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야신이라면, 러시아의 전설적 수문장으로 레프 이바노비치 야신(Lev Ivanovich Yashin)을 떠올리기도 한다. 야신은 1929년 10월22일생으로, 1990년 3월20일 졸한 소련시절 콜키퍼였다. 그는 발롱도르 상을 받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골키퍼로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로 손꼽히고 있다.
여기서 ‘야신’ 이라 하는 것은 그 야신말고, ‘야시의 신’을 이름이다. 야시는 ‘여우’의 경상도 사투리로 '여시'라 하기도 한다. 여우는 한자어로 ‘호(狐)’이니 야시의 신(神), 즉, 여시의 神은 호신(狐神 )이며 '여神’ 또는 ‘야神’ 을 이름이다.
일본 쿄토의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여우신사(神祠)’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가 여우(狐)를 모시는 신사는 아니고, 이나리 ‘신의 사자(使者)’가 여우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여우는 산이나 들판에 있는 일반 여우가 아니고, 신의 사자(使者)로 신들처럼 우리들 눈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흰(투명한) 여우, 白狐, 흰여우)이라고 우러러 받들어진다.
일반 '여우'는 잡식성 동물로 새, 곤충, 과일, 식물 등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기 때문에 식량이 부족한 시기에도 살아남는다.
여우는 매우 영리하고, 교활하며, 환경에 잘 적응하는 동물로, 변화 무쌍한 습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영리하지 않으면 교활할 수 없고, 영리하니 교활한 것이 여우의 특성인 것이다. 그래서, 상황에 대처하는 임기응변이 능하면. 늙구렁이 또는 ‘야시’같다 또는 ‘여시’같다 라고 한다.
늙구렁이는 몸의 유연함을 이용해서 담장을 타고 넘어가는 재주(?)에 빗대어 쓰이고, 야시는 변화무쌍한 처신으로 상황대처를 잘한다는 비유의 뜻으로, 쓰인다 이런 비유에는 경멸의 뜻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탄복하는 감정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평소 우리할매 부르기를 ‘야시’라 부르곤 했다. 집안 일을 처리하는 데, 그 나이에 비해 재빠르고 민첩하지만, 언제나 나를 이기려 하는 못된(?) 행실이 있다. 내 잘 못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리 우리 할매가 실수를 해도 언제나 종국(終局)에는 내 잘못으로 뒤집어 씌어버린다.
이를 테면, 몇 년 전 우리 집에서, 친구들이 모여 훌라를 하다, 잔돈이 부족해서, 잔돈 쯤 바꾸어주라 했더니, 20여리 떨어진 농협에서 운영하는 마트에 가서 물건도 사고 잔돈도 바꿔오려고 차를 빼다, 내가 몰고 다니는 회사 차를 쥐어 밖아 버렸다. 견적이 백 수십 만원 나올 정도였으니 우리 할매가 ‘큰일 났다’ 싶어 혼비백산하였던 모양, 이실직고하며, 연신 미안타 하고 고개를 숙이더니, 회사 차량이기 때문에, 내가 회사에 연락하여 20%는 내가 부담하고, 80%는 보험처리를 하고, 우리 할매에게 별 일 아닌 듯이 안정시켜 주었더니, 이후 차가 후진하는 데, 좀 멀리 떨어져 주차를 아니한 나의 잘못도 있다 카더니, 며칠 후부터는 '그런 일이 있으면 사전에 잔 돈을 준비했어야지, 그걸 내한테 시켜 그 사달이 났으니, 그건 당신(할배)잘못이라고, 완전히 내 잘못으로 엎어버리는 것이다.
뭐 이런 식이다. 그래서 내가 평소에 우리 할매를 ‘천하장사’라 즐겨 불러주었다. 뒤집기의 명수 이만기도 울고 갈 ‘뒤집기의 명수, 천하장사’로 놀림반 우스개반으로 불러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그 교활(?)함, 뒤집기가 세월이 흐를수록 예사가 아닌 수준으로 발전 한 것이다. 천하장사로 불린 우리 할매에게 별명을 하나 더 붙여준 것이다.
‘야신’
“당신은 야시, 천하장사를 넘어 <신(神)>의 경지에 이르렀다. 마 야시의 신, 야신이라 불러께. ‘당신은 야신’ 이다” 라고
내가 우리 할매한테, 덮어씌우기를 당하다보면, 우리할매를 이길 수는 없고, 저주는 척하지만, 변명겸, 되갚음 겸, 한마디 안 할 수 없다.
‘당신은 야신’
언제부턴가, 나는 우리할매를 ‘야신(神)’으로 부르게 되었다
이때쯤이면, 개굴개굴....’ 개구리 울음 소리에 귀가 따갑다.
개구리 역시 겨울잠을 자고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3~5월에 활동을 시작하여. 모내기가 끝나고 논에 모가 정착할 때쯤인 6월말, 밤이 되면’ 논으로 둘러 싸인 우리 집은 사방에서 개구리 울음소리로 둘러 싸인다. ‘
개굴개굴 우는지 개굴개굴 웃는 지 그 소리를 내는 개구리는 청개구리이다. 북방산개구리나 황소개구리는 낮고 부드러운 소리, 울림이 있는 소리를 낸다. 소리로 확인되기도 하지만, 실제로 눈으로 본 경험으로는 집 주변 개구리는 청개구리이다.
