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정황과 근거가 윤석열을 가리킨다:
슬로우레터 6월24일.
채 상병 청문회에서 맞춰진 퍼즐.
- “임기훈(당시 대통령실 비서관)이 경북경찰청에서 전화가 올 것이라고 했다”고 유재은(국방부 법무관리관)이 말했다.
- 1시25분 임기훈-윤석열 통화 이후, 1시42분 임기훈-유재은, 1시51분 유재은-경북경찰청 순으로 통화가 있었다.
- 이종섭(당시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당시 해병대 사단장) 등은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대통령과 통화를 밝히는 건 옳지 않다”며 답변도 거부했다.
- 박지원(민주당 의원)은 “채 상병 청문회가 아니라 윤석열 청문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에 불참했다.
- 신범철(당시 국방부 차관)이 “(대통령과 통화는) 회수에 관련된 것”이라고 실토한 것도 의미가 크다. 윤석열이 직접 개입한 정황으로 볼 수 있다.
간단한 복습.
- 간단히 사건의 개요를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7월31일 윤석열이 격노했다는 수석보좌관 회의 직후 이종섭(당시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실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누가 걸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 박진희(국방부 장관 보좌관)가 김계환(해병대 사령관)과 세 차례 통화했고 임기훈(대통령실 비서관)이 박진희와 최소 6차례 통화했다. 이날 오후 임기훈이 이종섭과 통화했고 유재은(국방부 법무관리관)이 박정훈(해병대 수사단장)과 통화했다.
- 이틀 뒤 박정훈이 수사 자료를 경찰에 넘긴 뒤 김계환이 박진희와 통화했고 조태용(국가안보실장)이 이종섭과 통화했다. 김계환이 다시 이종섭과 통화했고 급기야 윤석열이 세 차례 이종섭과 통화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통화 사이에 박정훈이 보직해임됐다. 임종득(국가안보실 차장)이 김계환과 통화한 뒤 국방부 검찰단이 경찰에 가서 이첩 기록을 가져왔다.
- 임기훈이 박진희와 통화하고 박진희가 임기훈과 통화한 뒤 국방부가 회수한 사건 기록을 다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 모든 정황이 윤석열을 가리킨다.
“참담했다.”
- 항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정훈(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한 말이다. “한 사람의 격노로 모든 것이 꼬이고 수많은 사람이 범죄자가 됐다”고 말했다.
- 박정훈은 독립된 숙영지 사무실에서 11개월째 아무런 임무 없이 출퇴근만 하고 있다고 한다. “매일 죽음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참고 견디는 건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관심 때문”이라고 했다.
쟁점과 현안.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괜찮을까.
- 김정섭(세종연구소 부소장)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레버리지가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을 막을 수도 없고 정작 한-러 관계만 악화될 거라는 전망이다.
- 위성락(민주당 의원, 전 러시아 대사)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하면 러시아는 공공연하게 북한을 지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북의 충돌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누구 맘대로 김건희법인가.
- 개 식용을 중단해 달라는 외국인들의 민원 편지가 사라졌다고 한다. 대통령실이 개식용 금지법의 성과를 강조하면서 “별칭 ‘김건희법’으로 불리는”이라는 표현을 써서 논란이 됐다.
- 유승민(전 바른정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건희법이라고 부르는 걸 두고 “대통령을 신적 존재로 떠받들며 천재적 아부를 하던 자들이 이제는 대통령 부인에게까지 천재적 아부를 한다”고 비판한 적 있다.
- 한겨레는 “대통령실의 낯뜨거운 여사님 공치사”라며 “개 식용 종식을 위해 목소리를 내온 시민, 비영리단체, 여야 의원들의 노력이 지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청와대 국민청원을 폐지하면서 서신민원이란 걸 만들었는데 2년 동안 4만3110건이 접수됐다. 하루 평균 84건 꼴이다.
더 깊게 읽기.
한동훈발 출구 전략.
