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지도자 시스템의 성장과 발전

[al haud]

통합 축구협회 출범의 의미(https://cafe.daum.net/rocksoccer/ADs2/378485?anchor=commentDiv-378485)

일본 축구의 성장과 발전(https://cafe.daum.net/rocksoccer/ADs2/379062?anchor=commentDiv-379062)

일본 축구의 명(明)과 암(暗)-1(https://cafe.daum.net/rocksoccer/ADs2/379515)

일본 축구의 명(明)과 암(暗)-2(https://cafe.daum.net/rocksoccer/ADs2/380242?anchor=commentDiv-380242)

k-디비전 시스템의 과거와 현재(https://cafe.daum.net/rocksoccer/ADs2/380525)

한국 축구 유소년 시스템의 성장과 발전(https://cafe.daum.net/rocksoccer/ADs2/417885)

요즘 들어 부쩍 각 커뮤니티마다 한국 축구 감독들에 대한 이슈가 많이 나옵니다

선수들은 확실히 과거에 비해 발전된 모습이 보이는데 왜 감독들은 과거와 비교해 나아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저 좋은 재능들을 가지고 왜 국제 무대에 나가면 항상 수비 축구에 뻥 축구만 하는가

지나치게 네임 밸류에만 의지해서 젊고 능력있는 감독들은 쓰지 않는게 아닌가

등등이죠

근데 과연 우리 나라 감독들의 수준이 그렇게 기대 이하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예를 들어 02 월드컵 이후 우리 연령별 대표팀이 세계 대회에서 거둔 성적만 보신다면

U-17 대표팀 >> 2003(1라운드), 2007(1라운드), 2009(8강), 2015(16강), 2019(8강)

U-20 대표팀 >> 2003(16강), 2005(1라운드), 2007(1라운드), 2009(8강), 2011(16강), 2013(8강), 2017(16강), 2019(준우승), 2023(4강)

U-23 대표팀 >> 2004(8강), 2008(1라운드), 2012(3위), 2016(8강), 2020(8강)

전 세계적으로도 전 연령대에서 이렇게 꾸준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나라도 보기 드물 겁니다

비교적 감독의 영향력이 큰 연령별 대표팀에서 이 정도 성적을 거두고 있다면 해당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만들어 내는 협회의 지도자 육성 시스템 역시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봐야 할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팬들이 아쉬운 부분은 당연히 있죠

이제는 더 이상 수비 축구가 아니라 세계 트렌드에 맞는 세련된 축구를 통해 세계 축구 강팀들과 당당히 맞서고 싶다는 바람은 비단 저만의 생각은 아닐 겁니다

이번에 제가 다뤄 볼 주제는 앞서 언급한 ‘한국 축구 유소년 시스템의 성장과 발전(https://cafe.daum.net/rocksoccer/ADs2/417885)’이라는 글에 대한 일종의 지도자 버전입니다

솔직히 앞전에 썼던 유소년 프로그램과 관련된 글에 이렇게 많은 회원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일반 축구팬들 입장에서 봐도 제도의 변화라는 건 그리 재미있는 주제는 아니죠

오늘 언급할 지도자 시스템의 변화 역시 마찬가지에요

아래에 언급할 내용들은 어디까지나 저의 시각으로 바라 본 주관적 판단이라는 점 꼭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바라보는 연령별 혹은 유소년 지도자에 대한 인식은 조금은 덜 성숙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이 부분에 대한 몇 가지 예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지자체에서 특정 팀을 만든다고 할 때 그 지자체장에게 아무리 능력있고 유능한 감독을 추천해 줘도 먹히질 않습니다 하지만 추천 감독이 02 월드컵 우승 멤버라면 얘기가 달라지죠

또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축구 협회가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때 스타 플레이어 출신을 우선 고려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에요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 감독을 맡지 않으면 미디어 입장에서도 좀처럼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축구 협회에 스폰을 하는 기업들이 한 번이라도 더 미디어에 노출되기 위해선 해당 연령대 팀이 주목을 받아야 할테고 그러기 위해서라도 스타 마케팅은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될 사항일 수밖에 없죠

