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에게 보내는 스물한 번째 편지(부산만필) 兄.
1983년 새해 시무식날 모회사 총무과 사원으로 첫 출근을 한 것이 고향 광주를 떠나 부산생활의 시작이었고 그 시작은 지금도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진행과정 속에 부인과의 사이에서 두 사내아이가 태어나 ‘모든 것을 사랑하며 바르게 살자’라는 가훈을 슬로건으로 한 가족을 이루고 근검절약하며 텃밭처럼 살아가는 소시민의 부산에 관한 이야기라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부산에 온 것은 이 때 출근과 동시에 온 것은 아니고 그로부터 세월은 거슬러 올라 까까머리 고교 첫 학년시절 여름 방학 때였습니다. 당시에는 해외펜팔이라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저도 펜팔을 했었죠. 영어문장이 안 되면 교무실에 가서 영어선생님께 도움을 받았고 상대는 미국의 오하이오Ohio 주에 살고 있는 40대 중반의 남성이었습니다. 그 분은 한국의 문화에 관심이 많았으며 저에게 수십 장의 도넛판(45RPM의 Record)과 미국의 여기저기를 담은 포스트 카드를 비롯하여 칼리 지브란의 ‘예언자’ 같은 원서를 보내주시곤 했는데, 한번은 편지 속에 한 장의 지폐 $100을 넣어서 보냈습니다. 부모님께 달러에 관에 말씀드리니 너의 돈이니 네가 알아서 하라는 말씀이었고 아버님께서 환전을 해오셨는데 당시에 제법 큰돈이었습니다. 그 돈으로 텐트와 배낭, 버너 등을 구입해 여름방학을 이용해 친구 덕범이와 전국일주에 나섰습니다.
광주를 출발해서 여수와 남해, 하동을 거처 부산, 경주, 안동, 서울 다시 광주에 이르는 동선이었는데 이때 처음으로 부산에 왔었죠. 이송도로해서 남항의 넓은 바다를 보면서 태종대에 가는 길은 도로포장이 안 된 신작로 길이었을 정도로 지금과는 상상도 못할 그런 풍경이었습니다. 친구와 나는 자갈치시장, 영도다리, 용두산 공원, 미화당백화점, 동래온천, 해운대와 동백섬 등 이런 곳을 다니면서 부산구경을 했는데 가장 잊히지 않는 것은 도시와 접한 바다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친구나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나는 앞으로 부산에서 살 거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말이 씨가 된다고 제가 광주에서 살았던 만큼 현재 부산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럼 부산은 어떤 도시일까요? 저는 한마디로 말해 살기 좋은 곳이라고 말합니다. 부산이라는 지명이 말해주듯이 면적의 7할이 산이고 넓은 강과 수평선이 보이는 바다와 함께하는 부산은 동해와 남해에 동시에 접해 있는데 그 경계가 딱히 어디인지는 모르겠으나 과거 남과 북이 햇볕정책이전에는 무장공비를 침투시켜 후방을 교란하는 비정규전 형태로 전군에 진돗개 비상이 걸리고 대간첩작전을 수행하면서 사살하거나 다시 철책을 넘어가기도 했는데 심지어 후방에 속하는 부산의 해안을 통해 두 번이나 해상침투를 시도하다 사살되거나 체포되었습니다. 한번은 해운대에서 가까운 청사포 마을 앞바다였고 한번은 다대포에서였는데 여기서 청사포는 동해와 남해를 구분하자면 그 경계가 될 것 같고 다대포는 남해에 속합니다. 