아마도, 수 백, 어쩌면 수천마리, 수만마리 개구리가 ‘개굴개굴’하니, 매일 집 주변을 걸어 다니다보면, 청개구리 소리에 묻혀 산다.
개구리와 같이 겨울잠을 자고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4~6월에 활동을 시작하는 흔한동물이 있다. 시골의 3대마물(魔物)중의 하나인, 뱀이다. 뱀이 출몰하는 시기는 개구리와 비슷하다. 생물학적으로 먹이 감이 출몰하니 뱀이 출몰하는 자연의 섭리가 잘 설계되고 코딩된 프로그램 같은 느낌이 든다.
시골에 살다보면 식물로는 3대 마초(魔草), 동물로는 3대 마물(魔物)라 불리는 것들이 있다. 그것들한테는, 열심히 생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갈 뿐인데, ‘마초’, ‘마물’이라하니 억울 할 법도 하다.
'마(魔)’ 를 붙여주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고, 두려워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경기(驚氣)를 일으키게 하기도 하니, 사람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평가이겠지만, 우짜겠는가.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그렇게 인식하고 불러 준다는 데…
이런 마초, 마물들은 여름이 가까워오면 기승을 부린다. 과학이 이 만큼 발전해도, 이런 마초와 마물을 박멸하지 못하는 가보다. 생태계의 유지 차원에서도 박멸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시골에 사는 인간들에게는 여름철만 되면, 더워서 힘든 것보다 이런 마초과 마물와 씨름하는 것이 더 힘이 든다. 그래서 그 괴로움을 당하는 인간들이 붙여주는 이름인 것이다.
쑥, 환삼덩쿨, 칡은 3대 마초로 불리어도 손색이 없다.
쑥은 지금도 어린 새싹일 때는 캐서 떡이나 국을 해먹는다. 어린 쑥에서는 향기가 그윽하다. 그런데 왠 마초? 쑥은 다년생 풀로 엄청 잘 번져, 땅밑으로 넓게 펴져 나가서 지하를 장악한다. 그래서 그 속에 다른 식물이 섞히면 자라지 못하는 것이다. 쑥대밭이라는 말이 있다. 쑥이 성초가 되면 쑥대가 나무처럼 꽂꽂이 서서 지상을 장악한다. 뿌리는 지하로, 쑥대는 지상을 장악한다. 쑥대밭이 무성하면, 그 속에 몸을 숨길 수도 있지만, 그건 전쟁터에서나 있을 법한 상황, 그 속에 어떤 마물들이 웅크리고 있을지 몰라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환삼덩쿨도 쑥처럼 지상과 지하를 장악하는데, 이놈의 줄기에는 칼날 같은 돌기가 있어 맨살에 스치기만 해도 상처를 낸다. 이놈이 언덕 어딘가에서부터 덮어오기 시작하면 그 기세가 살아 있는 동물이 덮쳐오듯이 무섭다.
칡은 고래(古來)로 부터 뿌리가 구황식물로, 유익한 영양물질을 제공해왔다. 어릴 때 칡뿌리를 캐어서 껍질을 벗겨내면, 풍부한 물기 가득한 덩어리(아마도 녹말)를 이빨로 뜯어 먹기도 하고, 갈아서 먹기도 했다. 지금도 북한에서는 칡뿌리를 캐서 연맹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또 칡 줄기는 질겨 끈으로, 무언가를 잡아매는 용도로 사용했던 기억들이 많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이런 구황(救荒)역활은 사라지고, 그 뿌리가 낮게 깔려 땅을 덮어가거나 나무를 타고 올라 멀쩡한 나무들을 옥죄어 죽게 만드는 마초로 전락하였다. 특히 외래종 칡이 들어와 성장이 빨라지면서 산림에 피해를 준다고 대대적인 칡 제거가 국가차원에서 이루어지기도 하는 데, 길가나 국립산림 보유지역이나 가능할까 산천에 널려 퍼져 점점 더해지는 위세를 어찌 당하리요?
집안과 논밭주변에 3대마초뿐만 아니라, 다른 풀들도 뿌리가 깊이 내리면 힘들기 때문에 보통은 6월이 오기 전에 제거해야 한다. 뿌리 채 뽑아버리는 것이 좋으나,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예초기로 베어서 1~2주일 지나 말라버린 풀 더미에 불을 붙여 태워버린다.
마초는 작물에 피해를 주고, 환경을 어지럽혀도 직접적으로 사람에게 위험과 징그러움, 두려움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마물이 설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 마초 숲에는 살아 움직이는 마물들이 지내기에 좋은 공간과 그늘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마초 있는 곳에 마물이 있다 하겠다.
3대 마물로는 ‘모기’, ‘벌’, ‘뱀’이 그것이다. ‘거미’, ‘파리’ 까지 포함하여 5대마물이라 할만하다. 거미와 파리는 사람들을 귀찮게 하기는 해도 3대마물보다 위험은 적다.
