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머리맡에 두고 잠들었던 새 신발을 기억한다. 다음날 신고 달리면 하늘 끝까지 닿을 것 같던 두근거림을 말이다. 봄에 만나는 새 신발은 유년기의 설렘을 전한다. 눈이 부신 컬러의 슈즈는 비타민처럼 지친 일상을 활력으로 채워줄 것이다.
내 몸의 수분처럼 신발장에 운동화 하나쯤 없는 사람은 없다. 물 한잔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누구에게나 필요한 아이템이 아닐까? 장진 감독의 영화 <내 나이키>에는 나이키 운동화를 갖는 것이 꿈인 소년이 등장한다. 이 소년은 결국 헌 운동화에 나이키 로고를 그려넣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순수한 소년의 운동화를 향한 열망에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누구나 유년기의 운동화에 관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친구 같은 존재인 운동화는 성인이 되어서도 애착을 갖도록 만든다. 패션에는 관심이 없어도 운동화에는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에게 특별한 의미이며 일상의 활력이 되는 것이다. 기능만을 강조하는 운동화는 이제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컬러’를 빼고 패션을 말하기 힘든 최근의 트렌드에 운동화 역시 ‘팝’한 컬러로 갈아입고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1 레몬색 운동화는 ‘짐메이트’ 11만9천원 르꼬끄 스포르티브. 2 블루 컬러가 조합된 운동화 7만4천원 휠라, 3 팝 컬러의 운동화 12만9천원 나이키스포츠웨어. 4 멀티 컬러 운동화 13만9천원 뉴발란스. 5 블루와 오렌지의 조합이 경쾌한 운동화 9만9천원 나이키스포츠웨어. 6 자주색 운동화 6만5천원 스프리스 in 포니. 7 기능이 강화된 운동화 7만9천원 EXR. 8 그레이와 연보라색이 조합된 운동화 가격 미정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9 레드 컬러 스웨이드 소재 운동화 9만5천원 리복. 10 레드컬러 포인트 운동화 9만4천원 푸마.
로퍼는 충전 중 끈이 없는 슬립온 형태의 구두, 모카신으로도 불리는 로퍼는 형태 자체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답답하게 묶인 레이스업이 아닌 발등과 발목이 시원하게 보이는 로퍼는 딱딱한 격식을 벗어난 상큼한 일탈 같다. 그저 그런 슈트나 포멀 웨어가 답이 나오지 않을 때, 비즈니스맨의 일상이 따분할 때 톡톡 튀는 감성의 로퍼를 신는 것은 어떨까. 딱딱한 레이스업과 달리 컬러가 도드라진 로퍼는 주중의 따분함을 날려버릴 충전제 역할을 할 것이다. 슈트에 레이스업 구두가 매너라면 슈트의 로퍼는 일종의 위트다. 특히 살짝 접어올린 롤업 팬츠 덕분에 걸을 때마다 보이는 남자의 발목은 남성다운 생동감을 전한다. 영화 <인디에어>에서 조지 클루니의 옷차림이 평범한 슈트처럼 보이면서도 특유의 위트가 느껴지는 이유는 로퍼를 매치하는 똑똑함일 것이다.
1 부드러운 화이트 레더 로퍼 18만원 락포트. 2 레드 컬러 스웨이드 로퍼 67만1천원 토즈. 3 오렌지 브라운 스웨이드 로퍼 18만원 락포트. 4 독특한 실리콘 소재의 그린 로퍼 가격 미정 체사레파조티. 5 체크 패턴 슬립 온 스니커즈 7만원대 사눅. 6 다크 네이비 컬러 로퍼 14만9천원 짐리키 by 긱샵. 7 블루 컬러 스웨이드 로퍼 67만1천원 토즈. 8 스카이 블루 컬러 태슬 장식 로퍼 20만원대 미소페. 9 버건디 컬러 스웨이드 보트 슈즈 8만9천원 반스.
