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전을 위해 탄생하다
오로지 군사적(軍事的)인 관점(觀點)으로만 보았을 때 제2차 대전의 첫 번째 주인공(主人公)은 독일입니다.
일단 전쟁이 독일에 의해 시작(始作)되었습니다.
전쟁 말기(末期)에는 이탈리아, 루마니아, 핀란드 같은 추축국(樞軸國)들도 총부리를 독일에게 돌렸으므로 마지막까지 같은 편이었던 일본(日本)을 제외(除外)한 모든 열강(列强)과 싸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독일군은 태평양 전역(太平洋全域)을 제외하고 이 시기(時期)를 배경(背景)으로 하는 기록물(記錄物), 다큐멘터리, 영화(映畫) 속에 예외(例外) 없이 등장(登場)합니다.
↑독일을 빼놓고 제2차 대전을 논할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군사 분야(軍事分野)에 관심이 없는 이들조차도 당시 독일군을 상징(象徵)하는 몇 개의 아이콘을 인식(認識)합니다.
우선 여타 참전국(參戰國)과 쉽게 구별(區別)되는 헬멧, 군복(軍服)이 대표적(代表的)입니다.
오히려 이들은 현대적(現代的)인 CI의 시작으로 볼 정도로 디자인이나 복장사(服裝史)에 뚜렷이 각인(刻印)되어 있습니다.
그 다음이 무기(武器)인데, 지상군(地上軍)으로 한정(限定)하더라도 MP40, MG42 같은 총기(銃器)는 제2차 대전 영화(映畫)라면 반드시 갖춰야 하는 당연 소품(小品)입니다.
↑뚜렷히 구분되는 복식, 무기는 제2차 대전의 독일군을 상징합니다
요즘은 보기 힘든 하프트랙(Half track, 반궤도(半軌度) 구조(構造)인 Sd.Kfz. 251(251형 중형 보병장갑차(中形步兵裝甲車), Der mittlere Schutzenpanzerwagen Sonderkraftfahrzeug 251)도 당시 독일군을 상징(象徵)하는 무기 중 하나입니다.
제2차 대전을 거치면서 지상전(地上戰)의 왕자(王者)가 된 후 지금까지도 중요한 위치(位置)를 점하는 전차와 달리 지금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가장 혼란(混亂)스러웠던 시대(時代)를 상징할 만큼 많이 사용(使用)했고 인상적(印象的)으로 활약(活躍)했습니다.
↑제2차 대전을 상징하는 인상적인 외형의 Sd.Kfz. 251
제1차 대전에서 혹독(酷毒)한 참호전(塹壕戰)을 경험(經驗)한 독일은 이를 타개(打開)할 방안(方案)으로 기동전(起動戰)을 구상(構想)했습니다.
이후 전격전(電擊戰, Blitzkrieg)으로 불리게 되는 새로운 전략(戰略)에서 전선 돌파 임무(戰線突破任務)는 전차(戰車)가 담당할 예정(豫定)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운용(運用)하는 것이 효과적(效果的)인지 아직 확립(確立)되지 않았던 시기(時期)였음에 훈련(訓鍊)이나 이런저런 국지전(局地戰)을 통해 전차 단독(單獨)으로 작전을 벌이는 것이 상당히 위험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전차 단독 전투는 상당히 위험합니다
전차는 보병(步兵)과 함께 이동(移動)하며 작전을 펼쳐야 효과가 극대화(極大化)되는데, 아무리 느린 전차라도 사람보다 빠르게 멀리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정체(停滯)된 교전 지역(交戰地域)에서는 함께 작전을 치룰 수 있지만 이동이나 돌격(突擊)에 들어가면 보조(步調)를 맞출 수 없습니다.
당장은 차량(車輛)을 이용하면 되나 아무래도 야전(野戰)에서 제약(制約)이 많았습니다.
이에 따라 나찌가 재군비(再軍備)를 선언(宣言)한 직후 새로운 보병용 이동 수단(步兵用移動手段)에 대한 연구(硏究)가 시작되었습니다.
↑보병이 전차와 작전을 원활히 펼치려면 이동 수단이 필요했습니다
처음에는 1개 분대(分隊)를 탑승(搭乘)시켜 야지(野地)를 신속(迅速)히 주행(走行)할 수 있는 기동력(機動力)에만 중점(重點)을 두었으나 최전선(最前線)에서 활약(活躍)하려면 적의 공격으로부터 탑승 병력을 어느 정도 보호(保護)할 수 있는 방어력(防禦力)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보병이 하차(下車)해서 전투를 벌일 때 화력(火力)을 지원(支援)할 수 있도록 기관총(機關銃)을 탑재하는 것이 좋다고 결론(結論) 내렸습니다.
당국은 트랙터 제작사(製作社)인 하노마그(Hanomag)에게 이러한 기준(基準)에 따른 차량 개발(車輛開發)을 의뢰(依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