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충북지사 킹메이커는 누구?
이상훈씨가 이끌던 98년 이원종 후보캠프 최고 드림팀
평가정우택 전 해수부장관, 청주주차관리공단 ‘한충 이사장’ 영입
충북인뉴스
cbi@cbinews.co.kr
열린우리당 후보 결정 안갯속, 킹메이커 영입도 ‘오리무중’ 내년 5월31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북도지사 출마예상자들의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차기 도백에게 당선의 영광을 안겨줄 킹메이커 역할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1998년 당시 도전자였던
이원종 후보 당선의 일등공신 이상훈 현 충북일보 사장.
역대 지사 선거에서 선거대책본부장과 선거 사무장, 각 시·군의 연락소장, 홍보책임자 등은 선거의 판도를 좌우할 정도로 후보들의
당락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특히 선거운동본부의 간판격인 선거대책본부장은 후보의 이미지를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후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중에게 비쳐지는 이미지나 선거캠프의 인화단결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1998년 6월4일 도지사 선거에서도 킹메이커의 역할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현직이었던 주병덕 지사 캠프는
웅변조의 선동 연설로만 일관했고, 선거 막판에는 이원종 후보와 ‘우암상가, 성수대교 붕괴사건’을 연관 짓는 광고를 게재하는 등 네가티브
전략을 펼쳤지만 오히려 감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낳았다.
이에 반해 이원종 캠프는 언론인 출신 보좌진으로 삼각편대를 짰다. 충청일보 편집국장과 전무, 중부매일 사장 등을
지낸 이상훈 현 충북일보사장을 선대본부장으로 앞세우고 충청일보 출신의 민경명 현 충북넷 대표, 충청매일 출신의 이돈우씨 등을
포진시켰다.
이들은 우선 이전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홍보전략으로 승부를 걸었다. 단순히 후보의 동정이나 중앙당의 지원유세 일정
등을 홍보하는 이전의 방식이 아니라, 그대로 옮겨 실으면 될 정도로 내용과 문장이 다듬어진 를 제공해 들로부터 각광(?)을 받았던
것이다.
특히 이상훈 선대본부장은 화려한 경력과 인맥을 바탕으로, 핏대를 올리는 선동 연설 없이도 당시로서는 도전자였던
이원종 후보를 민선 2대 지사의 반열에 올렸다.
▲ 정우택 캠프로 영입이
결정된 한충 청주시 주차관리공단 이사장.
선거가 끝난 뒤 논공행상도 확실하게 이뤄졌다. 이상훈 선대본부장은 선거가 끝난 지 5개월만인 1998년 11월, 새롭게 신설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충북지회장에 취임해 2002년 11월까지 1, 2대 충북지회장으로 일했다. 민경명는 충청일보로 복귀했고, 이돈우는
충청북도 출연기관인 지식산업진흥원에서 일하고 있다.
이상훈 당시 선대본부장은 정무부지사 후보로까지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외환위기 이후 공직사회 구조조정 등이 논의되던
시기라는 점에서 이원종 당선자가 내세운 내부 선임원칙에 따라 작고한 조영창씨가 정무부지사에 임명됐다.
2002년 6월13일 재선 고지 점령에 나선 이원종지사는 1998년에 비해 질과 양의 측면에서 슬림화된 조직으로
승부를 걸었다. 섣불리 사람을 쓸 경우 당선 이후가 복잡해 지는 것도 문제지만, 민선 2기를 통해 축적한 이미지만으로도 선거승리가 확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실제로 2002년 선거에서 당시 민주당은 아예 후보를 내지 못했고, 자민련 소속의 구천서 전 의원이 이 지사에게
대항마로 나섰지만 높은 벽을 실감하고 사실상 정계 은퇴의 길을 걸어야 했다. 2002년 캠프에는 청주대 총장 출신의 정용태씨와 중부매일
출신의 안희두씨 등이 캠프에 합류했으나 1998년 만큼 각종 보직이 전리품으로 분배되지는 않았다. 정우택 전
장관, 마음 맞는 사람만 “(한나라)당내 경선도 불사하겠다”며 현역인 이원종 지사에게 도전장을 던진 정우택 전
해양수산부장관은 “섣불리 사람을 쓰기 보다는 마음에 맞는 범위 내에서 사람을 고르겠다”고 밝혔다. “자칫하면 빼도 박도 못한다”는 것이
정 전 장관이 사람을 가려 쓰려는 이유다.
그렇다고 정 전 장관이 킹메이커 영입에 마냥 소극적인 것은 아니다. 2004년 총선에서 역시 도전자였던 한대수
후보를 당선시키는데 기여한 한충 청주시주차관리공단 이사장을 영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충 이사장은 청주중, 청주고(41회),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해병대 소령으로 예편했으며, 무역회사를 운영하다
지난 총선에서 한대수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한 이사장은 현재 사표를 제출한 상태며, 사표가 수리되는대로 정 전 장관이
이사장으로 있는 홍곡과학문화재단의 이사직을 맡을 예정이다. 한충 이사장은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후보 경선 절차를 거칠 수도 있고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면서도 “1년 남아있는 이사장 임기를 포기하고 합류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전 장관도 “지난 총선에서 훌륭한 역할을 한 분으로 알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 전 장관은 그러나
“한대수 캠프에서 일했던 분을 모셔온다고 해서 ‘이후 정치행보를 한대수 시장과 함께 한다’는 정치적 해석을 내리지는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한충 이사장을 정 전 장관에게 소개한 사람은 전직 중견 언론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후보 가시화
급선무 한나라당의 지사 출마구도가 이원종 지사와 정우택 전 장관의 대결로 압축된 반면 열린우리당은 유력 후보군만 거론될
뿐 ‘선두마’가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따라서 킹메이커 영입도 전혀 고려되지 않는 상황이다.
열린우리당 후보군은 현역인 홍재형(청주 상당), 이시종(충주) 의원과 안재헌 전 여성부 차관, 서규용 전 농림부
차관 등이다. 지명도 면에서는 단연 현역 의원들이 앞서지만 현재로서 현역의 출마가능성은 극히 낮다.
9월20일 지방선거 공동기획단장인 김종률 의원이 회견을 갖고 ‘이시종 의원의 도지사 출마 결심’을 대신 전하기도
했지만, 한나라당의 당 지지도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이원종 지사가 독주체제가 지속되면서 의원직을 버리고 모험을 걸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시종 의원의 한 측근도 “상황이 돌변한다면 모르지만 출마의사를 사실상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앙당에서도
현역의원의 무리한 지방선거 출마를 말릴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역 의원의 지사 출마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안재헌, 서규용 전 차관의 출마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들 두 사람은 한나라당, 열린우리당의 다른 후보군과는 달리 선거경험이 전혀 없어 킹메이커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 되지만 이에 대한 진척은
전혀 없는 상태다.
6월14일 지역산업발전연구원을 개소한 안재헌 전 차관은 이에 대해 “아직은 상황이 불투명한 만큼 연구원 운영에만
전념할 뿐 인적구성을 진척시킬 때는 아니라고 본다”며 “진전되는 상황에 따라서 이 문제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지역산업발전연구원에는
추천을 통해 채용한 사무과장 1명과 감사 1명, 대학원생·대학생 3명이 뉴스레터 발송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서규용 전 차관도 아직까지
한국마사회 상임감사를 맡고 있어 지역 내 활동 및 인맥 구축은 부진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