달리 문학적으로 보면 해순의 이야기를 담은 오영수 문학 “갯마을”의 배경이 되는 일광은 동해이고, 요산 김정한 문학 “모래톱이야기”에서 조마이 섬의 배경이 되는 일웅도(을숙도) 앞바다는 남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문학적으로도 수많은 배경이 되는 부산은 신소설인 이인직의 “혈의 누”에 초량의 남선창고를 비롯해서 한국전쟁 당시 시 쓰고 소설 쓰는 문인들이 부산으로 피난을 내려와 전시수도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문학의 꿈을 저버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글들이 상존하는데 김동리의 “밀다원시대”의 배경이 되는 밀다원도 광복동에 실제로 있었던 다방이라고 하는데 어디쯤인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함경남도 원산이 고향인 대표적인 월남 작가 이호철의 “소시민”을 읽어보면 완월동 제면소를 비롯해서 자갈치나 부두. 광복동, 범일동, 조방 앞, 이런 지명들이 나오는데 저도 부산에 처음 와서 조방의 조방이 뭐냐고 물으니, 그냥 사람들이 조방 앞이라 부르니 그렇게 부른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궁금하면 못 참기에 더 알아보았는데 과거 엄청나게 큰 조선방직공장의 정문이 있던 곳을 조방 앞이라 부른다는군요. 또 의문 하나는 교통부라는 지명이 있어요. 분명 당시에 교통부는 서울에 있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을 푸는 데는 조방 앞보다 더 걸렸는데 과거 전시수도 때 교통부가 있던 자리라 해서 교통부라 부른다고 하더군요. 또 부산에는 타지사람들이 들어서 그 뜻을 잘 모르는 지명이 있습니다. 그것은 산복도로라는 도로인데요. 주로 산동네를 관통하는 도로를 말합니다. 밤에 차를 타고 이 산복도로를 달리면서 내려다본 야경은 아름답지 않는 곳이 없지만 말하자면 부산이라는 지명이 이야기 해 주듯이 산이 많아서 산동네가 많은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니 교통은 필수로 이에 산의 중턱이나 허리를 깎아서 낸 도로를 산복도로라고 한답니다.
다시 문학속의 부산을 거닐어보면 시대적으로 낙동강변의 구포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조명희의 “낙동강”과 김정한의 “독매” 속에 구포가 있습니다. 또 이 이야기는 지난번 형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 낙동강을 이야기 할 때 언급이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소설이 아닌 시로 볼 때 서규정의 “구포 둑에 올라”와 조성래의 “카인별곡-구포에서”가 있고 다른 지명으로는 앞서 말씀드린 산복도로에 관한 시가 있는데 동일한 이름 강영환의 “산복도로”가 있으며, 손택수의 “범일동 블루스” 등 열거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그 중에서도 부산이라는 지명과 함께 부산을 노래한 향파 이주홍의 “내 고장 부산자랑”, 김종해의 “부산에서”, 김석규의 “부산” 등이 있습니다.
兄.
형.
그럼 기왕 먹는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국제시장근처 남포동에 먹자골목이라는 곳이 있어요. 대략 한 블록쯤 되는 길바닥에 난전 같은 곳에서 음식을 파는 곳으로 포장마차도 아니고 그냥 길바닥에 목욕탕 의자 같은 곳에 앉아서 당면, 쫄면, 순대, 콩국, 국수 등 대충 이런 것들을 파는데 처음에는 예쁜 아가씨나 아주머니들이 길거리에 쪼그려 앉아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오히려 이를 보고 있는 제가 부끄러워 힐끔힐끔 보았는데 지금은 그 모습이 더 친근감 있고 편해 보이더군요. 그래서 저도 한번 음식을 시켜서 먹어보았습니다. 물론 혼자서 음식을 주문할 용기는 없었고 동행이 있었습니다. 음식을 먹으면서 지나는 사람들이 처다 보는 것을 의식하기도 했지만 자판음식이라고 무시할 것이 아니고 맛은 물론이고 주문과 동시에 신속하게 등장하는 음식은 처음엔 비위생적일줄 알았는데 정갈할 정도로 깨끗하더군요. 이렇듯 앞서 이야기한 산복도로와 함께 타지인 들이 잘 모르는 부산의 풍경하나를 보여드렸습니다.
