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중(56회) 주워싱턴총영사
백악관·연방의사당 주변도로 폐쇄 주방위군 순찰중
진영 대립·빈부 격차 심화 새로운 합의 필요한 시점
현지민 국제적리더십 회복 희망…코로나 극복 과제
美中 대립관련 한국 압박할 것…피해회피전략 필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 워싱턴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테러 등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 방위군이 배치되고 백악관과 취임식 장소인 연방 의사당 주변 도로는 폐쇄됐다.
권세중 주미한국대사관 공사 겸 주워싱턴총영사는 19일 이와같은 분위기와 관련, “현지 워싱턴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정중동(靜中動)”이라며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기대감과 희망도 부풀고 있다”고 말했다.
권 총영사는 이날 강원일보와 진행한 온라인 인터뷰에서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둔 미국 워싱턴 현지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권 총영사는 “테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만5,000명의 주 방위군이 배치돼 물 샐 틈 없는 순찰을 실시하고 있다”며 “워싱턴시 경찰도 총동원령이 내려진 가운데 체크 포인트별로 검문 검색을 강화했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 취임식장 주변은 일반인의 출입을 봉쇄해 축제 분위기 대신 무겁고 긴장된 상황 속에서 적막감마저 들 정도다. 이 때문에 트럼프 지지자들의 예정된 시위는 열리지 못했다. 초대받은 소수의 귀빈과 언론 이외에 일반 축하객의 접근이 차단돼 국민들의 아쉽고 섭섭한 마음도 커 보인다”고 묘사했다.
새 정부 출범을 눈앞에 둔 미국 국민들의 기대도 함께 전했다. 권 총영사는 “최근 의회가 시위대로부터 점거를 당하는 등 곤혹감과 충격을 경험했지만 미국 국민들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기대감과 희망을 드러내고 있다”며 “국민들은 미국이 내부적인 어려움을 조속히 이겨내고 국제적 리더십을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권 총영사는 이 같은 미국 국민들의 바람이 쉽게 풀리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새 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정치 진영 간 대립과 간극의 심화, 빈부격차 확대, 뿌리깊은 인종 갈등은 쉽게 풀리기 어려운 난제로 보인다. 미국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시대의 정책은 미국적 가치와 이익, 즉 절차적 민주주의, 인종적 다양성 존중, 중산층 중심의 경제 회복, 기후위기 극복 및 국제협력 증진, 포용적인 복지 회복 등에 중심이 맞춰져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단연 코로나19 극복이라고 봤다. 권 총영사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 탄생한 정부이니만큼 무엇보다 '코로나 팬데믹'을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미 취임 100일 내에 1억회분의 백신 접종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그 자신도 이미 직접 백신 접종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미관계의 변화도 예고했다. 권 총영사는 “앞서 바이든 정부에 있어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와 번영에 있어 중요한 축”이라며 “이는 곧 미국의 세계전략 수행을 위해 한국의 선택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시대 한국의 대미 전략의 핵심은 미중 간 대립의 틈바구니에서 국익 우선의 실리적인 접근을 통해 전략적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미중 간 대립구도를 완화시키는 '대립회피 전략'이나 대립 지속 시 우리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피해회피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세중 총영사는=홍천 출신인 권 총영사는 지난해 3월 부임, 주미한국대사관 공사 겸 주워싱턴총영사로 활동 중이다. 춘천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파리정치대학원 고위과정을 거쳐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원에서 법학석사, 경남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외무고시(28회)에 합격해 1994년 공직에 첫발을 디딘 후 주시카고총영사관 영사,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 주중대사관 1등 서기관, 외교부 정책분석담당관, 국무총리실 외교의전행정관, 기후변화외교과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