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마지막 날 마지막 주말의 일요일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징검다리 건널목 길라잡이 가이던스 같던 그 3월이 앞산에 뻐꾹이 울고 뒷산에 장끼기 노닐게 하고 만산에 진달래꽃 피워놓고 세상천지에는 봄꽃들의 축제 그 시연을 열어놓고 오늘 그 3월이 떠니려 한다 내일 3월이 떠난 자리로 4월이 온다 내일 오는 4월은 우리에게 나에게 그 어떤 꽃그림을 그려줄까? 그 어떤 풍경을 안겨줄까? 시린 고향의 지금쯤의 풍경안에는 푸르디 푸른 청보리밭 이랑 사이론 할일없는 종달새 낭만걸음 걸어가고 언덕위 손바닥만한 장다리밭엔 벌나비 노닐고 낭창낭창 수양버들 춤추는 강기슭에선 함초로이 물안개가 피어나던 내고향 산천들의 수채화같은 그 풍경들이야 다 그려줄까만은 이제 꽃 피고 새 울고 하늘하늘 봄바람 부는 4월이 오면 아장아장 아지랭이 앞세우며 제비꽃이 만발한 호젓한 오솔길을 그대 손잡고 봄맞이라도 한번쯤 갈 수가 있으려나 3월이 열어놓은 꽃들의 축제가 다 끝나기 전에 한번쯤 봄마중이라도 갈 수가 있으려나 한번쯤... 내가 외로운 까닭은 아무도 나 한테 관심을 갖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가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그사람이 전혀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란다 때론 나도 누구가에게 괸심을 주고 누군가로부터 관심을 받고... 사랑이 사랑을 한다고도 하고 사랑이 사랑을 알아본다고도 하고... 빠꼼히 열려진 창문으로 햇살이 막무가내로 비집고 들어온다 3월의 마지막 날이 마지막 주말이 무료함앞에 대책없이 패대기만 쳐진다 애꿎게도 죄없는 효디오의 볼륨만 자꾸자꾸... 아침에 마시다 남긴 다 씩어빠진 막대커피잔에 손이 간다 입술이 간다 술 한 잔이면 가슴이 열리고 술 두 잔이면 마음이 열리고 술 석 잔이면 하늘이 열린다 했는데... 막연하게나마 막걸리한잔이 그립다 오늘 3월이 가는데 내일 4월이 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