그럼 형께서 생각나는 부산의 풍경 중에 기억할 만한 곳이 있다면 어디일까요. 해운대, 광안리, 용두산 공원, 영도다리, 태종대 등 잘 알려진 곳들이겠지요. 하지만 제가 이야기하는 부산의 풍경은 부산사람들이 외지사람들에게 그다지 이야기하지 않는 곳, 그러나 저에게는 더 정감 있고 부산이라는 도시의 맛을 느끼는 곳을 형에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말씀드리는 부산의 풍경은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느리게, 느리게 걸어가면서 보아야만 눈으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풍경들입니다. 또 저는 이런 길을 거닐 때는 저의 무촌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데 그 무촌께서 나 없어지면 이곳에 와서 전화하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럼 그곳이 어디인지 말씀드리면 해운대로부터 시작이 됩니다. 해운대의 동쪽 미포입구에서 달맞이 길이라는 아름다운 길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 1,000명중에 970명은 차량으로 길 따라 올라가고 25명 정도는 산책길을 걸어서 올라가고 겨우 5명 정도나 걸어서 올라가는 마을길이 있습니다. 길 이름은 ‘해월정 1길’인데요. 그 길을 거닐면서 느끼는 것은 아파트라는 공동의 주거형태가 얼마나 몰개성적인가를 입증해주는 곳입니다. 아파트라는 곳이 붕어빵틀에 밀가루반죽과 팥을 넣어 구워낸 곳이라면 이 길은 세상의 꽃들을 한 송이씩만 꺾어다 놓은 듯 집마다 모두 다른 것이 집주인들의 취향이나 개성을 말해주는 것 같고 집들이 얼마나 예쁜지 그 집들을 보면 담장하나, 창문하나, 대문하나도 이야기가 되고 길을 따라 쭉 이어집니다. 그런 집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듭니다. 집이 멋있어서 부러운 것이 아니라 자기가 사는 집, 사람으로 태어나서 자기의 공간을 자기의 취향에 맞춰 지어놓고 생활을 한다는 개성이 부러운 것입니다. 남이 하면 나도 따라서 하는 남 나름의 사람이 아니라 내 생각을 담아 내 나름대로 한다는 그 의식이 분명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부러운 길, 십여 곳의 갤러리와 어느 커피숍이든 커피를 마시면서 바다를 볼 수 있는 길을 가면서 해운대와 광안리 바다, 이기대, 태종대, 오륙도를 조망하며 걷는 길이 저의 무촌이며 달리 형의 제수씨가 자기가 없어지면 저에게 이곳에 와서 전화하라는 곳입니다.
그러나 이곳에 정작 중요한 곳이 있는데 우리나라 추리문학의 대가라할 수 있는 “여명의 눈동자”의 작가 김성종 선생의 ‘추리문학관’이 있습니다. 부산에는 문학관이 세 군데가 있는데요. 그 중 하나는 요산문학관으로 김정한 선생이 태어나신 남산동에 생가와 함께 있고, 그 다음으로 향파 이주홍 문학관은 동래 온천장 부근 전자공고 못미처에 있는데 어느 일요일, 형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동백꽃에 관한 이야기를 쓸 때 “상처 아닌 꽃은 없다”라는 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그 시를 쓴 정호 동생과 저의 무촌과 함께 향파문학관에를 찾아갔는데 안내문 하나 없이 대문이 굳게 닫혀 있더군요. 그래서 그냥 돌아온 적이 있었는데 추리문학관은 실망을 시켜주지 않았고 오히려 선생이 사비를 들여 지은 문학관 가는 길의 커피숍 구석진 자리에 작은 노트북을 켜두고 골몰하고 계시는 분을 보았습니다. 언뜻 보아도 곱게 늙은 노인은 바로 김성종 선생이셨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갈까 하다가 참았습니다. 너무나 골똘히 작품을 쓰고 계시는 것 같아서요.
