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31(토)
전날 아내와 늦게까지 한잔하는 바람에 늦게 출발하게 되어 12시 30분경에야 서천군청에 도착하였읍니다. 시간에 쫒기는 바람에 군산과 서천을 가르는 금강하구언의 장관도 채 감상하지도 못하고 점심식사중이던 군청직원에게 연신 양해를 구하며 < 서천군 관광안내지도 > 2부를 구해 < 쿠울쿠울가이 >님이 작년에 알려주신 지점으로 가시납지리를 잡으러 달려갔읍니다. < 쿠울쿠울가이 >님이 지번까지 상세히 알려주셨는데도 대략의 물길이라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초행인 탐어여행땐 지도를 챙기는 습관이 몸에 밴 탓인가 봅니다.
제일 먼저 달려간 < 선암교 >는 정말 가시납지리가 산다면 이런 곳에서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좋은 포인트였는데 하역이 넓어 혼자서 족대로 몰이를 하기엔 무리다 싶어 다리위에서 통발 4개를 늘어뜨려놓는 수밖에 없었답니다. 마침 다리옆에 수문개폐시설이 있고 시멘트로 포장된 출입로가 나무그늘이라 집사람 쉴자리를 마련해주고선 주변탐색을 시작하였읍니다. 논두렁사이를 통해 물가로 접근하는 통로를 발견하여 첫발을 내미는 순간 스윽하고 발밑이 빠지며 순식간에 가슴까지 물이 올라오는 바람에 덜컥 겁이 나 족대채집은 포기하고 통발을 끌어올려 보았읍니다. 잔뜩 기대에 부풀어 조심스레 끌어올린 4개의 통발은 글자그대로 말짱( 다른 말로 하면 "꽝" )하였읍니다. 잡어나 새우는 고사하고 미끼를 건드린 흔적조차 발견할 수 없었으니까요. 위치를 수정하여 재입수시킨 후 집사람과 가져온 과자와 커피로 점심을 해결하고 나서 두번의 통발투입을 하였는데도 소득은 전혀 없었읍니다. 언제부턴가 제 꽝솜씨에 달관한 집사람은 조과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않으니 차라리 멋적은 것은 면할 수 있어 다행스럽기조차 했답니다.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올 지점으로 등록하고 제 2포인트로 출발.
< 제 1 탐어지 전경 >
< 북원교 >로 명명된 두번째로 찾아간 지점은 간선도로상이라 교통량이 많으며 주차해놓을 장소가 마땅찮고 교량이 너무 높아 딱히 제 실력으로는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어 세번째 포인트로 서둘러 출발하였읍니다. 황당하리만치 사방이 뻥뚫린 벌판 한복판에 위치한 제 3 탐어지는 농수로라 폭이 얼마 안돼 입수는 가능했으나 바로 옆에서 주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고 선거유세차량이 느릿느릿 지나다니는 바람에 계면쩍어 두번의 투척만으로 일찌감치 이동을 하고 말았읍니다.
< 제 3 탐어지 전경 >
<쿠울쿠울가이>님이 알려주신 곳중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강폭이 제법 되고 교각주변에 호박돌로 언덕을 정비해놓은 지점으로 다리아래 그늘이 짙어 아예 자리를 잡아 집사람을 쉬게 해 줄 수 있어 좋았읍니다. 오늘의 탐어는 여기가 끝이고 더 이상의 이동은 없다고 미리 설레발을 치고선 다리 이쪽저쪽에 통발을 내려두었읍니다. 남아있던 미끼도 탈탈 털어 미련을 떤 한시간여의 채집결과는 예상대로 "꽝". 여기에서는 의욕도 거의 식었고 나름 신경을 썼는대도 좋지않은 탐어지에 따라와 고생해준 아내에게 미안함이 절절해 세번째 통발을 거두고선 미련없이 철수를 결정하였읍니다. 마지막으로 통발을 걷으러 갈 때 인기척에 놀라 흩어지는 대여섯마리의 배스를 발견하게 되어 입맛이 다 씁씁해지더군요. 낚시대라도 하나 찾아내어 탐어차에 아예 실어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교각아래서 올려다 본 5월의 하늘은 맑고 푸르러 깨끗이 가시납지리를 포기한 내 마음인 양하여 한 컷 찍어보았답니다.