- 한동훈(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면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 이런 말을 했다. “보수는 안보에서 다른 정치세력에 뒤지면 안 된다. 안보의 핵심 중 하나가 나라를 위해서 봉사‧헌신하는 분들에 대한 처우와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집권 여당과 정부가 크게 반성해야 한다. 사건 이전, 이후가 나눠질 수 있도록 재발 방지책과 처우 개선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 김건희 특검법은 “검찰수사를 보고 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 경향신문은 “대통령실도 채 상병 특검 거부권 행사를 압박하기엔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인데도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정부·여당의 정치적 무능과 무책임에 정면 경고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동훈과 나머지 구도.
- 나경원(국민의힘 의원)은 “순진한 발상”이라고 받아쳤다. “특검은 진실규명용이 아니라 정권붕괴용”이라고 지적했다.
- 원희룡(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순서가 틀렸다”는 입장이다. 윤상현은 “민주당 대표 출마 선언으로 착각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는 7월23일이다. 한동훈 Vs. 나경원+원희룡+윤상현 구도로 갈 가능성이 크다.
“휴진 중단 찬성”, 서울대의대 교수 74%.
- 강희경(서울대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계속 고집을 피울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에 다시 공이 넘어갔다”고 말했다. 휴진을 중단하고 복귀하기로 했다.
- 보건복지부는 “다른 병원들도 휴진 결정을 철회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르게 읽기.
4시간32분 동안 빚 독촉 764통.
- 불법 사채 피해자가 2022년 82만 명에 이른다. 빌린 원금이 10조 원이 넘는다.
- 동아일보가 만난 한 피해 여성은 지난 3월 40만 원을 빌리고 1주일 뒤 60만 원을 갚는 사채를 썼다.
- 처음 대출을 받을 때 직원은 이렇게 말을 건넸다. “경기가 참 어려워요. 아이는 키우시나요? 너무 힘드셨겠어요.”
- 그때만해도 숨이 쉬어지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연체가 시작되자 태도가 돌변했다. “야, 장난치냐? X소리 말고 빨리 입금해라.”
- 결국 빌려서라도 갚으라며 다른 직원에게 대출을 받으라 압박했고 6주만에 8명에게 583만 원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경찰에 신고했다고 하자 이런 답장이 왔다. “가서 신고해ㅋㅋ 대포폰 써서 니넨 우리 못 잡아.” 실제로 경찰도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 그리고 급기야 딸에게 협박 메시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금 사람 한 명 보냈거든. 그 아저씨한테 X주면 돼. 알겠지??” “넌 몇 살이야? 우리 하윤이 걸X면 오빠가 좀 그런데.”
- 비슷한 수법으로 당한 피해자들이 많다. 대출은 소액으로 빠르고 쉽게, 대신 비상 연락망을 적어내게 한다. “고객님. 처음에 10만 원이나 15만 원을 쓰시고 1주일 뒤에 20만 원이나 28만 원으로 상환해 주시면, 이제 신용이 쌓여서 고객님께 100만 원 대출을 진행해드릴 수 있습니다.”
- 그리고 연체가 시작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한다.
- “그럼 니네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알려줄게.” “니 아들XX가 돈을 안 갚는다고. 이 씨XX아.”
망가지는 건 한순간.
- 방통심의위도 국민권익위도 이준웅(서울대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예외가 일상처럼 보이고, 남용이 예상 가능한 순간 제도는 이미 망가져 있었다.”
- 이준웅은 “누군가 작정하고 제도를 남용하겠다고 나서면 소용없다”고 지적했다. “남용이란 개념 자체가 이미 작동하는 제도적 장치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 언론중재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자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취지와 별개로 “남용되고 악용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 “세계 곳곳의 ‘스트롱맨’들이 가짜뉴스 규제를 명목으로 내세워 독립적인 언론보도를 규제하고, 정치적 탄압을 정당화하고 있다. 자신의 명예만 존엄하다고 믿고, 주변의 비리와 권력남용이 폭로될 것이 두려운 권력자야말로 이 법을 환영할 것이다.”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
-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39.3%(2021년 기준)다. 66세 이상 노인 10명 가운데 4명이 중위소득 절반에 못 미친다. 76세 이상은 51.4%다. 2명 가운데 1명이 빈곤층이다.