마침내 추리문학관에 도착해서 우리 부부는 문학관의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정통문학이 아닌 추리문학은 무언인가를 유추하기 위해 눈의 시선을 모았습니다. 전시되어 있는 국내외추리소설들과 일반문학서, 독서실과 설럭 홈즈의 방 등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동행한 부인과 함께 세익스피어의 “햄릿”이나 “멕베드”를 이야기 하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이야기 하고, 모파상, 디킨즈, 푸쉬킨 등을 이야기 하고, 헤밍웨이, 카뮈와 사르트르, 아가사 크리스티, 설록 홈즈, 에드가 알란 포우, 켄 폴리트, 핸리 뮐러 등 100여명의 문호들이 전시된 사진을 보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 창문을 통해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동안 부부가 여행하면서 다녀본 문학관이 몇 곳이 되는지, 그리고 추리문학관과의 비교나 대비되는 이야기 끝에 여행은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격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문학관을 나와 아름다운 바다풍경을 보면서 걷는 길, 다만 걸어서만 갈 수 있는 길을 소개할까 합니다.
해운대전신전화국 앞을 출발해 10번 마을버스가 30분마다 와서 멈추고 가는 문학관 앞의 정류장 아래 긴 계단을 내려와 달맞이 길을 건너 해송이 어우러진 숲속에 조성된 ‘문 텐 로드’, 달빛을 보며 걷는 다는 길을 가로질러 내려가면 동해남부선철길과 함께 유독 푸른 바다가 보이는 바닷가 마을 ‘청사포’에 이르게 됩니다. 앞서 이야기한 무장공비가 해상침투를 하려했던 마을이죠. 파도가 부서지고 가끔은 마을을 관통하는 기차가 덜컹거리며 지나는 아름다운 마을은 횟집과 민박집, 노래방 등 기껏 승용차를 타고 와서 회에다 술이나 한잔하고 가는 마을이지만 여행자의 눈에 아늑한 포구의 노래가 들리고 슬픈 전설이 깃든 마을이라는 것을 직감케 해줍니다. 그것은 바닷가 중간에 우뚝 세워져 있는 마을 표지석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표지석에는 靑沙浦라고 표식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푸른 모래를 뜻하는데 원래는 ‘사’자가 모래 ‘사’가 아닌 뱀 ‘사’자였다는군요. 그 근원이 되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오랜 옛날 이 마을에 금실 좋은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남편의 생업은 고기를 잡는 어부로 먼 바다에 고기를 잡으러 가면 부인은 어김없이 바닷가 전망 좋은 바위위에 올라 남편이 오기를 기다렸고 날이 갈수록 부부의 사랑은 깊어갔는데 꼭 너무 사랑이 깊을수록 뻔 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둘 중 한 사람이 떠나게 되는 거죠. 이 이야기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남편이 어느 날 풍랑을 만나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이를 모르는 부인은 기다리다 지처서 서서히 죽어갑니다. 이런 애틋한 아내를 바라보며 처절한 심경으로 울부짖는 남편의 혼백을 차마 모른 체 할 수 없었던 바다의 신이 푸른 뱀을 보내 부인을 인도하게 하고, 이렇게 해서 만난 부부는 이승인지 저승인지 전혀 알 수 없는 몽환적인 세계, 꿈같은 곳에서 사랑을 이어갔다니 정말이지 꿈같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청사포는 그래서 원래는 뱀 사자의 靑蛇浦였다고 합니다.
부산에는 유독 전망하기 좋은 태종대나 이기대, 몰운대, 신선대, 오륜대, 해운대, 자성대 등이 있지만 청사포처럼 그림 같은 아름다운 포구도 많이 있답니다. 요즘 해운대나 광안리 바다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지만 어느 정도 인생의 깊이를 아시는 분들은 젊은이들이 외면하는 이런 곳이 더 정감이 있고 삶을 아우르고 되돌아볼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하며 애틋한 전설이 담긴 청사포 마을을 뒤로하며 길을 가다 철길을 가로지르기 전에 바다코끼리를 닮은 바위가 있는데 바다를 전망하기가 참 좋은 곳입니다. 좀 높은 곳이거든요. 먼 바다 수평선 자락에 떠있는 일본국 쓰시마가 보이고 그 사이 현해탄에 점점이 떠서 항해를 하는 배를 보면 전진을 하지 못하고 마냥 제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민달팽이처럼 다른 곳을 바라보다 다시 시야를 돌리면 저만치 가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러면서 어찌 보면 저렇게 느리게 가도 가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무엇을 그리도 서두르며 조급하게 살고 있는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선 가마우지도 볼 수 있는데 한 마리는 허공을 선회하고 한 마리는 물속으로 자맥질을 하는데 1초, 2초하며 세어보니까 한번 입수하면 꼭 25-6초 만에 올라오더군요. 그러니까 두 마리의 가마우지는 청사포 부부 가마우지로 한 마리는 바다 위를 날면서 경계를 하고 한 마리는 고기를 잡고 하는 것이 전설속의 청사포 부부처럼 애틋해 보이기만 했습니다.
