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나의 탐험
어마어마하게 ‘큰나’는,
텅빔이라 경계가 없었지요
그래서 수많은 다른 ‘나’들을 한량없이 몽땅
품을 수가 있어요
게다가 ‘여러 나’를 만들기도 하지요
큰나는 흙, 물, 바람, 불을 만들었어요
이 ‘나’들이 모여 나무를 만들고
날아가는 새들, 물고기, 뱀, 짐승도 만들었지요
그러다 큰나는 직접 소통도 하고 싶었지요
그래서 아주 정교하게, 자신의 호흡으로
인간을 만들었답니다
그런데 경계 없는 큰나, 텅빈 나가
대체 어떻게 한계를 가진 형상을 만들어내었을까요?
‘큰나’는 자신밖에는 아무도 없으므로
자신 스스로 형상이 될 수밖에 없었어요
텅빈 나 의식이 형상 속으로 들어와
다양한 ‘개체 나’들이 되었지요
왜 ‘개체 나’들이 되었냐고요?
그건 절대 알 수 없어요
모름인 ‘큰 나’의 마법이니까요
그냥 짐작하건대 혹시 자신의 본질인 ‘하나인 사랑’을
몸소 경험해보고 싶은 것이 아닐까요?
물질화가 되어야만
오감을 통해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온갖 형상을 입었는데
가장 공들인 인간은 다른 물질 형상에 빠져
도통 ‘큰나’와 소통이 되지 않아요
그분의 언어는 침묵이거든요
큰나는 지금도 우리를 부르고 있어요
‘나와 대화하자’고
그리고 ‘너희는 모두 나의 분신이고
모두 나의 품속에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