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인 조상들의 정신과 발자취를 따르고 계승
-집안마다 가장 큰 행사인 벌초에 대해-
세월이 참 빠른 것 같다. 아침저녁 날씨가 제법 서늘해졌다. 벌초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집안마다 가장 큰 행사 중에 벌초가 있다. 올해는 9월 초에 추석이 찾아와 예전 보다 서둘러 벌초가 시작하는 것 같다. 바쁜 추석을 대비해 시간 있을 때 미리 해 두자는 것이다. 백중이 지나 처서가 되면 풀의 성장들이 멈추기 때문에 이때 벌초를 하면 비교적 오랫동안 깨끗이 보전할 수 있다. 5, 60세를 사는 사람들은 벌초를 해본 경험이 있는 세대 사람들이다. 일가친척들이 함께 모여 벌초하는 날도 있었다. 가족 소풍이 날이기도 했다.
옛날에는 낫으로 일일이 베어내었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예초기로 벌초하기 때문에 벌초에 걸리는 시간도 수고도 많이 준 것을 본다. 벌초를 금초라고 해 봉분만큼은 손으로 직접 풀을 뽑아 주던지 아니면 낫으로 풀을 잘라주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비석을 닦아주는 것이다. 벌초 시 몇 가지 주의가 요청된다 할 것이다.
농협에서 벌초를 대신 해 주는 농협 벌초 대행도 있다. 고향에는 벌초 대행을 해 주는 분들이 계셨다가 지금은 벌초 대행을 해 줄 분들이 없어서 직접 찾아가 할 수밖에 없거나 숲이 우거지다 못해 정글 숲을 지나야 해 아예 엄두를 못내 선산관리가 안 되는 경우도 있는 걸 본다.
지금은 이장하거나 파묘 후 현장에서 화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벌초 길에는 고향교회에 들러 예배하고 목회자들을 찾아 기도를 받고 오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고향에 계신 친지와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안부도 여쭙는 길이 된다는 것이다.
거리상 시간상 애로가 있는 분들을 위해 벌초 봉사를 하는 일도 좋을 것이다. 벌초할 때 갖는 생각은 감사와 다짐을 한다는 것이다. 오늘이 있게 한 자신의 뿌리가 되는 조상에 대해 감사하고 조상들의 정신과 발자취를 따르고 그분들의 바람을 잘 계승하고 이어갈 수 있다면 감사와 자손 된 도리를 다하는 일일 것이다.
모두가 어렵다고 말하는 때에 조상 묘 벌초를 하며 가장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기도를 올리고 서로를 격려하고 아우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이다. 묘를 관리할 자손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농어촌, 섬은 벌초할 사람도 없는 현실이 된지 오래되었다. 인조잔디를 시공하거나 봉분을 만들지 않는 납골 문화가 앞서고 있다.
호화 묘 문제, 묘지난 문제가 사회문제가 될 때도 있었다. 사위들이 장인어른 벌초를 하는 경우도 있고 형제를 대표해서 벌초를 다녀오는 이들도 있다. 벌초 시 벌이나 곤충에 주의해야 한다. 사진은 25일 오전, 벌초부탁을 한 여집사님의 친정아버지 어머니 벌초 봉사를 한 후 남긴 봉분 장면이다.
/여수=정우평 목사, 010-2279-8728【교계소식】문서선교후원계좌 우체국 500314-02-264196 정우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