제 기억으로 02월드컵 이후 연령별 대표팀 사상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팀이 09년 이집트 U-20월드컵 대표팀이었을 겁니다 당시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본인이 워낙 대단한 스타 플레이어였던데다가 02 월드컵의 후광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으니 미디어의 관심은 대단했죠 여기에 본선 진출팀이 24개 팀으로 늘어난 이후 첫 8강 진출이었으므로 83 멕시코 U-20월드컵 4강 신화에 버금간다고 할 정도로 미디어의 칭송이 자자했습니다

당연히 차기 런던 올림픽 대표 후보 1순위였고 감독으로 선임된 후, 3,4위 결정전에서 일본을 격파하며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축구 협회와 스폰서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스타 감독의 마케팅 효과를 실감할 수밖에 없었죠

1. 2000년 축구 협회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과 이광종 감독

홍명보 감독이 대성공을 거둔 2009년 이집트 U-20 월드컵 이후, 11년 콜롬비아 대회와 13년 터키 대회의 지휘봉을 잡은 감독이 누구인지 아는 축구팬 분들은 아마 많지 않을 겁니다 심지어 두 대회 모두 예선을 통과했고 13년 터키 대회는 홍명보 감독과 똑같이 8강까지 갔음에도 말입니다 아마도 홍명보 감독에 비해 현저히 유명세가 떨어지는 이광종 감독이었기 때문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이광종 감독은 한국 유소년 축구의 대부라 불립니다 전임 지도자 영역에서 만큼은 홍명보 감독과 비슷한 위상을 가지고 있을 정도죠 이 분이 없었다면 현재의 축구 협회 유소년과 전임 지도자 시스템은 10년 정도 늦춰졌을 거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입니다 일찍 돌아가신 것이 너무나 아쉬울 정도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역할을 해 주셨어요 이 자리를 빌어서라도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국 축구가 일본에게 지면 가장 화가 날 사람이 누구일까요 물론 대한민국 국민들이겠죠 하지만 단언컨대 한국 축구인들만큼 일본에 지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못 봤습니다

(http://mukta76.net/zeroboard/zboard.php?id=m_article&page=12&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12&PHPSESSID=6b2f5639385ae57d35104038bdeab9d0)

이 기사의 인터뷰를 보시면 고인이 되신 이광종 감독을 포함해 한국 축구계가 일본을 이기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지 잘 보이실 겁니다

90년대 중 후반 유소년 레벨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기력 차이는 매우 컸어요

최근 몇 번의 연령대 경기에서 0-3 스코어가 났다고 언론이 호들갑 떨지만 그때와 비교해 보면 그냥 애교 수준에 불과합니다

지금처럼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었다면 아마 난리가 났을 겁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축구 협회는 2000년부터 전임 지도자 제도를 만들고 다음 해 2001년부터 유소년 상비군 제도를 운영하게 되죠

(꿀팁을 하나 알려드리자면 향후에도 언급하겠지만 유소년 제도가 바뀌기 전에 먼저 지도자와 관련된 제도가 먼저 바뀝니다 이런 건 알아두시면 좋아요

혹여라도 훗날 협회가 지도자와 관련된 새로운 정책을 발표한다면 조만간 유소년 시스템에도 변화가 따라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광종 감독은 2000년 1기 유소년 전임 지도자이면서 동시에 07년에 시작되는 P급 라이센스 강습회 1기 멤버입니다

2003년 U-15대표팀 감독, 2007-2009년 U-17대표팀 감독, 2010-2013년 U-20 대표팀 감독, 2013-2015년 U-23 대표팀 감독을 역임하면서 따낸 타이틀만 U-17 8강 진출 1회, U-20 16강 진출 1회, 8강 진출 1회, U-23 아시안 게임 우승입니다

어마어마하게 화려하죠

한국 축구에 처음으로 전임 지도자 시스템과 유소년 상비군이 도입된 2001년부터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을 통해 유소년 시스템이 정착되는 2014년까지 연령별 유소년 시스템 전반에 이광종 감독의 발자취가 남아 있습니다

당시 뛰었던 유망주들 뿐만 아니라 현재 협회에서 전임 지도자로 활동하고 계신 분들 가운데 이광종 감독에게 지도받지 않았던 선수 혹은 지도자가 없을 정도죠

2. P급 라이센스(2007년)

아마도 한국 지도자를 구분해 보면 크게 K리그 감독과 대표팀 혹은 연령별 감독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두 영역은 분리될 수 없죠