兄.
兄. 사실 조선시대 이덕무(李德懋,1741-1793)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정조 대왕도 아끼던 사람이었죠. 이 사람의 별명은 간서치(看書痴 : 책만 보는 바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고, 이덕무가 백탑(원각사지 십층석탑)이 있는 동네로 이사가 만난 이들이 있는데 그의 벗 유득공, 박제가, 백동수, 이서구 등입니다. 이덕무를 비롯해 이들을 이른바 백탑파라 부르고 그들의 스승은 담헌 홍대용과 연암 박지원으로 책과 학문을 좋아한 이들 가운데 이덕무가 히죽히죽 웃으며 집으로 들어오면 가족들은 오늘도 어디서 희귀한 책을 한권 구했나 보구나. 했다는데, 제가 바로 그 꼴인 것 같습니다.
수많은 사람과 사람사이를 거닐며 헌책의 무덤이 아닌 다시 살아나는 보수동 책방골목은 하나의 보물찾기나 다름이 없습니다. 다양한 지식과 정보, 문학의 열정이 있고, 이곳에서 만난 도스토옙스키, 헤르만헷세, 김수영, 이청준, 황석영 등 지적충만감으로 도도한 물결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듯 한 호사를 누리기도 한답니다.
兄.
사람들을 아무리 외모가 출중해도 내면이 부실하면 단기간에 호감을 상실해 버린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길을 가다가도 외모가 요란스러운 사람을 보면 왠지 머릿속이 맑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쳐다봐줄 가치를 느끼지 못해 차라리 먼 산을 바라봅니다. 안타깝게도 외모지상주의자들은 대부분 책을 별로 가까이 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화장품을 살 때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 책을 살 때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당연히 책을 읽는 순간보다는 거울을 보는 순간이 훨씬 즐겁다고 합니다. 그러나 책이야 말로 내면적 빈곤감을 가장 빨리 충족시켜주는 정신의 양식이라고 하는데 한번 발라서 평생 기억되는 립스틱은 없어도 한번 읽어서 평생 기억되는 수필집은 있다고 하니 누가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을까요? 실제로 독서의 계절은 없다고 합니다. 하루하루가 천국이듯이 매일매일이 독서의 날인 것이죠. 누군가 그러더군요. 만원으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은 한권의 책을 구입해 읽는 것이라고......, 아무튼 조만간에 보수동 책방골목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 고(古)서점, 성남서점, 우리글방 등에 임종국 선생의 “친일문학론”이라는 책을 부탁해 두었는데 구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한번 읽겠다고 마음먹은 책은 읽어야 직성이 풀리니 욕심인가 합니다. 아무튼 오늘 제가 소개한 보수동 헌책방 골목은 단지 책방 골목이 아니고, 평소 존경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며, 저의 정신적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자양분의 거리입니다. 또 시내에 나가면 일착으로 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兄.
형께서도 부산에 한번 오시지요. 그러면 부산의 명물로 한잔 마셨다하면 기가 막혀버리는, 최고급 와인보다 맛있다는 생탁을 한잔 대접하리다. 그럼 다음절기인 대설 즈음에 뵙겠습니다.
해운대의 미포 입구 입니다. "해운대"라는 영화를 보니 여기에서 로케이션이 되었더군요. 그리고 멀리 몇 개의 섬이 오륙도 입니다.
