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에서 3시간정도 관광을 마치고 난 다음일정은
제주길 중 가장 아름답다는 제7코스 올레길 걷기이다.
"와~하늘땅 만땅 기대만땅!!" 허나...배꼽시계는 주책없이 울어댄다.
아무리 빼어난 풍광이라도 주린배를 이고 다닐수는 없지..
버스도 한번에 탈수없어 두대에 나눠 탄 50명이 넘는 많은
인원이건만 워낙 관광객을 많이 치루는 곳의 식당인지라 우리가 먹을
해물전골은 지글거리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먹을것을 앞에 둔 우리들의 눈빛은 제각각 배고프고 술고픈 순서대로였다.
"아! 이거~감귤막걸리라고 제주 특산물~
"한잔 받으세~친구.. 우리 얼마만인가~고등학교 졸업후 처음이재?"
"그러게나 말야~앞으로 자주 얼굴보며 살자구..."
부세 받세.. 따라주는 한잔 술에 익어가는 우정들...좋아 좋아...
재재거리며 배를 불린 우리들은 음식점을 나와 바로 앞 해안도로를
건너 주상절리바위도 구경하고 노란유채꽃의 향기도 맡고
살랑대는 봄바람도 맞으며 다음 일정지로 가기위해 차에 올랐다.
이것도 제주의 특산물...상황버섯..
매달려있는 나무토막이 마치 메주 덩어리 닮아 좀 생경했는데
이 곳에 들어온 친구들은 낮술에 취해 뭔 말들이 그리 많은지..
앞에서 말하는사람이나 듣는사람이나 어서 끝나길 기다리는
젯밥에 마음을 둔 땡중 같기는 매 마찬가지였다.
"우와~ 귤 엄청나게 크네..
나중엔 대박귤 나와 수박처럼 째겨 먹는날 있을겨~
사진이나 찍자고~"
그래 그래 언제 오늘처럼 사진 많이 찍을까...
집에가서 보든말든 많이 많이 찍자고..
남는건 사진뿐이여~ 여기도 찰칵! 저기도 찰칵!
언제 어디서 셧텨를 눌러대도
손사레를 치지 않고 있는 그데로의 모습을 내어준다.
올레길에 가기위해 다시 차에 오르니 가이드의 설명이 장황하다.
수많은 올레코스중 영부인도 왔다 갈 정도로 절경이 빼어난 7번코스!
쉬멍~ 놀멍~ 많이 많이 감상하고 오라네..
들어서는 초입부터 심상치가 않다.
빨간 꽃밭에 뚝 끊어진 하얀손 하나~!!
그야말로 쉬멍 놀멍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우리를 따라오는 돌틈사이 작은 꽃들과도 눈인사를 나누며
나도 구경.. 꽃들도 우릴구경.. 향기에 젖고 봄바람에 젖어
넋놓고 가다 넘어질라 층층마다 형광칠을 해놓았는데 그도 예쁘다.
걸어 오를수록 올레길이 짧아져 끝이날까 아까와 천천히 가려 하는데
길이 너무 좋게 만들어져 빨리가게 만드니 아쉽기만 하여라..
그러다 뒤를 돌아보니 아득히 먼곳...
친구들의 모습은 작아져만 가다 보이질 않았다.
"이크! 얼른 쫒아가야지..."
그 아름다운 곳을 走馬看山이라니..ㅠㅠ
대충밖에 볼수없음을 안타까워하며 급히 쫒아가다 보니
눈에 많이 익은 대장금의 얼굴과 친구들의 모습들이 드뎌 보였다.
아! 그러고 보니 흙을 이제사 밟아보는군..
얼마나 많이들 밟고 지나갔길래 흙길이 이리도 반들거리누~
이번엔 내가 밟을 차례인데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고려 최영장군에 얽힌 전설을 갖고있어 장군석이라고도 하고
삼매봉 앞바다에 외롭게 서 있다해서 외돌개라고도 한다.
옆으로 나가면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가 있지만 이제 나가면
언제나 또 이 길을 걸을까..아쉬움이 많이 남은 친구는
"우리 더 가보자 아직 좀 시간 있어 있어.."
옆길을 버리고 앞으로 나아가니 여기도 절경일세!
아! 물이 어쩜 저리도 새파랄까..30년 전에도 저 빛이었겠지..
나는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그옛날 학창시절
기억을 꺼내와 잠시 추억에 젖어본다.
30년 전 그때도 내옆엔 오늘처럼 이 친구가 앉아 있었다.
뒤에 있는 많은 친구들..그리고 선생님!
지금 어디에서 무얼하며 지낼까..
