 때까지 무사히 지켜낼 수 있었다. 그리고 제우스는 아말테이아라는 염소(또는 님프)의 젖을 먹고 자랐는데, 하루는 아말테이아의 뿔을 가지고 놀다가 부러뜨렸다고 전해진다. 이에 미안해진 제우스는 아말테이아의 부러진 뿔을 풍요의 뿔로 만들어 주었다. 나중에 제우스는 아말테이아가 죽자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그녀를 하늘로 올려보내 염소자리로 만들어 주었다.
티탄족과의 싸움(티타노마키아)
어른이 된 제우스는 신탁의 예언대로 아버지 크로노스를 폐위하고 신들의 왕이 되기로 결심했다. 우선 동료를 모으기 위해 아버지가 삼킨 형제들과 누이들을 되찾고자 그는 오케아노스의 딸 메티스로부터 구토제를 구해 어머니 레아에게 건네주었다. 레아는 제우스로부터 구토제를 받고 남편인 크로노스에게 자신이 직접 담근 술이라며 속이고, 레아에게서 받은 구토제를 마신 크로노스는 예전에 삼킨 모든 자식과 돌을 토해냈다.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 하데스, 포세이돈이 그들이었다. 구출된 그들은 제우스와 힘을 합쳐 크로노스를 포함한 티탄 신들과 전쟁을 벌였다. 가이아와 우라노스의 자식들인 퀴클로페스 형제와 헤카톤케이르 형제의 도움까지 받고 막판에 자신의 아들인 헤파이스토스가 자신의 삼촌들인 퀴클로페스들과 같이 벼락을 발명하여 이 벼락이라는 무기까지 얻게 된 올림포스 신들은 마침내 승리를 거머쥐어 티탄 12신들을 대지의 가장 깊은 곳인 타르타로스에 가두었다.
가족
제우스의 변신
연인 변장
헤라 뻐꾸기
아이기나 독수리 혹은 불꽃
알크메네 암피트리온
안티오페 사티로스
아소피스 불꽃
칼리스토 아르테미스
카시오페이아 포에닉스
다나에 황금비
에우로페 황소
에우리메두사 개미
가니메데 독수리
아이만드라 비
라미아 댕기물떼새
레다 백조와 별
만티아 곰
므네모시네 양치기
네메시스 거위
페르세포네 큰 뱀
세멜레 불
탈리아 큰 독수리
부인 및 연인과 아이들
신
헤라 - 결혼과 가정, 여성의 여신으로 제우스의 7번째 부인이자 정실부인이다.
헤파이스토스 - 신들 중 최고의 손재주를 지녔다. 대장간과 불, 세공기술의 신이다. 렘노스에서 가장 크게 추앙받았다.
아레스 - 전쟁의 신이며 잔인하다. 살육과 광기, 야만의 신이다.
에일레이투이아 - 출산의 여신이다. 호메로스에서는 여러 여신을 일컫는 명사로 나온다.
헤베 - 청춘의 여신이다. 후일 신이 된 헤라클레스의 아내가 된다.
메티스 - 오케아노스의 딸로 지혜가 뛰어났다. 제우스의 첫번째 아내로, 제우스가 가이아에게서 그녀가 밴 제우스의 자식이 새로운 권력자가 된다는 예언을 듣고, 그녀를 삼켜버린다.
아테나 - 지혜와 전쟁의 여신이다. 기술(특히 직조기술)과 학문의 여신이기도 하다. 제우스가 가장 사랑한 딸로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났다. 도시국가 아테나이의 수호신이었다. 제우스의 방패(또는 흉갑) 아이기스를 지니고 완전무장한 채로 다녔다. 아레스가 무조건적이고 대책없는 전쟁신인데 비해 아테네는 전략적인 전쟁의 전쟁신이었다.
데메테르 - 대지와 곡식의 여신이다.
페르세포네 - 하데스에 의해 납치되어 하데스의 아내가 되었다. 겨울 한철 동안 하데스와 동거하다가 봄이오면 지상으로 돌아와 어머니 데메테르와 함께 지냈다.
디오네 - 오케아노스의 딸로, 도도네에서 제우스와 함께 그의 아내로 숭배받았다.
아프로디테 - 사랑과 아름다움, 풍요의 여신이다. 제우스와 디오네 사이에서 태어났다고도 하고, 바다에 떨어진 우라노스의 잘린 남근에서 태어났다고도 한다.
레토 - 제우스의 6번째 아내로 헤라 다음 가는 여신이었다.
아폴론 - 광명과 신탁, 궁술과 음악, 문학과 목축, 운동과 청소년의 신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미남 신이었다. 아버지인 제우스 못지않은 바람둥이 신이었다. 델포이와 델로스가 그의 성지였다.
아르테미스 - 사냥과 동물, 임신과 출산, 달과 처녀의 여신이다. 사냥을 즐기고 결혼을 거부하는 처녀신이었다. 에페소스와 델로스가 그녀의 성지였다.
마이아 - 아틀라스와 플레이오네 사이에서 태어난 플레이아데스 여신들 중 하나였다.
헤르메스 - 신들의 사자로, 전령, 여행, 나그네, 장사, 사기, 도둑질, 지혜, 과학, 목축, 운동의 신이었다. 제우스의 전령이었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신이었다.
테미스 - 법과 질서, 율법의 여신으로 티타니데스 중 하나이다.
아스트라이아 - 정의의 여신. 항상 저울을 들고 다녔다.
네메시스 - 복수(애정의 복수)의 여신이다. 하데스의 수하이다.
호라이 - 계절과 시간, 때(時)의 여신으로 에이레네, 디케, 에우노미아를 말한다.
모이라이 - 운명의 여신들로, 제우스조차 이들의 권한을 침범하지 못했다. 클로토, 라케시스, 아트로포스를 말한다.
므네모쉬네 - 기억력의 여신으로 티타니데스 중 하나이다.
무사이 - 단수는 무사로, 문학과 예술, 음악의 여신들이었다. 칼리오페(서사시), 클레오(역사, 역사시), 에라토(서정시, 연가), 탈리아(희극), 멜포메네(비극), 우라니아(천문학), 폴륌니아(신화, 무언극), 에우테르페(합창), 테릅시코레(춤, 합창)을 말한다.
에우리노메 - 오케아노스의 딸로 제우스의 3번째 아내이다.
카리테스 - 우아함과 미의 여신들로 아글라이아와 에우프로쉬네, 탈리아를 말한다.
만물의 시작과 끝과 중간을 손아귀에 쥔
신인
제우스
유피테르를 새긴 카메오
에우로페를 납치하는 제우스
에우로페
에우로페(그리스어: Ευρωπη, 영어: Europa)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성이다. 대륙 유럽의 이름과 위성 유로파의 이름은 그녀에게서 따온 것이다.
가계
문헌들에 따르면 에우로페의 가족에 관해서는 세부적으로 약간씩 차이난다. 그러나 그녀는 페니키아인이며 이오의 후손이다. 이오는 제우스의 사랑을 받은 전설적인 요정으로 제우스가 아내 헤라의 질투를 피하기 위해 그녀를 암소로 변하게 하였다.
에우로페는 티레의 페니키아 왕 아게노르와 여왕 텔레파사의 딸이였다고 언급된다. 그러나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따르면 그녀는 포이닉스의 딸이다. 그녀에게는 남자 형제가 있었는데 카드모스와 킬릭스가 그들이었다. (몇몇 전승에서는 포이닉스도 그 형제들에 포함된다.)
전설
제우스가 꽃을 따러 나온 에우로페의 아름다움에 반했다. 제우스는 하얗고 멋진 황소로 변해서 그녀에게 접근했고 그녀를 등에 업고 바다로 들어가 크레타로 납치해서 그녀와 정을 통한다. 한편 아게노르는 딸이 행방불명이 되자 아들들을 불러 여동생을 찾아오기 전에는 돌아오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다. 이에 카드모스와 킬릭스는 동생을 찾아 사방을 헤매게 되는데 카드모스는 아폴론의 도움으로 테베에 정착하여 도시를 세우고, 그리스에 문자를 가져왔다고 한다. 킬릭스는 소아시아의 킬리키아의 왕이 되어 그의 이름이 나라 이름이 되었다. 포이닉스는 세 번째 형제로 기록되기도 한다.
크레타에 도달한 후에 제우스는 에우로페에게 헤파이스토스가 만들어 준 목걸이를 선물했는데 그 목걸이는 영원히 미모와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 에우로페는 크레타에서 여왕이 되었고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세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들의 이름은 미노스, 라다만티스, 사르페돈이다.
유럽의 이름
그녀의 이름은 스트라보와 같은 그리스 고대 지리학자들에 의해 유럽 대륙의 이름으로 차용되었다. 이 이름은 그리스어 Ευρώπη에서 비롯되어 거의 모든 유럽어족에서 사용되었다.
아모르와 함께 있는 베누스
비너스(Venus)
요약 :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사랑과 미(美)와 풍요(豊饒)의 여신. 원래 로마 여신의 이름이었으나 이후 아프로디테 등과 동일시되면서 모성과 아름다운 여성성을 상징하는 말로 폭넓게 사용되었다.
목차
천상성과 지상성
비너스의 사랑편력
미술사에서의 비너스
베누스라고도 한다. 원래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채소밭의 여신이었으나, 그 특성이 그리스신화의 아프로디테(Aphrodite)와 일치하므로 아프로디테와 동일시되었다. 이 여신은 로마시대부터 르네상스시대를 거치면서 특정의 민족신화의 틀을 벗어나, 여성의 원형으로 서양 문학과 미술에서 폭넓게 다루어졌다. 호메로스는 아프로디테를 천공(天空)의 주신(主神) 제우스와 바다의 정령(精靈) 디오네의 딸로 서술하는데, 헤시오도스는 천공의 신 우라노스와 그의 아들 크로노스와의 싸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서술한다. 즉, 크로노스는 어머니 가이아의 음부 속에 숨어 있다가 아버지의 성기(性器)를 낫으로 잘라 바다에 던졌다. 이렇게 하여 바다를 떠다니는 성기 주위에 하얀 거품(아프로스)이 모이고, 그 거품 속에서 아름다운 처녀가 생겨났다.
알몸의 처녀는 서쪽 바람의 신 제피로스에게 떠밀려 키테라섬에 표착(漂着)하였다가 다시 키프로스섬까지 흘러왔는데, 여기서 그녀를 발견한 계절의 여신 호라이가 그녀에게 옷을 입히고 아름답게 꾸민 다음, 여러 신들의 자리로 안내하였다고 한다. 르네상스기(期)의 화가 S.보티첼리의 명작 《비너스의 탄생》은 이 같은 탄생 과정을 그린 것이다. 아프로디테의 탄생담(誕生譚)이 남성 성기에서 비롯되어 키프로스와 관련을 갖고, 사랑과 열락(悅樂)의 여신으로서 코린트를 비롯한 각지에서 신앙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여신의 기원이 원래 풍요와 재생이라는 원시신앙을 바탕으로 한 오리엔트의 대지모신(大地母神)임을 알 수 있다.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신들 가운데 대표적 여신으로 널리 신앙대상이 되고 있는 이슈타르나 페니키아의 여신 아스타르테는 모두가 농경 재생산과 결부된 풍요 다산(多産)의 여신이면서, 한편 사랑과 열락·음탕의 여신이기도 하였다. 이 같은 오리엔트의 원시신앙을 이어받은 아프로디테를 그리스인의 풍부한 상상력과 미적 감수성이 미와 사랑의 여신이라는 하나의 인격으로 만들어냈다.
천상성과 지상성
아프로디테는 육체의 쾌락을 찬미하며 자신도 신들과 인간들의 사랑에 몸을 맡긴다. 같은 올림포스의 여신이라도 처녀 아르테미스(로마 이름으로 디아나)는 연정(戀情)을 품는 것을 징계하는 데 반해, 아프로디테는 사랑을 권장하고 그 안내역까지 맡는다. 그러나 여신은 여신으로서의 높은 정신성을 갖추고 있다. 여신의 관능은 정신의 지배를 받음으로써 미(美)의 세계에 다다른다. 플라톤은 저서 《향연(饗宴)》에서 이 여신이 지니고 있는 두 가지 특성을 말하는데, 천공신 우라노스로부터 어머니 없이 태어난 우라니아(천상의) 아프로디테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제우스와 디오네의 사이에서 태어난 판데모스(지상의, 대중적인) 아프로디테이다. 앞의 것은 고매한 천상의 사랑을, 뒤의 것은 관능적인 지상의 사랑을 뜻한다. 유명한 부조(浮彫) 《루도비시의 대좌(臺座)》는 이 플라톤의 해석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 부조의 정면은 두 처녀가 손을 뻗치면서 바다에서 올라오는 아프로디테(아프로디테 아나디오메네)를 묘사하고 있는데, 그 양쪽 측면의 한쪽은 베일을 몸에 두르고 향(香)을 피우는 청초하고 정숙한 모습을, 또 다른 한쪽은 알몸으로 다리를 포개고 즐거운 듯이 피리를 부는 열락의 여신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로마시대의 베누스 게네토리쿠스는 풍요와 생산의 비너스로서, 그녀는 만물의 생명의 근원으로 숭배되었다. 특히, 카이사르(시저)는 BC 46년에 이 여신을 선조로 삼아, 여신들을 모시는 웅장한 신전을 지었다. 이 여신의 상반되는 두 가지 특성은 생산·종족보존이라는 사회적 필연성으로부터 사랑이라는 정신적인 경지로 높여짐으로써 영원한 아름다움에 이른다는 발전적인 방법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비너스의 사랑편력
올림포스의 12신(神) 중의 하나이며 미와 사랑, 생산의 수호신인 아프로디테는 역시 12신 중의 하나로 절름발이에다가 추한 용모를 지녔지만 근면한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로마 이름으로는 불카누스)와 결혼하였다. 제우스는 용모는 추하지만 그의 근면성을 가상히 여겨 그에게 가장 아름다운 여신과 인연을 맺게 한 것이다. 그러나 여신은 얼마 안 가서 군신(軍神) 아레스(마르스)와 정을 통하여 둘 사이에서 에로스(쿠피도 또는 아모르), 안테로스, 디모스, 포보스, 하르모니아가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한편 《오디세이아》에서는 아레스와의 통정(通情)을 알게 된 헤파이스토스가 침대에 투명한 그물을 쳐두었다가 둘의 통정 현장을 붙잡아 신들에게 그 추태를 보인 다음, 다시 그물을 풀어 주자 여신은 키프로스섬으로, 아레스는 트라키아로 도망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포보스는 이 ‘도망(逃亡)’의 의인화(擬人化)일 것이다.
