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반등 여부가 2분기 증시의 키 4월을 포함해 2분기 전체적으로 한국 증시의 향방을 좌우할 열쇠는 중국 경기의 반등 여부이다. 얼마 전 끝난 중국 전인대에서 리커창 총리는 성장률 목표치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나타냈다. 올해 GDP 성장률 목표로 7.5%를 제시했지만, 성장률 자체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발언도 함께 내놓았기 때문이다.
3월까지 나온 경제 지표를 고려해보면 중국의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7.5%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증시의 정체성은 여러 스팩트럼으로 분리해 살펴볼 수 있겠지만, 외국인 투자가의 눈에는 한국을 중국 경제와 함께 묶어서 보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중국 경제의 고성장이 종결된 2011년 상반기 이후 외국인은 중국 경기가 반등하는 국면에서 한국 주식을 순매수했기 때문이다(그림1 참조). 2011년 상반기 이후 외국인은 세 차례에 걸쳐 한국 주식을 강도 높게 순매수했다. LTRO, OMT 등 ECB의 통화정책이 더해지기도 했지만, 세 차례 모두 예외 없이 중국 경기가 반등하는 국면이었다. 또한 세 경우 모두 경기 반등의 동력은 정부의 정책이었다.
필자는 이번에도 정책적 자극 없이 중국 경기가 자생적으로 반등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수출은 당장 3월부터라도 미국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와 소비는 거의 전적으로 중국 정부의 의중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지표상으로 나타나는 뚜렷한 변화의 조짐은 없다. 오히려 비관적인 지표들이 훨씬 많다.
최근까지도 인민은행은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고, 태양광∙철광∙부동산개발 업체들의 파산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단기 금리 불안이 더해지면서 핫머니 유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실물 경기의 가늠자인 철광석 가격 하락과 재고 증가는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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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양으로 돌아서고 있는 중국 정부의 스탠스 경제지표는 부정적이지만 중국 정부의 입장이 과거와 바뀌지 않았다면 지금은 중국 경기의 반등 가능성에 베팅하는 게 옳다. 중국 정부는 성장이 둔화되면 경기 부양책을 실시해왔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역발상투자(Contrarian)’의 관점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고성장 과정에서 노정된 구조적 모순은 중국 성장률의 기조적 저하로 귀결되겠지만, 성장률이 급격하게 하락하면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실시해 경기 하강을 제어하리라는 것이 요지이다. 중국은 개혁도 중요하지만, 일정 정도의 성장률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공동체의 유지가 힘들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경제지표로 확인될 수는 없지만, 정책 변화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1조 위안 규모의 판자촌 재개발 사업이 발표됐고, 5개 신규 철도 노선 프로젝트 승인도 이뤄졌다. 여기에 상장 부동산 업체에 대한 증자를 허용했고, 상해 등 대도시에서 시행했던 부동산 보유세를 당분간 다른 도시로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의 성장률이 7.5% 내외까지 하락한 직후인 2012년과 2013년 하반기에 실시된 것과 비슷한 경기 부양책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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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관전 포인트① : BDI 강세 지속 여부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더라도 글로벌 금융 위기 초기 국면에 내놓았던 대규모(4조 위안 규모) 부양책을 내놓을 수는 없다. 경기 확장이 목표가 아닌 급격한 침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미니 부양책’의 범주를 넘어서기 어렵다.
뉴스 효과만으로 선뜻 경기 부양에 베팅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 회복이 지표로 확인되기 전에 활용할 수 있는 선행지표가 필요한데, 지금까지 이런 역할을 해왔던 것은 BDI(벌크선운임지수)였다.
2012년과 2013년 하반기 경기 부양국면에서 BDI는 경기 바닥(Macro Surprise Index 저점)보다 선행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BDI는 순환사이클이 매우 짧은 변동성이 큰 지표이기에 경기의 큰 추세 반전을 읽는 잣대로 활용되기는 어렵지만, 한 두 분기 정도의 단기 사이클의 반전 포인트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는 있다고 본다. 최근 BDI 지수는 저점 대비 40%가 넘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BDI로 보면 이미 변화는 시작되고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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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관전 포인트② : 지준율 인하 여부 한편 최근의 위안화 약세와 관련해 지준율 인하 가능성도 있다. 중국에서는 은행 예금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지준율 인하가 대출 확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약하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유동성이 해외로 유출(핫머니 이탈)되는 국면에서 지준율을 내렸다. 2008년 하반기와 2012년 상반기 지준율 인하는 모두 핫머니 유출 국면에서 단행됐다.
최근 위안화 약세가 나타나는 와중에 중국 단기 금리도 급등했다(그림 6). 2013년 6월의 금리 변동폭이 워낙 커 최근의 금리 급등은 차트에 미미하게 표시되지만 시보(SHIBOR) 금리는 최근 100bp 넘게 급등(1.86%→3.01%)했다.
몇몇 민간기업들의 디폴트가 단기 금리에 영향을 줬을 수 있지만, 위안화 약세도 해외 자본 유입을 매개로 금리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절상되리라는 기대가 훼손되면 핫머니가 중국으로 유입되는 유인은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위안화 약세와 단기 금리 불안이 지속될 경우 인민은행은 지준율 인하를 고려할 것이다. 지난 3월 위안화 약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이 외환변동폭을 확대했다는 점은 최근의 위안화 약세가 중국 정부의 용인 하에 진행되고 있다는 심증을 가지게 해준다.
만일 지준율 인하가 단행된다면 이는 위안화 약세의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지준율 인하는 위안화 약세 요인이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약세를 우려하기보다는 위안화 약세에서 파생되는 핫머니의 급격한 유출이 중국 내 유동성을 축소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지준율 인하는 포괄적인 내수 진작책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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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중국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순매수로 돌아설 것이다.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설 경우, 그 파급효과는 과거보다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의 자금 이탈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2012~13년 KOSPI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수급 측면의 이유는 국내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때문이었다. 특히 2013년 9~10월의 외국인 순매수 강도는 한국 증시 개방 이후 가장 강한 수준이었지만, 반대편에서 가속화됐던 펀드 환매는 외국인 매수의 긍정적 효과를 상쇄시켰다.
국내 주식형 펀드로는 2013년 11월 이후 5개월째 순유입이 기록되고 있다. 지난 2년 간 중국 경기가 바닥을 통과하는 시점에서 한국 증시도 연중 가장 강한 흐름을 나타냈는데, 이번에는 국내 수급의 개선 효과가 더해지게 된다는 점에서 2분기 시장은 지루하게 이어져 온 박스권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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