근경이 해운대고 원경의 다리가 광안리 바다 입니다.
커피 숍에서 작은 노트북의 자판을 열심히 누르시고 계시는 분이 김성종 선생입니다.
추리문학관의 내부입니다.
추리문학관의 셜록 홈즈의 방입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모습도 있군요.
추리문학관의 1층 커피숍입니다.
해운대 달맞이 길의 가을풍경 입니다.
푸른뱀의 전설을 간직한 청사포 포구입니다.
뒤의 바다코끼리를 닮은 바위를 배경으로 저와 무촌입니다.
동해남부선 철길 위의 아이들......,
아! 아름다워라, 바다 바람을 맞으며 피어난 해국.
이 녀석들, 작은 파도보고 우~ 와 쓰다미다 하면서 피하는 녀석들이 재미 았어서......,
구덕포에서 본 송정해수욕장 입니다.
귀여워라 백사장의 오누이......,
붉게 물들어가는 바다, 그리고 수평선......,
부전행 열차표와 송정역의 여행자 스탬프.
송정역의 밤 정경
보수동 헌책방골목 입구
헌책방 골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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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진설명은 오늘 일정을 마치고 하겠습니다. 지금 무척이나 바쁜 관계로......,
무촌의 여인이 늘 함께하는 바람/ 자갈치 시장만 보고싶었는데/ 사이소 노이소 바닥에서 고갈비도 먹고 싶고/ 휴우~~침 넘어 가네/ 헌책방 거리도 걷다가 기념으로 책 한권 사고 싶고/가덕도 넘어가는 일몰의 황혼에/ 바람과 찻 집에서 부산 바다를 바라보며 차 한 잔 (술은 싫어)/ 무촌의 사내랑 이야기도 하고 싶고 / 휴우 ~~~죽인다 ``ㅎㅎ/ 죽인다~~ 부산 구경하고 시~~~포/ 부산~~~~가이드여 ~~~ㅎ.
언제 부산 나들이 한번 하시죠. 서울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드실 거에요. 해운대나 광안리 송도 등에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COFFEE SHOP이 참 많이 있답니다.
부산의 풍경을 이리도 자세히 알려주시다니오!! 고등학교 시절부터 드나들은 부산인데 오늘에야 겨우 부산구경 다 했소이다!! 부산 하면 추억도 많아요!! 목포에서 사귄 여인과 부산까지 원정와서 사랑을 불태운 적도 있고, 지난번 부산문학회 창립 때엔 강길환 원문협 부회장인의 안내로 태종대에서 싱싱한 회로 점심을 먹고 유람선을 타고 태종대를 한 바퀴 돈 적도 있답니다. 참 부산 사람들은 정감이 있어요!! 화끈 하기도 하구요, 거기에다 의리 하나는 짱이랍니다. 대준님! 고맙습니다. 수고하셨구요!!
엄마야! 목포에서 부산까지, 지나번에 군대생활 할때는 안동 낙동강에서 연애하기 바쁘셨다는데 사랑도 전국구로 하셨나 봅니다. 그 열정을 살려서 언제 부산에 오시면 싱싱한 회는 어디 가나 많이 있답니다. 그러니 언제 부산에 오실 기회를 마련해야겠습니다.
참 그 때는 사랑도 전국구로 했지요!! 지금은 능력이 모자라 폐업을 했지만요!! 이제 도무지 그런 낙은 사라졌으니 제 인생도 종지부를 찍을 때가 오는가 봅니다!! 젊었을 때 사랑 많이 하세요!! 나중에 후회하지 마시구요!!
저는 언제나 웃는 회장님의 모습에서 젊음을 느낍니다. 그리고 세상엔 사랑할 것들로 가득하지만 무었보다도 '마음 빛 누리에'의 공간에서 만나는 다양한 님들을 글과 그림, 음악 등에서 큰 사랑을 누립니다. 아울러 사랑하는 회장님 언제나 감사합니다.
