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호텔에서 하롱베이 크루즈 셔틀버스가 오전 8시에서 8시 15분 사이에 픽업을 온다고 알려 주었다. 1박 2일동안의 크루즈 여행이라 짐을 간단히 다시 꾸려야 했다. 여벌의 옷, 각종 충전기 그리고 물을 챙겼다.
크루즈 여행사에서 픽업을 왔다. 이 때 호텔에서 과일과 물을 또 따로 챙겨준다. 간단한 것이지만 세심한 배려와 친절이 느껴진다. 픽업 차량은 현대 자동차의 combi 25인승 차량이다. 두 군데의 여행사 사무실을 더 들려 25인승 버스에 21명이 탔다. 인원점검을 마친 가이드가 셔틀버스에 탑승한 인원 말고 2박3일 크루즈 여행을 하는 4명이 저녁 시간에 배로 바로 조인한다고 안내한다.
영어를 잘 하시지만 베트남 억양이 심한 가이드께서 마이크를 셋팅하시더니 하노이 시내 풍경부터 설명하신다. 프랑스 식민지 때 생긴 건물과 함께 주택 양식이 많이 변화했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제일 큰 도시인 호치민시에는 매우 긴 강인 메콩강이 흐르지만 하노이시도 이에 못지 않은 홍강이 흐르고 있다. 홍강도 1149km의 매우 긴 강이다. 호치민과 함께한 독립 전쟁과 미국과의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다.
하노이 시내를 빠져 나가니 넓은 들판에 벼가 잘 자라고 있다. 그런데 너무 더워서 그런지 일하는 농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3모작이 가능한 베트남이라 우리나라처럼 단위단 생산량이 많지 않아도 농작물은 싸고 풍족한 나라답다. 조금 더 가니 도로에 가라오케와 모델이 거리사이에 즐비해 있는 것이 보인다. 한국에서 투자해서 지은 공장 비롯한 많은 공장들이 위치한 공단지역이어서 이런 유흥산업이 발달한 모양이다. 하노이 시내의 대부분의 차량은 모닝이나 엑센트급의 경차나 소형차가 대부분인데 산타페급의 중형 SUV 차량도 상당히 많이 보인다. 일본차가 제일 많이 보이고 우리나라의 현대, 기아차의 점유율도 상당히 높은 것 같다.
두 시간 가량 차가 달려 휴게소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릴 때 차량 번호가 적힌 목걸이 태그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하롱베이를 가는 대부분의 셔틀버스가 이곳 휴게소에서 쉬기 때문인 것 같다. 승차할 곳은 반대편이라고 가이드가 말해 주었다. 자연스레 상점을 구경하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휴게소 상점 이지만 안에 수공업하는 공간도 있어서 실내 공간은 꽤 넓었다. 베트남 관련 기념품을 파는 곳이 대부분이고 식당과 매점도 있다.
우리는 호텔에서 싸준 과일과 물를 먹었다. 호텔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30분간 휴식을 취한 뒤 셔틀버스는 다시 하롱베이를 향해 출발했다. 하롱베이에 가까이 가니 멀리 하롱베이의 아름다운 섬들이 하나 둘 씩 보이기 시작했다. 구름은 많이 끼어 있지만 구름 사이로 해가 비쳐 날씨도 좋아 한층 기대가 부풀어 올랐다.
셔틀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항구에 많은 크루즈 배들이 보인다. 바로 배로 승선을 했다.
배에 승선을 하니 3층으로 올라가라고 안내를 한다. 1층, 2층은 객실이고 3층은 식당이다. 3층에 올라가니 웰컴드링크 주스를 한 잔씩 나누어 준다. 배는 어느새 출발을 한다. 배가 출발하니 아름다운 하롱베이 섬들이 눈 앞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잠시 갑판에 나가서 사진도 몇 장 찍었다.
잠시후 가이드가 배의 선장을 소개해 주고 투어 일정에 대해서도 설명해 준다. 그런데 태풍이 발생해서 내일은 빨리 배에서 check out 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첫날은 날씨가 좋아서 계획된 일정을 다 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내일 아침에 방문할 루언 동굴을 오늘 오후에 방문하고 내일은 아침에 태극권체조와 식사 후 checkout 한다고 했다.
객실배정을 하고 객실열쇠를 나누어 주었다. 우리 가족은 방을 2개 예약했는데 두 방이 연결된 connected room을 배정해 주었다. 우리 객실은 1층이다. 객실은 침대와 화장실로 구성되어 있고 낡았지만 깔끔하게 정리 된 인상이다. 열쇠 2개를 받았지만 한 방은 잠궈두고 한 개만 사용하기로 했다. 간편한 옷 차림으로 옷을 갈아 입은 후 다시 점심 식사를 위애 3층 식당으로 다시 올라갔다. 식탁 위에는 점심식사에 제공될 메뉴가 적힌 메뉴판이 있었다. 메뉴판에 적힌 차례대로 9가지 정도의 메뉴가 나왔다. 단 음료는 물을 비롯해서 모두 돈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물을 따로 준비해 갔다. 하롱베이의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점심을 즐기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스콜급의 굉장한 양의 비가 내렸다. 하지만 파도는 잔잔해서 식사하는데 배가 흔들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점심 메뉴는 대체로 휼륭하고 양도 충분했다. 8번째 메뉴에 밥이 나오는데 배가 불러서 밤은 거의 먹지 않았다. 점심 식사가 끝나 갈 무렵 비는 그치고 햇살도 구름사이로 비친다.