아프로디테의 사랑의 편력에 관해서는 그녀가 미와 사랑과 생산을 관장하는 신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야기가 남아 있다. 예를 들면, 헬레스폰트(현재의 다르다넬스 해협) 근처에서 신격화되었던 생산력을 상징하는 프리아포스(남근)는 앞서 나온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의 아들이라고도 하고, 주신(酒神) 디오니소스(로마신화의 바커스)와 님프의 아들이라고도 하며, 또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 사이에 태어난 자식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미소년 아도니스와의 사랑은 그리스의 소년애(少年愛)에 그칠 뿐, 아도니스 신화의 어디에도 그에게 아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여신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여 흘린 눈물에서 장미가 피어났다고 한다. 또한 여신은 이다 산중에서 가축을 몰던 안키세스가 마음에 들어 프리지아의 왕 오트레우스의 딸로 변신하여 그에게 접근, 통정을 하여 아이네이아스를 낳았다.
아이네이아스가 바로 트로이의 영웅으로 훗날 로마 건국의 시조가 되었다. 이 밖에 12신 중의 미남신 헤르메스와 통정하여 남녀 양성을 가진 헤르마프로디테를 낳았다는 전설은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의 합성어로서의 그 이름을 설명하기 위하여 억지로 만들어낸 이야기인 듯하다. 또한 주신 디오니소스와의 사이에서 결혼의 신 히멘이 태어났다는 전설도, 여신이 결혼과 사랑을 주재하는 신인 데서 생긴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미술사에서의 비너스
비너스상의 원형은 멀리 구석기시대 말기까지 거슬러올라간다. 인류 최초의 조형(造形)으로서 유럽의 산악지방에서 많이 출토된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나 《로셀의 비너스》 등 나체 여인상이 바로 그것인데, 흔히 이 여인상을 ‘돌의 비너스’라고 한다. 이 여인상들은 모두가 국부를 극단적으로 과장 표현한 사실로 보아, 생산과 풍요의 상징, 또는 주술적(呪術的) 욕망을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어 신석기시대에 들어와 메소포타미아의 니네베(어느웨)나 우르, 알 우바이드에서 출토된 토우(土偶:BC 3700년경), 키클라데스제도의 대리석 우상(BC 2000∼BC 1200) 등도 모두 나체로, 구석기시대의 ‘돌의 비너스’만큼 국부를 과장하지 않았으나, 이것들도 모두가 풍요 다산(多産)의 여신과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여성상이 풍요 다산이라는 원시적·주술적 구속을 벗어나 미의 여신으로서 미술의 역사 속에 크게 부각된 것은 그리스 이후부터이다.
BC 7세기에서 BC 6세기에 걸친 그리스 아르카이크기(期)의 여신은, 이오니아풍(風)의 키톤을 걸치고 한 손에는 비둘기나 사과를 든 정숙한 처녀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처럼 고대 그리스의 가장 위대했던 시기인 고전시대에는 여신이 고귀한 정신의 밑받침으로 정숙하게 표현되었으나, 이 후반에 들어오면서 여신의 모습은 앞서 말한 플라톤에 있어서처럼 정숙한 천상의 비너스로부터 차차 지상의 비너스로 이행하였다.
BC 4세기의 거장(巨匠) 프락시텔레스는 《크니도스의 아프로디테》에서 여신을 관능적인 알몸으로 표현하였다. 이 여신상의 그 우아한 모습은 아름다운 여성의 이상상(理想像)이 되어, 그 후 다양한 발전을 보인 나체 비너스상의 원형이 되었다.
그 후 헬레니즘 시대에 이르면, 여신은 한층 지상적·현실적으로 되어, 도이달사스의 《웅크린 비너스》나, 우물에 비친 자신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 《아름다운 엉덩이의 비너스》 등 관능의 기쁨에 취하는 자유분방한 모습이 되고, 마침내는 남녀 양성(兩性)을 갖춘 헤르마프로디테상(像)이 나타난다. 또 한편으로는 《밀로의 비너스》나 《메디치의 비너스》 등 고전 양식에 따른 걸작품도 만들어져 이 시대에는 비너스상에 있어 미술사상(史上) 드물게 보는 다양한 발전을 보였다.
여신을 알몸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내는 표현 형식은 헬레니즘 시대 이후 점차 일반화하여 로마시대에는 물론 나체를 죄악시하던 금욕적인 중세의 그리스도교 세계에서도 《창세기》의 이브나 그 후 막달라마리아 등의 상(像)을 통하여 이어졌다.
그리고 고대 부흥의 기운이 높아진 14·15세기에 이르면, 여신은 일찍이 헬레니즘 시대의 조상(彫像)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답고 관능적인 모습을 르네상스 회화 속에 다시 발전시켰다. 예를 들면, C.조르조네는 그의 명작 《잠자는 비너스》에서 자연의 대기 속에 꽃과 같은 육체를 화면 가득히 드러누운 모습으로 묘사하였고, V.티치아노는 《우르비노의 비너스》 《큐피드와 비너스》 《성애(聖愛)와 속애(俗愛)》 등을 그림으로써, 여신의 이름을 빌어 풍만한 여성의 육체를 찬미하였다.
이같은 경향은 시대가 흐름에 따라 더욱 현저해져, 근대 회화의 한쪽에서는 이 여신을 중심으로 한 나체 여인상을 가지고 회화의 한 장르를 이루었다. 또한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비너스가 손에 들고 있는 성스러운 것 가운데, 동물로는 비둘기·백조·제비·참새이고, 식물로는 천인화(天人花)·장미·모과·사과로 되어 있다.
그리핀의 머리를 한
스핑크스
천하제일의 장사 헤르쿨레스
헤라클레스(Heracles)
헤르쿨레스, Hercules, Herakles
요약 : 제우스는 알크메네와 낳은 아들 헤라클레스를 사랑하여 뛰어난 힘을 주고 왕위를 약속했지만 아내 헤라의 질투로 이루지 못한다. 헤라가 늘 헤라클레스를 위험에 빠뜨리려 해서 그는 끝없이 모험을 해야만 했다. 후대 사람들은 이 모험을 12가지 사역이라 하는데 힘과 용기로 시련을 극복한 이야기들이다.
그에 관한 아주 복잡한 신화의 배후에는 아르고스 왕국의 가신(家臣)이며 족장인 실재인물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전설에 따르면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와 페르세우스의 손녀딸 알크메네(→ 암피트리온)의 아들이다. 제우스는 페르세우스 집안에서 다음에 태어날 아이로 그리스의 통치자를 삼겠다고 맹세했지만, 제우스의 질투심 많은 아내 헤라의 계략으로 병약한 또다른 아이 에우리스테오스가 먼저 태어나 왕이 되었다.
성장한 헤라클레스는 에우리스테오스를 섬겨야 했고, 복수심이 강한 헤라의 박해에 시달려야 했다. 사실 그의 첫번째 공훈은 헤라가 요람에 있는 그를 죽이려고 보낸 뱀 2마리를 목졸라 죽인 일이다.
뒤에 헤라클레스는 보이오티아의 오르코메노스 왕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했고, 왕녀인 메가라와 결혼했다.
그러나 그는 헤라가 내린 광기의 발작으로 그녀와 아이들을 죽였고, 다시 에우리스테오스의 신하가 될 수밖에 없었다. 헤라클레스에게 그 유명한 노역들을 겪게 한 것도 에우리스테오스였다. 뒤에 헤라클레스의 노역은 보통 다음과 같은 12가지로 정리되었다.
① 네메아의 사자를 죽이는 일로서 이후로 헤라클레스는 그 가죽을 입었고,
② 9개의 머리를 가진 레르나의 히드라를 죽이는 일,
③ 아르카디아의 잡기 힘든 사슴을 잡는 일,
④ 에리만토스 산의 멧돼지를 잡는 일,
⑤ 엘리스 왕 아우게이아스의 외양간을 단 하루 만에 청소하는 일,
⑥ 스팀팔리아 늪지에 사는 사람을 먹는 괴물새들을 쏘아 죽이는 일,
⑦ 크레타 섬을 공포에 떨게 했던 미친 소를 잡는 일,
⑧ 비스토네스의 디오메데스 왕의 사람을 잡아먹는 암말들을 잡는 일, ⑨ 아마존 여왕 히폴리토스의 허리띠를 가져오는 일,
⑩ 서쪽 끝에 있는 에리테이아('붉은 색'이라는 뜻) 섬을 다스리는 몸이 3개인 거인 게리온의 소떼를 잡는 일,
⑪ 헤스페리데스가 세상 끝에서 지키고 있는 황금사과를 가져오는 일,
⑫ 지하세계에서 그곳의 문을 지키는 머리가 3개인 개 케르베로스를 데려오는 일 등이다(→ 아우게이아스).
이 노역들을 다 마친 헤라클레스는 군사원정을 포함한 다른 일들을 시작했다.
또 데이아네이라에게 청혼하기 위해 강의 신 아켈루스와 싸워 이겼다. 데이아네이라를 집으로 데리고 오는 도중 켄타우로스인 네소스가 그녀를 범하려 하자 헤라클레스는 독화살로 그를 쏘았다. 켄타우로스는 죽어가면서 데이아네이라에게 자신의 상처에서 나오는 피를 보관하라고 하면서 그 피가 묻은 옷을 입는 사람은 그녀를 영원히 사랑하게 되리라고 일러주었다.
몇 년 뒤 헤라클레스가 오이칼리아 왕 에우리토이의 딸 이올레와 사랑에 빠지자, 데이아네이라는 이올레가 자기의 경쟁자임을 알고 네소스의 피가 묻은 옷을 헤라클레스에게 보냈다. 그러나 사실 이 피는 강력한 독이었으므로 헤라클레스는 죽게 된다. 그의 시체는 오이타(지금의 그리스 오이티) 산의 장작더미에 놓여 몸은 타버리고 영혼은 하늘로 올라갔다.
하늘에서 그는 헤라와 화해하고 헤베와 결혼했다.
예술과 문학에서 헤라클레스는 보통 키에 엄청나게 힘이 세고 대식가·호주가·바람둥이이며, 보통은 친절하지만 가끔씩 무섭게 화를 내는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의 독특한 무기는 활이지만 곤봉도 가끔 사용했다. 이탈리아에서 그는 상인과 무역업자들의 신으로 숭상되었으나, 그밖의 사람들도 그에게 행운과 위험으로부터의 구원을 빌었다.
아테나
아테나(Athena)
요약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이다. 지혜, 전쟁, 기술, 직물, 요리, 도기 등을 관장하는 여신이다. 대개 투구와 갑옷을 입고 창과 방패를 든 여전사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헤라클레스, 페르세우스, 오디세우스 등 영웅들의 조력자로 등장한다. 배우자나 연인이 없기 때문에 처녀 신으로 불리지만, 헤파이스토스와의 사이에 아들 에리크토니오스를 두었다고도 한다. 아테네의 수호신으로 도시 이름이 그녀에게서 유래하였으며,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이 그녀에게 바쳐진 신전이다. 로마 신화의 미네르바에 해당한다.
상징 : 지혜, 지략, 이성
로마신화 : 미네르바(Minerva)
관련 상징 : 올빼미, 뱀, 올리브나무, 창, 아이기스(방패)
가족관계 : 제우스의 딸
목차
신화 이야기
출생
지혜의 여신 아테나 글라우코피스
전쟁의 여신 아테나 프로마코스
영웅들의 조력자
도시의 수호신 아테나 폴리아스
직물의 여신 아테나와 아라크네
처녀 신 아테나 파르테노스와 여신의 아들 에리크토니오스
팔라스 아테나
아테나 트리토게네이아
신화 해설
올림피아 12신
신화 이야기
출생
아테나는 제우스와 그의 첫 번째 아내 메티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메티스는 오케아노스와 테티스의 딸로 티탄 신족에 속하는 지혜와 기술의 여신이다. 헤시오도스는 『신들의 계보』에서 메티스를 “신과 인간 중에 가장 지혜로운 자”로 묘사하였다. 메티스는 제우스가 아버지 크로노스에 반기를 들어 그가 삼킨 자식들, 즉 자신의 형제들을 다시 토해 내게 할 때 이를 도왔다. 제우스는 메티스가 만들어 준 약 덕분에 크로노스로 하여금 자식들을 다시 토하게 할 수 있었다.
그 뒤 제우스는 메티스에게 구애했는데 평생 처녀로 살기를 원했던 메티스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녀는 줄기차게 쫓아오는 제우스를 피해 여러 가지 형상으로 모습을 바꿔 가며 도망쳤지만 결국 그에게 굴복하고 말았다. 둘의 결혼식 때 크로노스의 어머니 가이아는 제우스에게 불길한 예언을 하였다. 메티스가 딸을 낳으면 그 딸은 아버지와 대등한 능력을 지니게 될 것이고, 아들을 낳으면 아버지보다 더 강력하게 자라나서 제우스가 그랬듯이 아버지를 몰아내고 왕좌를 차지하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이에 제우스는 메티스가 임신을 하자 그녀를 통째로 삼켜 버린다. 이후 메티스가 밴 아기는 제우스의 몸속에서 계속 자라났고, 제우스가 참을 수 없는 두통을 호소하자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혹은 프로메테우스)가 도끼로 제우스의 이마를 찍어서 머리를 열었고, 그 속에서는 이미 장성한 아테나 여신이 무장을 한 채로 튀어나왔다. 제우스는 메티스를 삼킨 덕분에 그녀가 지녔던 지혜도 획득하여 강력한 왕권을 구축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신화에 의하면 메티스는 자신에게 욕망을 품고 쫓아오는 제우스를 피해 도망치다가 파리로 변했는데, 제우스가 이를 냉큼 삼켜 버렸다고 한다. 파리로 변한 메티스는 제우스의 혈관 속으로 들어갔다가 임신을 하게 되고, 그 상태로 제우스의 머리로 기어올라 갔다. 제우스는 머리 속에서 태아가 점점 자라나자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였고, 결국 헤파이스토스를 불러 자기 이마를 쪼개고 아이를 꺼내게 하였다는 것이다. 아테나는 제우스의 머리에서 무장을 하고 튀어나올 때 하늘과 땅이 뒤흔들릴 정도로 엄청난 함성을 내질렀다고 한다.
지혜의 여신 아테나 글라우코피스
아테나는 여러 가지 속성을 지녔지만 무엇보다도 지혜의 여신으로 손꼽힌다. 그녀가 관장하는 전쟁, 기예, 직물, 요리 등 다양한 영역들은 모두 이 속성으로 수렴된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녀의 혈통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속성은 누구보다도 어머니 메티스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테나가 제우스의 머리에서 온전한 성인의 모습으로 튀어나왔다는 출생 신화도 지혜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비교하자면 술과 도취의 신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의 넓적다리에서 태어나고 있다.