모기는 인류문명사에 항상 골치꺼리로 등장한 마물이지 싶다. 여름 밤이면 언제나 무성히 등장하여 남.여.노.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공격한다. 짐승의 피를 빨던 그 주둥이로 사람의 살 속의 피를 빨 수도 있기 때문에 한번 빨리고 나면 기분이 더럽다. 사람이나 짐승을 공격(?)하는 모기는 산란기의 암컷이라 한다. 배아에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나? 이전에는 뇌염 균이 모기를 통해 전파된다 해서 모기에 안 물릴려고 용을 썬 기억들이 많을 것이다. 요즈음, 뇌염 이야기는 거의 사라졌지만, 물린 자국이 근지러워 긁다 보면 상처투성이로 변한다. 바르는 모기 약, 모기향을 태워 연기로 접근을 막는 방법, 초음파 진동을 일으켜 모기가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 부채나 선풍기로 바람을 일으켜 모기를 쫓는 방법이 있지만, 아직은 모기향을 태워 연기로 접근을 막는 방법이 제일 효과적인 방법인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유달리 모기에 강하다. 모기에 강하다기 보다는 내게 모기가 덤벼들지를 않는다. 2022년 경우, 여름 내내, 모기에 딱 한번 물린 것이 전부였다. 예초기로 풀을 베다 명치 부근 앞섶이 벌려지면서 명치에 모기가 한방 침을 놓고 간 것이 1년동안에 모기한테 물린 전부다. 2023년에는 발목부근 서너 곳에 물린 것 같지만 결코, 5~6번을 넘지 않은 물림. 내 피에 모기가 기피하는 성분이 있는 것인지. 내보다 훨씬 부드럽고 맛있는 먹이 감이 있어 그런지 알 수 없지만
벌은 여러 종류의 꿀벌, 땡벌, 말벌, 왕벌 등이 있는 데, 쏘이게 되면, 순간적인 통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침 속에는 멜리틴, 히스타민, 포스포라이페이스 A2, 아파민 등 피부세포막을 파괴하고 염증을 일으키거나 신경세포를 자극하여 통증을 일으키게 하는 등의 독성이 있어, 순식간에 부어 오르고, 말벌이나 왕벌에 쏘이면 쇼크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벌에 쏘인 기억이 많다,. 그런 경험은 시골 생활에서는 운명처럼 겪게 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땡벌, 말벌에 한해 예닐곱번, 어떤 때는 동시에 7마리한테 쏘인 기억이 있다. 화살 굵기는 가늘어도 독화살 7대를 동시에 맞는다 생각해보라. 순간적인 통증은 까무라칠 정도다. 그래도 병원에 안가고, 벌쏘인 부위를 소주로 씻고, 소주를 벌컥벌컥 마셔 그 통증을 이겼다. 알코올을 마시면, 혈액순환이 빨라져 벌의 독이 빨리 퍼지니, 절대 금물이라는데, 나는 술을마셔 통증을 이겨냈으니, 한의사인 딸래미가 그소릴 듣고 기겁을 했다. 어쨋튼, 무식해도 어지간했지만, 그걸로 통증을 이기고, 무탈해졌으니....
요 근래에 ‘벌들이 사라졌다’ 는 기사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벌의 감소는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벌은 특히, 꽃가루를 옮기고, 수정을 통해 농작물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기여를 하는데, 최 근래에 벌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 원인으로는 벌에 독성이 큰 농약사용, 벌에게 필요한 다양한 식물의 부족으로 서식지 파괴, 벌의 생존과 번식에 영향을 주는 ‘기후변화’, ‘노즈마병’과 ‘꿀벌응애’ 같은 기생충이 벌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질병과 기생충 것 등이 원인이라 한다.
“꿀벌이 지구 상에서 사라지면, 인류는 4년밖에 살아남지 못한다.”
아인슈타인의 말로 알려진 이 가설은 노벨문학상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책 ‘꿀벌의 생활’(1901)에 나오는 문장이라고 한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65793
최근 들어 우리 집 부근에서도 벌들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벌집은 바람이나 비를 막아줄 나무줄기나 나무등걸, 으슥한 곳에 집을 짓고 사는 데, 최근에 그런 벌집이 있을 만한 곳에 벌집을 찾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벌들이 사라지는 것이 인류멸망의 전조인가?
자식들이나 손주들이 방문한다고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주변을 샅샅이 훑어가며, 벌집이 있는 지 점검하는 것이 기본이다. 며칠 전에도 그 때문에 집 주변을 샅샅이 뒤지다 세 곳이나 발견했다. 그런데 그 벌집크기가 세 곳 다 탁구공~당구공만하다. 벌의 수도 열 마리 이내. 이전의 대접만하거니 그보다 컸던 크기가 아닌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커질 수도 있겠거니 싶지만, 봄 꽃이 진지 오래인 데, 벌집크기가 그 정도라면, 벌의 개체수가 줄어든 것이 분명하다. 그 상황을 산내 시골마당 주변에서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해마다 너 댓 번에, 대여섯마리의 벌에 쏘여 곤욕을 치르는 나로서는 '비싼 벌침을 공짜로 맞았다'고 우스개 소리를 하였지만, 그 통증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래서 벌을 3대 마물로 분류하였지만, 근래에 점점 사라져가서 농작물의 수확 등에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니, ‘벌을 내가 마물로 지정해서 그런 사태가 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마물에서 제외시켜야겠다. 다음에는 ‘파리’로 대체할까도 생각해보는 중이다. 그렇다고 집 주변에 주렁주렁 달리는 벌집을 요절을 내지 않고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뱀은 겨울 잠을 잔다. 4월~6월이 되어 기온이 오르면 겨울잠에서 깨어나 먹이를 찾고, 번식 활동을 시작한다. 낮 동안 따뜻한 장소에서 햇볕을 쬐며 체온을 조절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겨울잠을 자고 난 직후거나, 알에서 부화한 새끼는, 인공의 냄새에 경험이 없거나 생소하고, GP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후각이 덜 발달하거나, 마비되는 지, 그럴 때 눈에 잘 띄고, 동작도 느리다는 것을 안다. 이때가 그 놈들을 사냥하기 좋은 때다.
