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새
종달새는 이른 봄날
질디진 거리의 뒷골목이
싫더라.
명랑한 봄하늘
가벼운 두 나래를 펴서
요염한 봄노래가
좋더라.
그러나 오늘도 구멍 뚫린 구두를 끌고
훌렁훌렁 뒷거리길로
고기새끼 같은 나는 헤매나니.
나래와 노래가 없음인가
가슴이 답답하구나.
_ (1936.3. 평양에서, 윤동주 20세)
1936년 3월에 평양에서 쓴 작품으로 연을 구분하지 않은 것이 특징인 작품이다. 봄하늘을 가볍게 날아오르는 종달새와 어두운 뒷골목을 배회하는 화자의 답답한 심정의 대비가 돋보인다.
화자의 답답한 심정은 시를 창작한 시기를 고려했을 때 신사참배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심정은 비슷한 시기에 쓴 작품인 <가슴 1>에서 직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나래'는 '날개'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