< 제 4 탐어지 전경 >
< 교각아래서 올려다 본 5월의 하늘 >
날 것을 못 먹는 저로 인해 늘상 생선을 보면 입맛만 다셔 온 아내를 위해 숙소를 대전이 아닌 군산으로 정하고 수산물도매센터에 들렀읍니다. 남해 마산이 고향이라 짠내엔 어지간한 저도 서해바다의 쩐내(?)에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아내와 둘이서 석양을 바라보며 식사하는 낭만적인 바닷가횟집에서의 로망은 포기하였읍니다. 썰어 포장해준다는 안내문이 여기저기 상가마다 붙어있는 걸 보니 타지인뿐만 아니라 현지인도 아마 견디기 힘든 탓인가 싶었읍니다. 군산시청 뒤편에 위치한 숙박타운의 한 모텔에 숙소를 정하고선 서둘러 저녁을 먹으러 나갔는데 이상하게도 주변에 횟집은 하나도 없어 매운탕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더군요. 혼자 먹기엔 큰 손바닥만한 우럭이 각각 1마리씩 담겨 올라오는 매운탕덕분에 내일의 일정을 생각해서 그만 먹으라는 아내의 만류를 뿌리치며 소주를 한병 더 주문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지 못해 집사람에게 혼난 것은 말할 것도 없구요.
장모님과 처제를 만나 장인묘소 참배를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는 걸로 일정을 마무리한 우리는 다음의 만남을 기약하며 하행길에 올랐읍니다. 금산을 지나 무주가 가까워지자 스믈스믈 머리속 한귀퉁이에서부터 탐어의 욕구가 되살아 올라 한시간만 들렀다 가자고 사정하는 제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읍니다. 집에 혼자 남아있는 아기(?)를 걱정하는 집사람과 한군데만 들렀다가는 걸로 원만한(?) 타협을 하고선 아래 사진에 나와있는 보아래에서 어제의 한을 반쯤 풀었답니다. 봄비가 적어 수량은 좀 줄었지만 서천의 뻘물이 아닌 맑디맑은 물속을 헤집으며 시원함을 만끽했던 것 같았읍니다.
< 제 5 탐어지 전경 >
< 전혀 반갑지않은 천연기념물 - 감돌고기 >
< 자다가 잡혀 화가 잔뜩 난 꺽지 >
< 여울의 미녀 - 쉬리 >
< 자랄수록 짱구가 되는 모래무지 >
< 나와바리를 사수하는 골목대장 - 칼납자루 >
< 물속에서는 점잖다가 잡히는 순간부터 난동을 부리는 참종개 >
이렇게 오월의 마지막 탐어여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채비를 정리하고 나니 밤이 늦었네요. 출발할 때는 가시납지리를 잡을 수 있겠다는 가당찮게 큰 꿈을 꾸었으나 이제는 마땅히 아는 곳이 없으니 <수초와 민물고기>님에게 동냥을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읍니다. 이녀석을 만나기가 이렇게 힘든 것은 솜씨없는 제 탓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그래도 올해는 기회 닿는대로 부지런히 찾아다닐 계획입니다. 전날밤 꿈이라도 꾸어야하나......
첫댓글 고생이 많으십니다.
저도 금/토요일 이틀 연속으로 왕복 200킬로 거리로 가서 새우망을 투척했으나, 실패했습니다.
눈앞에서 놀고 있는 녀석을 잡으러 족대를 들고가면 저멀리 도망하고..
요번 주말에 다시 가야하나 고민중입니다.
짬을 내서라도 가십시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계속 하다보면 소 뒷발에 쥐 잡는 행운도 오지 않겠읍니까?
혹, 귀하께서도 가시납지리를 잡으려 하시는지요?