간혹 집 뜰로 들어와 느긋이(?) 햇볕을 쬐는 경우를 목격하게 된다.
‘매년 여름이면 햇볕을 피해 그늘을 찾는 뱀들이 사람들 생활반경 안으로 들어오면서 도심에서도 목격담이 속출하고 있다.’
는 기사가 심심찮게 뜬다. 그러니 주변이 숲과 산과 논으로 들러쌓인 시골 집들은 오죽하겠는가?
집 주변에 출몰하는 뱀은 한해동안, 대충 내 눈에 띄는 것만 6~8번, 그 놈들이, 내한테 걸리면 도망가거나 죽임을 당하거나해서 시겁을 하지만, 우리 할매가 그런 경우를 접하면, 몸에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놀라, 며칠 동안 화초가 무성한 곳을 갈 엄두를 못 낸다. 그러니 아침에 일어나면, 지팡이를 들고 땅을 가볍게 치면서, ‘여기 니들의 신들이 계신다. 여기 얼씬도 마라’ 는 신호를 주며, 온 집주변을 돌아다닌다
내 눈에 띄기만 하면, 조져버리는 것이 반타작, 나머지는 도망가 버린다. 풀섶으로 도망하는 놈은 쫓아가 작살을 내버릴 수 있지만, 바위틈새로 들어가 버리는 놈은 어쩔 수 없다. 아마 놈도 식겁을 해서, ‘무서븐 놈이 저기 있구나’ 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밤에 살며시 나와서 다른 곳으로 도망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내가 그 놈을 놓치면, 바로 식초병을 들고 와서 그 구멍에 부어 버린다. 뱀은 후각이 발달하여, 인공의 냄새를 싫어한다 하네. 그것을 알기에, 인공의 냄새 중에서도 강력한 식초를 부어 다시는 얼씬 거리지 못하게 하는 데, 그 냄새가 오래가지 못할 터이니 어떨지…
집안의 바위 틈새가 아닌 집 주변 덤불부근에서 발견하게 되면 덤불자체를 태워버린다. 불타는 냄새나 연기 내음은 역시 인공의 냄새라 기피하기는 하지만, 그 냄새는 녀석들을 어리비리 만들어 버리는 역할을 하나보다. 그래서 연기나 화기에 취해 튀어나온 놈들을 작살낸 것이 부지기수다.
경험상 뱀들은, 모심기 직전인 5월 중순, 6월초를 지나 6월중순으로 넘어가면, 주변에 출몰이 대부분 사라진다. 아마도, 날도 더워지고, 주변지리 파악, 후각도 익숙해졌을 터이니 깊은 숲 속으로 활동영역을 옮기나 싶지만, 내 생각에는 먹이 감이 어느 곳에나 풍부해지니 굳이 인공의 기척과 냄새가 진동하는 위험한 영역에서 머무를 이유가 없지 않나 싶다.
뱀의 주된 먹거리는 작은 개구리들이다, 개구리들이 많은 곳에 뱀이 설친다. 생물학적, 과학적 근거는 모르겠지만,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나. 겨울잠을 자고 나와서 배고픔을 달래고,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개구리가 많은 곳에 뱀의 출몰도 많아지는 것이 그런 이유인 것 같다.
개구리가 ‘개굴개굴’ 씨끄러운 주변에는 어딘가에 뱀이 있겠지만, 밤마다 걷는 습관을 버릴 수는 없다. 뱀 무서워 밤길을 기피한다면, 시골생활은 불가능한 것이다. 다행히 마을 부근에 얼쩡거리는 뱀들은 독이 없거나 독성이 약한 놈들이다. 독성이 강한 놈들은 공격성도 뛰어나지만 보통 산속 열매가 맺히는 나무부근에 산다. 나무열매를 줏어 먹으려고 오는 다람쥐 등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어쨋거나 징그럽기는 마찬가지다.
어느 날, 그러니까. 얼마전이다. 씨끄러운 개구리 소리에 불현듯 짜증이 나서
‘조용히 해라’
나지막이 그러나 강하게 힘이 실린 목소리로 내질렀더니, 그러자, 희한하게, 인근 논의 개구리들 소리가 딱 멈춘다. 마치 합창단이 지휘자 지휘봉에 따라 노래를 멈추는 것 같은 느낌이 생각난다. 그러다 다시 시작하기는 했지만....
여태 개굴개굴하는 개구리들 소리 듣고, 습관적으로 그러려니 했지, 소리를 질러 본 적이 없어 몰랐나 보다. 전에 경험하지 못한 현상이다. 개구리가 내 말을 알아듣나?. 불현듯, 뒷산의 묏 돼지를 기합한방으로 쫓아낸 생각이 떠오른다.
지금 누구에게 기합소리 한방으로 뒷산의 묏 돼지가 종적을 감추게 하였다고 이바구 하면, 믿을 사람이 있겠냐만은, 그건 사실이다. 우리 할매와 아들이 지켜보는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니, 부정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동기카페에도 올린 기억이 있다)
그건 우리 할매가 앞서처럼 ‘야신’ 이라 불리어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그 사실은 부정 못한다. 수시로 내가 그때 일을 상기시킬 때면, ‘희안하다’ 고, 놀라더니, 해를 거듭할 수록, ‘우짜다가 그런 현상이 생겼겠지’, ‘묏돼지가 돌안 놈이였겠지’. 점점, 그 때 기억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도 아들래미 입회하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아직은 야시 짓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아마도 언젠가는 그 때 사실이 부정되고 엉뚱한 죄목(?)으로 나를 엎어치기 할 지 모른다.
