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제10편 공전(工典)
제2조 천택(川澤)
하천과 저수지는 농사를 이롭게 하는 근본이다. 하천과 저수지를 다스리는 행정은 성왕이 중점을 둔 것이다.
- 호수와 못에 진흙이 쌓이면 제때에 쳐내야 하고, 제방이 붕괴되면 적시에 보수하고 개축해야 한다. 도랑이 막힐 수 있으므로 때에 맞게 뚫어서 통하게 한다. 물가 언덕이 침식되며 때때로 물길을 돌려준다.[먼저 상류에서 그 충돌하는 기세를 돌려잡아야 한다.] 논둑 밭둑이 무너지면 마땅히 보완하도록 권해야 하고, 논배미가 너무 촘촘하면 터서 합치도록 권장해야 한다. 목민관의 책임은 농사에 힘쓰는 것보다 더 급한 것이 없고, 농사에 힘쓰는 것은 치수(治水)보다 더 급한 것이 없다.
하천이 맡은 고을을 지나가면 도랑을 파고 물을 끌어들여 논밭에 들어가게 한다. 더불어 공전(公田)을 일구어 백성의 요역을 보충해주면 정사를 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이름난 호수는 겨우 7-8개있고, 나머지는 모두 작고 좁다. 그나마 잡초가 엉켜있는데 수리는 되지 않고 있다.
- 반계 유형원: “김제의 벽골제, 고부의 눌제, 익산과 전주 사이에 있는 황등제는 거대한 둑이 있어서 그 지방에 큰 이로움을 준다. 옛날에는 온 나라의 힘을 쏟아 축조했는데 지금은 모두 무너져 뚫리고 있다. 뚫린 곳이 몇 길에 불과하여 수리하는 공력을 계산해보면 천 명의 열흘 일에 지나지 않는다. 처음 축조할 때에 비하면 만분지 일일 뿐인데, 이를 건의하는 사람이 없으니 심히 한탄스럽고 안타깝다.
- 김제 <벽골제기(碧骨堤記)> : “태종 15년에 경차관 박희중을 보내어 관찰사 박습과 더불어 벽골제를 중수하게 했다. 그 비에서 말하기를 ......”
*중수한 방법이 자세히 적혀 있다. 4대강 사업이든 5대강 사업이든 이와 같이 한다면 부작용이 없을 듯하다.(번역본은 <역주목민심서> 5권 219쪽임). 이보다 더 잘 할 수 없다면 후세 사람을 위해 기다려 주시길. 하천을 시멘트로 쳐바르는 일만은 제발 하지 말기를. 바다에 제방을 쌓는 방법은 같은 책 226쪽에 자세히 나와 있다.
- 저수지에서 귀하게 여기는 것은 여러 종류의 연꽃과 마름이 붉게 푸르게 비치고, 방어, 잉어, 붕어, 가물치가 헤엄치며 뛰어오르고, 붉은 정자와 푸른 누각이 물가에 우뚝 서있고, 화려하게 치장한 놀잇배가 갈대와 버드나무 사이에 떠있는 것이다. 오로지 논에 물을 대는 이로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연못은 모두 넓은 들 가운데 있어서 몇 리 사이에 사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지키는 사람이 없으니 마음대로 도적질해도 내버려 둔다. 연잎 하나도 남아있지 않고 물이 깊어도 세치 물고기 하나 없다.
- 무릇 연못이 있는 곳에 정사(精舍 *학문을 가르치려고 지은 집) 5-6칸을 지어 서재로 삼고, 곧고 능력있는 선비를 모셔 선생으로 세우고, 근방의 수재 10여명을 뽑아 제자가 되어 못을 지키고 연씨도 뿌리고 물고기도 키우게 한다. 그 연밥과 물고기는 모두 관가(官價)로 공사(公私)간 무역에 모두 값을 쳐준다. 그것으로 서재의 비용을 충당하고 나머지는 모아서 둑을 수리하고 못을 준설하는 비용으로 쓴다.
*이 정사에서 목민심서 가르치는 선생 또는 다산을 배우는 제자가 될 수 있다면..^^
하천가에서 해마다 물이 넘쳐 백성의 큰 걱정거리가 되면, 제방을 쌓아서 주거를 안전하게 해야 한다.
조운선이 다니는 곳과 상인들이 모이는 곳은, 범람하는 물의 통로를 만들고, 제방을 튼튼하게 하는 것 역시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