호메로스는 아테나를 ‘글라우코피스’, 즉 ‘빛나는 눈’을 지닌 여신으로 표현하였다. 올빼미를 뜻하는 ‘글라우크스’ 역시 글라우코피스에서 유래한 것이다. 커다란 눈으로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잘 분간할 수 있는 올빼미는 무지의 어둠 속에 지혜의 빛을 밝히는 아테나 여신을 상징하는 새가 되었다. 철학자 헤겔은 『법철학』 서문에서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에야 날개를 편다”는 말로 지혜의 늦됨을 표현하기도 했다. 미네르바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지혜와 기예의 신으로 그리스 신화의 아테나와 동일 인물이다.
아테나는 지혜의 여신답게 재판을 주관한다. 아테나 여신의 주관으로 열린 법정으로는 오레스테스의 재판이 유명하다. 친부의 복수를 위해 친모를 살해한 오레스테스의 유죄 여부를 놓고 아테네의 아레오파고스에서 열린 재판에서 아테네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의 판결이 찬반 동수로 나오자 아테나는 재판장으로서 1표를 행사하여 오레스테스에게 무죄를 선언했다.
전쟁의 여신 아테나 프로마코스
창과 아이기스(염소가죽으로 만든 방패 → ‘아이기스’ 참조)로 무장한 아테네는 전쟁의 여신이다. 하지만 같은 전쟁의 신인 아레스와는 사뭇 다르다. 아레스가 전투의 난폭한 면을 대표하는 신이라면 아테나는 지적인 전술을 대표한다. 그리스 인들, 특히 호메로스는 전쟁의 신으로서 아레스보다 아테나를 더 좋아했으며, 제우스도 아테나는 끔찍이 아끼면서도 아레스는 좋아하지 않았다.
전쟁의 여신 아테나에게는 ‘프로마코스’라는 별칭이 자주 붙는다. 프로마코스는 ‘미리 싸우는 자’, ‘앞서서 싸우는 자’라는 뜻으로 앞장서서 싸운다는 의미도 담고 있지만 주로 방어에 초점을 맞추어 싸우는 전사를 의미한다. 이런 명칭에서도 군신으로서 아레스와 다른 아테나의 성격이 드러나고 있다. 난폭한 아레스가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전쟁을 주도한다면 아테나는 지략과 이성으로 무장하고 무차별적 파괴로부터 도시와 문명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아테나는 거인족(기간테스)이 올림포스의 신들을 공격했을 때 중요한 활약을 했다. 그녀는 팔라스를 죽이고 그 껍질을 벗겨 자신의 방패에 씌웠고, 엔켈라도스는 시칠리아 섬으로 눌러서 꼼짝 못하게 했다.
영웅들의 조력자
아테나는 페르세우스, 벨레로폰, 헤라클레스, 이아손, 디오메데스, 오디세우스 등 영웅들의 모험을 돕는 여신으로도 자주 등장한다. 아테나는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죽이러 갈 때 그에게 날개 달린 샌들, 모습을 감추는 모자, 방패 등을 주면서 메두사의 목을 자르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메두사를 직접 본 사람은 돌로 변해 버리기 때문에 방패에 비친 모습을 보고서 머리를 잘라야 한다고 말해 준 것이다.
아테나는 또 헤라클레스를 싸움터에서 보호해 주고 그가 과업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무장시켜 주기도 했다. 가령 헤라클레스는 아테나가 준 청동 캐스터네츠 덕분에 스팀팔로스 호수의 새들을 놀래어 날아오르게 하여 화살로 쏘아죽일 수 있었고, 케르베로스를 잡으러 하계로 내려갈 때도 아테나의 길 안내를 받았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갈 때도 아테나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그의 귀향을 도와주었다. 아테나는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 앞에 아버지의 친구 멘토르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나타나서 충고와 조언을 통해 아버지의 귀향을 준비하게 하였고 (오늘날 조언자, 스승의 의미로 쓰이는 단어 ‘멘토’는 여기서 유래한다), 오디세우스가 칼립소의 섬에 갇혀 있을 때는 직접 제우스에게 요청하여 그를 풀어 주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테나는 오디세우스가 역경에 처했을 때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스스로 고난을 헤치고 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바로 이 점이 지혜와 지략의 여신 아테나가 영웅들의 조력자로서 신화에 자주 등장하게 되는 이유라 하겠다.
도시의 수호신 아테나 폴리아스
아테나는 여러 도시 국가(폴리스)의 수호신으로 간주되었다. 그녀의 이름을 딴 아테네 외에도 스파르타, 메가라, 아르고스 등의 도시에도 그녀의 신전이 세워져 있었으며, 트로이 인들은 팔라디온이라는 아주 오래된 아테나의 신상을 모셔 두고서 이 신상이 도시 안에 있는 한 트로이는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래서 트로이 전쟁 때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는 트로이 성 안으로 몰래 숨어들어 가 목숨을 걸고 팔라디온 신상을 훔쳐오기도 했다.
하지만 아테나의 가장 위대한 성역은 단연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이다. 아테나가 이 도시의 수호신 자리를 놓고 포세이돈과 겨룬 이야기는 유명하다. 두 신이 도시를 놓고 다투자 시민들은 누가 도시에 더 이로운 선물을 주는지의 여부로 수호신을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자 포세이돈은 삼지창으로 땅을 찔러 아크로폴리스 언덕에 바닷물이 솟아오르게 하였고, 아테나는 올리브 나무가 자라게 하였다. 아테네 시민들은 올리브 열매가 소금물 샘보다 더 유용하다고 판단하여 아테나를 자신들의 수호신으로 결정했다.
직물의 여신 아테나와 아라크네
아테나 여신이 주관하는 분야로는 전쟁과 지혜 외에 실용적인 기술도 꼽을 수 있다. 지혜를 통해서 탄생한 새로운 기술이나 기예는 대부분 아테나의 손에 의해 생겨난 것으로 생각되었다. 구체적으로 아테나는 직물과 도기, 요리의 여신으로도 추앙받았다. 직물의 여신 아테나와 관련된 신화로는 아라크네와 베 짜는 솜씨를 겨룬 이야기가 유명하다.
아라크네는 리디아에 사는 염색의 명인 이드몬의 딸로 베 짜는 솜씨가 대단해서 숲의 님페들까지 구경하러 오곤 했다. 솜씨가 아테나 여신에 버금간다는 주변의 칭찬에 우쭐해진 아라크네는 자신이 더 낫다며 아테나 여신과 직접 겨뤄 보기를 원했다. 아테나 여신은 노파로 변신하여 그녀에게 다가가 지나친 자만으로 신을 모독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아라크네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이에 분노한 아테나는 제 모습을 드러내고 그녀와 솜씨를 겨루었다.
아테나는 베의 중앙에 올림포스 신들의 위엄을 새겨 넣고 귀퉁이에는 경고의 의미로 신에게 도전했던 오만한 인간들의 비참한 최후를 수놓았다. 반면에 아라크네는 제우스가 동물이나 빗물로 변신하여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명예롭지 못한 애정 행각들을 묘사했다. 실제로 아라크네의 솜씨는 아테나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훌륭했다. 화가 난 아테나는 아라크네가 짠 천을 갈가리 찢고 북으로 그녀의 머리를 때렸다. 아라크네는 모욕감에 분을 참지 못하고 목을 매어 죽으려 했다. 하지만 아테나는 아라크네가 죽도록 놔두지 않고 그녀를 거미로 만들어 평생 몸에서 실을 뽑아 거미줄을 짜게 하였다.
처녀 신 아테나 파르테노스와 여신의 아들 에리크토니오스
아테나는 처녀성을 끝까지 지킨 여신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아테나의 이름에는 종종 ‘파르테노스’라는 별칭이 붙는다. 파르테노스는 ‘처녀’라는 뜻이며, 아테나의 신전은 파르테논이라고 불린다.
같은 처녀 신이지만 아테나는 아르테미스와는 달랐다. 아르테미스는 아예 남자를 멀리하여 숲에서 여자들끼리만 살았지만, 전쟁의 신이기도 한 아테나는 전쟁터에서 남자들과 어울려 싸우는 등 남성적인 행동을 즐겼으며 영웅들과 어울리며 조력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처녀 신 아테나에게도 아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아들을 얻게 된 연유가 조금 특이하다. 아테나는 전쟁에 쓸 무기를 얻기 위해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을 찾아갔는데, 마침 아프로디테에게 버림받은 헤파이스토스는 아테나에게 반해서 그녀를 끌어안고 사랑을 나누려 했다. 하지만 아테나는 끝내 거절하였고, 욕정을 주체하지 못한 헤파이스토스는 아테나의 다리에 사정을 하고 말았다.
불쾌해진 아테나는 양털로 헤파이스토스의 정액을 닦아서 땅에 던졌는데, 이로 인해 대지가 임신하여 에리크토니오스가 태어났다. 에리크토니오스는 ‘대지에서 태어난 자’라는 뜻이다. 아테나는 이 아이를 거두어 아들로 삼았다.
여신은 아이를 불사신으로 만들기 위해 뱀이 지키는 바구니에 넣어 케크롭스의 딸들에게 맡기며 절대로 열어 보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케크롭스의 딸들은 바구니를 열어 보고는 뱀이 아기를 휘감고 있는 모습에 놀란 나머지 아크로폴리스 언덕에서 투신하여 자살하였다. 아테나는 하는 수 없이 에리크토니오스를 바구니에서 꺼내서 파르테논 신전에서 길렀고, 아이는 나중에 자라서 아테네의 왕이 되었다.
팔라스 아테나
팔라스는 아테나 여신에게 가장 자주 붙는 별칭이다. 아테나에게 이 별칭이 붙는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다.
올림포스의 신들과 거인족 기간테스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 아테나는 기간테스의 하나인 팔라스를 죽이고 그 껍질을 벗겨 자신의 방패에 씌웠는데, 이때부터 팔라스라는 별칭이 이름 앞에 붙었다는 것이다.
다른 설에 따르면 팔라스는 바다의 신 트리톤의 딸로 아테나가 어렸을 때 함께 자랐다. 그런데 창던지기 놀이를 하다가 아테나가 실수로 팔라스를 죽이고 말았다. 친구의 죽음을 슬퍼한 아테나는 그 뒤로 자신의 이름에 팔라스의 이름을 덧붙였다. 아테나는 팔라스를 기리기 위해 신상 팔라디온도 만들었다. 팔라디온은 아테나 여신을 상징하는 신상이 되었다.
팔라스라는 별칭에 대한 또 한 가지 설은 아테나가 들고 있는 창과 관련된다. ‘팔라스’에는 ‘창을 휘두르는 자’라는 의미가 있어 아테나의 이름 앞에 붙었다는 것이다.
아테나 트리토게네이아
아테나에게 트리토게네이아라는 별칭이 붙게 된 연유에 대해서는 보이오티아, 아르카디아, 리비아 등지에 있는 트리토 혹은 트리토니스라는 이름의 호수 또는 강 근처에서 아테나가 태어났기 때문이라는 설과, 그녀가 바다의 신 트리톤에 의해 양육되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하지만 그녀가 트리톤에 의해 양육되었다는 설은 완전 무장을 한 채 성년의 모습으로 제우스의 머리에서 튀어나와 출생하였다는 신화와 일치하지 않는다.
신화 해설
올림피아 12신
“신들의 거처는 그리스 북부 테살리아의 올림포스 산꼭대기에 있다. 여기에는 계절의 여신들 호라이가 지키는 구름 문이 하나 있는데, 그 문은 천상의 신들이 지상으로 내려갈 때나 지상에서 천상으로 돌아올 때마다 열린다. 신들에게는 각기 그들의 거처가 있지만, 소집이 있을 때면 하나도 빠짐없이 제우스 신전으로 모인다. 지상, 수중, 지하에 살고 있던 신들도 모두 모인다. 이 올림포스 대신(大神) 제우스가 살고 있는 대신전 대전(大殿)에서는 많은 신들이 신들의 먹을 것과 마실 것인 암브로시아와 넥타르 잔치가 하루도 빠짐없이 열린다.”
(불핀치, 『그리스 로마 신화』)
제우스는 아테나의 모친 메티스의 도움으로 아버지 크로노스에게 약을 먹여 그가 삼킨 형제들을 다시 토해 내게 한 다음 이들과 힘을 합쳐 아버지가 다스리는 티탄 신족과 전쟁을 벌인다. ‘티타노마키아’라고 불리는 이 전쟁에서 승리한 제우스와 형제들은 티탄들을 대지의 가장 깊숙한 곳인 타르타로스에 가두고 세상의 지배권을 획득한다. 이후 전쟁을 주도한 제우스는 하늘을 차지하고, 포세이돈은 바다를, 하데스는 하계를 각각 다스리게 된다.
새로운 지배자가 된 신들은 올림포스 산에 기거하면서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신들의 회의를 여는데, 여기에 참여하는 고정 멤버들이 이른바 올림포스 주요 신이다. 올림포스 주요 신에는 크로노스에게서 태어난 제우스의 여섯 형제(제우스, 헤라, 데메테르, 헤스티아, 포세이돈, 하데스) 외에 제우스의 아들딸로 저마다 독자적인 영역을 관장하는 2세대 주요 신들(아폴론, 아르테미스, 아테나, 아레스, 아프로디테, 헤파이스토스, 헤르메스, 디오니소스)이 포함된다.
이렇게만 봐도 올림포스 주요 신은 열네 명이 넘어가는데, 고대인들은 이 숫자를 티탄 12신과 마찬가지로 12명으로 맞추고자 했다. 이는 그들이 12라는 숫자를 각별히 신성시했던 때문으로 보인다. 가령 1년 열두 달, 점성술의 12성좌, 불교의 12지신, 헤라클레스의 12과업, 예수의 열두 제자 등 숫자 12에 대한 고대인들의 선호는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누구를 12신에 포함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대개 지하세계와 바닷속에 머물며 올림포스에 올라오는 일이 거의 없는 하데스와 포세이돈을 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호메로스는 포세이돈을 올림포스의 12신에 포함시킨 반면 디오니소스의 이름은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또 헤로도토스는 헤라클레스를 12신에 포함시키고 있고, 플라톤은 올림포스 12신을 1년 열두 달과 연관시키면서 마지막 달을 하데스에게 할애하였다. 포세이돈 대신 헤스티아를 빼고 디오니소스를 그 자리에 넣기도 한다.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올림포스 12신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그리스 신화 로마 신화
제우스 유피테르
헤라 유노
데메테르 케레스
포세이돈 넵투누스
아테나 미네르바
아레스 마르스
아폴론 아폴로
아르테미스 디아나
아프로디테 베누스
헤르메스 메르쿠리우스
헤파이스토스 불카누스
디오니소스 바쿠스
바쿠스
디오니소스
개념이 의인화된 신
요약 : 디오니소스는 포도나무와 포도주의 신이며 풍요의 신이자 황홀경의 신이다.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 여신의 딸 세멜레와 제우스의 아들이다. 로마 신화의 바쿠스(Bacchus)에 해당한다.