부산 구석구석 소개 잘받았습니다.저도 한일년 김해있으면서 구포 사상 동래 부전 태종대 행운대 하단 등 다녀보았는데 새롭게 다가 오네요.서면에서 책을 구하고 동아대는 방송대 시험과 수업관계로 가셨고 지난일들이 새록새록 샘쏟듯이 피어오르네요. 저도 토욜에 경주 집에 갈려면 만덕산터널에서 엄첨지체되었던 기억도 나네요
아우님이 부산의 거리를 회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나 봅니다. 앞으로 형에게 보내는 편지가 끝나면 부산의 이면을 돌아보며 그 이면에서 살아 가는 사람과 그 풍경을 이야기 형식으로 쓰고 싶습니다.
아휴 배도 고프고요 팔 다리 허리 저 부산 구경하다가 지첬어요 어쩜 이리도 소상하게 부산의 구석구석을 흥미 진진한 스토리로 소개 하시는지 ? 놀라울 따름이며 먹거리며 풍광 거기에 풍부하신 지식에
책에 관한 여러 이야기는 백과 사전을 방불게 하십니다 바람님 즐감하며 구경하다 배고프니 훗날 길거리에서 좌판도 감지 덕지 이니 요기 시켜 주세요?
청진님께서 구경하시는라 배가 고프시다는데 맛있는 것도 사드리지도 못하고, 그러나 약속하면 꼭 지키는 사람 바람이 언제 부산에 오시면 맛있는 것 사드리겠다고 약속드립니다.
이 글읽고 부산에 대한 자세한 많은 정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부산에 대한 지리적 환경을 이야기 하며 대준님이 올려주신 이글이 도움이 되었네요. 며칠전에 읽었는데 다 읽지 못해서 오늘에야 댓글을 .....아직도 조금 덜 읽긴 했습니다만.....ㅎㅎ ..참 송정에 있는 솔베이지라는 레스토랑 아직도 있나요 ?...그 곳 처음 가보고 분위기에 반해서 ktx타고 몇번을 갔었는데....생화를 장식된 카페 주변의 꽃들과 인테리어들가 참 인상적이였답니다....지금도 여전히 영업을 하는지 궁금하네요~
풍경님! 10여 년이 된 솔베이지 레스토랑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창문 넘어 철길 위로 기차가 달리고 그 넘어로 백사장과 바다의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는 아름다운 곳이죠. 그리고 몇 번이라 함은 자주 와 보셨다는 말씀인데, 저는 부산에 살고 있는 지가 글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여러해가 되었어도 언제나 변함 없이 좋아하는 곳입니다. 아울러 부산의 여행에 참고할 만한 곳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질문하셔도 좋습니다. 오늘도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 되시길......,
저도 알지 못했던 부산의 야사와 멋진 풍광이 그림처럼 아릅답습니다. 이곳에 살 때는 몰랐는데 제가 살고 있는 부산이 이렇게 멋진 곳이라니.....
정호 씨! 언제 청사포에서 내가 소주 한잔 살께, 청사포에서......, 그리고 내년에는 내가 부산의 뒷골목을 누비고 다닐 것 같아. 왜냐하면 부산의 이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경과 이야기를 글로 담고 싶어서......, 아무튼 주말여행에서 만나기로 하고 그 날 7시 교당에서 봅시다.
직장에서 벗어나 형님과 한잔하면서 수많은 내공을 배우고싶네요
아우님! 저는 아우님 만나면 그 어려운 시 쓰기를 배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형에게 보내는 서간문은 문장이 끝날 것 같으면 그 끝을 부여잡고 꺼지는 불씨를 살려내듯이 물 흐르듯 쓰는 재미가 있습니다. 또 언젠가 한잔할 시간은 알게 모르게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고 봅니다. 저도 서울엘랑 가거든 친분이 있는 분들께 연락 드릴 거거든요. 단지 갈 기회가 마련이 되지 않는 것이 흠이로 소이다.
바람이란 닉 네임이 그거 주어진 것이 아니군요. 정말 바람처럼 걸림없는 이야기들입니다. 입담이란 말이 있지만 글담이 대단하십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