나비 님 의 가시납지리 에 대한 로망은 끝이 없군요 ^&^
군산.서천 이면 가시납지리 가 정말 많은 고장 입니다.
제가 사는 곳 근처 이기도 하구요. 연락이 가능하였다면 좋았을텐데 정말 아쉽군요.
저도 어제 하고 그제 일본에서 가시납지리 매니아 분이 오셔서 같이 가시납지리 낚시를 하였답니다.
나비님 나중에 혹시라도 이쪽으로 오시게 되면 연락한번 주세요^&^
작년에 한번 뵈였지만 가까이하기엔 제겐 너무 머나먼 분이시라 많이 저어했는데
이렇게 마음을 써주시니 감사합니다. <narcinark>님이 선생님께 도움을 얻으라고 조언해주셨지만 사람이 미욱하여 달리 폐를 끼치지 못했지만 빠른 시일내 선생님께 연락드리고 신세를 질까합니다.
어려운 분이 먼저 글을 남겨주시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언제나, 늘 재미있는 탐어기....이번에도 또 꽝이시군요. ㅎㅎ
하도 꽝을 하다보니 아들도 시큰둥, 집사람도 무관심(달관).
오늘날의 제 주소입니다. 많은 회원분들이 성원을 해주셨데도 결과는 아직까진 "꽝"이네요.
그래도 "꽝"에서도 조그마한 것은 많이 배우니 그게 큰 기쁨인 것도 수확이랍니다.
< 빈집 >님의 근황도 재미있게 감상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좋은 탐어기와 같이살이 일기를 기대하겠읍니다.
포인트라 할 지라도 어떤 시기엔 어디로 이동했는지 잘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더군요.
아시는 분과 함께 가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사모님이 함께 다녀주시니 심심치 않은 탐어 여행인 듯합니다. ^^;
사는 곳이 맨아래 창원이라 <수초와 민물고기>님외엔 달리 동행할 분이 없네요.
관심도 없으면서 함께 있어주는 집사람이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저도 한때 가시납지리 잡는다고 여기저기 꽤 많이 헤메고 다녔는데도 못 잡았는데...
어이없게도 집근처에서 만났었죠...ㅋㅋ
기운 내시고 조만간 만날 기회가 오겠죠.
근 1년째 가시납지리를 쫒아다니다 보니 이젠 의욕도 예전같지 않고 기운도 다 빠져
마치 득도한 듯 마음이 편안한 지경입니다. 그래도 부지런히 찾아다니다 보면 언젠가는
만나지 않겠나 싶네요.
왜 가시납지리에 연연 하시시는지 ? 연구 목적 입니까 ? 아니면 특별히 좋아하는 어종 입니까 ?
제 도감에 제일 멋있게 나온 녀석이 가시납지리라 관심을 갖다가 작년 여수에서 가시납지리를 몇마리
잡아보니 나름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생긴 민물어종이라 잡아다 번식시켜 보겠다는 욕심이 나서 시작했는데
그 이후 통 잡지 못하다 보니 악(?)에 바쳐서...... ^~^
고생이 많으십니다. 거주지가 어디시기에.. 이리도 많이 다니시나요...ㅜㅜ 저는 2012년도 경남 고성군 고성천에서 가시납지리는 채집하였었는데... 도움이 되실런지요...
전 창원에 살고 있어 고성까지는 한시간여 거리이네요. 이달중으로 한달음에 달려가 보겠읍니다.
눈이 번쩍 뜨이는 고마운 정보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구체적인 위치를 알려주실 수 있으면 부탁드려 봅니다.
@nabi1961 아~ 가까운 곳에 계시네요!! 메일 주소 보내주시면 알려드릴게요! 보내드리려구 지도에 표시했는데 어떻게 보내드릴 방법이 없더라구요 ㅎㅎ;;
@민물漁 제 메일주소는 쪽지로 보내드리겠읍니다. 신경쓰이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스럽네요.
다녀온 결과는 탐어기로 보고하도록 하겠읍니다. 아울러 저와 가까이 계신 분이라면 서로 시간이
맞으면 동반탐어도 해보고 싶으네요.