구분 : 개념이 의인화된 신
상징 : 포도의 신, 포도주의 신, 다산과 풍요의 신, 기쁨과 광란, 황홀경의 신
어원 : 니사의 제우스
별칭
디메토르(Dimetor, 어머니가 둘인자), 트리고노스(Trigonos, 세 번 태어난 자), 폴리고노스(Polygonos, 거듭 태어난 자), 브로미오스(Bromios, 소란스러운 자), 리아에수스(Lyäus, 근심을 덜어주는 자), 니세우스(Nýseus, 니사에서 자란 자), 이아코스(Iakchos, 부르짖는 자), 바코스(Bacchos, 부르짖는 자), 자그레우스(Zagreus, 위대한 사냥꾼)
로마신화 : 바쿠스(Bacchus)
관련 상징 : 표범, 호랑이, 포도, 포도넝쿨, 지팡이 티르소스(Thyrsos), 탬버린처럼 생긴 악기 팀파논(Tympanon), 마이나데스(Mainades, 광란의 여자), 바카이(bacchae, 바코스의 신녀)
가족관계 : 제우스의 아들, 세멜레의 아들
목차
디오니소스 인물관계
신화 이야기
디오니소스의 이름
디오니소스의 탄생: 어머니가 둘인 자
또 다른 탄생 이야기
실레노스와 미다스 왕
디오니소스와 펜테우스
돌고래의 탄생
디오니소스와 리쿠르고스
디오니소스와 아리아드네
디오니소스 인물관계
세멜레 외에 디오니소스의 어머니로 여러 명이 언급되는데 데메테르, 이오, 페르세포네, 레테 등이다.
신화 이야기
디오니소스의 이름
디오니소스는 포도의 신이자 포도주의 신이고 다산과 풍요의 신이다. 또한 기쁨의 신이자 광란과 황홀경의 신이다. 그는 죽었다 다시 살아난 신으로써 부활의 신이자 잔인함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도취와 쾌락의 신이다. 그는 식물의 성장을 관장하는 리베르라고도 불린다.
그 외에도 디오니소스를 부르는 여러 가지 별칭이 있다. 디메토르(어머니가 둘 인자), 트리고노스(세 번 태어난 자), 폴리고노스(거듭 태어난 자), 브로미오스(소란스러운 자), 리아에우스(근심을 덜어주는 자), 니세우스(니사에서 자라난 자), 이아쿠스(부르짖는 자), 바쿠스(부르짖는 자), 자그레우스(위대한 사냥꾼) 등이 있다.
디오니소스의 탄생: 어머니가 둘인 자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의 사랑 이야기를 빼면 다 만든 음식에 소금을 안 넣은 것처럼 신화가 밍밍해진다. 제우스는 여신들은 물론 아름다운 인간 여인과 끊임없이 사랑하고 그 결과 헤라클레스, 디오니소스, 알피온, 아이오코스 같은 영웅이 탄생한다. 이 중 디오니소스가 어떻게 탄생하여 인간 사회에 중요한 문화를 형성했는지 알아보자
디오니소스의 어머니가 누구인지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의 어머니로서 데메테르, 이오, 페르세포네, 레테 및 인간 여인인 세멜레가 언급된다. 디오니소스의 탄생을 가장 극적으로 만든 어머니는 그 중 인간 여인인 세멜레이다. 신들 중의 최고의 신인 제우스와 인간 여인의 사랑은 풍부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낸다. 제우스의 정실인 헤라 여신은 가정과 결혼의 여신답게 남편이 한눈을 파는 것을 두고 보지 않는다. 흥미롭게도 그녀의 보복은 제우스에게 향하지 않고 제우스의 연인에게 분출된다.
제우스는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 여신의 딸인 세멜레를 사랑하고 세멜레는 디오니소스를 잉태한다. 헤라는 뒤늦게 그들의 관계를 눈치 챈다. 헤라 여신은 세멜레를 응징하기 위해 출동한다. 그녀는 세멜레의 어린 시절 유모인 베로에로 변신하여 세멜레를 찾아간다. 오랜만에 어린 시절의 유모를 만난 세멜레는 반가움에 그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재채기와 사랑은 숨길 수가 없다고 했던가.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귀 뿐만 아니라 입도 가벼워진다. 세멜레는 자신이 사랑에 빠졌음을 유모에게 고백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이는 바로 제우스 신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헤라 여신은 순진하게도 자신에게 제우스와의 사랑 이야기를 늘어놓는 세멜레에게 속이 부글부글 끊는다. 여신은 세멜레를 걱정하는 척하면서 그가 제우스인지 아니면 제우스를 사칭한 사기꾼인지 어떻게 알 수 있냐며 서서히 불신의 마음을 불어넣는다. 세멜레는 헤라의 부추김에 귀가 솔깃해진다. 프시케처럼 세멜레 역시 자신의 사랑이 어떤 파국을 맞을 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프시케’ 참조). 생각해보면 제우스의 말만 믿고 그가 제우스 신이라 생각했지 실제 제우스 신의 본모습을 본 적은 없었다. 제우스 신이 자신이 제우스임을 증명하는 신분증명서를 보여준 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면 제우스는 왜 항상 변장한 모습으로 세멜레를 찾아올까. 헤라의 질투가 두려워서일까. 그 이유는 제우스의 속성과 관련이 있다. 제우스는 밝음과 광명과 광채를 관장하고 번개를 사용하는 신이다. 그런 신을 유한한 생명을 가진 인간이 직접 볼 수가 없다. 아니 보아서는 안된다. 제우스를 직접 보는 순간 열기에 타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헤라 여신은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세멜레가 사랑하는 이의 손에 직접 죽도록 하는 잔인한 복수 방법을 택한 것이다.
신화 속에서 인간의 호기심은 혹은 금기를 깨는 사람은 비참한 종말을 맞는다. 신들은 뭔가를 알아내려고 하는 인간들을 용납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인간의 이런 행동은 그들에게 도전하는 작은 움직임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인간의 호기심은 신화에서 좋은 결과를 가지지 못한다. 어쨌든 세멜레의 절박한 호기심은 그녀를 죽음으로 이끈다.
헤라가 돌아간 후 생각에 잠겨있던 세멜레는 제우스가 오자 그에게 부탁 한 가지만 들어달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여자의 부탁을 그것도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 제우스는 호기롭게, 아니 경솔하게도 스틱스 강에 걸고 부탁을 들어주겠노라고 약속한다. 그런데 그 부탁은 인간으로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었다. 제우스는 신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보여 달라는 세멜레의 말에 신음을 뱉어난다. 그러나 이미 스틱스 강에 맹세까지 했으니 세멜레가 어떻게 죽게 될 지 명백하지만 다시 물릴 수도 없었다.
결국 제우스는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아니 보아서는 안 될 영광스런 신의 모습을 찬란하게 드러낸다. 안타깝게도 세멜레는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처음으로 확인한 바로 그 순간 그의 광채에 불타 죽고 만다. 누가 세멜레에게 불신의 마음 때문에 죽음을 자초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보통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 세멜레에게는 목숨까지 바쳐야 하는 과한 소원이 된 것이다.
이미 세멜레의 태중에는 제우스의 자식이 자라고 있었다. 자식마저 죽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래서 제우스는 세멜레의 태중에서 아이를 꺼내어서 자신의 허벅지에 넣고 꿰맸다. 제우스의 허벅지는 일종의 인큐베이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의 허벅지에서 남은 산달을 채우고 태어난다. 디오니소스에게 “어머니가 둘인 자”라는 별명은 여기에서 생긴 것이다. 자신을 잉태해준 세멜레와 자신을 낳은 제우스를 말한다.
2세기 경 그리스의 저술가 아폴로도로스의 『비블리오테케』를 보면 디오니소스는 저승으로 내려가 어머니 세멜레를 데리고 올라와 그녀와 함께 하늘로 올라간다.
디오니소스가 태어난 후 헤르메스는 제우스의 명을 받고 아이를 인도의 니사산의 님페에게 데리고 간다. 그곳에서 이모인 이노와 니사의 님페들이 헤라의 눈을 피해 디오니소스를 키운다.
또 다른 탄생 이야기
오르페우스 교에서 디오니소스는 세멜레의 아들이 아니라 페르세포네의 아들이라고도 한다. 페르세포네는 제우스와 데메테르의 딸이다. 제우스가 자신의 딸에게 뱀의 모습으로 접근해 디오니소스 자그레우스(위대한 사냥꾼)를 낳는다. 제우스는 그의 아들을 극진히 사랑한다. 이것이 헤라의 질투심을 자극하고 헤라는 티탄을 꾀어서 디오니소스를 죽이라고 한다. 티탄은 디오니소스를 7부분으로 갈가리 찢어서 요리를 해서 먹어버린다. 크게 분노한 제우스는 티탄에게 번개를 내리친다. 자그레우스와 티탄은 재가 되고 그 재에서 인류가 탄생했다고도 한다. 그래서 인간성 속에는 신성과 야성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한다. 혹자는 자그레우스의 불탄 재에서 첫 번째 포도나무가 자라났다고 한다.
레아가 자그레우스의 뼈를 모아 조합해 그를 다시 살려서 페르세포네에게 돌려주었다는 설도 있다. 또 다른 이야기는 아테네가 디오니소스의 심장을 치워놓았고 제우스는 그것을 세멜레에게 먹도록 했다. 이렇게 세멜레는 디오니소스를 다시 잉태한다. 그래서 디오니소스 자그레우스는 ‘부활’을 상징하기도 한다.
실레노스와 미다스 왕
디오니소스의 스승 실레노스는 딸기코를 하고 있고 머리에는 포도 덩굴과 포도를 이고 있고 배는 불룩 튀어나온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주로 등장한다. 그는 반인반수의 사티로스로 표현되기도 한다. 실레노스는 지혜로운 노인이었지만 항상 고주망태로 술에 취해 있다.
술주정뱅이 실레노스와 황금 손의 대명사인 미다스 왕은 어떻게 만났을까. 그리고 디오니소스가 어떻게 미다스 왕의 나라에 갔을까.
디오니소스는 오르페우스를 잔인하게 죽인 트라키아 여자들에게 분노하여 모든 트라키아 여인들을 나무로 만들어버린다(→‘오르페우스’ 참조). 그러고도 그는 분이 풀리지 않자 트라키아 땅을 떠나 티몰루스 산의 포도밭과 팍톨로스 강을 찾아간다. 그를 따르던 디오니소스 교도들과 사티로스들이 그의 주위에 모였지만 늘 함께 하는 디오니소스의 스승 실레노스가 보이지 않았다. 사연은 이렇다. 실레노스가 술에 흠뻑 취해 온 마을을 휩쓸고 다니자 보다 못한 농부들이 실레노스를 붙잡아 미다스 왕에게 데려간다.
미다스 왕은 한때 디오니소스 비교에 심취한 적이 있기 때문에 디오니소스의 스승인 실레노스를 한눈에 알아본다. 그리고 그를 정중히 모시고 열흘 낮밤을 연회를 베푼다. 열 하루째 되는 날 미노스는 실레노스를 디오니소스에게 데려다 준다. 걱정하던 스승이 눈앞에 나타나자 디오니소스는 반가운 마음에 미다스 왕에게 스승을 잘 돌보아준 은혜를 갚고 싶으니 무슨 소원이든 말하라고 한다. 그러나 미다스는 비록 왕이지만 좋은 운명은 타고 나지는 못한 듯하다. 그는 기회를 잡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을 위기로 바꿔버리는 기막힌 팔자를 타고 난 것이다. 아니, 팔자라기보다는 어쩌면 그의 욕심, 그의 성격이 만든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니콜라 푸생, 1624, 디오니소스는 스승 실레노스를 환대한 미다스에게 소원을 말해보라고 한다.
미다스가 그의 소원을 말하자 디오니소스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한다. 과연 그의 소원은 무엇이었을까? 어이없게도 그는 자신의 손에 닿는 것은 무엇이든 황금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 소원을 들은 디오니소스는 차마 말은 하지 못하지만 그의 어리석음을 안타까워한다.
미다스는 앞으로 그에게 어떤 재앙이 닥칠지는 생각하지도 못하고 천하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희색이 만연하여 궁전으로 돌아간다. 그가 시험 삼아 참나무 가지 하나를 꺾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참나무 가지가 즉시 황금가지로 변한 것이다. 그의 손길이 닿는 것은 하나같이 모두 금으로 변한다. 그는 서둘러 궁전으로 돌아온다. 그는 즉시 궁전의 기둥을 만져본다. 그것도 역시 황금으로 변한다.
미다스 왕은 이제 욕심껏 황금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가 이렇게 황홀한 꿈에 빠져 있을 때 저녁식사가 차려진다. 아뿔사! 그러나 성대하게 차려진 식탁은 그에게 잡을 수 없는 신기루가 되고 만다. 그의 손에 닿은 빵은 먹기도 전에 황금으로 변하고 포도주도 그 맛을 음미하기도 전에 황금술로 변한다. 미다스 왕은 세상에서 최고의 부자가 될 수는 있으나 어이없게도 한 조각의 빵과 한모금의 물도 마시지 못하고 굶어죽을 처지에 이른 것이다.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그토록 원하는 황금이 이제 그에게는 진저리나는 고통이 된 것이다.
황금의 ㅎ자만 들어도 몸서리가 쳐진 그는 디오니소스 신에게 제발 번쩍이는 황금재앙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한다. 사람의 지나친 욕심이 번쩍이는 황금을 재앙으로 만든 것이다. 용서를 청하는 미다스 왕의 간절한 기도를 들은 디오니소스는 사르데스에 인접해 있는 강의 발원지로 가서 머리와 몸을 담가 죄를 씻어내라고 말한다.
미다스 왕은 디오니소스 신의 말대로 즉시 행한다. 그러자 모든 것을 황금으로 만드는 그의 능력은 강물로 옮겨가서 강물 빛이 황금빛으로 물든다. 그가 손을 씻은 강물에는 금 조각들이 가득 들어있어 그때부터 사람들은 그곳에서 금을 채취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신비한 자연현상인 사금을 미다스 신화를 통해서 설명하려고 한 것이다.
