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히메노 코토리
때는 세상이 제국주의로 미쳐돌아가던 1900년대 초.
영국 필트다운 지역에서 발굴된 작은 두개골 하나가 세상을 뒤집어놓게 됨.
바로 위 사진처럼 생긴 두개골임.
얼핏 봐서는 특별할 것이 없어보이는 이 두개골은 사실 굉장히 유별난 물건이었음.
뇌 용적은 현생 인류와 아주 흡사한데 턱이 마치 유인원과 같았던 것임.
유인원과 현생 인류의 중간단계를 찾느라 눈에 불을 켜고 있던 당시 과학계와 영국인들은 환호를 했음,
과학계는 이 두개골에 가장 오래된 인류라는 뜻을 지닌 '에오안트로푸스 도스니(Eoanthropus Dawsoni)' 라는 더럽게 긴 학명을 붙여주었고, 가장 오래된 인류 화석으로 대접을 받음.
학명은 에오안트로푸스 도스니지만 더럽게 길어 타자치기 귀찮기 때문에 이하 필트다운인이라고 부르겠음.
하여튼 필트타운인은 인류학, 지질학, 선사학의 권위자들의 인정을 받고 관련 연구 논문만 해도 200편에 달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림.
필트다운인을 발굴한 변호사 겸 아마추어 고고학자였던 찰스 도슨 역시 사회 유명인사가 되어 높은 인기를 구가함.
그러나 점차 시간이 흐르고 고인류학이 발전하면서 필트다운인의 진위에 대한 논란이 일기 시작함.
발굴 담당자였던 찰스 도슨이 1916년 죽은 이후 필트다운에서는 더 이상 인간 화석이 발견되지 않은 걸로도 충분히 수상한데
추후 발견된 인류 화석들은 대부분 뇌가 작고 이빨이 발달한 반면, 필트다운인은 반대로 뇌가 크고 이가 작았던 것임.
필트다운인 화석에 대한 의심이 날로 높아지자 1953년, 드디어 대영박물관이 나섬.
박물관은 불소 연대측정법 등등 최신 기법을 사용하여 화석을 감정했고 놀라운 결과를 얻었는데
필트다운인은 500년쯤 된 현생 인류의 머리뼈, 오랑우탄의 턱뼈, 침팬지의 이빨을 가진 것으로 드러남.
필트다운인은 머리는 인간, 턱은 오랑우탄, 이빨은 침팬지인 하이브리드 키메라거나 주작된 화석이라는 이야기였음.
이와 같은 소식에 영국의 홍차 휴먼들은 깊은 충격에 빠짐.
대체 이런 말도 안되는 주작 사건은 어쩌다가 벌어지게 된 것일까?
여기에는 주로 세 가지 원인이 꼽힘.
1. 영국놈들 인지부조화
시간을 다시 사건의 전말로 돌려 보겠음.
때는 1900년대 초, 제국주의가 온 세상을 집어삼키던 시기.
제국주의로 인해 국뽕을 거하게 들이켠 나라가 있었으니 바로 영국.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꼴값을 떨던 영국에겐 한가지 고민거리가 있었으니
바로 오래된 문명의 증거가 영국 땅에서 발굴되지 않는다는 점이었음.
다들 알다시피 당시 영국의 깡패짓은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었고 세상의 중심이 지들이라고 믿고 있었음.
세상의 중심이자 문명의 근원이 자기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변변한 고대 인류 화석이 나오지 않는 것임.
자기들의 라이벌이자, 무시하던 상대인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진작 네안데르탈인, 크로마뇽인이 나왔는데 말임.
이런 열등감이 있는 건 섬나라 종특인지 뭔지...
하여튼 그렇게 비대한 자아와 초라한 현실 사이에서 영국놈들의 인지부조화만 무럭무럭 익어가는데
걔들 앞에 이런 그럴듯한 화석이 툭 떨어짐.
어떻게 되겠음?
영국인 1 : 이럴 줄 알았어!!!!!!!!!! 우리 위대한 대영제국에 고대 인류 화석 하나 없는게 말이 안 되지!!!!!!!!!!!
영국인 2 : 역시 인류의 근원은 영국에서 시작된 게 틀림없어!!! 영국 만세!!!
영국인 3 : 자신의 고향 뒷마당에서 인류의 조상을 찾아낸 찰스 도슨에게 경의를 표하며...! 대영제국 만세!!
