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를 마치고 버스를 타기 위해 나오는 길, 정류소에 붙은 한 영화 포스터를 볼 수 있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2C630A49FC12BA5E)
그동안 이 영화의 크랭크인 소식은 알고 있었지만, 이제 개봉일까지 제대로 나와서 곧 영화를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칵스가 이 영화와 인연을 처음 맺은 것은 2000년 7월 16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M본부에서 주말의 명화(M본부 이름은 아니지만 개념상 어쨌든-_-)시간에 틀어준 영화에 바로 이 영화가 방영되었는데 당시에 한창 칵스는 지하철에 푹 빠져있던 시기에 이 영화를 밤 늦게까지 기다려 본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이날은 (다른 철도 애호인 활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각 노선을 완주하던 시기, 이날 전혀 가본 기억이 없던 안산선 산본~안산 구간과 막 개통한 따끈따끈한 구간이었던 오이도 연장구간까지 전구간을 처음으로 시승하고 온 날이었기에 더욱 기억에 남았습니다.
(여담으로 그때 차내에는 젝스X스의 팬클럽이 붙인것으로 추정되는 "멤버 장수원 생일 축하 메시지"가 차내 이곳저곳에 붙어있던 기억도 있습니다 ㄲㄲ)
이때 본 영화는 1998년에 TV판 영화로 방영된 것으로 원작이 아닌 리메이크작입니다. 그 원본은 1974년에 개봉한 동명의 영화로 이것은 1973년 출판된 소설을 기반으로 해서 제작된 영화입니다. 지금 개봉될 존 트라볼타와 덴젤 워싱턴의 2009년판 영화 역시 1974년작을 리메이크한 것으로서 스토리의 전개나 주요 배역의 성명이 틀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원제가 "The Taking of Pelham One Two Three"가 되는 이 3개의 영화, 그리고 1개의 소설은 모두 직역하자면 "펠햄 123의 취득"이 되는데 한국 정식명으로 "지하의 하이젝킹"이라고 소개가 되는 이 영화는 그 의미상 한국명이 훨씬 더 '뽀대나는' 이름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개봉하게 될 2009년작의 한국명인 "펠햄 123"은 정이 가지 않으며, 오히려 그 위에 붙은 부기명인 '서브웨이 하이재킹'이라는 명칭이 더 익숙하게 보입니다.
그런데 무대가 되는 펠햄123호가 과연 있을까요? 조사에 따르면 펠햄이라는 역은 실제로 없으며 비슷한 명칭으로 6호선 브롱크스 지구의 펠햄 베이 파크라는 역이 있는데(중간역이 아닌, 시종착역입니다) 아마도 이 6호선 펠햄 베이 파크를 13시 23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모티브로 삼은 모양입니다.
(뉴욕 지하철은 특성상 단명으로 된 역명은 없고 대부분이 명사와 도로, 공원 등의 시설명이 따라 붙거나, 혹은 역이 위치한 교차점을 지르는 두 도로명을 동시에 병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TV영화라서 그런지 중간중간 조악한 진행과 함께 나름 허무했던 결말을 가지고 있어 영화 팬들로부터 호평보다는 악평이 높은 1998년작 2기 영화의 오명을 이 영화가 씻어낼 지 개인적으로는 이번 2009년판에 제법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 1998년작의 세부 정보는 밑의 링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us.imdb.com/title/tt0140594/ - Internet Movie Database
http://en.wikipedia.org/wiki/The_Taking_of_Pelham_One_Two_Three_(1998_film) - Wikipedia(english)
이 영화를 언급하면서 칵스는 다른 영화를 하나 쓰지 않을 수 없는데, 바로 "튜브"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본디 2003년 3월 21일에 개봉할 목적이었던 것이 대구지하철참사로 인하여 미뤄지고 동년 6월 5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비록 스케일과 영화에 들인 공에 비해 너무나도 쓰라린 참패로 개봉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영화관에서 포스터가 내려지는 비참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시도 자체는 