왜냐하면 P급 라이센스를 가지지 않는다면 K리그 감독에 있을 수 없어요

이 P급 라이센스를 취득하기 위해선 축구 협회의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하며 이들에 대한 교육은 협회의 전임 지도자들이 맡게 됩니다 또한 축구협회 P급 교육 과정은 2020년 AFC로 부터 코칭 컨벤션 P급 멤버십을 공인받음에 따라 협회의 P급 라이센스를 취득한 지도자는 아시아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P급 감독 지위를 가지게 되죠(참고로 AFC로부터 P급 멤버십을 받은 국가는 한국, 호주, 중국, 카타르, 일본 5개국입니다)

제가 예전에 들은 일화가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유럽의 유명 감독을 축구 협회에서 초청해서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어요

그 당시 국내 축구인 한 분이 만약 제한된 조건 속에 한국 축구가 유럽 축구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 한 가지만 선택하라면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겠습니까 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그 감독의 대답은 지도자 육성이라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국내 지도자의 수준이 올라가야 이들이 발굴할 유소년들의 수준도 함께 올라간다는 의미였을 거예요

그리고 지도자의 수준을 객관화할 라이센스 그 가운데 최고 마스터 레벨인 P급 라이센스를 한국 축협이 발급할 수 있고 이를 AFC에서 공인했다는 건 한국의 지도자 교육 시스템이 아시아 레벨에서만큼은 최고 수준에 있다는 걸 확인시켜 주는 셈입니다(중국과 카타르가 들어간 이유는 다들 짐작하시리라 생각되네요)

이건 저의 뇌피셜이긴 한데 저는 한국 지도자 육성 시스템을 구분할 때 이 P급 지도자 강습회 이전과 이후로 나눕니다

이 제도가 체계적으로 시행된 것이 2007년인데 이는 한국 축구 유소년 시스템 가운데 2007년 K리그 전구단 유스 보유와 함께 시작된 K리그 주니어와 2008년 초중고 축구 리그가 시행된 것과 비슷한 시기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유소년 시스템이 만들어지기 전에 지도자 교육 시스템이 먼저 움직인다고 말씀드렸죠 이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P급 지도자 강습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코칭의 시스템화 혹은 규격화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각기 다른 지역에서 다른 방식으로 하던 코칭 방식을 하나로 통일시키자는 겁니다 무슨 뜻인지 쉽게 짐작이 가실 거예요

이게 나중에 언급하게 될 지도자 보수 교육이나 KFA 지도자 컨퍼러스와 연결되는데 이를 위한 각 단계 별 지도자 라이센스 가운데 최고 레벨 라이센스가 이때 완성된 겁니다

덕분에 최상위 레벨의 코칭에서 가장 아래 레벨까지 일관된 코칭을 가질 수 있게 된 거죠

3. 2014년

오랫동안 한 조직의 시스템 변화를 지켜 보면 보통 터닝 포인트라는 게 있죠

축구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의 뇌피셜에 따르면 2014년이야말로 한국 축구의 전반에 걸쳐 시스템 개혁이 나타나는 터닝 포인트가 된 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2013년에 정몽규 현 회장이 취임하게 됩니다

새로 취임한 50대 초반의 조직 수장이라면 당연히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죠 그래야 그로 인해 생긴 모든 성과가 자신의 것이 되기 때문이니까요

따라서 그 다음해인 2014년부터 여러 형태의 제도 개혁이 시작됩니다

그 가운데 역량이 집중된 것이 유소년 프로그램과 지도자 교육 시스템의 개편이죠

두 번째 2013년에 K리그 1과 2 사이에 승강제가 실시됩니다 그리고 이 승강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된 해가 2014년이죠

이 승강제를 통해 K리그에도 자본이 축적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됩니다

02월드컵을 통해 축협으로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면 10년 후에 시행된 승강제로 인해 드디어 K리그에도 자본이 축적되기 시작했다는 뜻이죠

세 번째 2014년에 AFC로부터 지도자 교육 규정에 따른 보수교육 의무 조항이 통보됩니다

이를 통해 AFC에 속해 있는 모든 가맹국들의 보수교육 내용이 강화되는데 협회 역시 기존에 있던 보수 교육을 세분화하여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 모든 축구 지도자들의 교육에 관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죠 P급 라이센스 코스를 통해 최하 레벨부터 최상위 레벨까지 일관된 코칭 시스템을 만들었다면 여기에서 만들어진 코칭 방식이 현장의 국내 축구 지도자들에게 전달되는데 보수교육만한 것이 없습니다

