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세심한 관찰
'집행자' 사형 집행하는 교도소의 풍경
'토끼와…' 입양아와 택시기사의 인연과 교감
스크린 확보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극장 비수기, 저예산 혹은 중급 규모의 한국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한다. 22일 관객과 만난 '라라 선샤인'과 '토끼와 리저드'를 필두로 11월 둘째주까지 10여편의 우리 영화가 쏟아진다. 바닷속 숨은 진주를 찾은 기분이라고 할까. 할리우드 대작만큼의 스케일은 없지만, 개봉 전부터 관객 이목을 집중시킨 화제작은 아니지만 차별화된 이야기와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들이 꽤 많다. 멀티플렉스에서 스크린을 확보하지 못한 작품들이 있으니 관람 전 필히 상영관을 확인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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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평받은 작품들=
개봉작 중에는 얼마전 폐막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 몇 있다. 29일 나란히 개봉하는 '여행자'와 '파주', 그리고 다음달 5일 개봉하는 '집행자'는 각각 1970년대 9세 소녀의 짧은 보육원 생활기, 형부를 사랑하게 된 처제의 성장, 사형을 집행하게 된 두 교도관 이야기를 그려 화제를 불러모았다.'여행자'는 서울에서 태어나 아홉살 때 프랑스로 입양된 우니 르콩트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이창동 감독이 제작과 공동각본을 맡고 설경구, 문성근, 고아성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와 토론토국제영화제, 내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파주'는 '질투는 나의 힘'의 박찬옥 감독이 7년 만에 내놓는 장편이다. 최근 종영된 TV드라마 '탐나는도다'에서 열연한 서우가 언니(심이영)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계속 감추려는 형부(이선균)를 의심하면서도 그를 사랑하는 소녀로 등장한다. 금지된 사랑이라는 통속적인 이야기로 흐를 것 같지만 관계를 통한 성장, 인간 이중성에 대한 감독의 세심한 관찰이 도드라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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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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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리저드 |
◆반가운 배우, 파격적이고 독특한 색깔=
역시 올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된 '토끼와 리저드'(감독 주지홍)는 23년 만에 고국을 찾은 입양아와 심장병을 앓고 있는 택시운전기사의 인연과 교감을 그린 영화다. 여성 댄스그룹 '핑클' 출신으로 그간 각종 드라마에 출연, 연기자 변신에 성공한 성유리가 자신의 뿌리를 찾아온 메이 역을 맡아 무난한 스크린 데뷔식을 치렀다. 치료할 수 없는 희귀 심장병으로 삶의 마지막을 쓸쓸하게 보내다가 메이를 만나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은설 역은 장혁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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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미 |
이들 영화와 같은 날 개봉하는 '귀향'은 입양을 소재로 한 가족잔혹극으로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안선경 감독의 데뷔작이다. 1970년대 고 김기영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렸던 이화시와 김기덕 감독 영화를 통해 독특한 색깔을 표현했던 박지아가 출연한다. 11월 11일엔 억대 연봉의 미녀 보살(박예진)과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찌질남'(임창정)의 좌충우돌 사랑담을 그린 '청담보살'이, 다음날에는 지난해 독립영화계에 큰 화제를 일으킨 조규장 감독의 데뷔작 '낙타는 말했다'가 개봉한다. 이 영화는 감옥에서 출소해 새로운 삶을 꿈꾸는 한 남자(김낙형)의 징글맞은 일상을 그렸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첫댓글 저는....토끼와 리저드 ㅋㅋㅋ예전 핑클팬 ㅋㅋㅋ
집행자 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