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한적한 길을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길 왼쪽으로는 시내가 흐르고 있었고, 길의 오른쪽으로는 상수리나무가 길을 따라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제 뒤를 따르고 있었고, 저는 아이들보다 한걸음 앞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걸어가고 있었는데, 제 앞에 어린아이를 등에엎은 남자가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아...그 남자는 깊이 잠들어보이는 사내아이를 등에 업고 길을 가고 있었는데,
그 걸음걸이가 참으로 처량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걸어가며 그 남자의 옆을 지나가게 되었을때 그남자와 눈을 마주쳤습니다.
저는...그 남자의 흔들리는 눈빛에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되었고,
그 남자는 자신의 등에 업힌 아이를 모로세워 품에 안았습니다.
아..그 남자는 저에게 말을 걸었고 저는 그 남자와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그 남자와의 대화하기 위해 멈추었을때, 저는 제 뒤에 따라오던 아이들이 생각나서 뒤를 돌아보았는데..
아이들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 남자의 이야기는 참으로 처량했습니다.
아이는 그남자의 아들이었는데, 아들은 어려서부터 등에 커다란 종기가 나면서 몸을 온전히 펴지 못하는 상태로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 남자의 아내는 아이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심한 우울증을 겪게 되었고,
그 우울증의 후휴증으로 어느날인가 아이와 남편을 놔두고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그 남자는 항상 허리를 구푸려 우는 아이를 위해 늘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기도는 진중하고 깊었으나, 그 아이의 병은 차도가 없었습니다.
아이는 늘 외톨이였고, 가끔씩 아이를 보는 동네 아이들은 아이를 병신이라고 놀리며 손가락질했습니다.
그 남자는 사랑하는 아들이 병신이라는 소리를 듣는것이 너무도 억울하여 늘 하나님께 이 고난의 순간을
벗어나게 해 달라고 간구하였으나, 그 아이를 데리고 태어나 살던곳을 떠나 다른 지방으로 옮기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세상은 약하고 병든자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자신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 없던 고향에서
더이상 그 아이를 데리고 살 수는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그 남자의 눈물은 참으로 외롭고 깊었습니다. 그 남자는 눈물의 간구를 하나님께 드렸는데,
그 간구안에는 늘 아이에게서 병이 떠나기를 갈망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남자의 이야기를 듣다가 품에 안긴 갸냘픈 아이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이 아이는 어찌하여 이런 고통속에 있는 것인가....이것이 그 아이의 죄값이던가...
저는 그 남자에게 아이를 위하여 기도해도 되느냐고 물었고, 그남자는 저의 기도하는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고통속에 허망하게 흩어진 아이의 눈을 바라보다 눈물을 흘리게 되었고, 이윽고 아이의 환부에 손을 엊고
기도하기를 시작했습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하나님!...이 아이의 고통을 기억하시고, 이 아이를 위한 기도를 들으사 이 아이의 병이
아이의 몸과 마음에서 떠나가게 하여 주옵소서. 아버지 하나님..이 아이의 죄는 이 아이를 능히 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나게 하는것이 당연하오나...아버지는 이 아이를 위하여 자신의 아들을 구원자로 보내 주시지
아니하였나이까...거룩하신 아버지 하나님...고통속에서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긍휼을 기대하는 아비의 기도를
들으사 그 고통의 짐을 내려놓게 도와주시옵소서......"
저는 한동안 이 아이를 위하여 기도하고 있었는데, 저는 이 남자의 품에 안긴 아이의 잠든얼굴에서
평안해보이는 모습을 한조각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아이의 모습을 보는순간 저의 꿈속에서 깨어나게 되었고,
편히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며 꿈꾸는 모습을 바꾸어 그대로 업드려 무릅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아...거룩하신 아버지 하나님...제가 과연 무엇을 위하여 기도하며, 무엇을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나이까..
저의 꿈속에서 병든아이를 위하여 기도하던 저의 모습은 과연 무엇입니까...
저는 잠시 혼돈의 말을 내어 놓은후 평소에 몸이 아파 고통중에 있는 지인들을 위해 잠시 기도를 드린후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아..오늘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날인것 같습니다.
저는 어떠한 이유로든..오늘 새벽의 꿈속에서 병든자를 위한 기도를 드리게 되었고,
그 꿈에서 깨자마자 연이어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하나님께서 저의 기도에 응답하신다면 아마도 제 꿈에서 만난 그 남자는 병이 떠나간 아들의 웃는 얼굴을
언제든 볼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첫댓글 곱디 고운 기도를 하셨네요.. 감동입니다. 첨에는 실제로 있는 일인줄 알고 읽어내려갔습니다.. 꿈을 영적으로 꾸시는군요. ^^ 좋으신 하나님이 필님의 기도에 응답하시어, 세상의 등 굽은 모든 것들을 곧게 하시기를 원합니다.. <모든 골짜기가 메워지고 모든 산과 작은 산이 낮아지고 굽은 것이 곧아지고 험한 길이 평탄하여질 것이요. (눅 3:5)>
글을 읽으면서 평소 어떤 중심으로 주님을 바라보는지가 느껴지네요.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저도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