이를 통해 축협이 해외 선진 축구 자료를 받아들이면 각종 라이센스 코스를 통해 국내화되고 이렇게 현지화된 코칭 자료는 바로바로 현장의 지도자들에게 전달되는 선 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게 된 겁니다

네 번째 2014년 KFA 컨퍼런스가 개최됩니다

이는 K리그 감독, KFA A급 이상 지도자 및 AFC P 라이센스 수강생, P급 지도자 모임, KFA 전임 지도자 및 전임 강사 등 170여 명이 모여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대규모 컨퍼런스였죠

이런 컨퍼런스가 과거에 없었던 건 아닙니다만 이 정도 대규모 컨퍼런스가 개최된 건 국내 최초였으며 당시 참가했던 최순호 축구협회 부회장은 2014년 컨퍼런스를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부를 정도로 질과 양에서 내실이 있었던 컨퍼런스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 후 컨퍼런스의 규모는 점점 더 커져 2018년엔 700명이 참가하였고 이번 2023년엔 200여명의 국내 지도자가 현장 참석하고 약 1000명의 지도자들이 온라인으로 접속해 참관할 정도로 규모가 커집니다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는 해당 월드컵의 최신 트렌드를 분석, 공유하고 월드컵이 열리지 않는 해에는 그 해 있었던 여러 축구 관련 사업에 대한 분석 및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함으로써 한국 축구의 방향성을 논하는 자리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다섯 번째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이 만들어집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의 원형은 이미 2001년부터 시행된 ‘유소년 상비군 제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 축구 협회는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유소년 전임 지도자를 파견한 뒤, 12세부터 15세까지 권역별 우수 선수를 발굴해 정기적으로 소집 훈련을 실시하기 시작하죠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은 이 ‘유소년 상비군 제도’를 좀 더 확대하고 세밀하게 만든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처럼 첫 번째 협회장 취임부터 다섯 번째 골든에이지 프로그램까지 협회의 제도 개혁 방향성과 이에 따른 지도자 교육, 유소년 프로그램, 프로 산업 확대, 이를 통합할 수 있는 컨퍼런스까지 모두 2014년부터 시작됩니다

제가 2014년이 02월드컵 이후 또 한 번의 터닝 포인트라는데 어느 정도 동의하시리라 생각됩니다

4. 미하엘 뮐러(2018년)

2018년 4월 한 벽안의 독일인이 축구협회의 지도자교육 수석강사 겸 유소년 정책수석에 임명됩니다 그리고 12월에는 기술발전위원장으로 승진하게 됩니다 바로 미하엘 뮐러 현 국가대표 전력 강화 위원장이죠

아시아 최고의 연령별 대표팀 성적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그것도 축구협회의 유소년 전반을 책임지는 자리에 외국인이 임명된 건 미하엘 뮐러가 최초입니다 그 만큼 충분한 능력을 보여 주었다는 거죠

이는 그 후 5년 뒤인 2023년에 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 강화 위원장에 임명된 것만으로도 그 능력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미하엘 뮐러는 10년동안 독일 축구협회 지도자 강사로 활동했으며 또한 독일 U-21대표팀 스카우터로 2017년 UEFA U-21 챔피언십 우승에 기여한 이력이 있을 정도로 유소년 육성과 지도자 코칭의 전문가입니다

뮐러 위원장이 한국으로 오는 데에는 박지성 당시 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의 설득이 있었다는 건 유명한 일화죠

미하엘 뮐러 위원장이 기술발전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가장 공을 들였던 사업은 8인제 축구로 대변되는 스몰사이드 게임과 강사 중심으로 이루어진 상명하달식 지도자 교육 시스템을 수강생 중심의 수평적 토론 문화로 바꾼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한국 축구 유소년 시스템의 성장과 발전’이라는 글에서도 언급했듯 한국 축구 현장에 있었던 지도자들과 학부모들의 8인제 축구 도입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히 심각했었죠 뮐러 위원장이 아니었다면 이를 정면 돌파하고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어려웠을 겁니다

또한 강사로부터 수강생으로의, 즉 위로부터 아래로의 주입식 지도자 교육 시스템을 수강생 중심의 토론 문화 중심으로 전환시킴으로써 교육을 받은 이들이 훗날 현장의 유소년들을 코칭할 때 본인들이 받았던 것과 같은 토론 중심의 코칭 문화로 바뀌게끔 유도한 것 또한 뮐러 위원장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5. FAST FOLLOW or FIRST MOVE