연락이 닿지않는 *희,*순,*숙.....
참 많이 보고싶다...
꺼낸김에 30년 전 수학여행 사진을 다시 보니
'어머! *희가 얘였구나.*숙이도...*옥이도..'
누구인들 기억의 전부를 되찾을까...
그냥 동창이라니 그러가보다 했는데 이제사 기억의 편린이
현재의 모습과 매칭되어 살아난다.
이번 제2의 수학여행의 가치는 이것으로도 충분하리라...
이제 여기 올레길 여정도 끝나간다.
아름다운 풍광을 눈에도 담고 가슴에도 담아가자.
오래도록 내마음에 새겨두어 친구들과 함께 했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지난날의 회상목록에 또하나 올려 놓는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창문으로 들어오는 제주의 햇살은
내가 평소에 알고 있던 그 햇살과 전혀 달랐다.
아침에 모이기까지는 여유만만~
제주의 신선한 아침공기를 마시러 나가자..
등대를 찾아 바닷길을 걸어 산책을 하였다.
등대찾아 가는길에 만난 갈매기의 무리들은
여유롭게 바다위를 거닐며 아침을 준비하며 하루를 맞는다.
오늘은 네모습이 내모습로다.
저멀리 아직도 잔설이 남아있는 한라산..그를 배경에 놓고
푸른 바다위를 유유히 노니는 갈매기와 그 위를 힘차게 날고 있는 새,
친구들과 함께 손잡고 거니는 이 풍경,이 시간이야말로
우리들의 진정한 축제의 시간이 아니겠는가..
아침의 싱그런 공기를 맡으며 파란 잔디밭을 거닐던 우린
이국적인 장소를 만나자.. 재미난 연출로 사진을 찍어 볼까나?
나무 뒤에서 몰래 구경한다는 설정하에..웃기고들 있었다.
모델처럼 꼬아서도 찍고..자칭 친구의 매니져가 되어 얼른 뛰어가
여배우?의 옷을 입혀준다..그 모습에 또 한바탕 폭소가 터진다.
나이를 잊은 우린 애들처럼 이렇듯 여유있고 즐복한 아침을 맞고 있었다.
성산 일출봉은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36호로
넓은 분화구의 호마테(Homate)형 화산이다.
산 전체가 하나의 움푹한 분화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분화구 주변에 구구봉이라 불리는 99개의 바위들이 솟아있어 그 모습이
거대한 성과 같아 성산이라하며, 일출을 볼 수 있어 일출봉이라고도 한다.
웃고 떠들고 좋은 배경놓고 사진찍고 그렁 그렁 올라가고 있는데
어느새 내려가는 친구들을 만난다. 얼른 올라가 정상에 가보니
사발모양의 분화구가 잔디에 쫙 깔려 속이 탁 트인다.
하늘을 보니 어제 마라도에서 봤던 그 하늘이 똑같이 펼쳐 있었다.
어쩜면 저리도 파랗고 예쁠까...내마음 닮고만 싶어라..
하늘담긴 엽서 한장씩 나눠 드릴테니 쓰고싶은거 써보세요..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 생 진
나는 내 말만 하고
바다는 제 말만 하고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저 섬에서
한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눈으로 살자.
첫댓글 제주의 바닷물 색깔이 정말 예쁘죠? 특히 주상절리쪽 바닷물 색깔이 진한 옥색으로 예뻤던 같아요. 날씨가 맑아서 올렛길 걷기도 좋으셨겠어요.
일출을 찍으신 사진솜씨도 멋지십니다.^^
특히 외돌개 있는 곳에서 바라본 에머랄드빛 물색깔은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올렛길도 가장 멋진 풍광이 있는 코스를 돌고와 넘 좋았구요. 여명에서 시작하여 해가 완전 둥실 떠오르기까지 정면에서 지켜보긴 처음이었죠. 맨날 늦게 일어나 놓치는 바람에...객실 거실에서 정면으로 뿌연 안개가 걷혀지면서 올라오는 장면에 모두들 환호성 지르며 사진 연신 찍어댓더니 저런 작품?사진도 나왔네요..ㅎㅎ
제주는 관광으로 가기 보단 매형이 유통회사 대리점을 하고 있어서 방학때 가서 짐차 조수석에 올라타고구석구석 산간 오지에 있는 구멍가게를 속속히 다니던 생각이 납니다! 물건도 배달 해 주면서.....성산포에 대한 기억은 이젠 많이 희미해 졌군요,군시절 휴가때 가본게 마지막이니....벌써 30년!.