디오니소스와 펜테우스
펜테우스는 카드모스의 손자로 에키온과 아가우에의 아들이다. 카드모스가 디오니소스의 어머니인 세멜레의 아버지인 것을 생각하면 펜테우스와 디오니소스는 사촌지간이다. 그러나 외할아버지에게 왕위를 계승받아 테바이의 왕이 된 펜테우스는 디오니소스와 잔인한 악연에 얽혀든다. 오비디우스는 『변신이야기』에 그들의 악연과 펜테우스의 끔찍한 죽음을 상세하게 그리고 있다.
디오니소스는 고향 테바이로 돌아오지만 그의 사촌인 펜테우스 왕은 새로운 종교, 즉 디오니소스의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디오니소스의 귀환이 알려지자 남녀노소 뛰어나와 그를 환영한다. 특히 여자들이 그에게 열광한다. 예언자 테레시아스는 펜테우스에게 디오니소스 신을 경배하지 않는다면 그의 몸이 갈기갈기 찢기고 어머니와 이모의 손에 피를 묻히는 끔찍한 일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지만 그는 그의 예언을 완전히 무시한다.
펜테우스는 테레시아의 간곡한 예언뿐만 아니라 외조부 카드모스와 이모부 아타마스(그는 카드모스의 딸 이노와 재혼한다.)의 진실한 충고도 귓등으로 흘려버린다. 물론 절친한 친구들과 슬기로운 신하들의 간언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이 디오니소스 신을 홀대하지 말라고 간언하면 간언할수록 펜테우스는 더 완고해진다.
뿐만 아니라 펜테우스는 디오니소스의 기적 같은 위력을 직접 경험한 항법사 아코이테스의 증언도 완전히 무시하고 그를 튼튼한 감옥에 가둔 후 죽이라고 명령한다. 아코이테스는 펜테우스 명령에 따라 감옥에 갇힌다. 그러나 형리들이 사형 도구를 준비하는 사이에 옥문이 저절로 열리고 그의 손발을 묶은 사슬 또한 저절로 풀린다. 형리들이 사형을 집행하기 위해 감옥으로 들어왔을 때 아코이테스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이런 기적을 직접 목격했음에도 펜테우스의 고집은 꺾이지 않았다.
갖은 충고와 간언을 무시한 펜테우스는 결국 자신이 죽을 장소를 스스로 찾아간다. 그는 신하를 보내는 대신 자신이 직접 디오니소스 여신도들이 신성한 의식을 행하는 키타이론 산으로 갈 결심을 한 것이다. 그 곳에서 그는 절정에 이른 디오니소스의 신성한 의식을 엿본다. 광란 상태에 빠진 여자들 중 하필이면 그의 어머니가 아들 펜테우스를 제일 먼저 발견한다.
다른 사람도 아닌 어머니가 선두에 서서 아들의 죽음을 지휘하는 천륜을 어기는 사건이 벌어진다. 광기에 빠진 그녀는 언니들에게 외친다. “들판을 헤매는 엄청나게 큰 멧돼지를 같이 잡아 죽입시다. 저기 저 멧돼지 말이에요.” 광란에 빠진 어머니에게 아들은 벌판을 헤집고 다니는 거대한 멧돼지로 보인 것이다. 그러자 광란 상태에 빠진 무리 전체가 펜테우스에게 몰려들면서 그를 추격한다. 공포에 질린 펜테우스는 디오니소스 신을 홀대한 자신의 죄를 뉘우친다고 다급하게 외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펜테우스는 두 명의 이모들이 그의 오른 팔과 왼팔을 잡아 뜯자 속수무책의 고통 속에서 애타게 어머니를 부른다. 하지만 이미 그의 어머니 눈에 펜테우스는 자신의 귀한 아들이 아니라 잡아 죽여야 할 멧돼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머니는 몸통만 남은 아들의 애타는 구원의 요청을 무시하고 아들의 머리를 뒤로 젖혀 잡아 뽑은 후 자신의 한 일을 보라고 주변의 여인들에게 목청껏 외친다.
그 이후 이스메노스 여인들은 디오니소스 신을 경배하지 않으면 부모 자식 사이라도 해도 갈갈이 찢겨 죽는 끔찍한 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마음 깊이 새기고 디오니소스 신을 열심히 경배했다고 한다.
디오니소스는 자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가혹한 벌을 내린다. 『비블리오테케』에는 펜테우스 외에 디오니소스의 저주를 받은 아르고스의 여인들이 나온다. 그는 아르고스인들이 그를 숭배하지 않자 그 곳의 여자들을 미치게 한다. 디오니소스로 인해 광기에 빠진 여인들은 자신들의 젖먹이 아이들을 산으로 데려가 먹어치웠다고 한다.
돌고래의 탄생
펜테우스의 신하들에게 잡혀온 항법사 아코이테스의 입을 통해 디오니소스가 선원들을 어떻게 돌고래로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다.
디오니소스를 잡으러 간 펜테우스 왕의 신하들이 돌아온다. 그들은 디오니소스 신자들에게서 쫓겨오는 와중에 용케 항법사 한 명을 잡아온다. 항법사 아코이테스는 디오니소스라면 치를 떠는 펜테우스에게 차분히 자신의 신분을 밝힌다. 이어 디오니소스가 얼마나 위대한 신인지를 설명한다. 여기서 그의 진술을 정리해서 들어보자.
“델로스 섬으로 배를 몰고 가는 도중 키오스 섬 해안에 정박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다음 날 선원들을 보내어 신선한 물을 길어 오라고 했지요. 그리고 나는 언덕에 올라가 바람의 방향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선원들이 미소년 한 명을 데리고 오더군요. 소년은 술과 잠에 취해 비틀비틀 겨우 쫒아오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나는 소년의 옷차림과 얼굴, 걸음걸이에서 인간에게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신의 기품 같은 것을 느낄 수가 있었지요. 나는 선원들에게 이 소년은 신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선원들은 나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지요. 그들은 관심사는 오로지 소년의 몸값이었습니다.
나는 이 범상치 않은 소년을, 아니 신성한 분을 싣고 항해하려니 두려웠습니다. 나는 이 배가 신성을 모독할 지도 몰라 걱정되어 그들을 말리다가 큰 싸움이 일어났습니다. 이 소란의 와중에 소년이 깨어났습니다. 선원들이 소년에게 어디로 가고 싶은지 묻자 낙소스로 방향을 잡으라고 말하고 그들이 낙소스에서 환대를 받을 것이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선원들은 디오니소스 신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키를 낙소스로 돌리라고 말했습니다.
낙소스로 가자면 오른쪽 뱃길을 택해야 했기에 나는 그쪽으로 방향을 잡고 돛을 올렸습니다. 아, 그랬더니 어떤 녀석은 눈알을 부라렸고 어떤 녀석은 제 귀에다 뭐라 뭐라 말했습니다. 저더러 배를 반대 방향으로 몰고 가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처구니없게도 선원들 대부분은 그 말에 동조하며 자신들의 속마음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내가 어찌 그들의 범죄에 동참하겠습니까. 나는 키를 놓아버렸고 다른 선원이 키를 잡았습니다.
디오니소스 신은 모든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 분은 선원들의 속셈을 알아차리고 바다를 바라보고 짐짓 눈물을 흘리는 체하며 말씀하셨습니다. ‘이곳은 내가 원하던 곳이 아닙니다. 내가 대체 무슨 잘못했다고 이렇듯 날 속이는 것입니까? 소년 한 명을 속여서 대체 무슨 영광을 얻으려고 합니까?’ 하지만 선원들은 디오니소스 신을 비웃으며 가던 방향으로 항해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배가 바다 한가운데에 우뚝 서 버린 것입니다. 선원들은 당황하여 쉴 새 없이 노를 젓고 돛을 펼치며 계속 앞으로 나가려고 법석을 떨었지만 배는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세상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포도 덩굴이 노를 촘촘히 감고 있어서 노를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굵직굵직한 포도송이가 돛을 뒤덮고 있어 돛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놀랍게도 디오니소스 주변에 호랑이들과 살쾡이들 그리고 사나운 표범의 환영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선원들은 공포에 질렸고 몇몇 선원들은 미쳐서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자 선원들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신이 검어지며 척추가 눈에 띄게 활처럼 굽기 시작했습니다. 입은 쭉 찢어지고 코가 구부러지고 살갗은 딱딱해지며 비늘로 덮였습니다.
배에 남아있던 한 선원은 공포에 질려 노를 저으려고 했는데 그의 양손은 어느새 지느러미 크기로 줄어들었습니다. 다른 선원은 밧줄을 잡으려 했는데 팔이 없어지자 사지 없는 몸통을 솟구치더니 바다로 뛰어들더군요. 다리가 있던 곳에서는 초승달 모양의 꼬리가 나왔습니다. 선원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돌고래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들은 배 주위로 떠오르면서 세차게 물보라를 일으키거나 물 위로 떠올랐다가 다시 물밑으로 들어갔습니다. 큰 콧구멍으로는 물을 뿜어댔습니다. 디오니소스 신께서는 저를 위로하며 두려워 말고 배를 낙소스로 돌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분 말씀대로 했고 낙소스(낙소스는 디오니소스 신앙의 발원지가 된다.)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디오니소스 신의 추종자가 되었습니다.”
디오니소스와 리쿠르고스
트라키아의 왕 리쿠르고스도 펜테우스처럼 디오니소스를 박해하다 파탄에 빠진 인물이다. 디오니소스와 리쿠르고스의 이야기는 아폴로도로스의 『비블리오테케』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엿볼 수 있다.
아폴로도로스와 호메로스는 디오니소스를 위협한 대가로 잔인하게 보복당하는 리쿠르고스의 모습을 짧지만 강력하게 묘사하고 있다. 황홀경의 신이자 복수를 서슴지 않는 공포의 신다운 디오니소스의 모습이 이 일화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일리아스』를 보면 리쿠르고스는 니사 산에서 디오니소스와 그의 유모들을 목동의 막대기로 위협한다. 그러자 위험을 느낀 디오니소스는 바다로 뛰어든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는, 헤라가 집어 던진 헤파이토스를 살려준 것처럼 디오니소스를 구해준다. 제우스는 자신의 아들을 위협한 리쿠르고스에게 노해서 그를 장님으로 만들어 버린다.
아폴로도로스는 『비블리오테케』에서 리쿠르고스의 죽음을 좀 더 잔인하게 들려준다.
드리아스의 아들로 스트리몬 강변에 살던 에도네스 족(트라케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마테도니아의 북동 지방에 있다.)을 다스리던 리쿠르고스는 디오니소스를 모욕하고 배척한다. 디오니소스는 바다의 여신 테티스에게 피신을 하고 그의 여신도들과 사티로스들은 포로가 된다.
그러나 디오니소스의 벌을 받아 미쳐버린 리쿠르고스는 아들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는 아들을 포도나무 가지로 착각하고 도끼를 휘둘러 자신의 아들을 죽이고 그것도 모자라 아들들의 사지를 절단하고서야 정신을 차린다. 디오니소스는 자식들을 애비의 손으로 능지처참하게 하는 잔인한 벌을 내렸지만 광기의 신답게 리쿠르고스를 더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간다. 그는 리쿠르고스의 땅에 저주를 내려 땅에서 어떤 수확도 거두지 못하게 한다. 농부들은 농작물을 수확하지 못하자 시름에 젖는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디오니소스는 그들이 자신들의 왕 리쿠르고스를 죽여야 대지는 다시 활기를 띠고 농작물을 수확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안 그러면 굶어죽을 처지에 놓인 백성들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는 듯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왕을 붙잡아 팡가이이온 산으로 끌고 가 그를 꽁꽁 묶어놓는다. 그곳에서 리쿠르고스는 디오니소스 뜻대로 사나운 야생마들에 찢겨 죽는다.
디오니소스와 아리아드네
디오니소스와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의 만남과 결혼에 대해서는 작가마다 약간씩 다르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를 보면 아이게우스의 아들 테세우스는 마침내 괴물을 죽이고 무사히 미로를 탈출한다.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미로에서 빠져 나온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를 데리고 디아 섬을(낙소스 섬의 옛 이름) 향하여 출발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위해 모든 영광과 안락함을 버린 아리아드네를 디아 섬의 해안에 냉정하게 버리고 떠나버린다. 아리아드네는 자신의 조국과 아버지를 배신하고 오로지 사랑만을 택했는데 그 사랑의 대가를 이토록 쓰디쓰게 받아야하는 자신의 신세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디오니소스 신이 나타나 그녀를 구원한다. 완벽하게 버림받고 고통과 좌절 속에 넋을 놓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디오니소스가 반한 것이다. 디오니소스는 절망에 빠진 아리아드네를 따뜻하게 안아준다. 그리고 그녀가, 별들 사이에서 영원히 빛날 수 있게 그녀가 쓰고 있던 왕관을 벗겨 하늘로 던지자 왕관은 대기를 날아가 하늘에 박힌다. 아리아드네의 왕관은 아직도 왕관 모양을 간직한 채 헤라클레스 자리와 뱀주인 자리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북쪽 하늘의 왕관자리)
아폴로도로스는 『비블리오테케』에서 “납치”라는 단어를 쓰면서 디오니소스와 아리아드네의 만남을 짧지만 강렬하게 묘사하고 있다. 낙소 섬에 도착한 아리아드네는 마침 그 섬에 있던 디오니소스의 눈에 띈다. 디오니소스는 아드리아네를 납치하고 그녀를 아내로 맞이한 후 토아스, 스타필로스, 오이노피온과 페파레토스를 낳는다.
호메로스는 『오디세이아』에 디오니소스 때문에 아리아드네가 죽었다고 기술한다. 호메로스의 디오니소스는 어딘가 비겁해 보인다. 왜냐하면 낙소스 섬에서 디오니소스가 아르테미스에게 무엇인가를 일러바친 후 여신은 아리아드네를 죽이기 때문이다. 호메로스의 묘사는 아주 짧아서 디오니소스가 대체 무슨 말을, 왜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다. 다만 아리아드네와 테세우스가 아르테미스의 신성한 숲에서 사랑을 나눈 것을 디오니소스가 귀띔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만약에 그랬다면 신성한 숲을 더럽힌 아리아드네는 여신의 징벌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살펴보았듯이 디오니소스와 아리아드네의 만남은 대부분 짧게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오비디우스는 그의 『사랑의 기술』에서 디오니소스와 아리아드네의 만남에 극적인 요소를 많이 불어 넣는다.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아무도 빠져나오지 못한 미로를 빠져 나온다. 그는 항구해 정박해 있는 모든 배의 밑바닥에 구멍을 뚫고 아리아드네를 데리고 크레타를 탈출한다. 식수를 조달하기 위해 잠시 낙소스 섬에 들린 테세우스는 그녀가 잠이 들자 미련 없이 그녀를 섬에 버려두고 떠나버린다. 잠에서 깬 아리아드네는 현실을 깨닫고 넋이 나간 채 낯선 해변을 헤매며 울부짖는다. 산발한 모습에 신발도 신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잃어버린 한 여인의 완벽한 슬픔은 그녀를 더욱 아름답게 한다.