코로나 팬더믹 기간 동안에도 협회에서 주관하는 컨퍼러스에서 많은 정책들이 발표되었습니다

근데 2020년대 들어와서 협회의 전임 강사들의 발표 내용을 듣다 보면 향후 한국 축구가 나아갈 길에 대해 fast follow냐 아님 first move냐 라는 용어 사용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fast follow란 우리가 따라가야 할 선진 축구 시스템을 정해 놓고 빠르게 이를 쫓아 가야한다는 것이 주된 골자입니다 우리가 그 동안 계속해서 해왔던 방식입니다

반면 first move란 우리가 20년간 축구 선진국의 제도와 문화를 벤치마킹하며 그 지식을 축적해 왔다면 이젠 진지하게 한국적 방식으로 세계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때가 되지 않았냐 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목표와 방향성, 그리고 TOOL일텐데 이를 저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보면 월드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한국만의 spirit을 가지고 그 동안 우리가 구축해 온 시스템을 통해 도전해 보자라는 거죠

그럼 그렇게 해서 구현된 축구는 어떤 모습일까요 바로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공격 축구’라는 말로 정리되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이번 U-17 대표팀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었죠

몇 년 전 혹자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일본 축구는 리모델링을 하고 있고 한국 축구는 리빌딩을 하고 있다

즉, 일본 축구는 자신들의 뼈대는 놔둔 채 외형만 바꾸고 있다는 것이고(지극히 일본스럽죠) 반면 한국 축구는 아예 건물 자체를 무너뜨렸다가 다시 새로 짓고 있다는 의미죠

후자의 경우 당연히 성장통이 어마어마할 겁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고통스럽겠지만 그 열매의 달콤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달겠죠

한국 축구는 그 과정 중에 있으며 조금씩 그 결실이 보이고 있는 중입니다

[GCRC]

진심을 다해
감사합니다. 정독할게요!!

[al haud]

감사합니다!!

[Fantasista]

오 엄청 좋은 글 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al haud]

감사합니다

[BackNumber]

정독완료했습니다 연령별 대표팀 성적이 좋아서 기분은 좋지만 한편으론 왜그럴까 궁금하기도 했는데 본문을 보면서 어느정도 해소되었네요

[al haud]

감사합니다

[al haud]

[간지장사무관]

엄청난 글이네요!!

[al haud]

감사합니다!!

[육아메시지성박]

덕분에 늘 알지못하고 인지하지 못하던 부분을 알아갑니다. 성장통 속에 있는 중에도 다양한 연령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거 보니 우리 축구가 확실히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걸 느낌니다. 글 감사해요.

[al haud]

도움이 되셨다니 조금이나마 보람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3LungPark]

예전에 신문기사에서 유소년에 관한 모든 정보는 다 기록해서 보관하고 있다라는 고 이광종 감독님의 말씀이 생각나네요. 말씀 듣고 보니 제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한 수준이셨던 것 같아요.ㅠㅠ 갑작스런 지병으로 신태용 감독님에게 넘기기 전까지는 성과왕으로 군림하셨기도 하구요. 우리가 당장 확연하게 체감할 수는 없지만 연령별에서도 K리그에서도 기존과는 다른 스타일의 감독님들이 하나 둘 나오는 거 보면 더디더라도 변화는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심(?)이 됩니다 ㅎㅎ 항상 좋은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al haud]

그 당시엔 잘 몰랐죠ㅠㅠ
지금이라도 그 공로가 인정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에라스네츠]

지도자 관련해서 말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도대체 어떻길래 그런가 하고 그냥 막연하게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정리해서 알려주시니 감사합니다.

[al haud]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이네요

[박준우]

mukta 이상헌님 이분 아마 예전 싸커월드에서 활동하시고 협회 들어가셔서 유소년 선수 연령별대표팀 전담으로 취재하셨던 걸로 아는데
이분도 취재차 나갔던 출장길에 유명을 달리하신걸로 알아요 이분땜에 많은 유망주들 알 수 있었는데 많이 안타까웠죠

[al haud]

안타까운 일이었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짜 열정적으로 활동한 분이셨습니다
돌아가셨을 때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