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410(수) 해명산+진달래 산행 1 (머털도사 대장님)
아침 6시 일찌감치 선거를 마치고, 수인분당선을 타고 오이도역으로 간다. 그곳에서 에라이님 차를 타고 인천 석모도 해명산으로 갈 예정이다.
지하철을 타려고 걸어가는데 봄꽃들이 예쁘다. "그냥 갈 수 없지."
하나하나 카메라에 담는다.
"왜냐구?"
"이쁘니까! 이쁜 걸 보면 그냥 눈과 마음이 머문다구! "
황매화, 철쭉, 조팝나무, 명자나무, 정향나무, 아직 초록물이 안 오른 갈색 풀까지 다!
나는 봄에 막 피어나는 꽃도 예쁘지만, 마른 꽃도 예쁘다.
머털도사 대장님 리딩에 모두 12명 참석이다. 차는 3대로 움직인다. 구로디지털역에서 6명, 관악역에서 3명, 오이도역에서 2명이 출발하고, 해명산으로 1명이 직접 오신단다.(※그런데 1명이 시간을 잘못 알고 못 와서 11명 참석이다.)
사진작가가 2분, 오늘도 해늘님들이 모델이나 배우가 되어서 바다와 꽃을 배경으로 신나는 인생샷과 영화를 실컷 찍고 오겠다. 늘 섬겨주시는 분들과 함산하는 해늘님들에게 감사하다.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길 기도드린다.
오이도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30여 분 이르다. 혹시나 싶어서 일찍 출발했더니 여유가 있다.
막 역을 나가고 있는데 에라이님한테 전화가 온다. 한 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단다. 택시 승강장 맨 앞 쪽에서 기다린다고 문자를 보낸다.
에라이님 차에 타서 석모도로 출발한다. 약 1시간 40여 분 걸릴 예정이란다. 차는 막힘없이 신나게 달려간다.
강화도에서 석모도로 들어가는 선착장과 새로 놓은 다리가 보인다.
한 7~8년 전에 석모도에 가본 기억이 있다. 15인승 버스를 싣고 배를 타고 들어가서 그때 이곳저곳 예쁜 곳을 많이 돌아보았다.
"저기 위에 다리가 생기면 이제 다시 배를 타보기는 어려울 걸요. 우리가 아마도 마지막 해 배 이용자들이 아닐까 싶으네요. 곧 다리가 완공이 되니까요."
그렇다. 그후 세월이 한참 더 지났으니까 당연히 우리는 하얀 다리를 지나 석모도로 들어온 것이다.
석포리 선착장에 도착하니 오전 11시 약속 시간보다 약 1시간이나 남는다. 아침 8시 30분에 오이도역에서 출발했으니까.
참,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에라이님이랑 나랑은 나이 차가 좀 있지만 취미도 성향도 비슷한 점이 많다. 정치얘기도 좀 하다가 책, 영화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석포리선착장 가게에서 순무김치를 사서 차에 실어두고, 집에서 싸온 삶은 계란과 포카리스웨트, 오렌지를 꺼내 빈 가게 앞 테이블에 앉아 먹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차 옆으로 와서 시간을 보는데 에라이님이 어찌 알고 창문도 안 연 차 안의 핸드폰 벨소리를 알아듣는다.
"11시에 보문사 주차장에서 만나자네요."
"아, 그런데 아뿔싸!"
우리가 보문사 주차장 약속시간에 10여 분 늦겠단다. 1시간이나 일찍 석모도에 도착해놓고도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서 그런 것이다.
가다가 길 한 번 잘못 들고 돌아와서 주차장에서 모두 만난다. 차에서 내려 반갑게 인사하고, 버스를 타고 진득이고개로 간다. 거기서 해명산, 낙가산, 상봉산을 오를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일정 변경은 가능하다.
초반에 출렁다리가 있다. 발을 굴리며 출렁출렁 흔들어본다. 잼나다.
오늘의 작가 정서진님이 커다랗고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와서 사진을 찍어주신다. 조금 오르니 진달래꽃이 만개를 했다. 꽃과 바다와 암릉을 배경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사진 찍기 바쁘다. 행복한 출사산행이다.
또 한 분 작가 호타루님은 오토바이를 타고 오셔서 큰 카메라는 가져오지 않으셨다. 그래도 작가본능은 어쩌지를 못하고 핸드폰 카메라로 좋은 각도를 잡아 폰 셔터를 누르신다.
거기에다가 머털도사님, 제니동님도 사방팔방에서 폰을 들이대신다. 사진이 어찌 나올까 궁금했는데, 카페에 들어가보니 모두가 다 작가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추셨다. 그저 고맙기만 하다.
미세먼지에 하늘이 뿌해서 배경이 그리 푸르지 않은 것만 빼면 모든 것이 다 만족스러운 산행이다. 날씨와 조망과 진달래꽃 개화 상태와 산행 난이도와 참석 인원 등이 조화로와서 오순도순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좋은 포토존에서는 단체사진도 열심히 남긴다. 그래서 그런지 전체 산행 속도가 더디다. 에라이님은 우리들 중에서는 젊은 데다가 사진도 많이 안 찍고 휙휙 걸어서 산행속도가 빨라 단체사진에서 빠진 경우가 있다. 앞서가서 기다려주고 또 한참 가서 서 있곤 한다. 조금 지루하지 않았을까 싶다. 산행 경력이 거의 30여 년이 넘는 베테랑이라는데 말이다.
해명산 정상에서 인증샷 찍고 조금 내려가서 점심을 먹는다. 싸온 점심 식탁을 보니 대단들하다.
와우! 족발에 비빔밥에 두부면 샐러드에 수제삼각김밥, 금사과, 오렌지, 귤, 개량포도 등 온갖 과일(처음 보는 길쭉한 과일은 처음 먹어본다. 꼭 대추토마토 같이 생긴 검은 포도색 과일인데, 아주 달콤하다. 대추포도인가 싶은데, 이름을 못 물어봤다), 그리고 김밥, 전, 김치 등도 있다. 먹을 것이 많아 아래쪽에 있는 족발 뼈다귀는 아무도 안 먹어서 내가 들고 뜯는다. 음식 남기는 걸 싫어하는 1인이라서다. 그런 내 모습을 호타루님이 폰으로 찍어주신다.
"이를 어째? 너무 맛있게 먹는 거 아닌가? ㅎㅎ."
음식재료에다 사온 음식, 만들어온 음식, 그리고 양푼까지 가방에 싸들고 온 해늘님들의 수고에 그저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언제나 해늘산행은 멋에다 필히 맛도 어우러지는 특별한 산행이다. 거기다가 차량 3대로 머털도사님, 장비님, 에라이님 발 봉사까지 해늘님들의 섬김에 감사하며 모두 복 많이 받으시라고 빌어드린다.
첫댓글 아름답고 멋진 후기 감사드립니다
이젠 인사도 나눳으니 자주봅기로 해요
고맙습니다
시시콜콜 기록하는 습관이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어 보았죠. 품성 좋고 후덕하신 해늘님들과 자주 뵈어요. 즐겁게 읽어주셔서 저두 고맙습니다. 오늘도 멋진 날 보내시어요.
@수선화
아름다운
후기글
답글이네요^^ 작가님
수고해주신
정성가득한
후기글
사진들에
머물다갑니다....작가님
행복한날만..................응원합니다...작가님
기쁘게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기록하는 이는 행복하답니다. 감사합니다. 시간이 지난 후에 보면 이런 기록도 의미가 있더라구요. 얼른 그때그때 기록을 남기는 이유랄까요? 즐감 고맙습니다. 날마다 굿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