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불쾌한 손님 알레르기 비염과 축농증
환절기의 불쾌한 손님, 알레르기비염
우리의 코는 호흡기관 중 가장 외부로 돌출돼 공기와 접촉하는 기관입니다. 코의 구조는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 활씬 복잡합니다.
입구는 둘로 나뉘어 있고, 좌우 양쪽에는 세 쌍의 비갑개가 있습니다. 그 안쪽으로는 눈 주변과 이마 부위로까지 연결되는 빈공간, '부비동'이 존재합니다. 내부는 촉촉한 점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혈관도 풍부하게 분포돼 있죠.
부비동의 해부학적 모습
구조가 복잡한 만큼 코에는 다양한 증상과 질환이 발생하곤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알레르기 비염'과 흔히 축농증이라 불리는'부비동염'입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항원)에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코 주변의 가려움증 크게 이렇게 네 가지 증상이 주요 특징입니다. 이들 증상 중 두 개 이상의 증상이 지속해 반복되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눈 주위 가려움, 눈 충혈, 두통, 후각 감퇴 등을 동반하기도 하며, 결막염이나 중이염, 부비동염, 인후두염 등의 합병증을 발생하기도 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합쳐져 생기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가록력이나 비염 증상이 있을 경우 알레르기 비염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계절이 중요한데, 특정 계절에만 발생하기도 하고 일 년 내내 증상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계절과 관련 없이 발생하는 비염은 우리 나라의 경우 집먼지 진드기에 알레르기를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특정 계절에만 발생할 경우 꽃가루에 대한 알레르기를 의심할 수 있지만, 집먼지진드기에 의한 알레르기도 특정 계절에 악화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기후변화, 감기, 공기오염, 스트레스 등도 악화 요인입니다.
알레르기 원인 물질 회피와 적절한 약물 치료 병행해야
알레르기 비염 진단에서 중요한 것은 환자의 임상증상입니다. 따라서 진단시에 환자의 병력을 잘 파악해야하죠. 경우에 따라서는 특이 IgE확인을 위한 알레르기 검사, 비경 및 비내시경 검사, 단순 부비동 X-ray 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을 코감기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은데 원인과 증상이 모두 다릅니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원인 물질인 알레르겐(항원)을 피하는 환경요법(회피요법과)과 약물요법, 면역요법으로 나뉩니다. 알레르겐을 피하는 게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지만, 근본적으로 완벽히 차단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환경요법으로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없습니다. 적절한 약물로 증상을 조절해야 합니다.
약물요법은 환자의 주 증상과 심한 정도에 따라 이뤄지며 경구용과 국소용이 있습니다.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점막 수축제, 항콜린제, 류코트리엔 조절제 등이 사용됩니다. 면역요법은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장기간 점진적으로 투여해 이에 대한 내성을 유발함으로써 질환의 경과를 변경하는 치료입니다. 크게 설하 면역치료요법과 주사 면역요법으로 나뉩니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 목표는 증상을 없애주거나 증상이 있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알레르기 비염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려면 알레르겐 악화 요인을 잘 파악해 피하고, 처방받은 약물을 요법에 맞게 규칙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재발과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라도 꾸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알레르기 비염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발작적인 재채기가 연속해서 발생한다.
✓ 재채기가 한번 시작되면 멈추기 어렵다.
✓ 맑은 콧물이 줄줄 흘러나온다.
✓ 코막힘 증상이 계속된다.
✓ 발열이나 통증 없이 코감기 증상이 계속된다.
✓ 위의 증상이 꽃가루를 흡입하거나 특정 동·식물을 접할 때 심해진다.
염증으로 화농성 콧물이 쌓이는 부비동염
코 주위의 빈공간 즉, 부비동 내부를 덮고 있는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통칭해 부비동염이라고 합니다. 염증으로 인한 화농성 콧물이 부비동에 고인 상태로, 축농증이란 명칭도 이런 특징에서 비롯됐습니다.
부비동염은 질병 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는데, 그 증상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급성 부비동염에서는 권태감과 두통, 미열, 코막힘, 콧물 증상이 나타나고 코 주위 안면 통증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급성 부비동염이 적절히 치유되지 않거나 급성 염증이 반복되면 만성으로 발전하는데, 지속적인 누런 콧물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또 코막힘과 코 뒤로 넘어가는 콧물(후비루) 등이 생기며, 두통 및 안면통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더 심해지면 후각 감퇴, 집중력 감퇴, 중이염이나 기관지염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부비동염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가장 흔한 것은 급성비염이나 인두염, 치아감염 등 감염이나 알레르기로 촉발된 경우입니다. 이외에도 구조적 이상, 유전적 요인, 종양이나 외상 등 외부 요인, 기온 변화와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인, 체수분 부록이나 스트레스, 비만 등 생활습관 요인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비감염성 만성 부비동염은 알레르기 등 면역적 소인이 중요하게 작용되며, 기관지 천식과 같은 다른 내과적 질환들이 병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비동염 치료는 약물요법과 내시경 수술
부비동염 진단은 환자의 증상과 병력 확인, 코내부 관찰, 엑스레이 검사 등을 통해 이뤄집니다. 급성 부비동염의 경우 항생제 등 약물요법이 우선적으로 시행됩니다. 일반적으로 약물요법 시작 후 1개월 이내면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약물이 듣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수술은 염증이 있는 부비동을 개방해 환기하고 염증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일반적으로 내시경 수술로 진행됩니다.
소아의 경우, 코막힘으로 계속 구강호흡을 하면 얼굴 골격 및 치아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반드 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나 되도록 수술적 치료는 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부비동염 재발과 상관성이 높고, 비만은 부비동염을 포함한 여러 염증성 질환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잘못된 생활 습관을 함께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울대학교분당병원, 이비인후과 조성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