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독교인들 5명 중 1명 이상이 사회 및 정치적 이슈로 교회를 이동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라이프웨이 리서치(Lifeway Research)는 11월 7일 <2023 교회 이동자(Church Switcher) 연구>라는 제목의 연구결과를 홈페이지(hppt://research.lifeway.com)에 발표했다.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교회를 옮긴 기독교인들이 왜 교회를 옮기게 됐는지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해 미국 전역의 개신교인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7월 26일부터 8월 4일까지 사전 모집한 패널(1달에 2번 이상 예배 참석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신뢰수준:95%, 오차범위:±3.1%)
조사 결과, 미국 기독교인의 53%가 성인이 된 후 한 곳 이상의 교회에 출석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교회를 바꾼 사람들 중 63%는 성인이 된 후에 2~3개의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했다고 답한 반면, 22%는 4~5개의 교회에 출석했다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6~7개 교회(8%), 8~9개 교회(3%), 10개 이상 교회(4%)에 출석한 적이 있다고 답한 교인은 소수로 나타났다.
교회를 옮기는 사람들의 다수는 이사가 주된 요인으로 확인됐다. 교회를 옮긴 사람 5명 중 3명(60%)은 거주지 이동이 이전 교회를 떠나 새 교회에 출석하기로 한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거주지 이동과 관련 없이 교회를 옮기는 교인들은 무슨 이유로 기존의 교회를 떠나 다른 교회를 선택하는 것일까?<표>(중복응답)
교회를 옮긴 사람 4명 중 1명 이상은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방향으로 교회가 변해서”(29%), 그리고 “교회에 출석하는 이유나 필요를 교회가 충족시키지 못한 것”(29%)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더해 “목회자에게 환멸을 느꼈다”(27%)거나 “교회에 환멸을 느꼈기 때문”(26%)에 교회를 바꿨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22%는 “사회 및 정치적 이슈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이나 입장 중 일부에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에 교회를 옮겼다”고 밝혔다. 5명 중 1명은 “이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소외감을 느꼈다”(20%)거나 “삶의 상황 변화로 교회에 다니지 않게 됐다”(18%)고 답했다.
이외에도 10명 중 1명은 “교회에서 다른 사람과 갈등이 있었다”(11%)거나 “교회와 종교에 대한 신념이나 태도가 바뀌었기 때문”(9%)에 교회를 떠났다. 소수 의견으로 응답자의 2%는 이전 교회가 문을 닫았기 때문에 새로운 교회를 찾아야 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와 관련된 문제로 교회를 옮긴 사람들의 13%가 새로운 교회를 찾았다.
특히 라이프웨리 리서치 측은 교회를 옮긴 이유로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방향으로 교회가 변해 교회를 옮겼다”고 답한 사람들(29%)의 답변에 주목했다. 5명 중 2명(39%)가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이 자신들이 동의하지 않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답했고, 3명 중 1명(34%)은 ‘교회의 종교적 가르침이나 신념이 동의하지 않는 방식으로 바뀌었다’(34%), ‘마음에 들었던 목회자나 교직자가 교회를 떠났다’(33%)는 응답에 주목했다.
스콧 맥코넬(Scott McConnell) 라이프웨이 리서치 전무이사는 “조사 결과 만성적인 교회 이동은 일반적이지 않다. 교회를 옮기는 가장 큰 이유인 거주지 이동을 제외하고, 대체로 사람들은 변화에 동의하지 않거나, 불만을 품거나, 교회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을 때 교회를 떠난다. 자신의 종교적 신념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떠나는 사람들을 보는 일은 드물다”고 분석했다.
특히 사회 및 정치적 이슈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이나 입장 중 일부에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에 교회를 옮겼다고 답한 응답자들(22%)의 답변은 선거를 앞둔 대한민국의 상황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응답자 3명 중 1명(33%)은 “목회자나 교회가 특정 정당이나 이념에 동조하는 것 같아 떠났다”고 답했다. 응답자 28%는 “이전 목회자나 교회가 자신의 취향에 비해 너무 진보적이었다”고 답했고, 23%는 “이전 목회자나 교회가 너무 보수적이었다”고 답했다. 또한 22%는 “교회가 정치적으로 너무 활발하다”고 말했고, 8%는 “교회가 정치에 충분히 관여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또 5명 중 1명 이상(22%)은 “목회자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거나 부당함을 무시했다”고 답했고, 20%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에 따라 판단 받는다고 느꼈다”고 해, 교회 내에서 사회 및 정치 이슈가 교인들 간, 그리고 목회자와 교인들 간의 갈등을 일으켜 교회를 옮기게 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최근 전문미래학자 최윤식 박사(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가 본지 2412호 ‘목회정보’ 인터뷰 중 내년 국내 총선과 미국 대선이 한국사회와 교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한 것도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최 박사는 “특히 총선의 경우, 교회에까지 투표 여파로 인한 갈라치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교회는 명확한 복음의 기준을 교인들에게 확고히 함으로써 총선 전후 나타날 현상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