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좋은 점은 딱 하나, 더 이상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다는 점이다. 자존심을 세워 주는 그럴 듯한 자리라도 나는 명예보다는 즐거움, 책임보다는 재미를 택하면서 살기로 했다.
어쩌면 ‘나이 듦’은 내 힘으로 이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면 나 혼자 이룬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그때 그 일이 내가 잘해서 성사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시간의 강물을 따라 하나하나 드러나는 것이다.
차선(次善)으로 살자! (저자의 좌우명? 삶의 철학?)
나는 지금 건강 때문에 산 높은 곳까지 오르지 못한다....(중략)... 산을 다리가 아니라 눈으로 즐긴다. 산에 오르지는 못하지만 산을 바라볼 수 있는 차선의 기쁨을 즐긴다고 할까. 그것은 나에게 또 다른 차원의 즐거움이자 아직 나에게 허락된 즐거움이다. 세월이 흘러 자리에 눕는 날이 오게 되더라도 나는 침대 위에서 히말라야 동영상을 보며 머릿속으로 신나게 등반할 것이다.
모 교수가 말하길 부부는 ‘남편 먼저 안 보내기 작전’과 ‘아내 두고 죽기 없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건강에 힘쓰고, 생계 대비도 하며 함께 오래 살 계획을 세우라는 것이다. 백년해로라는 말이 골동품처럼 취급되는 요즘이지만, 나는 평생 연분은 인간만이 만들어 가는 것이며, 한 사람에 대한 평생의 사랑과 봉사는 여전히 아름다운 가치라고 생각한다. 아내가 차려주는 따뜻한 밥을 먹고 살려면 아내의 말에 귀 기울이고 애지중지 아껴 줘야 한다. 또 늙은 과부되기 싫으면 남편 기 살려주고 건강 관리 해주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자신에게 너그러워져야 한다. 너그러움에는 나의 지난 잘못을 마주할 수 있는 것도 포함된다. 나 자신을 솔직히 바라볼 수 있다면 진짜 제대로 나이를 먹은 것이다.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이근후
첫댓글 '나이 듦' 의 편안함을 저도 요즘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중인데 때마침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남편 먼저 안 보내기' 작전과 ‘아내 두고 죽기 없기’ 계획이라니 *^^* 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