- 한국의 노인 자살률도 OECD 1위다. 10만 명당 자살 건수가 60대는 34건, 70대는 46건, 80대는 67건으로 늘어난다.
-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는 노인 70%(최대 33만 원)가 받고 있는 기초연금 대상을 저소득층으로 좁히고 금액은 늘리는 방향의 개선안을 내놨다.
초등생 유입, 서울 강남구가 전국 1위.
- 지난해 순유입이 2199명에 이른다. 서울 2위는 양천구(685명)다. 사교육 특구로 꼽히는 대구 수성구도 757명이다.
- 임성호(종로학원 대표)는 “2028년부터 내신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면서 교육 특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주담대 3.7조 급증.
- 금리 인하 기대감에 고정 금리 기준으로 2%대 주택담보 대출이 등장했다. 아파트 매매가 지난해 12월 2.7만 가구 수준이었는데 올해 4월 4.4만 가구로 늘었다.
- 윤지혜(부동산114 연구원)은 “서울 강남 등 상급지는 신고가가 나오겠지만 비강남이나 수도권 외곽과 지역은 회복세가 더뎌 집값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심 지역 중심으로 양극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민제안? 국민청원의 0.7% 수준.
- 경향신문은 “여론이 편향적으로 흐르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로 국민청원을 폐지했지만 여론 자체가 모이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 문재인 정부의 국민청원은 4년7개월 동안 5억1600만 명이 방문했는데 윤석열 정부의 국민제안은 23개월 동안 183만 명에 그쳤다. 하루 평균 31만 명에서 2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게시글 수도 하루평균 670건에서 180건으로 줄었다.
해법과 대안.
2100년이면 한국에 여름이 194일.
- 기상청이 네 가지 시나리오를 내놨는데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2100년 섭씨 33도 이상 폭염이 110일이나 된다.
- 한국은 지난해 세계에서 13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나라다. 반기성(케이웨더 센터장)은 “지난해부터 한국의 기후는 여러 기관이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 이번주는 온도는 좀 더 낮지만 더 습하다. 사막 더위가 가고 동남아 더위가 온다는 예보다. 습도가 10% 오를 때 체감온도는 1도 오른다.
- 첫 열대야가 2020년에는 8월4일이었는데 2021년에는 7월21일로, 그리고 3년 연속 6월 열대야를 기록했다.
대학 축구부가 만든 변화.
- 1970년에 지은 일본 요코하마의 다케야마 단지 이야기다.
- 2798가구가 사는데 입주민 평균 연령이 66세다. 노인들이 늘면서 점포가 문을 닫고 빈집이 늘어나고 노인들만 남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 주택공사가 5년 전 이곳을 인근 대학 축구부 기숙사로 내놨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지만 축구부원들에게는 문제될 게 없었다. 축구부원과 코치, 감독 등을 포함해 64명이 4층 이상 빈 집에 입주했다.
- 첫째, 상가 초입의 빈 점포에 카페를 열었다. 이곳에서 축구부원들이 요일마다 바꿔가며 식당도 열고 체조 교실도 연다.
- 둘째, 주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41년 살았다는 한 주민은 “일주일에 사흘은 축구부 카페에 와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낸다”며 “젊은 친구들이 와서 거리가 밝아졌고 활기가 넘친다”고 말했다.
- 셋째, 청년들이 이웃이 됐다. 시합 때면 주민들이 응원을 하러 온다. 축구부 주장이 이런 말을 했다. “축구부에는 프로로 가는 사람, 못 가는 사람이 있는데, 어느 쪽이든 이곳에서 한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기초연금에 답이 있다.
-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OECD 최고 수준이지만 그나마 기초연금 덕분에 이 정도다. 2021년 기준 노인 빈곤율이 38%인데 10년 전에는 49%였다. 기초연금 덕분에 7%포인트 낮아졌다는 게 국민연금연구원 분석이다.
- 오건호(내가만드는복지국가 위원장)은 두 가지 구조 개혁을 제안했다.
- 첫째,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좁혀야 한다. 지금은 하위 70%(213만 원 미만) 노인들이 대상이다.