개구리는 ‘포식자가 접근할 때는 위험경고신호로 짧고 높은 소리’로 운다는 데, 물론 이 경고음은 포식자에게 하는 경고가 아니라, 개구리 동료무리들에게 비상상황을 알리게 하는 경고음이지 싶다. 지 따위가 포식자에게 경고한다한들, 눈이나 깜작하겠는가? 누가 그걸 경고로 받아드리겠나? 그러니, 떼지어 개굴개굴하는 개구리 무리는 ‘주변을 서성이는 우리 노부부를 경계’ 해서 지들끼리 비상신호를 발하는 것인가?
해마다 겪는 일이자만, 모내기를 끝낸 지가 며칠 안된 어느 날, 논 옆에서 같이 걷는 우리 할매가 처음 겪는 듯이, 한 소리 한다. 그만큼 개구리들 소리가 귀를 가득 매웠던 모양이다
‘조용히 해라’ 나는 내소리를 들은 것처럼, 합창 소리가 멈추는 것을 듣고,
“뭔 일이래?’
우리할매가 희안하게 생각한다. 그래 내가 한 마디 거들었다,’
“ㅋㅎ, 여기 神이 계시니,
지놈들이 (지능이 있다면) 인간을
지놈들의 신이라 안하겠나?
그라이, 나가 저놈들의 神 아이가,
개구리의 신…”
“당신은 ‘야시의 신’ 이니 ‘야신’이다
야시는 한자로 ‘호’이니 ‘호신(狐神)이기도 하고.
나는 개구리의 신이니 '개신'하까?
누군가 ‘개딸’이라 하기도 하던데,
그래도 그것은 발음이 쫌 그러네.
그라모 '와신'하자.
개구리 ‘와((蛙)’를 써서
'나는 와신(蛙神), 당신은 야신'
그러고 보니, 당신은 야신, 나는 와신…
여기는 '신 (神) 들의 땅'이네"
이즈음,
'신들의 땅'의 여름 밤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 그림 출처: 인터넷에서 퍼옴
첫댓글
오~ 모기들도 지능이 발달하나 봅니다
갸~ 들도 눌자리 보고 발뻗는다고
산내의 玉머시기한텐 아예 접근조차
말라고 경고경보를 내렸나 보오
이유를 찾아본즉, 얘들은 조선시대부터
대대로 전해진 트라우마가 있는데
神僧 진묵대사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나요
효성 지극한 진묵대사가 모친이 모기땜시
잠을 설친다는 얘길 듣자 바로 산신을 불러
이 산에 앞으로 모기는 출입금지 시키라며
못하면 각오하라는 식으로 엄청 공갔답니다
다음날부터 이 일대에서 모기는 그림자도
찾을 수 없었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지요
그 곳은 전주의 왜막촌이라 하는데 요즘도
희한하게 이 부근엔 모기가 없다네요
진묵대사의 속세명이 일옥(一玉)으로 가마보이
청야선생과 같은 玉을 공유하는 인연이 있구려
요새 모기들은 AI들 피도 빠는지라
세속 정보도 빠삭한 정도라 玉자 붙은 인간은
무조건 피하고 볼 일이다란 걸 흡혈생존수칙에
필수조항으로 넣어 놓았다는 모스키토발 소식입니다
그러다 우째 한 방 쏘고 갔다는 갸~는
불쌍히도 수칙을 범한 죄로 동족들에게 다구리맞고
하직하였다는 엄한 뒷얘기도 전해집디다
거기다 진묵대사는 곡차(穀茶)란 단어도 탄생시킨 분이신데
청야선생도 거의 매일 곡차를 즐기니 우연치곤 놀라운 인연입니다
그로부터 기백년이 흘러 모기도 엄청 똑똑하게 진화했다손 쳐도
옥자 들어간 이름에 곡차를 즐겨 마시는 무서븐 인간이 있단 정보라면
일차 무조건 피하고 보잔 전략내지는 트라우마가 생성되었을 수 있지요
아뭏든 산골생활중에 맞딱드리는 여러 상황들을 재미있게 엮어서
풍부한 지식도 함께 알려줘 땡큐~!
그나저나 산내 일대의 모기들은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왜 들까?
진묵대사는
믿거나말거나 소문에 의하면
신통력과 예지력이 뛰어나고
천기에 따르마,
그의 영혼이 사라지지 않고;
후대사람들을 도와주고 있는 데
우찌 일수도인이
천기를 눈치채뿟네여
때문에 모기가
진묵대사의 천기를 눈치채고
'요 할배는 별거 아니였구나 '
카고 내한테 막 듬벼들마
일수도인이 책임지소
@玉忠錫
혹 마을 지인들과 한 잔 할 때
실수로라도 술마신다 하몬 안됨미다
어디까지나 곡차마신다, 곡차 한 병 더,
곡차 더 마실래 등 오로지 곡차여야
눈치빠른 모기들도 눈치를못깔거고
진묵대사도 곡차제일주의를 표방하는
그 기특함을 높이사 지속적으로
보우하실거외다
요새 모기가 아무리 영특해졌더라도
진묵선사의 그 천기서린 가피를
우찌 알리오~!