매우 훌륭했던 영화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시나리오, 즉 영화를 구성하는 흐름 자체가 매끄럽지 않다는 지적(차내에 잡힌 인질들의 묘사라던가 중간에 나오는 보좌관의 이상한 행동 등등)이 이 영화를 감상한 칵스도 그렇거니와 많은 사람들로부터 있어왔는데 이 부분만 매끄럽게 다듬었더라면 훌륭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중간중간에 강체가선을 무시하고 천정에서 지하철 차량으로 뛰어드는 장면이나 잠실철교의 하중을 덜기위해 편성 수를 줄이는 것, 난데없이 직결도 되어있지 않는 7호선 차량의 2호선 구간 슬립같은 것은 애호인의 눈으로만 거슬릴 뿐, 영화 진행상에서는 충분히 용납이 되는 장면이기에 큰 문제로 치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폐쇄가 되었지만, 예전에 다음카페에 "튜브"에 관련된 카페가 있었을때 칵스는 그곳에서 몇몇 지하철에 관련된 영화들을 다루면서 그 마지막으로 "지하의 하이재킹"을 다루려고 했었으나 시간관계로 미뤄지고 결국 카페가 폐쇄되어 글을 올리지 못한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1974년작이든, 1998년작이든 "지하의 하이재킹"이라는 영화의 존재 자체를 잘 모르던 시기였기에 많은 사람들은 "튜브"와 견줄 헐리우드 영화로 "스피드"나 "다이하드3"을 꼽고는 했었는데 조금만 더 서둘렀더라면 이 영화를 미리 소개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튜브"가 정식으로 개봉했을 당시에는 군대에 있었던 시기였는데 튜브의 관련 자료를 수집하느라 영내에서 사회로 종종 전화를 걸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사족으로, 튜브에서 히로인 역할로 나온 배두나는 동년 10월에 개봉한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라는 영화에서도 지하철, 특히 7호선과 아주 밀접한 관계에 나온 경력이 있습니다. 아울러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본편에도 7103호가 등장하고, 엔딩 크레딧에 "튜브"의 감독인 백운학 감독의 성명이 나오는 등 "튜브"와 "봄곰"역시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되고 있습니다.
(굳이 또하나 잡담을 늘어놓으면, "어린 신부"였는지 정확하게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극중에 TV를 틀어놓은 장면에서 칵스는 "튜브"의 한 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ㄷㄷㄷ)
이외에 지하를 달리는 현금수송열차를 다룬 "머니 트레인"이나 멀쩡하던 월 스트리트 역에서 테러를 벌이는 "다이하드3", 매디슨 스퀘어 가든으로 들어가기 위해 고질라가 이용한 코스가 되는 "고질라", 라파예트 스트리트 역에 정차중인 5161호 차량에 고속으로 들이받는 지하철 참사가 스토리에 나오는 "노잉", 그리고 배경은 틀리지만 공사중이던 헐리우드 공사장을 뚫고 나오는 "스피드", 마찬가지로 아직 공사중이던, 그리고 현실에서는 있지도 않는 베버리 힐즈 쇼핑 몰 역을 용암이 뚫고 나오는 "볼케이노"등은 지하철을 배경으로 하는 "블록버스터(?)"영화로 손꼽히는 영화들인데, 아무튼 결론은 이 영화들의 반열에 칵스는 "펠햄123"을 올려놓으며, 올 6월 11일이 빨리 오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ㄲㄲ
P.S.-"튜브"는 원래 "튜브 2030"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순환선이던 2호선을 무대로 촬영할 계획이었으나(마지막 장소가 당인리발전소라 하는 것이 그 목표였습니다) 크랭크인 당시 2호선 차량의 비주얼이 '뽀대가 나지 않아' 최신형 전동차를 운용하던 7호선으로 배경을 바꾸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현재 2호선 본선을 주행중인 2030호, 즉 230편성이 최첨단을 달리는 눈부신 광채의 스테인리스 차체를 자랑하고 다니는 것을 볼때(잠깐! 2량은 좀 빼줘 - 어이!), 이때쯤 튜브를 크랭크인 한다면 본디 목적도 달성할 수 있고 신형 전동차의 멋진 모습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잠깐 망상을 끄적여봅니다 ㄲㄲ
첫댓글 김승우, 차승원 주연의 "라이터를 켜라"도 흥행은 못했지만, 철도애호인으로써 관심가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