- 둘째, 누진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어려운 노인들에게 더 두텁게 지급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 21대 국회에서 논의된 국민연금 개혁은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소득 대체율을 40%에서 44%로 올리는 수준에 합의를 봤지만 구조 개혁이 우선이라는 국민연금의 반대로 무산됐다.
- 오건호는 “기초연금부터 개혁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보장성에서 국민연금의 모수개혁과 기초연금의 구조개혁을 결합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스타트업 80%가 서울에 있다.
-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의 67%가 서울에, 13%는 경기도에 있다.
- 독일은 다르다. 독일 스타트업 매출 거래의 72%가 B2B에서 발생한다.
- “독일은 지역마다 전통 산업을 반영한 스타트업 허브를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면 베를린은 핀테크와 IoT, 함부르크는 물류, 뮌헨은 모빌리티, 프랑크푸르트는 금융에 특화된 스타트업들이 모인다. 모두 지역의 전통 산업과 연관성이 높다.” 이은서(123팩토리 대표)의 말이다.
- 최화준(아산나눔재단 연구원)은 독일의 지역 스타트업 육성 방식에서 세 가지 교훈을 읽는다.
- 첫째, 지역 기업들끼리 협업을 독려해야 한다.
- 둘째, 지역 기업과 지역 스타트업의 인수합병이 늘어나야 한다.
- 셋째, 지방 정부 차원에서 스타트업 투자를 늘려야 한다.
전세 종말론.
- 박상우(국토교통부 장관)이 “수명이 다한 제도”라고 말하는 건 “올라도 너무 올라서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월세를 은행에 내는 것과 다름 없는 구조인데 주택 하락기에는 역전세와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커진다.
- 기업형 장기 임대가 대안이 될까. 고가 임대료와 건설사 배불리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박근혜 정부의 뉴스테이나 문재인 정부의 공공 지원 민간 임대도 인센티브와 특혜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
- 정용찬(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소 연구원)은 “전세에서 월세 중심 시장으로 재편되는 순간 월세가 엄청나게 오르는 시장 재구조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지수(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는 “장기적으로 저렴한 공공임대 매입형을 늘려야지, 기업에 돈을 지원하면서 임대주택을 늘리겠다는 것은 임대료 상승만 부추길 뿐”이라고 말했다.
“유일하게 잘한 건 하나만 낳은 건가.”
- 초등학교 6학년 아이를 둔 정세라(한겨레 기자)는 고교 입시 설명회에 다녀온 뒤 “기가 빨린다”고 했다.
- “내신과 수능 변별력이 약화하면서 학교생활기록부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세특을 채워줄 다양한 프로그램과 선택과목을 제공하는 특목·자사고의 대입 우위가 유지·강화될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는 설명을 듣고 왔다고 한다.
- 정세라는 윤석열의 ‘인구 국가비상사태’ 선언을 두고 “‘우리 사회의 과도하고 불필요한 경쟁 문화’를 문제로 짚었지만, 특목·자사고 존치와 함께 대입은 물론 고교 입시설명회도 빽빽이 들어차는 상황이 언제쯤 완화될 수 있을지는 기약이 없다”고 지적했다.
- “정부가 온갖 크고 작은 정책 패키지를 줄 세웠지만 사실 주택 대출·분양 기회 문제가 아니라 소득 대비 높은 집값, 무한 사교육을 부르는 과도한 입시 경쟁, 임금격차와 긴 노동시간, 수도권 쏠림이란 구조적 문제들이 인구 문제의 핵심이란 건 다들 안다. (중략) 재원도 부족하고, 뾰족수도 안 보이지만 그래도 합계출산율 1.0은 하고 싶다. 정책 패키지 던져놨으니 여성들아, 청년들아, 제발 좀 알아서 ‘잘’하렴.”
종부세와 출산률의 상관관계.
- 조귀동(’세습 중산층 사회’ 저자)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자녀의 대학 진학→전문직 또는 괜찮은 일자리로 이어지는 교육을 통한 계층 세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 이윤주(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는 종합부동산세 폐지와 상속세 완화가 부의 대물림을 가속화하면서 중산층 진입 장벽을 더욱 높일 거라고 본다.