산내 걱정은 전혀 안되는 바이나
내는 인자부터 모기와의 전쟁을
두루두루 대비해야할 엄혹한
시기에 접어들었소이다
아~ 무서븐 모기여!
@박찬용
나가 '산내 모기가 불쌍타!'
캤다가는 우리할매한테 쫒겨나지 싶슴니다
내 옆에는 아직 한마리도 얼씬거리지 않은 데
우리할매는 벌써부터 모기와의 전쟁
내가, 우리할매 고통을 대신해주지 못하는 것중에 하나
'대신 모기한테 물려 주는것 '
수천, 수만 어쩌면 수십만, 수백만 마리 모기들한테
우리할매대신 내를 물어라 칼 수도 없고,
벌써 저녁마다,우리할매는
모기들의 총공을 받고 전전긍긍,
'종아리 회를 쳐놨다'
'잠간동안 발목에 4곤데나 물렀다' 카는데.
실감이 나지 않네요
'모기가 오데 있노?
모기도 없는 데, 와그리 물리노?
모기가 당신한테만 덤비니,
글마가 숫놈인갑다' 캤는데
아래 수인행 댓글에 따르마,
'사람피를 빠는 것은 암컷모기'라카니..
ㅎㅎ
@玉忠錫
와~
진짜 진묵선사께서 카바해주시나?
우째 같이 자도 한쪽은 모기공습으로
초토화되는데 한쪽은 완전 聖域일고?
모기와의 전쟁은 옛날도 마찬가지라
여러문헌에 나와 있는 모양입디다
茶山을 비롯해 이덕무,양신 등
옛 선비들의 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다산은 오죽했으면 글 제목도
'증오한다, 모기여' 즉 '憎蚊'이라고
했을까요
그나저나 참 부러운 체질이라
은근 승질까지 모락모락~ ㅎㅎ
청야선생은
모기스토킹 동기들에게
밥사소~!
1. 약 1년반전부터 동기 세명과 월 1회 훌라를 하는데 내가 사는 근처(교대역)의 금연기원 특설룸에서 하는 관계로 카드, 간식과 잔돈은 내가 준비함.
훌라 2주전부터 생기는 잔돈을 차곡차곡 모으기때문에 잔돈은 항상 넘침.
잔돈을 옥자가 준비해야지 어디 싸모에게 시켜!?!^^
1.옥자 피맛이 없어서 그런가? 희한하네 ㅎㅎ
하여간 사람 피를 빠는건 수컷아닌 암컷. 암컷도 평소엔 과즙이나 꽃의 꿀을 빨아먹고 사는데 산란기가 되면 단백질 보충하러 사람 피를 빤다고 ㅠ
우리 아파트에도 화단속 모기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주민들 머리와 어깨에 붙어 엘베타고 집까지 쳐들어옴.
그래서 난 하루에 서너번씩 전자 모기채로 화단의 모기를 잡는데 그래도 몇놈은 엘베타고 올라와 우리집에도 쳐들어옴. 어제는 두마리 들어왔는데 다행히 자기전에 잡아 잠을 편하게 청했음.
마자요
내가 준비해야하는 데,
여짜는 어디가서 잔돈 바꿀려면
10여 km넘게, 10여분 가야하니
아차!, 잔돈 준비를 못했지요
그래도 동료들이 각자 준비해오는 데,
그 날은 할배들이 전부 준비를 잊어묵고...
가끔씩
도회사는 자식들이
손주데리고 다녀가면서
아파트에서도 모기에 물려
벌겋게 부어오른 자국이야기인데,
사방천지 풀섶과 나무천지로
모기 세상일 것 같은 이곳에서,
아직 모기 한마리에도 물리지 않았다 카니
갸들이 연구대상이라 캅니다
오데 모기약 연구하는 데
내피좀 안 살라나?
@玉忠錫 잔돈없으면 바둑돌이나 화투짝을 대신 써도 되는데 옥자 친구들은 꼭 현찰 박치기해야 되능갑소 ㅎㅎ
모기와의 전쟁이
수십년째 지속되어도
모기에게 물리지 않으니
관심없는 상대에게 신경을 안써듯이,
여태 사람 몸을 무는 모기가
암컷인지, 수컷인지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수인행님의 정보로 알게 되었네요
뒤져 찾아보니,
모기가 피를 빨아먹는 이유는
'암컷이 4~7일 만에 알을 알을 낳는데,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서' 이고
'흡혈'은 암컷에만 한정되고
수컷은 식물의 즙액이나 과즙을 빤다고 하니
모기 세계에도
암컷은 무서버!
일수도사가
암컷모기를 무서버하는 이유를
알듯말듯
ㅎㅎ
@玉忠錫 일수가 거기서 왜 나와?!?^^
AI한테, '암컷 모기는 단백질을 보충할려는데,
어떻게 단백질이 함유된 물질을 구분하나?'
하고 물었더니,
<AI답변>
암컷 모기가
단백질이 함유된 물질을 구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산화탄소 감지
-사람이나 동물이 호흡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CO2)를 감지,
이를 단백질이 풍부한 피의 출처로 인식.
◆열 감지
-체온이 높은 동물의 피부에서 방출되는 열을 감지,
피를 빨기 좋은 대상을 찾아낸다.