그때 디오니소스가 요란한 음악 소리를 내며 여신도들과 술에 만취한 스승 실레노스와 함께 나타난다. 디오니소스는 포도 덩굴로 뒤덮인 수레를 끄는 표범에게 채찍질을 하면서 등장한다. 그 모습을 보면 누군들 놀라지 않겠는가. 아드리아네 역시 위협적인 디오니소스 신의 모습에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된다. 그녀는 공포에 질려 도망가려 했으나 발이 땅에 붙은 듯 꼼짝도 하지 못한다.
그때 디오니소스 신은 아리아드네를 급하게 부른다. 그리고 그가 그녀를 아내로 삼을 것이며 절대로 버리는 일도 없을 것이고 끝까지 그녀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결혼 선물로 줄 황금관으로 하늘에 별자리도 만들어 줄 것이고 그 별자리가 길 잃은 배들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디오니소스는 마차에서 뛰어내려 아리아드네를 성큼 안고서 순식간에 숲 속으로 사라진다. 그녀는 디오니소스에게 저항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사랑하는 남자 때문에 아버지와 조국을 배신한 여인, 모든 것을 버리고 택한 남자에게 버림받은 여인, 그러나 마지막에는 신의 아내가 되어 밤하늘의 빛나는 별자리가 되는 영광을 누리는 반전드라마 속의 여주인공이 된 여인, 그가 바로 아리아드네이다. 아리아드네와 디오니소스의 일화는 예술가들의 영감을 자극하여 훌륭한 예술 작품을 남겼다.
바쿠스에 관한 설명
제우스가 낳은 ‘와인의 신’ 디오니소스는 어떻게 바쿠스가 됐나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세계일보 디지털기획입력 : 2023-01-28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로마 토속신화와 그리스신화 결합 로마신화 탄생/
그리스 포도 품종 안소니카 수천년 시간 뛰어넘어 이탈리아 시칠리아·질리오섬에서 꽃 피어/
안소니카로 빚는 비비 그라츠 화이트 와인 탄생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사랑이 시작된 아름다운 베키오 다리가 내려다보이는 우피치 미술관.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의 배경무대 피렌체 두오모와 조토의 종탑을 지나 다비드상을 만나는 시뇨리아 광장에 들어서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술품을 소장한 우피치 미술관이 보입니다. 특히 와인마니아라면 피렌체 여행에서 우피치 미술관을 지나칠 수 없죠. 레오나르도 다빈치, 보티첼리, 라파엘로 등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속에서 우아하게 와인 잔을 들고 있는 카라바조의 걸작 ‘바쿠스’가 바로 우피치 미술관의 소장품이기 때문입니다. 바쿠스는 디오니소스와 같은 ‘술의 신’이자 ‘와인의 신’입니다. 같은 신이 왜 다른 이름으로 불릴까요.
◆그리스·로마 신화와 ‘와인의 신’ 디오니소스
술의 신이 그리스신화에선 디오니소스로, 로마신화에선 바쿠스로 등장합니다. 로마인들은 전성기때도 그리스 말을 배울 정도로 그리스 문화를 숭상했는데 그리스 신화가 로마로 넘어가 로마의 토속신화 합쳐져 탄생한 것이 로마신화랍니다. 이 때문에 그리스신화와 로마신화는 거의 비슷합니다. 보통 ‘그리스·로마신화’로 불리는 이유죠. 다만 그리스신화에선 신들이 주인공이고, 로마신화에선 인간의 사건들이 중심으로 신들은 조연으로 등장합니다.
로마신화에선 신들의 이름이 바뀝니다. 최고신 제우스는 유피테르(주피터),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넵투누스, 전쟁과 지성의 여신 아테나는 미네르바, 불과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는 불카누스, 여행의 신 헤르메스는 메르쿠리우스, 미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비너스, 전쟁과 파괴의 신 아레스는 마르스, 사랑의 신 에로스는 큐피도(큐피드)가 됩니다. 앞뒤로 두개의 얼굴을 지닌 야누스 정도가 로마신화에만 등장합니다.
그중 디오니소스(Dionysos)는 어떻게 와인의 신이 됐을까요. 그의 모친은 테바이의 왕 카드모스의 딸인 아름다운 인간 여인 세멜레(Semele). 그녀와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바로 디오니소스랍니다. 제우스의 아내 헤라는 세멜레가 제우스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고 그녀를 파멸시키려고 세멜레가 어릴때 친하게 지낸 유모로 둔갑해 접근합니다. 그리고 헤라는 “제우스가 올림포스 주신이라고 사기 치는 것 아니냐. 정말 신이라면 증거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라”며 세멜레를 끊임없이 유혹하죠.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세멜레는 과연 제우스가 신인지 의심하기 시작했고 결국 제우스에게 “당신이 정말 신이라면 증거를 보여달라”고 재촉합니다.
제우스는 이미 그녀가 원하는 것이면 뭐든지 들어주겠다고 스틱스 강물에 대고 맹세한 상황. 세밀레가 계속 조르자 제우스는 천둥과 번개에 휩싸인 천상의 갑옷을 입고 나타나지만, 인간 세멜레는 그 휘황찬란한 빛을 감당하지 못해 그만 불에 타 재로 변하고 맙니다. 이 소식을 들은 제우스는 세멜레에게 달려가 뱃속에 든 아기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 안쪽에 심어 키웠고 신으로 태어난 아기가 바로 디오니소스랍니다. 그는 니사의 요정에게 맡겨져 자라납니다. 하지만, 질투심 많은 헤라는 디오니소스를 그대로 둘 리 없죠. 그를 미치광이로 만들어 세상을 떠돌게 만들어버립니다. 이렇게 디오니소스는 세상의 여러곳을 여행하며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법을 퍼뜨립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이탈리아로 전파된 인졸리아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서남부의 유서 깊은 도시 아그리젠토(Agrigento)에는 이런 그리스신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그리스는 기원전 8세기부터 시칠리아에 여러 식민도시를 건설했는데 아그리젠토는 그리스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던 곳으로 BC 406년 인구는 20만명에서 최대 80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그리젠토 ‘신전의 계곡’에는 그리스 보다 더 원형이 잘 보존된 신전들이 즐비합니다. 기원전 5세기 중반에 고대 도리아식으로 지은 헤라 라치니아 신전과 조화·화합의 여신 콘코르디아 신전이 유명하고 영웅 헤라클레스,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 신전 등도 있어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이탈리아 여행 계획이 있다면 시칠리아 아그리젠토에 꼭 가봐야 하는 이유랍니다.
그리스 와인의 역사는 4500년이 넘고 토착품종만 350종이 넘는데 지금도 매일 새로운 품종이 발견돼 그리스는 ‘포도 품종의 쥬라기 공원’으로 불린답니다. 디오니소스와 그의 후예 그리스 상인들을 따라 그리스의 여러 포도 품종들이 시칠리아를 거쳐 로마, 토스카나, 사르데냐를 통해 남프랑스와 스페인 등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갑니다. 시칠리아는 토착품종들이 많습니다. 레드 품종 네렐로 마스칼레제(Nerello Mascalese, 네렐로 카푸치오(Nerello Cappuccio)가 유명하고 화이트는 인졸리아(Inzolia), 그릴로(Grillo), 에트나 비앙코(Etna Bianco), 지비보(Zibibbo)가 대표 품종입니다. 그리스에서 전파된 품종도 보이는데 그레카니코(Grecanico)는 이름 자체가 ‘그리스’란 뜻입니다.
인졸리아는 와인을 많이 마셔본 이들에게도 아주 생소한 품종입니다. 국내에서 거의 찾기 힘든 와인이기 때문이죠. 인졸리아는 그리스 유적이 가득한 아그리젠토를 비롯해 팔레르모(Palermo), 트라파니(Trapani) 등 시칠리아 서부에서 주로 자라 시칠리아가 고향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고대 그리스가 고향입니다. 기원전 8∼7세기 그리스 상인들이 전파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유전자 분석결과 그리스 펠로폰네소스가 고향인 로디티스(Roditis)와 유사한 것으로 밝혀져 로디티스가 시칠리아로 건너가 지금의 인졸리아가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로디티스는 복합미가 뛰어난 풀바디 와인으로 빚어지며 사과, 배, 멜론 등 과일향과 꿀향이 느껴집니다. 안소니카는 레몬 등 감귤류에서 배, 멜론 등 열대과일과 캐모마일 같은 허브 노트, 짭조름한 미네랄이 도드라집니다. 재미있는 것은 두 품종 모두 아몬드 같은 도드라진 견과류향을 공통적으로 지녔다는 점입니다. 인졸리아는 여기에 헤이즐넛이 더해지고 화이트 품종치고는 탄닌이 매우 높아 로디티스처럼 풀바디 와인으로 빚어집니다. 버섯 리조또, 가벼운 파스타 요리와 연어, 갑각류, 버터를 바른 찜 조개 등 모든 해산물과 잘 어울립니다. 인졸리아는 그릴로, 카타라토(Catarratto) 품종과 함께 시칠리아의 주정강화와인 마르살라(Marsala)에 주로 쓰이는 품종이기도 합니다.
◆토스카나 질리오섬에 꽃핀 비비 그라츠 안소니카
인졸리아를 토스카나에선 안소니카(Ansonica)로 부르며 안솔리카(Ansolica), 안소니카(Ansonica), 안소라(Ansora), 안조니카(Anzonica)도 모두 같은 품종입니다. 모래가 많은 토양을 좋아해 주로 수퍼투스칸의 고향 볼게리 등 해안 지역에서 자라는데 그중 한 곳이 2500년의 와인 양조 역사를 지닌 아주 작은 섬 질리오(Giglio)랍니다. 이 섬에서 생산되는 와인에 ‘안소니카 질리오’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안소니카가 유명합니다. 이런 질리오에서 안소니카 품종을 최고의 화이트 와인으로 키워낸 인물이 수퍼투스칸 꼴로레(Colore)와 테스타마타(Testamatta)를 생산하는 비비 그라츠(Bibi Graetz)입니다.
그는 질리오 섬의 안소니카의 잠재력에 반해 2000년 해발 고도 500m의 가파른 절벽의 테라스 형태 포도밭을 매입했으며 100년이 넘는 수령의 안소니카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섬이 작아 포도밭 전체 면적이 20ha에 불과하며 비비 그라츠는 8ha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비비 그라츠는 “한시간동안 배를 타고 들어가는 질리오섬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찬란한 태양이 내려 쬐고 비는 거의 오지 않는 곳이랍니다. 포도밭을 매입할때 연로한 생산자들이 안소니카를 주로 재배하고 있었죠. 아주 적은양의 포도밭을 갖고 가내수공업으로 와인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섬사람들이 와인을 굉장히 좋아해요. 아침 6∼8시에 와인 마시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에요. 거의 질리오 섬 안에서 소비되던 와인이랍니다.” 라고 말합니다.
최근 수입사 와이넬이 주최한 비비 그라츠 2020 빈티지 소개 행사에선 질리오 섬의 안소니카 품종으로 빚는 와인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새로 수입되기 시작한 스코페토(Scopeto)로 비비 그라츠가 만든 대중적인 안소니카 와인입니다. 스코페토 2020 빈티지는 안소니카 70%에 베르멘티노 30%를 섞어 만들었는데 2021년부터는 안소니카 100%로 빚고 있습니다. 2020 빈티지는 베르멘티노의 과일향과 안소니카의 볼륨감이 어우러집니다. 2021은 안소니카로 빚은 만큼 고소한 견과류향이 더 강해지고 바디감이 더욱 묵직해 졌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눈을 감고 잔을 흔들면 바닷가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솔티한 미네랄이 돋보입니다. 화가이기도 한 비비 그라츠가 직접 그린 레이블도 돋보입니다. 옐로우그린 컬러의 와인색과 지중해의 푸른 바다색이 어우러지는 산뜻한 색채가 와인을 어서 마셔보라고 유혹하네요.
테스타마타 비앙코(Testamatta Bianco)는 100년이 넘는 올드바인 안소니카만 사용해 집중도와 볼륨감이 더욱 극대화 된 와인입니다.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발효 및 숙성을 거치고 죽은 효모와 함께 숙성시키는 쉬르리(Surlees)를 통해 구조감과 바디감을 키워 장기 숙성이 가능합니다. 잘 익은 사과, 복숭아, 멜론 등 농축된 과일 아로마와 함께 멘솔, 재스민 등 허브향이 돋보이고 잔을 흔들면 꿀의 달콤함과 허니서클(인동덩굴)도 피어오릅니다. 특히 짭조름한 바다 미네랄이 도드라질 정도로 질리오 섬의 떼루아가 잘 담긴 수작으로 평가됩니다. 2016년이 첫 빈티지로 연간 700병만 생산합니다. 해산물 요리, 리조또, 튀김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까사마타 비앙코(Casamatta Bianco)는 베르멘티노 60%, 트레비아노 30%, 모스카토 10%를 블렌딩하다 2019년부터 모스카토를 안소니카를 대체해 더욱 볼륨감 있게 만들었습니다. 베르멘티노와 트레비아노는 이탈리아 최고의 지중해 휴양지인 토스카나 남부의 카팔비오(Capalbio)와 아르제나타리오(Argenatario) 사이의 빈야드에서 손수확한 포도를 사용합니다. 베르멘티노의 좋은 산도와 트레비아노의 밸런스, 안소니카의 바디감이 잘 어우러집니다. 오렌지, 복숭아의 과일향과 민트, 재스민의 허브 아로마에 하얀꽃의 이미지가 더집니다. 산도가 아주 신선해 생선회, 스시, 카르파치오, 올리브오일 파스, 소프트 치즈와 좋은 궁합을 보입니다.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2주간 발효해 3개월 동안 숙성합니다. 까사마타는 크레이지 하우스(Crazy House)란 뜻으로 ‘크레이지 헤드’란 뜻의 테스타마타의 정체정을 그대로 잇고 있습니다.
유피테르의 술을 따르는 시종이 된
가니메데스
가니메데스(Ganymedes)
신의 반열에 오른 인간
요약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의 왕자이다. 제우스의 사랑을 받은 ‘필멸의 인간들 중 가장 아름다운 남자’로 올림포스로 유괴되어 신들의 연회에서 술 따르는 일을 맡았다.