고생하시며 만드신 꽝 탐어기 시리즈건만 왜 이리도 재밌나요??^^
가시납지리가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ㅎㅎ 담 번엔 꼭 성공하시길...
이젠 담담한 심정으로 그녀석과의 해후를 기대하고 있답니다.
귀하의 애정이 담긴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전경사진을보니 제가 알려드렸던 포인트가 아닌듯합니다 그리고 제 TIP만 제대로 지키시면 확율이 무척높은데 아쉽군요
앞번 시리즈에 올려드린 팁을 다시드립니다
농수로가 확율이높은데요 1.허리깊이 물 2.폭4미터정도 3. 채집망보다는 반두(채집망은 저녁8시경 물가수초옆에 붙여설치 아침6시수거해야 효과)4. 농수로 물가에 수초와 수변식물이 밀생할것 이게 제가 채집시의 환경 팁입니다
가장확실한 서천포인트를 쪽지로 보내드리니 반드시 반두(족대)로 작업하시기바랍니다 아주천천히 소리를죽여 족대들고 입수후 물가운데서 물가수초쪽으로 처음엔 족대를 바닥에 가까이붙이고 서서히 몰다가 80센티정도 남으면 빠르고 힘차게 앞으로밀며 위로걷어올리세요
포인트 에서 수초물가를 공략 족대질 20번정도면 10마리는 잡을겁니다
쪽지 드렸습니다 확인하세요 그 채집이쉬운 가시납지리 팁드린대로 지켜서해보시면 좋은결과 있으실겁니다
어종마다 채집요령이 다르더군요 제경험으론요
참 반드시 다음지도나 네이버 지도에서 드린주소지를 검색해서 프린트를 해 가지고 가세요 왜먀면 농로로 차가가야하니
수십미터근처에서 네비가 안내가 끝날확율이 많으니까요 반드시 여러장 지도와 스카이뷰 뽑아가시면 착오가 없을겁니다
아이고, 귀하께서 그토록 신경쓰셔서 탐어지정보와 채집요령을 상세히 알려주셨는데도 바로 옆으로 비켜다녔나 봅니다. 마침 8월에 부여에 갈 일이 있으니 필히 다녀와 탐어기로 보고드리도록 하겠읍니다. 이렇게 숟가락에다 밥을 얻어주셨는데도 실패하면 어떻하죠? ^~^
귀하의 무한한 친절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꾸~벅.
럭키세븐이라고 하니 시즌7에서는 꼭 잡으셨다는 기쁜 소식 올려주시면 좋겠네요 :)
글쎄요, 이젠 자신감도 많이 사라져 가시납지리가 있을만한 곳을 귀동냥으로 듣고 다녀오는 정도입니다.
시리즈의 끝은 해피엔딩으로 마치지 않을까요? - 제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nabi1961 하긴 저도 묵납과 강주걱양태는 첫대면까지 아마 한강수계 곳곳에서 열번이상 허탕을 쳤던거 같군요 경험자가 아무리 잘 가르켜줘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었는데 나중에 그어종들에 익숙해지니 그리 쉬운것을 .........생각되더군요
@쿠울쿠울가이 <쿠을쿠울가이>님, 세상사 모든 일이 그런 게 아닌가 하는 감회는 세월이 가는 것을 느끼는 순간부터 차츰 알게 되는가 봅니다. 시대의 주인이 자신이 아님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거부하지 못하는 시대의 흐름에 몸을 내맡길 수밖에 없음을 알았을 땐 자신도 주체치 못할 정도로 이미 늦었다는 걸......
귀하의 후의에 거듭 거듭 감사드립니다. 기회가 닿으면 꼭 한번 뵙고 싶네요. 꾸벅...
납지리에 장미 가시를 붙히세유..
새로운종 장미가시 납지리...
지는 임실가서 납자루 잡구 ..
임실에서 잡은거니까 임실 납자루라구 우긴적 있구먼유..
형님 글은 언제 읽어도 최곱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