외국 학자 : 아니 근데 나 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영국 과학계 : 응ㅋㅋ 아님. 이건 어쨌든 존나 오래된 인류 화석임. 선사학, 지질학, 고고학 권위자들 인증 받음. 의심하는 새끼가 영국의 영광을 질투하는 개새끼임
이렇게 눈이고 귀고 다 막고 지들 원하는 것만 보려고 하는데 가짜라는 걸 알아챌 리가 없음,
2. 연구에 원본이 아닌 복제품이 쓰임.
필트다운인 화석은 발표되자마자 영국의 국보 격으로 자리를 잡음.
연구하고 싶다는 사람은 줄을 섰는데, 그들에게 모두 원본을 내어주자니 귀한 화석이 상할 우려가 있었고
따라서 연구를 원하는 학자들에게는 화석의 복제품이 제공되었음.
그래서 화석의 조작 흔적을 발견하는 게 늦어짐.
3. 고인류학의 발전이 미미햇음.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당시엔 발굴된 화석도 많지 않았고, 따라서 진품인지 가품인지 가려낼 수 있는 지식이 풍부하지 않았음.
화석이 1910년대에 발견되었고 가짜라는 것이 1953년에 드러났으니, 그 정도의 지식이 쌓이기까지 장장 40여년의 세월이나 필요했던 것임.
백색왜구들 과대망상증+유물사랑+미비한 지식이 빚어낸 환상의 사기쑈
이쯤되면 다들 궁금해질 것임.
이 사기를 계회관 사람이 누구인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사기를 주도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음.
화석이 사기라는 것이 밝혀진 시기에 이미 발굴자였던 찰스 도슨을 포함해 모든 관계자가 뼛조각으로 돌아간 후였기 때문임.
죽은 자들은 말이 없고 따라서 변명하 하지 못하는 고로, 이 사기는 찰스 도슨의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지어졌지만
정말 저 정도로 어마어마한 과학적, 고고학적 지식이 필요한 사기를 일개 아마추어 고고학자가 혼자 일구어냈을지는 아직도 미심쩍다고 함.
tmi를 말하자면 필트다운 사기 용의자들 중에 아서 코난 도일도 있다고 함.
필트다운 근처에서 살았으며, 고고학회 회원이기도 했고, 잃어버린 세계라는 소설에 화석을 위조하는건 쉽다 웅앵웅이라는 문장이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함.
아직까지도 팔리는 탐정 소설 작가이면서 미신도 오지게 믿었고 심지어 사기꾼으로도 의심받는 아서 코난 도일 당신이란 사람은 도대체....
다음에 시간 되면 한국에서 일어난 유물 조작사건 들고 옴
첫댓글 와 진짜 흥미돋ㅋㅋㅋㅋㅋ 아서 코난 도일까지...
나 저거 알아ㅋㅋㅋㅋㅋ 고고학과라서!! 나라 기원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학문으로 쓰인게 고고학이라 항상 국가가 세워질 쯤 저렇게 조작사건이 많았어... 일제강점기 때도 마찬가지고 우리나라도 일본이 퉁쳐서 축소한 유적들 졸라 많아 ㅋㅋㅋ 식민사관이라 우리 나라가 그런 정당성이 있다는 걸 부인하려고ㅋㅋ 웃겨 진짜 대체 하한선이 70만년선까지 어케 내려가냐고
@화이삐뽀 글은 잘 모르겠다ㅠㅠㅠ 나중에 기회되면 내가 고고학 관련해서 알아와서 써볼게!
와 댓글마저 흥미돋ㅋㅋㅋㅋㅋ
오 오늘 고고학 다큐봐서 그런가 엄청 흥미돋는다
와 흥미돋고 재밌다 최근에 읽은 장르소설 생각나...
존잼..
완전 흥미돋이야! 헐 ㅎㅎㅎ 담편도 써주라'!!
와우
다음편!!!!
완전 흥미돋... 다음편 존버....
개흥미돋.....아서 코난 도일이라니 더 흥미돋!!!
으아니 여시는 대체 이런걸 어떻게 알게된거야... 신기방기
와.... 뼈를 다 구해서 재조립한건가???? 대박이닼ㅋㅋㅋㅋㅋ 전세계적 주작 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코난도일에서 진짜 띠용?!!! 당싄 정말,,, 정체가 뭐야,,,
헐 나이거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들었었어 !̆̈
세상...하나하나 다 붙였다는거네..진짜 여럿이서 했을거 같아 한 사람만 했을리가..없어 너무 재밌다 진짜
진짜 웃기는 놈들이네ㅡㅡ 하여튼 열등감은 섬나라 종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