- “괜찮은 일자리와 주거 환경을 획득하는 것에 타고난 요소가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중략) 당장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기를 형편도 되지 않지만, 아이를 낳더라도 자녀가 나보다 나은 미래를 누리게 될 것이란 희망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출산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동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오늘의 TMI.
용인시만 인구 늘었다.
- 5월 말 기준 110만1176명. 울산시 112만6288명(4월 말 기준)과 맞먹는 수준이다.
- 삼성전자가 들어설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이동·남사읍)와 SK하이닉스의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원삼면) 등 덕분이다.
- 1년 전과 비교하면 서울이나 판교 등으로 출퇴근하는 시민이 많은 수지구 인구는 1590명이 줄어든 반면 반도체 특수 권역인 처인구와 기흥구는 각각 7741명과 1596명이 늘었다.
젠슨 황의 가죽 재킷.
- “안 더워요?” 한 기자가 물었다. 젠슨 황(엔비디아 CEO)의 답변은 “아뇨. 전 언제나 쿨합니다(I’m always cool).”
- 젠슨 황의 재킷은 149.99달러짜리다. 뉴욕타임스는 “독립심, 개방성, 반항, 섹스 어필과 연결지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CEO는 인도계고, 애플과 오픈AI의 CEO는 성소수자다. AMD의 CEO는 아시아계 여성이다. 변희원(조선일보 기자)은 “가죽 재킷은 그에게 패션이 아니라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자이자 리더로 인정받기 위한 몸부림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이제 와 무슨 수로?
- 김순덕(동아일보 칼럼니스트)이 “한동훈의 당 대표 출마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세 가지 이유에서다.
- 첫째, 한동훈은 패장이다.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해놓고 석 달 도 안 돼 다시 나오는 게 말이 되나.
- 둘째, 정치력이 부족하다. 6.29 선언 같은 노태우 모델을 기대했는데 폴더 사과를 하고 김건희 이슈를 덮었다. 다시 당 대표가 된다고 해도 과연 다를까.
- 셋째, 팬덤이 독이다. 윤석열이 대화의 90%를 독점한다면 한동훈은 95%라는 말도 나온다. 김순덕의 질문은 이것이다. “총선 때도 여의도 전철역처럼 쎄한 곳 아닌 시장통 같은 사람 많은 데를 주로 찾았으니 ‘유세뽕’을 잊지 못해 또 나서는 것 아닌가.”
- 김순덕의 제안은 대통령 부부도 법치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선명한 차별화를 내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대한’ 타령 걷어치우라.”
- 정용관(동아일보 논설실장)도 한동훈이 지도자의 세 가지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본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으로 퉁칠 상황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 첫째는 비전, 둘째는 이를 실행할 경륜, 셋째는 국민 지지다. 정용관이 보기에 한동훈은 팬덤만 있을 뿐 비전을 보여준 적 없다. 경륜도 부족하고 변방의 경험도 없다. 정용관은 “정치 리더가 되겠다는 야망을 갖는 건 자유지만 그에 걸맞은 내면적 성찰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친윤이니 비윤이니 반윤이니 하는 프레임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국민의힘은 차라리 문 닫는 게 나을 것이라는 냉소와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이재명의 자신감.
- 민주당이 발의했거나 검토하고 있는 사법 개혁은 상당 부분 이재명 방탄이라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북송금 특검법(이성윤)과 수사기관 무고죄법(김용민), 검찰 수사 조작 방지법(김동아), 표적 수사 금지법(이건태), 피의사실 공표 금지법(양부남) 등이 발의됐고 법 왜곡죄와 판검사 탄핵소추, 판사선출제 등이 논의되고 있다.
- 문병주(중앙일보 논설위원)는 “이재명 재판이 사법 독립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 “이재명이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계속 주장하듯 무죄라고 확신한다면 최대한 신속한 재판을 주문하면 된다. 그래야 사법리스크도 이른 시간에 해소될 것 아닌가. (중략) 그토록 외치는 그의 민주주의가 지금보다 나은 평가를 받기 위해선 법 앞에 평등한 한 시민의 자격으로 재판에 임해야 한다.”
