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반란 시작됐나 |
수요 느는데 매물 없어…1년 새 두 배 오르기도 |
요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33㎡형(10평형)대 초소형 아파트가 ‘귀하신 몸’이다. 사려는 사람은 줄을 섰는데 매물은 씨가 말랐다. 당연히 값도 치솟고 있다.
독신자 등 초소형을 찾는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데 공급은 거의 ‘스톱’된 원인이 가장 크다. 수급상황을 고려할 때 ‘초소형 전성시대’는 지속될 전망이다. 눈에 띄는 초소형 상승률 초소형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강북권과 강남권 등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도봉구 창동 4단지공인(02-991-1199)권기관 사장은 “1년 전 5000만~6000만원에 불과하던 49㎡형(15평형) 아파트값이 최근 1억1000만원대로 급등했다”고 전했다. 1년만에 두 배 가량 치솟은 것. 노원구 하계동 25시공인(02-979-3000) 조향숙 사장은 “요즘 노원ㆍ중계ㆍ하계역 등 역세권 주변에 주로 몰려 있는 33㎡형(10평형)대 초소형아파트를 구하려면 매물이 나오길 기다렸다가 사야하는 상황”이라며 “매매가격도 흥정의 여지없이 파는 사람이 부르는 대로 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강남구 논현동 신동아부동산(02-545-6500) 전인수 사장은 “수요는 많은데 매물이 없어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1년 전 2억원대 초반에 거래되던 논현동 신동아아파트 52㎡형(16평형)이 최근 2억7700만원에 실거래됐다. 2004년3월 1억6775만원(기준층)에 분양된 강남구 역삼동 역삼아이파크 33㎡형(10평형)도 지금 분양가 대비 두 배 가량 가격이 올랐다. 강남구 역삼동 선경공인(02-558-2400)김용보 사장은 “입주한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아 양도세 부담 때문에 매물이 많지 않지만 가끔 나오는 매물의 호가는 3억2000만~3억5000만원선”이라고 전했다. 경매시장에서도 초소형은 인기다. 최근 경매가 진행된 도봉구 쌍문동 한양아파트 36㎡형의 경우 22명이 달라 붙어 감정가(5500만원)의 138%에 달하는 7610만원에 낙찰됐다. 다른 면적 대의 아파트와 비교할 때 초소형의 상승률은 더욱 두드러진다. 중앙일보 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연초 이후 10월 12일까지 서울 시내 60㎡이하(전용면적기준) 아파트값 상승률은 19.27%로 면적대별 아파트값 상승률 1위다. 같은 기간의 상승률을 보면 60~85㎡이하는 16.6%, 85~102㎡이하는 10.60%, 102~135㎡이하는 10.81%이고 135㎡초과는 6.62%에 그쳤다. 통계상으로는 따로 구분되지 않지만 전용면적 60㎡이하 아파트 중에서도 분양면적 33㎡형(10평형)대의 상승률이 더 두드러진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와 반대다. 지난해에는 60㎡이하 상승률이 5개 면적대별 아파트값 순위에서 4위에 그쳤다. '초소형의 반란' 왜? 2005년까지만 해도 초소형은 주택매매시장에서 ‘왕따’였다.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 실시 등을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중대형 ‘똘똘한 한 채’로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초소형은 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중대형이 기세등등하게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동안 초소형은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일부 지역에선 오히려 집값이 내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서울ㆍ수도권 아파트값 급등기 때 초소형도 꿈틀하기 시작하더니 올 들어서는 완전히 상황이‘역전’됐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첫째, 임대사업자 수요가 늘었다. 보유 주택 중 일부를 처분하지 못해 양도세 중과에 걸리게 된 다주택자 중 일부가 초소형을 추가로 사들여 아예 임대사업자로 전환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강북지역의 한 중개업자는 “초소형을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틈지시장으로 판단한 때문인지 지난해 말부터 강북지역 초소형을 매집하는 강남권 큰손들의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예컨대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세를 끼고 사면 2000만원 정도로 강북권 초소형을 살 수 있었다. 결국 투자가치까지 감안해 여러 채의 초소형을 사들이는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둘째, 독신자 및 신혼부부 등이 초소형을 찾는 경우도 증가했다. 원룸이나 다가구ㆍ다주택에 비해 아파트는 주차 등이 편리하고 단지 내 각종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다. 또 초소형 아파트는 대부분 지하철역 인근 등 교통이 편리한 곳에 주로 모여있기 때문에 사용가치도 높다. 아울러 DTI등 대출규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데다 미래가치 측면에서도 초소형 아파트가 원룸 등에 비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청약가점제가 실시되면서 가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독신자 등이 청약을 통한 내집마련을 포기하고 초소형 매입에 나서는 경우도 늘었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이다. 셋째,추가 공급이 멈췄다. 지난해 입주한 강남구 역삼아이파크나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강남구 삼성동 현대힐스테이트 등에서만 초소형 새 아파트를 찾을 수 있을 뿐 앞으로는 초소형 새 아파트를 만나기 어렵다. 정부의 재건축 소형 평형(전용면적 18평 이하) 의무비율(전체 가구수의 20% 이상) 시행조치에 따라 역삼아이파크와 현대힐스테이트 등에 초소형이 새로 나왔다. 당시 조합측은 의무비율만 맞추기 위해 최대한 작게 만들어 가구수만 맞췄다. 이미 정해진 전체 연면적에서 조합원들이 좀 더 큰 평형을 챙기려면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가구수만을 기준으로 했던 소형 평형 의무비율에 연면적 기준을 추가로 도입해 2005년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를 전체 연면적의 50% 이상 지어야 한다는 조건을 덧붙인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재건축 아파트에서도 이 같은 초소형 평형은 나오기 힘들다. 초소형 강세 당분간 이어질듯 이 같은 수급 측면을 감안했을 때 초소형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초소형은 전ㆍ월세 놓기가 수월해 투자 측면에서 접근해도 큰 무리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셋값이 집값의 60~70%에 달하는 경우도 많아 자금 부담이 적고 1가구 2주택 양도세중과가 있지만 세금을 내더라도 추가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집값이 많이 올랐지만 앞으로 면적당 가격으로 비교할 때 아직 중대형에 비해 많이 싸기 때문에 추가상승여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초소형 상승에 한계가 분명히 있다는 분석도 적잖다. 요즘 초소형이 오르는 것은 그동안 장기 소외됐던 데 따른 ‘키맞추기’식 상승일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면적대와 단위면적당 가격이 비슷한 수준까지 맞춰지면 전반적으로 집값이 오름세를 타지않는 한 초소형만 독단적으로 움직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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