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무임승차 하지 말자
박노수 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옥인1길 34, 옥인동 168-2)
조선 후기 문신 윤덕영(매국노)이 그의 딸을 위해 1938년대에 지은 2층 벽돌집이다
1층은 온돌방과 마루로 구성되어 있고 2층은 마루방 구조로 되어 있다
한옥과 양옥의 건축기법 외에 중국식 수법이 섞여 있고 안쪽에 벽난로를 3개나 설치하는 등 호사스럽 게 꾸며 놓았다
1973년 화가 박노수가 이 가옥을 인수하여 거주 하였고, 박노수가 사망하기 전인 2011년에 종로구 에 자신의 작품, 고미술품, 고가구와 함께 기증하여, 보수를 거친 후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으로 개관 하였다
미술관 안에 전시된 작품은 촬영 금지이다
박노수 미술관은 가옥 내부도 좋지만 하이라이트는 야외전시장을 방불케하는 정원이 아닌가 할 정도이다
장독대 옆, 빨래터였던 곳을 작은 연못으로 꾸며놓았다
미술관 뒤쪽 계단을 오르면 작은 언덕에 이른다
지금은 이 뒤로도 집들이 있지만 윤덕영이 이 집을 지었을 때는 이 뒤로 바로 벽수산장까지 통하는 길이 있었다
윤덕영은 벽수산장과 이 집을 구름다리로 연결했으 며 그 아래로는 하천이 흘렀다 하니 그야말로 꿈의 궁전을 조영한 듯하다
♤ 박노수가 매국노의 악취가 진동하는 이곳을 왜 골랐는지는 모르겠으나 스승인 청전 이상범의 집과 가깝고, 집의 모습도 중후하고 운치가 진해 예술가 의 집 분위기로는 아주 좋아 보이며, 뜨락도 넓고, 인왕산도 가깝고, 도심과도 가까우니 시내 왕래가 잦았던 그에게도 딱 적당한 장소였을 것이다
♤ 박노수
1927년 2월 17일 충남 연기군에서 태어나 18세에 청주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가 이상범에 게서 그림을 배웠다
이듬해 경성제대 회화과에 입학했다
기존의 도제식 학습이 아닌 정규 대학 교육을 받은 1세대 한국화가 시대를 열었다
해방 후 한국화단이 일본색을 배제하고 정체성을 되찾고자 노력하던 시기, 박노수는 절제된 색채와 간결한 선묘로 한국화의 맥을 이으면서도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독자적 작품세계를 펼쳤다
남정 박노수 그는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나온지 2년 후 1954년부터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하여 서울 상명여자고등학교 등의 교사를 지냈고, 1956년 이화여자대학교 강사, 1962년 이후에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하였다
대한민국 미술계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1995년)도 받았다
2003년 1월에 뇌수종으로 쓰러진 뒤 10년을 세브란스 병원에서 투병하다가 2013년 2월 25일 세상을 떠났다
2013년 박노수 사후에 그의 자택은 현재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으로 개관했다
그는 전통적인 동양수묵, 부채(賦彩)에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시켜 개성이 뚜렷한 화풍을 확립하였으 며, 그의 작품에는 광활한 대기(大氣)를 달리는 시각 (視覺)의 초극(超克) 같은 것이 있다고 평가받으며 한국 현대 동양화단의 대표적인 화가로 꼽힌다
작품으로 비마(飛馬), 수하(樹下), 선소운(仙簫韻) 등이 있다
배우 이민정은 박노수의 외손녀이다
통인시장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5길 16, 통인동 13-1)
일제 강점기인 1941년 효자동 인근의 일본인들을 위하여 조성된 제2공설시장을 모태로 한국전쟁 이후 서촌(西村) 지역에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옛 공설시장 주변으로 노점과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시장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1914년 조선총독부령 제136호 '시장규칙'에 따르면 조선의 재래시장은 제1호, 일제의 새로운 시장 중 일반 소비자 상대는 제2호, 도매 및 경매시장은 제3호 공설시장으로 하였다)
2005년 '재래시장 육성을 위한 특별법(현행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인정시장(認定市場)으로 등록된 뒤 현대화 시설을 갖추었고, 2010년 서울시와 종로구가 주관하는 '서울형 문화시장'으로 선정되었다
2011년에는 시장상인회가 미울기업으로 (주)통인커뮤니티를 법인 등록하여 통합콜센터와 배송센터를 설치하고 온라인 쇼핑몰도 개설하였다
점포 수는 70여 개로 식당과 반찬가게 등 요식 관련 업소가 가장 많고 채소, 과일, 생선, 정육 등 1차 생산품을 판매하는 업소가 그 다음이며 그 밖에 내의와 신발 등의 공산품, 옷 수선과 가방 및 구두 수선 업소 등이 있다
통인시장 내부에 있는 도시락 카페 통(通)은 2012년 1월 오픈 이후 유명세를 타 종로구 대표 관광명소로 부상했다
'내 맘대로 도시락'은 엽전으로 반찬을 구매해 자신만의 도시락을 구성하는 이색적인 전통시장 체험 프로그램이다
2014년에는 미국 국무장관 존 케리와 성 김 주한 미국대사가 다녀갔다
점심식사 후 푸른양귀비에서 점시 휴식시간울 가졌다
효자아파트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55, 통인동 5-1)
정확히 말하면 '효자상가아파트'다
일제강점기 때인 1941년 효자동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을 위해 개설한 통인시장을 1층으로 두고 점차 층을 쌓아 올린 주상복합아파트다
원래는 공설시장을 목적으로 지은 단층 건물이었는 데 정작 시장은 지금모습처럼 1층으로만 길어졌다
1960대 후반에 지금의 5층짜리 외관을 갖추었고 지층부터 2층까지는 상가이고, 3층부터 5층까지가 살림집이다
정확히는 통인시장은 효자이파트 1층상가의 한 부분인 셈이다
정확한 건축연도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50년은 지났고, 잘 알려진 국내 최초 주상복합아파트인 세운상가 다음 순이다
지금이야 허름해 보여도 그 당시 '아파트'라면 전부 획기적인 건물로 간주됐다
비슷한 역사를 지닌 서소문아파트, 동대문아파트와 마찬가지로 효자아파트도 공무원, 연예인, 정치인 같은 소위 '있는 사람들'이 거주했다
3층부터는 마주보고 늘어서 현관문들 사이로 길게 뻗은 일자형 복도가 펼쳐진다
집집마다 문양이 다른 낡은 녹색 창살과 드문드문 새로 꾸민 것 같은 현대식 창문과 현관문 모습도 제각각이다
당연히 입주자의 입맛에 따라 바뀌었을 터이다
5층으로 올라가 내려보면 1층에서 보았던 계단의 모양이 한층 더 도드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