파국적 균형을 넘어서려면.
- “우리는 ‘너무 긴 3년’과 ‘너무 무거운 탄핵’ 사이의 파국적 균형(catastrophic equilibrium) 위에 서 있다.”
- 김태일(전 장안대 총장)은 “6.29 선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윤석열의 지지율은 이미 회복 탄력성을 잃었고 국정운영은 난맥에 빠졌다.
- “헌법 개정과 선거제도 개혁을 놓고 정치사회 세력이 대타협을 통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전환의 계기를 만들자는 말이다.(중략) 1987년 6·29 선언은 ‘위로부터 민주화’나 ‘아래로부터 민주화’와 다른 ‘협상에 의한 민주화’라는 모델이었다. 그 길을 따라 우리는 여기까지 왔고 지금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
피드백.
- 슬로우리포트 성심당 편에 독자 의견이 많았습니다. 몇 가지 소개합니다.
- “대전 시민으로 뜨거운 성심당 특혜논란에 대해서 데이터에 기반한 중립적인 시각을 제시해주신 점, 슬로우레터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네요. 다만, 결론부에서 성심당이 코레일 덕분에 컸다고 하는 부분은 약간 의문이 남는 부분입니다. 대전역사 내부에 성심당이 위치한 곳은 가장 외지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매장이기도 합니다. 어떤 관점에서는 대전역이 성심당 덕을 봤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코레일의 경우, 공기업이긴 하지만, 사회성이 큰 기업인 면도 있습니다(예를 들면 수익성이 나지 않는 노선도 유지하는 경우가 있겠네요) 이런 관점에서 바라볼 때, 대전역이라는 역사를 수익성 위주로 굴리기보다는 대전 지역에서 사회성이 토종기업에게 저렴한 인건비를 줘서, 대전 관광을 늘리고, 대전시 내부에 낙수 효과를 만들어내는 사회적 효과에 대해 고려한다면, 과연 성심당이 특혜를 받았다고 바라볼수는 없는 복잡한 사건임은 확실합니다. 정치와 사회, 경제가 모두 얽혀있는 문제다보니 접근이 어려운 면도 있는 것 같네요.”
- “코레일이 적자라니 참. 일본은요. JR 역이 있는 곳마다 역사를 새로세워서 새로운 쇼핑몰로 다 탈바꿈하고 있어요.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는지. 그냥 역사 안에 있는 가게들 이런 수준이 아니라, 역사 건물 자체가 하나의 브랜딩이 되어야 해요. 그냥 무슨 역 건물이 아니라, JR은 아트레라는 이름으로 역사 쇼핑몰을 발전시켰어요. 물론 시내에 전철 역도 갖고 있기 때문에 비교가 안 되겠지만. 그냥 역사 건물 안에 몇 개 밥 먹는 매장이 있는 게 아니라 패션, 화장품, 등등 모든 매장이 갖춰져 있는 종합복합 쇼핑몰이 된다면 지역에서 하나의 쇼핑 명소가 될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지역 특산품도 많이 팔리는 매장도 생겨나고 그러지 않을까요.”
- “성심당 빵을 내가 한 번 먹어봐서 아는데......나에겐 가격이 저렴한 편도 아니고 대전역점의 좁은 실내에서 지인과 먹기엔 불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빵이 나올때 길게 줄을 서서 빵을 사가는 모습이 신기했다. 하긴 제주공항의 무슨 빵집에서도 똑같은 모습을 볼 수 있긴 했다. 아무튼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두면서도 임차료는 최소한으로 내려고 하는 성심당의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아무리 좋은 일을 많이 한다고 해도 수익에 맞는 임대료을 선뜻 부담할 줄 아는 통근 빵집이 되기를 요청한다.
- “사회 현상의 다양한 이면을 보고 싶어 하는데 단순히 선과 악의 구도가 아니라 여러 측면을 살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이슈 하나 뽑아서 심층 분석하는 것도 너무 좋네요. 가독성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