◆화학 물질 감지:
-사람이나 동물의 피부에서 나오는 땀과 기타 화학 물질을 감지.
특히, 젖산, 암모니아, 지방산 등은 모기를 유인하는 주요 성분이다.
◆피부 냄새
특정한 피부 냄새와 화학 성분을 감지하여 먹잇감을 인식.
각 개인마다 다르지만,
어떤 사람은 모기에게 더 매력적인 냄새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감각 기관들의 조합을 통해
암컷 모기는 단백질이 풍부한 혈액을 찾아내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일수도인이 우찌알고
모기가 지능이 발달 했나보다 카며
무서버하는데,
AI 답변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모기가 본능을 넘머 지능(?)을
그것도 예사지능이 아닌 것같은 생각이 들라캅니다
상세 분석, 감사합니다!^^
시골에서 사는 것이 겉보기에는 평화로워 보여도 이렇게 늘 벌레나 짐승들하고 부대끼는 거지요.
나도 모기가 잘 안 무는데 내 직감으로는 살갗이 좀 두껍고 검은 사람보다 희고 부드러운 사람을 잘 물어요. 모기도 아는 거지요. 이왕이면 가성비를 높이고 쉽게 얼른 빨고 토껴서 위험부담을 줄여야 하니까 이왕이면 살을 쉽게 뚫을 여자나 어린애를 고르는 거지요. 성질 못된(?) 할배 손바닥에 맞아 죽으면 억울하잖아요.
그나저나 야신 모시고 알콩달콩,재미있는 푸념도 하시면서 무릉도원에서 여생을 누리는 옥선사가 은근 부럽습니다. 그라고 뱀 그거 너무 작살내지 마이소. 그냥 어디로 도망가게 쫒든가 피해 가이소. 불전에 그에 얽힌 이야기가 더러 있어요.
ㅎㅎ
법사님의 자비로운 마음씨를 본받아
살생을 삼가하고 싶지만,
야생 고양이 처럼
동료들까지(식구를 늘려 오는지 모르지만) 데리고
겁도없이 주변에서 노숙의 삶을 유지하듯이
뱀이라는 놈은 본능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그곳이 자기 주무실 거쳐인양
두고두고 주변에서 얼쩡거리며
뱀소글로 맹글기 때문에
이를 토벌하지 않으면...
뱀이나 고양이, 개를 보면 몸이
얼어붙는 우리 할매지만,
그래도
개나 길양이에게는 조금씩
마음을 헐지만,
그놈의 뱀은 너무나 징그러워
우선 나부터도...
그래서 화단을 없애고
마당과 담장을 콘크리트로 처리하까 싶어도
구데기 무서워 장못담그는 꼴이나지싶어...
나무관세음!!
이전에 보니..포항을 중심으로한 영일만 일대의 모기가 특히나 극성스럽더군요.
청바지를 입어도 그 위로 바로 뚫어버릴 정도니-
그러고보면 이 곳에서는(다른 주들에 모기들이 또 많이 있는지는 모르겟지만-)
모기를 거의 구경할 수가 없고..간혹 어쩌다 눈에 띄어도..한국처럼 피를 빠는 경우는 거의 없는듯
그래서 이 곳 오기 전까지.. 한국에서는 여름에 늘 모기장을 치고 모기때문에 애로를 많이
겪었음에도..본문글을 보니 오랜세월 모기를 거의 잊고 살아왔다는 회고가 되네요.
옥자 말슴대로.. 3대 마초와 마물이 다 있는데.. 희안하게도 모기는 없는듯- ^^
같이 있다보면..유난히 벌레에 잘 물리는 사람들이 있습디다.
겉보기에는.. 피부가 연하고 부드러운 사람들이 그런듯 하더군요.
그와 반대로, 잘 물리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어릴적부터 벌이나 곤충 뱀 등에 자주
쏘이거나 물렸던 사람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아마도 그러는 와중에.. 신체 내에 신원미상의(?) 항체적 성분이 생성되어 있어
체액을 노리는 생물들은 이미 그 기미를 알아채고 스스로 그 쓴맛을 피하는게 아닐까 싶슴미다.
서토는 어릴때 통영에서 왕땡벌에 발바닥을 쏘여 아주 극히나 강렬한 통증을 경험한
적이 있어 그런지..지금도 벌만 보면 멀리 도망가는 트라우마가 잇을 정도-
준비된 대통령이라더니...옥자는 이미 전원생활을 행복히 만끽할 수 있는
준비된 자질이 오래전부터 자연스레 키워진 것이 아닌가 사료됩니다.
문제의 그 잔돈은..아예 한 오십만원 정도 미리 바꾸어서 장농에 보관토록 하소.
