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음식에 대한 속설과 진실
비가 오는 날이면 부침개나 수제비가 먹고 싶어진다
심한 입덧에 끼니 챙길 여력이 없다는 임산부도 밀가루 음식만은 당긴다 하고, 입맛 없고 우울할 땐 면 요리가 제일이라고 추천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수입산 밀가루의 유해성 논란이 일면서 밀가루 음식에 대한 속설은 더욱 분분해졌는데….
‘밀가루는 장과 위를 튼튼히 하고 기력을 세게 하며 오장을 도우니 오래 먹으면 몸이 든든해진다,’ <동의보감>에 실린 대로 예로부터 밀가루는 유익한 음식으로 알려져 왔다.
드라마 <대장금>에서도 보았듯 조선시대에는 ‘진가루’라 하여 쌀보다 귀한 식재료로 대비나 임금만 맛볼 수 있었던 게 밀가루였다.
그랬던 밀가루가 최근 몇 년 사이 주가가 떨어졌다.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입 밀가루가 장기간의 저장을 위해 표백제와 방부제를 쓰고 있음이 알려지면서 밀가루 음식을 외면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바로 ‘우리밀’을 먹는 것.
겨울에 뿌려 봄철에 수확하는 우리밀은 제초제나 살충제를 뿌릴 필요가 없고 유통 과정 또한 짧아 안심이다.
우리농촌살리기 공동네트워크나 해밀원에서 판매하는 전환기 유기농 우리밀 밀가루, 유기농 하우스 해가온의 우리밀 부침가루 등은 무표백제, 무방부제의 영양 가득한 순 우리밀로 만든 제품.
오랫동안 수입 밀가루에 길들여진 입맛이라면 부드러운 맛은 덜하겠지만, 밀눈의 영양이 가득하고 우리밀 특유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근래에는 퓨얼리 데카던트나 김영모 베이커리처럼 유기농 밀가루로 빵과 음식을 만들었다는 베이커리와 카페가 속속 늘고 있다.
Q 비가 오는 날 밀가루 음식이 당기는 이유?
A 비가 오면 어린 시절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수제비나 칼국수가 아른거린다는 사람이 많다.
직장인들은 퇴근길 해물파전이나 부침개에 막걸리 한 잔이 생각난다.
왜 비가 오면 유난히 밀가루 음식이 먹고 싶은 것일까?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때그때 필요한 영양소를 찾는 경향이 있다.
서초 쉬즈 여성한의원 최정은 원장은 “밀가루는 몸에서 열이 나고 답답한 증상을 없애며 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비 오는 날 먹는 밀가루 음식은 한낮 높은 습도와 열기로 지친 몸의 열기를 식혀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
우리 몸이 이런 밀가루의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에 입맛으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Q 밀가루 음식이 우울한 기분을 달래준다?
A 임신 8주째인 어느 임산부는 심한 입덧에 식욕이 뚝 떨어진 데다 기분마저 우울한 상태. 하지만 신기하게도 밀가루 음식만은 당기고, 먹고 나면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최정은 원장은 ‘밀가루는 영양학적으로도 우울한 기분을 다스려줄 수 있다’고 말한다.
밀가루 음식에는 단백질의 주성분인 아미노산과 비타민B가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특히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을 구성하는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우울증과 연관된 주요한 물질이며, 비타민B는 우리 몸의 탄수화물 대사를 높여 일시적으로 기분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해물파전은 이들 영양분을 풍부하게 함유한 달걀과 오징어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다.
사골국물이나 닭 육수로 만든 칼국수 또한 고단백 요리. 그래서 일조량이 적어 우울해지기 쉬운 비 오는 날이나 우울할 때 밀가루가 주재료이면서 단백질이 풍부한 이런 음식이 당기는 것이다.
Q 밀가루 음식은 소화가 안 된다?
A 쌀을 주식으로 한 동양인은 밀가루의 성분인 글루텐을 분해하는 소화력이 다소 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의학적인 근거는 없다.
스트레스나 잘못된 식습관, 체질별 특성 등 소화가 잘 되고 안 되는 것은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Q 밀가루 음식이 맞지 않는 체질은?
A 밀가루 음식을 섭취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한방에서는 밀가루를 찬 음식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자신의 체질이 몸의 열이 많은 태음인이나 소양인은 비교적 잘 맞는 음식이라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식이요법서 <식료찬요>에는 ‘여름에 더위를 먹어서 생기는 증상을 치료하려면 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찬물에 넣어 먹는다’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체질상 몸이 차가운 소음인이 밀가루 음식을 너무 자주 먹는 건 좋지 않다.
사상의학의 체질별 특성으로 볼 때 태음인은 큰 키에 건장한 체격, 허리 부위가 튼튼해 서있는 자세가 굳건하다.
외모상 상체가 실하고 하체가 빈약하다면 소양인, 반대로 엉덩이가 크고 앉은 자세가 크나 가슴둘레를 싸고 있는 자세가 약하다면 소음으로 본다.
Q 밀가루 음식은 파, 마늘과 먹으면 좋다던데
A 소음인의 경우처럼 체질에 맞지 않으면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더부룩한 느낌이 든다.
이럴 때는 소화에 도움을 주는 재료를 같이 먹으면 도움이 된다.
파나 마늘, 고추 같은 향신료와 김치, 양파 등 뿌리채소가 곁들이면 좋은 식품. 한방에서는 파나 마늘, 고추 등을 몸의 열을 내게 하는 대표적 열성음식으로 꼽는다.
최 원장은 “열성음식은 몸을 따뜻하게 해 밀가루의 찬 기운을 눌러 상대적으로 속이 찬 사람도 밀가루 음식을 편안하게 소화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한다.
Q 한약을 먹을 때는 밀가루 음식을 먹지 말라 하는데
A 한약을 먹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밀가루 음식을 피하라는 처방을 듣게 된다.
약은 소화기 계통을 통해서 흡수되어야 하는데, 밀가루로 만들어진 음식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은 음식 때문에 소화력이 떨어져 한약의 흡수까지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약을 복용하는 동안 소화 장애 우려를 최소화해 약의 효과를 높이기 위함으로 해석하면 된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