같은 장소를 가도 모두 기억해 내는 추억은 다른것 이란 거 님을 보니 알 것 같네요. 요즘은 해외로 많이 나가시어 의외로 제주 가본지 오래되었단 분 많으시데요~ 함 언제 날 잡아서 다녀오세요. 30년을 훌쩍 뛰어넘어 지금은 많이 다를겁니다.
파란 하늘 가득 햇살 담긴 엽서 잘 받았습니다.
주----욱 그어보고 싶은
풍~~~덩 빠져보고 싶은
멋진 하늘입니다.
날이 추워도 맘이 따뜻하면 춥지 않은거고 날이 따뜻해도 맘이 추우면 많이 추운거죠. 제 마음이나 너른들 마음이나 모두 멋지나 봅니다. 그~쵸? 우리~~
그리운바다 성산포라는 시...딱 제 마음이네요. 제주도에 가서 딱 한달만 살아보고 싶습니다. 목마와숙녀님이 글로 가이드해주신 이곳저곳 여유롭게 다니면서 말이죠. 글을 읽을수록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30년전 졸업한 동창 50명이 어떻게 이렇게 함께 여행할 수 있을까...졸업한지 20년도 안되었음에도 친구들과 연락이 뚝 끊겨버린 제 자신이 참 애처로워보입니다...이 글 보다 한 포인트에서 크게 웃은거 아세요? 다름 아닌 목마와숙녀님 얼굴에 모자이크 해놓은 거요. 아래에 있는 사진엔 얼굴 보여주실거면서 위 사진엔 왜 모자이크 하셨대요?? ㅎㅎㅎ
혹여 끊겨 버린게 아니고 끊어 버리심은 아닌지~~^^
아니면 그렇게 스스로를 위안하심은 아닌지.....지금 대부분의 지기들은 간단한 노력으로 연락이 될 수도 있을진대ㅎㅎㅎㅎ
살다보면 불현듯 친구의 존재가 그리울 때가 있죠. 그 때 찾아도 늦지 않는다 봐요. 제 경우가 그런 경우였죠..고교동창모임 작년 5월부터 나가기 시작하여 더 이리 애절한 듯 했어요. 다른 친구들은 무덤덤한데..근데 이 후기 써올리니 고맙단 소리 많이들 해요..오래 전부터 모임에 자주 나갔다면 아마도 저역시 이런 감정 아니었을거란 생각이 들어져요.. 모자이크처리...위 사진은 좀 못생기게 찍혔거든요...아래사진도 그렇지만 그래도...에궁! 들켜버렸네...하여튼 예리한 작가님!!
30년전 졸업사진엔 어떤 여고생이 목마와숙녀님일까 한참 들여다봤는데 잘 모르겠네요. 혹시 오렌지빛으로 포인트를 준 것이 목마와숙녀님이신가요?? ^^ 저도 성산일출봉 정상까지 올라가봤었는데, 정상에 올라 탄성을 질렀던 기억이 납니다. 자연이 만들어놓은 절경! 그런데 성같은 산이라 그 이름이 성산이 되었다는 것은 몰랐네요.^^;; 아~ 제주도 가고 싶어라...아~ 감귤막걸리도 먹고 싶어라~ 봄기운 완연한 제주를 만끽하고 오신 목마와숙녀님이 무진장 부러워집니다...^^
맨 앞줄 선생님 바로 좌측옆이 사진속 친구,그 옆 안경낀 학생이랍니다.고1때 모습...역시 감귤막걸리에 딱 걸리시는군요..ㅋㅋ 언제 막걸리 한잔 부어라 마셔라 하며 여행할 날 꿈꿔 보자구여..이크!! 맨날 이래놓곤 젤로 약속 못 잡는 사람이 나면서...이제 이무로운 사이가 되어서 생각이 떠오르면 필터링없이 그냥 말부터 한다 생각하세요. 작가님도 이제 슬슬 시동거실때 된것같은데~~ㅎㅎ
감귤 막걸리....낮술불가의 불문율을 대책없이 파계시켜준 갸륵한 녀석....
성산포에서는 사람보다 파도가,술보다 옆사람에게 더 취하는 제로섬 같은 곳...
한 달은 아니더라도 한 때 성산포 인근의 우도에서 보름여 엎어진 듯 표류한 적이 있었는데...
님의 글을 보면서 남겨둔 2~5코스의 올레길도 올 봄엔 마무리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문득.
제주 햇살 뿐만이 아니고 여행길의 모든 햇살,바람,그리고 색깔조차도 엄연히 다르죠. 사람조차도...더우기 정취가 맞는 길벗이 있다면 세상 전부가 다를 수도 있다는....
