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포토프린팅으로 대표되는 컬러화의 물결에 휩쓸려 사라질 것으로 예상됐던 흑백 레이저프린터ㆍ복합기가, 잉크젯에 육박하는 낮은 가격과 높은 경제성을 무기로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 의외로 선전하며 적지 않은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현재 국내 흑백 레이저프린터ㆍ복합기 시장에서는 출력속도 분당 20매 이하의 저가 보급형 기종들이 전체 판매량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이는 기업용 고속ㆍ고성능 제품이 복사기 기반 디지털복합기 및 컬러 레이저프린터ㆍ복합기 제품군에 의해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는 반면, 이들 저가 흑백제품들은 소호와 일반소비자 영역에서 새로운 틈새시장 형성에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흑백 레이저프린터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라제트 ML-1520ㆍ1610ㆍ1745', 한국HP` 레이저젯 1020ㆍ1022', 롯데캐논 `LBP 3200ㆍ1210', 렉스마크 `E232' 등이 10만원대 초반에서 20만원대에 걸친 가격으로 인기를 끌며 시장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흑백 레이저복합기도 연초 30만원대 가격을 형성했던 보급형 제품군 영역에서 급격한 가격경쟁이 전개되면서 삼성 신제품 `SCX-4100'ㆍ롯데캐논 `MF-3110' 등이 최근 인터넷최저가 20만원 벽을 허물며 인기몰이에 나서는 등 20만∼30만원대 제품군이 활발한 판매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대당 500달러 이하 보급형 시장에서 60% 가까운 점유율로 저가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10만원 미만 저가 잉크젯프린터ㆍ복합기가 PC 끼워팔기로 가장 활발히 판매되고 있지만, 흑백 레이저 제품도 최근 강화된 가격경쟁력과 잉크젯 대비 높은 경제성으로 소호와 학생층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어려운 경제상황 하에서 흑백출력은 레이저로, 일부 컬러출력은 저가 잉크젯으로 처리하는 비용 합리적인 소비형태가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IDC 장원희 연구원은 "저가 흑백 레이저의 경우 중소규모 사업장과 일반소비자들의 도입이 활발하며, 복합기가 프린터에 비해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흑백 레이저는 소폭 감소, 컬러 레이저는 두 자릿수 고성장이 예상되지만, 컬러의 경우 워낙 초기시장인데다 대기업시장의 경우 복사기 기반 디지털복합기와의 경쟁이 예상되는 등의 이유로 `컬러의 시대'를 체감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