행사 잇을 때마다 번거럽게 자주 바꾸려 운전하며 나다니지 마시고-^^
거제도는 내고향인데
작은 동네에 해발400m 이상 산이
10여봉이나 있을 정도로 거제를 꽉 메우다시피 하는
산악지역
고딩 여름방학 주변산에
아침에 방목한 소를 찾으러 갔다가
유달리 '오빠'라 하며 잘 따랐던,
동네 동생뻘되는 여중학생(아마 두세살 적었지 싶은, 동네친구의 동생) 이
뱀에 물렸다고 난리가 나기에
이거 큰일났다. 싶어
숲속에서 낭패하고 당황하고 겁먹고 있는 학생에게 쫓아갔다
어째, 산에 올때 치마를 입고 왔는지
당시에는 여자가 바지를 입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혹은 바지가 없었기 때문에, 치마를 입고 있었지 싶은데,
좌고우면 없이
주변 칡넝클을 물어 뜯어
그 학생의 치마를 악간 걷어올리고, 허벅지 부근을 동여매었다
뱀독이 어디까지 퍼졋는지 모르기 때문에 대충 윗쪽으로 매었는데
너무 쎄게 묶으면 피가 통하지 않아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아마, 당시의 유통되는 민간의 비상처치정보에 귀동냥이 되었지 싶다,
그러고는, 당장, 그학생을 들쳐업고
마을에서 1km,산중턱에서는 약 3~5km? 떨어진
면소재지 시장통에 있는 의원까지 내달리다싶이 해서
의원에게 맡기고 숨을 돌린 기억이 있지요
그후, 전하는 말에 의하면
"의원님 말씀이 '누가 이렇게 묶었느냐?. 그렇지 안았으면 큰일 날뻔했다" 해서
한동안 내가 그 여학생의 생명의 은인으로 동네에 소문이 났었는데...
당시에 유달리 성숙했던 그 여중생을
고등학생이 몇 km를 업고 날랐으니, 소문도 날만했지요
요즈음도 그때 일이 생각날때가 있는데,
뱀에 물렸다는 것이 사실이였을까?
어디 풀벌레에 물려놓고 당황해서 뱀에 물린 것으로 착각한 게 아닐까?
어디 풀벌레에 물려놓고 뱀에 물린 것으로 연기를 한게 아닐가?
의사가 한 말은, 의사가 진정으로 뱀에 물린 것으로 진단 했을까?
의사가 한 말이라고 지어내서 소문을 낸게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른다
왜냐하면, 그 여학생은 고등학교를 나와
내주변에서 회사도 다니고,
한번씩 만나 밥도 사먹고 한 적이 있는 데,
그때가 아마 대학다닐 때이지 싶다.
그 동생이 연기한 것 같지는 않고
나도 동네 친구여동생이니 전혀 다른 감정은 없었는 데,
반세기가 지난 지금 간혹 생각나는 게,
아마도, 명문(?) 고딩/대학을 다니던 나에게
'생명의 은인' 이라는 인연도 있고,
무슨 감정이 있었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주변에 얼쩡(?)거리며
예쁘게(?) 접근하려고 한 것이이라
그렇다면 나도 참 목석같고,무심한 것 아니였나?
반세기전의 일이지만
이제라도 거제 고향으로 전화하면
그녀전화번호를 알아낼 수 있으련만
그래, 전화로
"세월 많이 흘럿다.우찌지내노?
"니 중학교때 OOO에 소먹이러가서
니가 뱀에 물렸다고 난리 쳤을 때,
내가 업고 의원끼지 데려다 준거 기억나나?"
"의원이 '내가 그리 처치하고 데려주지 않았다면 어찌될 뻔 했다'고 했다면서?"
"당시, 내가 니 생명의 은인이였다고 자자한 소문 들은 적이 있나?"
"그라고 내가 서울서 학교다닐때, 서울에 직장을 다니면서 가끔 날 찾아와서 식사한 것 기억나제? "
"그때 내가 참 목석같이 무심했제? 지금 생각하이 참으로 미안타"
지금은 이미 둘다 할아버지, 할머지가 되어 있을 터,
그때, 그녀석의 나에 대한 감정이 어땠었는 지,
아직 또, 그때 감정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지
주책없는 오빠로 기억할 지
주책없는 늙은 할배로 무시할 지...
뱀 이바구 하다보니
나만이 기억하고 있는 잔상일 지
그때 일을 물어보고 싶어지며
아득한 옛일의 회상에 젖어든다
참, 부질없는 회상이로고!
@玉忠錫 지금 뒤늦게 전화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짓!
황순원의 소나기처럼 아름다운 추억으로만 가억하시길 ㅎㅎ
@玉忠錫
아~ 이쁘다
내가 참 좋아하는
스토리라인인데
실사판으로 청야의
청춘시절의 그림이었다니
나도 그런 풋풋하고
아기자기한 추억 하나
있었으면 얼매나 좋을까
마이 생각했었는데 그걸
간직하고 있었다니~
이 스토리는 절대
색바랠 일 없는 보물이라오
이래저래 산내도인은
퍼뜩 날잡아 밥사소
밥살 일이 이래 많아서야~
부럽거로 머꼬~!
참으로.. 아름다운 감정선의 흐름이네요.
세상사 가장 큰 대도가.. 바로 '사랑' 이란 사실을.. 저는 나이를
묵어갈수록 더욱 더 진하게 느껴가고 있다보니 그런지...
상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이제 옥자는 진정 깊은 계곡의 선사로
정확히 자리매김 해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드는군요.
굳이 함곡관 너머로 넘어갈 것까지 없이 말이지요.^^
그리고 당시 실제 상황에 대한 추리도..옥자의 상상이 맞을 것으로
아울러 동감합니다.
아름다웠던 과거의 여러 추억들을 차분히 회상해 돌이켜 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해당 노인이 여전히 건강하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된다는
주장이 있더군요. 잊지 마시길-
신들의 땅이라고 하니
미국의 콜로라도 스프링에 있는 "Garden of Gods"
유타주 남쪽 끄트머리 Valley of Gods가 생각이 나지만
山內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