그리고 김작가님.몸과 마음이 원하면 내일이라도 훌쩍 떠나보심이.....
마라도,감귤막걸리 죄다 그자리에 있을 터....
님의 글을 보니 울 독클회원님들은 참 낭만이 있으신 분이 많다란 생각이 듭니다.마음 맞는 사람끼리 멋진 곳을 함께 거닐면서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시상을 서로 주고 받는다면 더할 나위없는 여행이 되겠죠?..글벗이 길벗이 되는 순간일테죠..
아...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는건 바다라...크아....
하하하...어이 할까나...오늘 또 술생각 나시어 한잔 하시는 건 아닌감요?
제주도 갈때 이생진 선생님 시집을 몇권 가방에 넣어서 출발하거든요. 꼭 그 느낌. 그 바람이네요. 멋진 여행담 잘봤습니다. ^^
저 시를 가이드가 설명끝에 읊어 주는데 그 맛이 더 일품이었죠. 더욱 더 그립게 만드는 시 맞네요...
감귤 막걸리를 먹으러 귀찮아도 한 번쯤은 제주도엘 행차 해야겠어요. 아~ 목마와숙녀님이 세라복 교복 세대군요 . 블러 모자이크 처리가 됐어도 마냥 즐거워하는 모습이 선합니다. 역시 여행은 언제든 어디든 즐겁죠=^^=
감귤막걸리..혹여 새콤해 입맛에 안맞을 수도 있는데 부러 그것 때문에 행차하신다니 급 걱정되어 이리 밝힙니다. 그래도 그 지역 특산물이니 그 곳 음식 드셔보는것도 그 문화를 이해하는데 좋으니 꼭 가보시고 드시어 맛품평을 해주시와요. 나모님~ 검정 교복,흰칼라,몸빼바지 교복이었죠...요즘의 다양한 교복세대완 영 다른모습의 교복. 맞아요..여행의 참의미는 여행후 정화된 마음이 현실을 정화하는데 참의미가 있어 많이 즐거워 하며 다녔죠.
다녀오셨군요~~~~성산포, 7코스...ㅋㅋ 눈물나게반가운 곳에요~~
봄엔, 저길에 유채가 만발했다니,,,,,아응,,정겨워요......교복입은 여고생시절,,,,그녀들의 풋풋하고 설렌 정서가 여기까지와 닿습니당,,,,성산포와 아주 잘 어우러져요~~~~ㅋ
그 코스 다녀오셨으니 우린 말하면 통하죠.. 유채가 만발은 하지 않더라도 군데 군데 보기좋게 피었지요. 옆에 푸르고 맑은 제주 바다를 끼고 걷는 길...눈에 선하네요..
7코스^^ 저도 처음 걸었던 올레가 7코스였습니다 ^^ 제주시에 살고 있어서 서귀포시는 잘 안가봐서 좋았습니다 ^^ 이쁘죠 바다도 이쁘고~ 근데 몇시간정도 걸으셨어요? 저희는 보통 7시간정도 걸리는데요^^ 그 시간에 다시 성산으로 넘어가서 성산일출봉을 올라가시다니~ 바쁜일정이셨군요~ 저희 원래집도 성산근처라서 성산일출봉은 자주 갔습니다. 근처니 1월1일날 일출보러도 가보고요~ ^^
우린 단체 일정이라 개인일정과 또 다르지요. 7시간이나 걸으셨군요. 2시간정도 시간 줘 그 시간에 마추느라 뚝 끊겼어요. 정말 제대로 느끼려면 날잡아 아주 천천히 음미하며 걸으면 또 새로울거란 생각이 듭니다. 군데 군데 표말마다 올레 몇 코스~~이런 안내판 참 많이 봤어요...제가 올레길을 깊이있게 몰라서리..
23년전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갔었지요. 천지연 폭포도 참 아름다웠던 기억이 나네요. 전 해보고 싶은게 백두대간 다~ 둘러 보는것.(연세(?)가 있어서 불가능하겠지요) 그리고 지리산 둘레길, 제주도 올레길 거닐어 보는 것이 제 소망이지요.
잠시나마 제주도 아름다운 풍광보아서 행복했습니다.
와~우 23년전에 신혼여행이면 저와 비슷한데요...저 역시 88년 결혼해 처음으로 비행기타고 제주도로 한복 싸들고 신혼여행갔었지요. 백두대간을 꿈꾸신다면 산을 무척 좋아하시고 잘 타시나 보군요... 꿈 이루세요. 요즘 일기쓰시느라 바쁘실 터인데 한참 지난 제 글에 댓글까지 달아주시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