하롱베이 크루즈들은 작은 배를 하나씩 배 뒤에 달고 다닌다. 그 작은 배를 이용해서 하롱베이에서 투어할 섬들까지 갈 수 있다. 구명 조끼를 입고 작은 배로 승선을 했다. 첫번째로 간 곳은 승솟동굴이라는 곳이다. 승솟이라는 뜻은 베트남어로 ‘놀란다’는 의미라고 한다. 동굴로 불리지만 섬 선착장에 내려 동굴로 들어가는 것이다. 가이드가 포토존을 설명해 준다. 하지만 포토존에는 항상 사람들이 붐비기 마련이어서 좋은 사진찍기가 쉽지는 않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니 하롱베이 섬들이 한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송솟동굴은 종유석으로 이루어진 석회암 동굴이다. 좀 특징적인 것은 동굴 내부가 상당히 넓직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고수동굴 같은 경우는 좁은 동굴길 따라 구경해야 하는데 승솟동굴에서는 넓은 광장 같은 곳도 있고, 동굴 천정도 꽤 높다. 아쉬운 점은 동굴처럼 빛이 약한 곳에서는 사진찍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동굴의 장점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는 것이다. 습하기는 했지만 시원해서 40여분정도 걷는것이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작은 배에 다시 승선했다. 카약이나 뱀부 보트를 탈 수 있는 루언 동굴로 향했다. 카약은 2인1조로 타서 직접 배를 점어 루언 동굴로 들어 갈 수 있고 뱀부는 사공이 저어주는 배를 타고 편안히 둘러 보면서 사진을 찍을 수는 장점이 있다고 가이드가 설명해 준다. 단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 있고 두 개다 할 수는 없다고 강조도 한다. 중학생 아들 두 명은 카약을 타고 우리부부는 뱀부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 크루즈 맴버중에는 뱀부를 타는 팀은 우리 부부밖에 없다. 다른 크루즈 여행객들과 뱀부를 탔다. 뱀부를 타서 편하기는 했는데 루언동굴까지 들어가지는 않는다. 천장이 낮아 동굴 입구까지만 갔다가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와서 조금 아쉬웠다.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카누를 타고 오는 장면을 찍기 위해 카누 선착장에서 기다렸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다 돌아온 다음 한참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가이드도 와서 확인하고 안전하니까 괜찮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20여분 시간이 흐른 후 아이들이 힘이 다 빠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논 모양이다. 다음부터는 함께 갔던 다른 사람들이 돌아가면 같이 돌아오라고 주의를 주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작은 배에 다시 승선했다. 배는 띠똡섬으로 향했다. 티똡섬 정상에 올라가면 하롱베이 섬들의 절경을 높은 곳에서 볼 수 있고 작지만 모래사장이 있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배에서 내릴 때 비치타올을 나누어 주었다. 아이들은 해수욕을 하러 바다로 뛰어들었고 우리부부는 그냥 해안가에서 휴식을 취했다. 티똡섬은 해수욕을 즐기기에는 바닷물도 그리 깨끗해 보이지 않았고 모래사장도 너무작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바닷물로 뛰어들었다. 티똡섬 정상에 올라가 보지 않은점은 살짝 아쉬움으로 남는다.
크루즈에 돌아가니 배 옥상에 선셋파티가 준비되어 있었다. 와인과 함께 과일을 먹을 수 있었다. 배가 무척 고파서 과일로는 배가 채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해가 지고 있는 하롱베이의 절경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바다 저 멀리서 태풍이 오고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바다는 평화로웠다.
저녁 7시에 3층식당에 저녁식사를 하였다. 메뉴는 점심식사 때와 다르지만 나오는 종류는 점심식사 때와 동일하게 9가지가 나왔다. 서빙을 하는 선원들은 카테일, 맥주등 음료수를 권하지만 우리가족은 꿋꿋히 물만 마셨다. 이런데서 비싼 음료를 사 먹으면 좋겠지만 쇼핑할 돈을 남기기 위해 참기로 했다. 저녁식사 메뉴 중에 튀긴 생선이 나왔는데 이것만 빼고는 대체로 맛있었다.
저녁을 먹으니 피곤이 몰려온다. 선실에 가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우니 어느새 나도 모르게 잠들어 버린다.
첫댓글 3모작이 가능한 벳남에서 한때 쌀을 수입한다는게 아니러니죠?....지금은 자릴 잡았나 ?
하노이 시에서 하롱베이에서 사파 가는길 서북 방향 박닌성 인근에 삼성전자 공장이 어마 어마 형성 되어 있을겁니다..
삼성 뿐 아니라 오리온을 비롯 거의 코리아 타운 수준 이라는데...들리는 얘기론 밤 풍경이 많이 어지럽다는...ㅎㅎ
용이 내려와 앉았다는 전설이 있는 하롱베이 !!
요즈음엔 당일,1박2일,2박3일 코스로 자리를 잡아서 투어를 하는 모양인데..
90년말,,2000초엔 엄망,,그저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 다금바리라고 외치는 소리에..코메디...ㅎㅎ
배에서 하룻밤 자는 것이 좋습니다. 패키지 관광은 당일 코스만 운행하는 것 같구요
요즘 하롱베이 투어에 대해 닥분에 자세히 알게되었네요~
이렇게 1박을 하는것도 색다른 경험이었겠습니다^^
코스도 알차보이네요~
수영하기엔 믈이 깨끗하지 않아도 샤워타올도 주고^^
티똡섬에서는 정상에 올라가서 하롱베이 전경을 봐라 보는 것이 더 좋을 듯 싶어요. ^^
배위에서의 낙조도 상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