구분 : 신의 반열에 오른 인간
상징 : 미소년, 동성애
어원 : 빛나는 기쁨
별칭 : 가니메드(Ganymede)
로마신화 : 카타미투스(Catamitus)
별, 별자리 : 물병자리, 독수리자리
관련 동식물 : 독수리
가족관계 : 트로스의 아들, 일로스의 형제, 클레오파트라의 남매
목차
가니메데스 인물관계
신화 이야기
가니메데스의 납치
트로이의 신마
신화 해설
동성애
목성의 위성
관련 작품
음악
미술
가니메데스 인물관계
트로이 왕가의 조상 트로스 왕과 하신(河神) 스카만드로스의 딸 칼리로에 사이에서 난 아들로 일로스, 아사라코스 등과 형제지간이다.
또 다른 설에 따르면 라오메돈의 아들이며 프리아모스와 형제지간이라고 한다.
신화 이야기
가니메데스의 납치
가니메데스는 소년 시절에 트로이의 이데 산에서 아버지의 양 떼를 돌보다가 그 아름다운 미모에 반한 제우스에 의해 올림포스로 유괴되었다. 호메로스에 따르면 가니메데스는 “필멸의 인간들 중 가장 아름다운 남자”라고 했다.
제우스는 이때 독수리로 변신해서 가니메데스를 납치했다 (혹은 독수리를 보내서 납치해 오게 했다고도 한다). 올림포스로 올라가 신의 반열에 오른 가니메데스는 그때까지 젊음의 여신 헤베가 해 왔던 신들의 연회에서 술 따르는 일을 맡게 된다.
또 다른 설에 따르면 가니메데스의 납치는 아프로디테에 의해 오직 인간과만 사랑에 빠지도록 저주받은 새벽의 여신 에오스의 소행이라고도 하고, 크레타 섬에서는 미노스 왕이 한 짓이라고 말한다.
신들에게 술을 따르는 가니메데스는 술병을 든 모습으로 하늘의 별자리(물병자리)가 되었는데, 그 옆에는 가니메데스를 납치한 독수리도 별자리(독수리자리)가 되어 함께 있다.
트로이의 신마
트로스 왕이 사랑하는 막내아들 가니메데스를 잃고 실의에 빠져 있자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그에게 보내 아들이 올림포스에서 영광을 누리며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납치를 보상하는 뜻에서 불사의 신마(神馬) 두 마리와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황금 포도나무를 선사했다. 이때부터 트로이의 준마들은 이 두 마리 말의 혈통을 이어받은 명마로 손꼽혔다. 나중에 트로스 왕의 손자인 라오메돈 왕은 포세이돈이 보낸 괴수를 물리치고 딸을 구해 준 헤라클레스에게 이 신마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하고는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아 분노한 헤라클레스의 손에 목숨을 잃게 된다.
신화 해설
동성애
플라톤은 대화편 『노모이』에서 제우스와 가니메데스의 신화가 크레타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라고 하면서 그곳 사람들 사이에 만연해 있던 남성들 간의 동성애를 제우스를 모범으로 내세워 합리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신화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그 이유는 성인 남성과 소년 간의 사랑(ephebophilia: 소년성애증)이 이 신화를 통해 종교적인 정당성을 얻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크세노폰은 신화에 대한 이런 해석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가니메데스의 어원을 ‘지성을 만끽하는 기쁨’으로 해석하면서 제우스가 소년의 육체가 아닌 정신을 사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마시대에는 석관(石棺)에 가니메데스의 조각을 새겨 넣는 것이 유행하였는데, 이때 로마인들은 가니메데스를 인간의 영혼이 지상을 초월하여 승화되는 것에 대한 상징으로 보았다.
목성의 위성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으로 영어식 이름은 주피터, 즉 제우스다. 가니메데스는 목성의 주위를 도는 4대 위성 중 하나의 이름이다. 갈릴레이가 발견했다고 해서 갈릴레이 위성군으로도 불리는 이들 4대 위성의 이름은 이오, 에우로페, 가니메데스, 칼리스토다. 모두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의 사랑을 받은 인물들이다.
관련 작품
가니메데스의 신화는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예술가들이 즐겨 다루는 소재가 되었다. 특히 근대의 예술가들은 가니메데스 신화에 담긴 에로틱한 의미에 영감을 받아 많은 작품을 남겼다. 미술에서는 미켈란젤로, 코레지오, 루벤스, 렘브란트, 모로, 토르발트센 등 수많은 대가들이 이 소재를 다루었고, 문학에서는 괴테와 횔덜린의 시를 꼽을 수 있다. 슈베르트는 괴테의 시에 곡을 붙여 가곡 『가니메드』를 작곡하였다.
음악
•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 가곡, 『가니메드』, 1817년
미술
•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가니메데스』, 1532년, 윈저성 컬렉션
• 코레지오, 『가니메데스』, 1531년, 빈 미술사 박물관
• 페테르 파울 루벤스, 『가니메데스의 납치』, 1611년, 프라도 미술관
• 하르먼스 판 레인 렘브란트, 『독수리에 납치된 가니메데스』, 1635년, 드레스덴 국립미술관
• 귀스타브 모로, 『가니메데스』, 1854년, 귀스타브 모로 미술관
• 베르텔 토르발트센, 『가니메데스와 독수리』, 1817년, 코펜하겐 토르발트센 미술관
유피테르의 변신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동 3층에서 내려다본
디지털 광개토대왕비
국립중앙박물관 으뜸홀
국립중앙박물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남산
국립중앙박물관 전망대에서
줌으로 확대촬영한
북한산 보현봉(좌)과 남산(우)
2024년04월02일(화요일) 서울 [국립 중앙박물관&새남터 순교성지] 탐방기 탐방지 : 서울 [국립 중앙박물관&새남터 순교성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National Museum of Korea, 國立中央博物館) 대한민국의 가장 큰 보물 창고 소재지 :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휴관일 1월1일, 설날 당일, 추석 당일. 이용 시간 월ㆍ화ㆍ목ㆍ금요일 09:00 ~ 18:00, 수ㆍ토요일 09:00 ~ 21:00, 일요일ㆍ공휴일 09:00 ~ 19:00. ※2017년 7월 1일부터는 개관시간 9시→10시로 조정. 목차 30평 아파트 1300채 규모의 거대한 박물관 70만 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가장 빠른 타임머신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한국의 미소, 반가사유상 역사의 부침에 따라 수난을 당한 사연 많은 탑 눈길 닿는 모든 것이 한국 미술사의 대표적 명작 박물관 밖도 국보와 보물 천지 체험의 즐거움으로 왁자지껄한 어린이박물관 스마트한 관람을 위한 사전 준비는 홈페이지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은 넓고, 크고, 깊다. '국립', '중앙', 그리고 '박물관'. 그 이름에서도 품위와 무게가 느껴진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문화유산의 보고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전국 각지 박물관의 종합관 격이다. 게다가 역사 연표와 영상 등을 활용해 유물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우리 아이의 '역사 공부'에 이만큼 훌륭한 교과서도 없다. 30평 아파트 1300채 규모의 거대한 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용산에 터를 잡기 전까지 숱하게 이전했다. 1986년부터 1995년까지는 조선총독부 건물(사진에서 광화문 뒤로 보이는 건물로 1995년 철거)을 사용했다. 총 33만 점의 국보급 유물을 품은 국립중앙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박물관 순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지 면적이 약 9만 평(30만m²), 총면적(한 건축물의 각 층 바닥 면적의 합계)이 약 4만 1000여 평에 이른다. 계산상으로는 30평 아파트 1300채를 합친 면적이다. 이를 하루 만에 모두 섭렵하겠다는 '욕심'은 접어두고,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곳에서 오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게다가 국립중앙박물관은 다가갈수록 살며시 고개 드는 남산과 서울타워, 국립중앙박물관이 세수하러 나타나는 거울 연못과 박물관 녹지 공간 속 야외석조물정원, 종각, 전통염료식물원, 이웃한 용산 가족공원 등 볼거리가 넘치는 곳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고조할아버지 격인 '국립박물관'은 100년 전인 1909년 창경궁에서 태어나 1995년 현재 용산에 자리 잡기까지 전국각지로 피난민이 보따리를 싸듯이 숱하게 이전해왔다. 셋방살이를 견디며 흩어졌던 유물들이 이 자리에 모여 대가족을 이루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의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은 더욱 크다. 70만 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가장 빠른 타임머신 열린 마당 오른편으로 상설전시실이 모여 있는 으뜸홀이 있다. 세 개 층을 어우르며 웅비하 듯 높이 뻗은 천장이 박물관의 규모를 가늠케 한다. 으뜸홀은 총 여섯 개의 관과 50개의 실로 되어 있다. 이곳에 상설전시된 1만 2000여 점의 유물은 주기적으로 교체된다. 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방문할 때마다 사진을 찍어두고 틀린 그림 찾기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으뜸홀의 내부는 마치 연극에서 무대의 장막이 걷히고 조명이 환하게 비추는 순간과 닮았다. 으뜸홀 가운데로 곧게 뻗은 '역사의 길'을 중심으로 양쪽에 전시실이 자리해 있다. 1층에는 선사·고대관과 중·근세관이, 2층에는 서화관과 기증관이, 3층에는 아시아관과 조각·공예관이 있다. 특별히 정해진 관람 순서는 없다. 기호에 따라 선택적으로 하면 되는데, 대부분 1층의 선사·고대관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꼭 챙겨볼 것은 고구려에 관한 전시다. 고구려 땅은 북한과 중국에 걸쳐 있어 우리가 볼 수 있는 유물의 수가 백제와 신라보다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1층의 비밀은 관람객의 동선이 곧 역사의 흐름이라는 점이다. 한 걸음을 뗄 때마다 현재에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그 세월은 가늠하기 힘든 약 70만 년 전의 구석기시대부터 불과 100여 년 전의 조선시대와 대한제국의 이야기까지 이어진다. 휴대폰에 있는 스톱워치로 입구에서 1층 끝까지 관람 시간을 재보자. 70만 년의 세월을 얼마나 빠른 타임머신을 타고 지나왔는지 살펴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삼국시대 전시실에 놓인 영산강 지역의 대형 독널(옹관)을 아이와 함께 살펴보자. 설명에 앞서 아이에게 질문을 건네보자. "거꾸로 뒤집어져 있는 이 항아리는 무엇에 쓰였던 걸까?" 독널은 항아리나 독 두 개를 맞붙여 만든, 죽은 사람의 시체를 보관했던 관(館)이다. 토기를 만들기 시작했던 신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도 우리 조상들은 독을 관으로 이용했다. 대형 독은 높이가 어른 키만 하다. 전시된 독널은 삼국시대 영산강 인근 사람들이 죽은 사람을 땅에 묻기 위해 사용했던 것이다. 본래 독 두 개가 입구를 맞대고 캡슐처럼 연결되어 있는 형태이다. 독널의 크기는 죽은 사람이 생전에 행사하던 권력의 크기를 대변한다. 독널을 통해 아이에게 죽음과 장례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들려줄 수 있다. 아이는 열 살이 넘으면 죽음에 대한 실제 개념을 형성한다. 이때 '죽음'이라는 단어를 일부러 회피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해주자. "떠나버렸어"와 같은 모호한 말보다는 직접적인 단어를 사용해 설명하는 것이 아이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한국의 미소, 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꼭 보았으면 하는 것은 바로 반가사유상이다. 서양에 모나리자의 미소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금동일월식삼산관사유상(국보 제78호), 금동연화관사유상(국보 제83호)의 미소가 있다. 이 두 점의 반가사유상은 동시에 만나볼 수 없다. 둘을 교체하며 전시하기 때문인데, 자주 방문해 두 반가사유상을 비교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국보 제78호 반가사유상은 여성미가, 국보 제83호 반가사유상은 남성미가 감돈다. 이름은 머리에 쓴 보관의 형태에 따라 붙여졌다. 두 반가사유상 모두 오른 다리를 왼 다리 위에 포개 얹고 오른손은 뺨에 댄 채 명상에 잠겨 있다. 입가에 머금은 생기 있는 미소, 살아 숨 쉬는 듯한 표정, 부드럽고 유려한 옷 주름, 상체와 하체의 완벽한 조화, 손과 발의 섬세하고 미묘한 움직임 등은 '이상적인 아름다움'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점을 느끼게 한다. 국보 제78호, 제83호 반가사유상은 동양불교 조각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이자,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유물 중 하나다. 역사의 부침에 따라 수난을 당한 사연 많은 탑 역사의 길을 따라 중앙통로에 보이는 거대한 석탑은 1348년(고려 충목왕 4년) 건립된 경천사 십층석탑(국보 제86호)이다. 경기도 부소산 경천사 터에 있던 것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다나카 미쓰아키가 불법으로 해체하여 일본으로 가져갔었다고 한다. 다행히 일제강점기가 끝나기 전에 탑을 돌려받았으나, 그 후 오랫동안 경복궁에 방치되어 있었다. 1960년에 탑을 다시 세우고 1995년에 복원했다.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이 개관하면서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경천사 십층석탑은 신라 탑의 형식을 따르되, 고려 말 유입된 원나라 문화도 반영되어 있다. 웅장하고 화려하면서도 전체적인 균형감이 뛰어나고 우아하다. 마치 이곳의 모든 문화재를 호위하는 무사 같기도 하다. 눈길 닿는 모든 것이 한국 미술사의 대표적 명작 2층 서화관은 서예, 회화, 불교회화, 사랑방 등의 주제로 나뉘어 있다. 이곳에서는 한국 미술사의 대표적 명작을 관람할 수 있다. 문인과 선비들은 글씨가 정신과 인격을 반영한다고 여겼다. 그래서 서예는 예술 활동이면서 동시에 정신을 수양하는 과정이었다. 서예 작품을 보면서 선의 기세에 따라 달라지는 감흥을 아이와 이야기해보자. 회화실은 전시품이 가장 자주 교체되는 전시실이다. 조선시대의 회화를 풍속화, 초상화, 산수화, 화조·동물화, 사군자화, 궁중장식화와 민화 등 그림의 소재에 따라 세분화하여 전시하고 있다. 관람 전 아이와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 한 점을 꼽아보기로 하는 것도 좋겠다. 3층 공예·조각관에는 백자실, 분청사기실, 청자실, 금속공예실 등이 있다. 불교조각실에서는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한국 불교 조각의 시대적인 흐름과 함께 불교 도상에 따른 주제별 특징을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 밖도 국보와 보물 천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귀중한 유물은 이중삼중으로 안전장치를 하고 실내 유리관에 보관되어 있을 것이라는 오해는 금물이다. 박물관의 야외 석조정원에도 국보와 보물이 가득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팔각 집 모양의 승탑인 염거화상 탑(국보 제104호)을 비롯해 고려 태조 왕건이 가장 공들여 세운 흥법사 진공대사탑과 석관(보물 제365호), 개성에서 옮겨온 것으로 고려 석탑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남계원 칠층석탑(국보 제100호),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종으로 알려진 보신각종(보물 제2호) 등은 국립중앙박물관 야외 전시 문화재의 백미로 손꼽힌다. 