음악 듣고 하이톱! 최근 음악과 패션은 서로가 서로에게 충돌하고 영감을 주며 새롭게 거듭나는 듯하다. 전설적인 마이클 잭슨부터 가까운 빅뱅까지 사람들에게 패션 트렌드라는 씨앗을 뿌리내리게 하는 자양분이 되기에 충분하니 말이다. 특히 빅뱅이 패션 코드가 없었다면 대중적인 파급 효과가 가능했을까? 2008년 빅뱅은 하이톱 스니커즈였고 하이톱 스니커즈 또한 그들이었다. 사람들은 라프 시몬스가 재해석한 디올 옴므의 하이톱 스니커즈가 아닌 빅뱅의 ‘거짓말’을 흥얼거리며 신었고 반짝이는 하이톱 스니커즈 하나로 무대 위의 그들처럼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때문에 국내 패션 트렌드에서 하이톱 스니커즈는 떠날 줄 모르고 올봄에도 역시 배회 중이다. 가수들의 하이톱 스니커즈에서 생동감을 얻는 이유는 신는 즉시 떠올려지는 음악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1 선명한 오렌지 컬러의 에어로빅 슈즈 18만9천원 리복. 2 멀티 컬러가 프린트된 하이톱 스니커즈 8만9천원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3 그린과 화이트 컬러의 매치가 시원한 덩크 슈즈 10만9천원 나이키 스포츠웨어. 4 반짝이는 퍼플 컬러의 하이톱 스니커즈 9만5천원 포니. 5 타공된 에나멜 소재의 하이톱 스니커즈 12만5천원 CR. 6 메탈릭 네이비 컬러의 하이톱 스니커즈 24만8천원 스웨어런던. 7 에나멜 소재의 레드&화이트 농구 슈즈 가격 미정 나이키 스포츠웨어. 8 비비드한 블루 컬러 펌프 슈즈 18만9천원 리복. 9 화려한 골드와 옐로 컬러 매치의 하이톱 스니커즈 가격 미정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10 에나멜 핑크의 상큼한 하이톱 스니커즈 7만9천원 반스.
봄날의 고양이처럼 봄의 생기를 발걸음에 담고 싶다면 스니커즈를 신어라. ‘경쾌하다’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데, ‘살금살금 걷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스니커Sneaker’에서 유래했다. 고무 밑창을 댄 이 가벼운 운동화는 동그스름한 형태에 코튼과 같은 부드러운 소재가 대부분. 따라서 모양이 가볍고 유쾌하다. 끈을 매는 옥스퍼드형과 끈 없이 신축성있는 소재로 된 슬립온으로 나뉜다. 다양한 스타일에 양념처럼 맛을 낼 수 있어 트렌드와 관계없이 모든 이들이 사랑하는 아이템이다. 유럽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발끝에는 낡은 느낌을 살려 빈티지하게 소화한 스니커즈가 많이 보인다. 스타 파파라치 컷에 단골로 등장하는 미국 배우 애덤 브로디는 티셔츠에 데님을 입고 항상 스니커즈를 신는다. 그의 발걸음이 유독 경쾌해 보이는 이유는 긴 다리 탓도 있겠지만 자연스럽게 신은 스니커즈 때문이 아닐까?
1 블랙 화이트 컬러가 믹스된 슬립온 7만4천원 탐스슈즈. 2 레드컬러의 가죽 스니커즈 53만2천원 발리. 3 스트라이프 스니커즈 3만6천원 스코노. 4 레몬색 캔버스 소재의 스니커즈 7만9천원 컨버스. 5 그린 컬러 스니커즈 4만9천원 케즈. 6 브라운 컬러의 슬립온 4만9천원 반스. 7 화이트 바탕에 레드 포인트 스니커즈 15만5천원 라코스테 by 플랫폼. 8 짙은 블루 컬러 스니커즈 26만9천원 푸마 블랙스테이션. 9 스웨이드 소재 스니커즈 가격 미정 호간. 10 스트라이프 슬립온 10만5천원 프레드페리 by 플랫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