체험의 즐거움으로 왁자지껄한 어린이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의 또 다른 자랑은 어린이박물관이다. 상설전시장에 전시된 유물을 어린이들이 직접 만져보고 즐길 수 있도록 복제하여 전시해 놓았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여섯 번 매회 한 시간 20분씩 300명이 선착순 입장한다. 100명은 인터넷으로 사전예약을 받고, 200명은 현장에서 표를 배부한다. 어린이박물관은 아이들 세상이다. 다소 엄숙한 느낌의 상설전시장보다 아이들의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곳이다. 옛사람들이 살았던 집의 모습을 재현해놓은 '따끈따끈, 삶의 보금자리', 농기구의 발전과 생활 양식의 변화를 학습해보는 공간인 '밥을 담는 그릇', 시대별 다양한 장신구, 금관, 복식 등을 체험하고 과거 사람들이 입었던 옷을 살펴보는 '고운 우리 옷', 음악을 통해 문화를 배우는 '마음과 영혼의 소리', 전쟁에 사용된 무기와 갑옷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무기와 무사들', 동력을 이용한 에너지 생성을 직접 체험해보는 '자연 에너지 놀이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밖에 책도 읽고 박물관 신문도 만들어볼 수 있는 '작은 쉼터, 어린이들의 도서공간'이 있고 박물관 선생님들과 함께 즐거운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어린이 교실' 등 다양한 체험 거리도 준비되어 있다. 어린이박물관에서는 기념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매표소 맞은편에는 '도시락 쉼터'가 있으니, 허기를 달래가면서 신 나게 뛰어놀 수 있도록 미리 먹을거리를 준비해와도 좋겠다. 스마트한 관람을 위한 사전 준비는 홈페이지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 해설은 대표 유물과 전시관별로 구성되어 있고, 오전 오후 각 2회 정도 열린다. 야외 석조물 해설은 봄가을 매주 토요일에만 진행된다. 이 밖에 예약이 필요한 '박물관 명품 유물 산책' 해설과 '이야기가 있는 전시 해설 스마트 큐레이터'도 꼭 들어봄 직하다. '이야기가 있는 전시 해설 스마트 큐레이터'는 관장이 추천한 국립중앙박물관 명품 유물 속에 담긴 숨은 이야기 등 유물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금 당장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를 즐겨찾기 목록에 추가하고, 회원 가입도 미리 해두자. 예약과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서 회원 가입은 필수다. 또 홈페이지에는 미리 살펴볼 자료가 풍부하게 소개되어 있다. 알차게 구성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만 참여해도 우리 아이의 역사, 문화 교육은 별도의 학습이 필요 없을 정도다.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해설 '스마트 투어 가이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가면, 안내데스크에서 따로 음성안내기를 대여하지 않아도 된다. 박물관 영상·음성안내기는 관람 전날까지 예매해야 대여할 수 있다. 관람시간 월, 화, 목, 금, 일요일: 10:00 ~ 18:00 (입장 마감: 17:30) 수, 토요일: 10:00 ~ 21:00 (입장 마감: 20:30) 옥외 전시장(정원)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휴관일 및 휴실일 휴관일: 1월1일, 설날(2.10.), 추석(9.17.) 상설전시관 정기휴실일: 매년 4월, 11월(첫째 월요일) 상설전시관 내 특별전시실 휴실 기획전시관(특별전시 미운영시 휴실), 야외전시장은 정상 개관 2024년 휴실일: 4.1.(월), 11.4.(월) 관람료 : 무료 상설전시관, 어린이박물관, 무료 특별전시 해당 유료 : 유료 특별전시 해당 관람권 구입하는 곳: 기획전시실 앞 매표소 관람권 판매시간 : 관람 종료 30분 전까지 학생단체관람 안내 초·중·고 학생단체(30명 이상)의 박물관 관람은 사전예약제로 운영합니다. (사전예약하지 않은 학생단체는 입장 불가) 상설전시실 층별 안내 국립중앙박물관의 상설전시장은총 7개의 관과 39개의 실로 구성되어 9,884점의 유물을 전시하여 제공하고 있으며 전시물은외부전시일정 및 유물의 보존 상태를 위하여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있습니다. 상설 전시장은누구나 무료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1층 ○중·근세관 ○선사·고대관 중·근세관 고려, 조선, 대한제국실로 꾸며진 북쪽 전시공간은 당시의 역사자료를 관람객이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습니다. 선사·고대관 인류가 한반도에 살기 시작한 구석기시대부터 통일신라와 발해가 공존한 남북국시대까지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주는 통사적 전시 공간입니다 2층 ○서화관 ○사유의방 ○기증관 ○실감2관 서화관은 서화, 불교 회화, 목칠공예 등 선과 색채로 발휘된 한국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사유의 방은 우리나라의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이 나란히 전시된 공간입니다. 기증관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 문화재를 전시하여 기증자들을 기리며 기증의 의미와 가치를 헤아리는 공간입니다. ※VR체험 예약 (디지털 실감 영상관 2) ※ 온라인접수는 서버시간을 기준으로 합니다. 1 VR체험은 디지털 실감 영상관 2관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별도 관람료는 없습니다. 2 VR체험은 예약제로 운영합니다. 가상현실(VR) 체험을 제외한 디지털 실감 영상관 콘텐츠는 예약 없이 관람 가능합니다. 3 예약은 관람일 30일 전부터 가능하며, 회차 당 이용 인원은 6명입니다. 4 예약은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 회원 가입 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5 1회 예약 가능 인원은 최대 4명입니다. 6 아이디 당 1일 1회의 예약만 가능합니다. 7 00:00~00:30에는 시스템 점검으로 당일 예약을 할 수 없습니다. 8 예약과 취소는 회차 시작 전까지 가능합니다. 9 예약 시간 이후 도착하실 경우, VR 체험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10 VR체험은 1회 1종만 가능하며 입장 순서에 따라 콘텐츠 주제 선택에 제한이 생길 수 있습니다. 11 VR 체험은 이용자 안전과 원활한 체험을 위해 8세 이상, 키 130cm 이상인 경우만 가능합니다. 12 VR 체험은 양 손 및 몸의 움직임이 필요한 체험이므로 이용에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13 장비 소독 및 기기 교체 등 쾌적한 체험 환경 유지를 위한 1일 2회(12:30-13:00, 15:30-16:00) 점검 시간을 운영합니다. 14 문의전화 디지털 실감 영상관 2 ☎ 02-2077-9093 3층 ○조각·공예관 ○세계문화관 조각·공예관은 한국 불교조각과 고려청자와 조선 백자 등의 도자공예 그리고 금속 공예문화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공간입니다. 세계문화관은 중국, 일본, 중앙아시아, 인도•동남아시아 등 세계 각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전시한 공간입니다 지하철로 오는 방법 : 경의중앙선(문산-용문) 이촌역 2번 출구로 나와서 국립 중앙박물관까지 도보로 468m 이동 탐방코스 : [이촌역 2번 출구~국립 중앙박물관 서문~거울못 청자정~국립 한글박물관~석조물정원~미르폭포~보신각종~국립 중앙박물관 으뜸홀~전시동 2층 [사유의 방&목칠공예 전시실&불교회화 전시실&서화 전시실]~전시동 3층 세계문화관 [일본 전시실&고대 그리스ꞏ로마 전시실]~국립 중앙박물관 열린마당~국립 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의 [스투파의 숲 –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특별전시~이촌역 2번 출구~(전철)~용산역~(도보로 이동)~새남터순교성지~(도보로 이동)~용산역] 탐방일 : 2024년04월02일(화요일) 날씨 : 청명한 날씨 [서울시 용산구 최저기온 8도C, 최고기온 23도C] 탐방코스 및 탐방 구간별 탐방 소요시간 (총 탐방시간 4시간41분 소요) 11:15~12:02 구산역에서 6호선을 타고 디지털미디어시티역으로 가서 경의중앙선으로 환승하여 이촌역으로 간 후 이촌역 2번 출구로 나옴 [47분 소요] 12:02~12:04 서울 용산구 용산동5가 17 번지에 있는 이촌역 2번 출구에서 탐방 출발하여 국립 중앙박물관 서문으로 이동 12:04~12:06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39 번지에 있는 거울못 청자정으로 이동 12:06~12:10 거울못 주변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을 사진촬영 12:10~12:12 국립 한글박물관을 지나서 석조물정원으로 이동 12:12~12:16 석조물정원을 사진촬영 [석조물 정원에는 국보 99호인 갈항사 동서 삼층석탑, 국보 100호인 남계원 칠층석탑, 보물 166호인 홍제동 오층석탑, 보물 282호인 고달사 쌍사자 석등, 보물 358호인 영전사 보제존자 사리탑 등의 유물들이 야외 전시되어 있다.] 12:16~12:17 미르폭포로 이동 12:17~12:21 보신각종으로 이동 12:21~12:25 보신각종을 사진촬영 12:25~12:31 국립 중앙박물관 전시동의 으뜸홀로 이동 12:31~13:45 국립 중앙박물관 전시동 2층으로 이동해서 [사유의 방&목칠공예 전시실&불교회화 전시실&서화 전시실]의 동선으로 관람 13:45~14:30 국립 중앙박물관 전시동 3층으로 이동해서 세계문화관의 일본 전시실과 고대 그리스ꞏ로마 전시실을 관람 14:30~14:45 국립 중앙박물관 열린마당으로 이동하여 간식 14:45~15:41 국립 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로 이동하여 [스투파의 숲 –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특별전시를 관람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 전시명칭 :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 전시요약 :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특별전으로, 약동하는 생명력으로 가득찬 남인도 불교미술품 97점을 국내 최초 공개 ○ 전시기간 : 2023. 12. 22.(금)~2024. 4. 14.(일) / 113일간 ○ 전시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 출품유물 : 아마라바티, 나가르주나콘다, 파니기리 등 기원전 2세기~기원후 4세기 남인도 지역 불교미술품 97점 ○ 담당부서 : 전시과 류승진(1688-0361) ○ 공동개최: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 관람 시간: 월, 화, 목, 금, 일 10:00 ~ 18:00 [입장 마감 17:30, 발권 마감 17:20, 관람 종료 18:00] / 수, 토 10:00 ~ 21:00 [입장 마감 20:30, 발권 마감 20:20, 관람 종료 21:00] ○ 휴 관 일: 2024.1.1 / 2024.2.10.(설날 당일) 끓어오르듯 뜨겁고 활기찬 나라, 인도 남쪽에서 온 생명력 넘치는 신들의 미술과 석가모니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기원전 5세기,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맥 아래에서 태어난 석가모니의 가르침에서 시작된 불교는, 수백 년에 걸쳐 데칸 고원을 넘어 남인도로 전해졌습니다. 석가모니의 고향과는 기후도, 풍습도 다른 그곳에서 불교는 생명력 넘치는 신들과 마주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남인도의 윤택한 환경 속에서 싱그럽고 풍만한 미술을 꽃피웠습니다. 기원전 2세기, 아직 석가모니를 인간의 모습으로 그리지 않고 나무(보리수)나 발자국만으로 그의 존재를 대신하던 시대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불상이 만들어지던 기원후 4세기까지, 낯설지만 신비로운 이야기로 가득 찬 남인도 불교미술품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옵니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함께 준비한 이번 전시에는 뉴델리국립박물관 등 인도 12개 박물관의 소장품 61점을 비롯하여, 영국박물관,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 독일 아시아예술박물관, 그리고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 4개국 18개 기관의 소장품 총 97점이 출품됩니다. 21세기 들어 새로이 조사된 파니기리(Phanigiri, Telangana) 유적의 출토품을 포함,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남인도 불교미술품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 전시장 내부 혼잡도에 따라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전시 해설 - 큐레이터와의 대화(격주 수요일 18시 이후 진행 예정,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 참고) - 모든 전시품 설명은 모바일 전시 안내프로그램에 음성으로도 제공됩니다. * 개인 이어폰을 지참하셔야 합니다. ※ 주요 전시품의 상세한 설명은 오디오가이드(유료)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사설 전시해설은 반드시 송수신기를 사용하셔야 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자원봉사자 정규 해설: 1월 8일(월) ~ 4월 14(일) 매일 오전 11시, 오후 3시 ] 15:41~15:46 걸어서 국립 중앙박물관에서 이촌역 2번 출구로 이동 15:46~15:52 이촌역에서 용산역으로 가는 경의중앙선 전철 승차 대기 15:52~15:56 경의중앙선 전철을 타고 이촌역에서 용산역으로 이동 15:56~16:11 걸어서 용산역에서 서울 용산구 이촌로 80-8 번지에 있는 새남터순교지로 이동 [새남터 성격 : 가톨릭 순교성지 소재지 :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촌동 지금의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촌동 앞 한강변의 모래사장으로, 일명 ‘노들’ 또는 한문자로 음역하여 ‘사남기(沙南基)’라고도 한다. 조선시대는 연무장(鍊武場)으로 쓰였으며, 때로는 국사범 등 중죄인의 처형장으로도 사용되었다. 1801년 신유박해 때 중국인 신부 주문모(周文謨)가 이곳에서 처형당한 뒤로 많은 천주교신자들의 순교지가 되었다. 즉, 1839년 기해박해 때 앵베르(Imbert, L.M.J.)·모방(Maubant, P.)·샤스탕(Chastan, J.)이, 1846년 병오박해 때는 첫 한국인 신부이었던 김대건(金大建)과 현석문(玄錫文)이, 1866년 병인박해 때 베르뇌(Berneux, S.F.)와 도리(Dorie, P.H.) 등 6명의 서양인 신부들과 정의배(丁義培)·우세영(禹世英) 등 많은 한국인 신자들이 이곳에서 군문효수에 처하여졌다. 이렇듯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이곳에서 순교하였으므로 한국천주교에서는 1950년에 처형지로 추정되는 인근의 땅을 매입하여 순교기념지로 지정하는 동시, 1956년 ‘가톨릭순교성지’라는 기념탑을 세웠고, 1957년부터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에서 성지 관리를 맡았다. 1984년에는 새남터순교기념대성전을 착공하여 1987년에 축성식을 거행했는데, 이 성전은 종래의 서양식 교회건축양식을 탈피한 순 한국식 건물로 설계되었다.] 16:11~16:27 새남터순교지를 탐방 16:27~16:43 걸어서 용산역으로 이동하여 탐방 완료 16:43~16:58 용산역에서 디지털미디어시티역으로 가는 경의중앙선 전철 승차 대기 16:58~17:27 경의중앙선 전철을 타고 용산역에서 디지털미디어시티역으로 가서 6호선으로 환승하여 역촌역으로 이동 [29분 소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안내도 새남터 순교성지 위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