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추천 여행~의성 얼음골과 빙산사터
덩그러니 빈터에 탑 한 개가 우뚝 솟아 있다. 그것뿐이라면 얼마나 황량하고 허전할까.
하지만 그 옆 으로 한여름에 얼음이 어는 시원한 골짜기가 펼쳐진다면 ? ... 문화 유적을
감상하면서 더위를 피하는 일석이조의 효과, 소비적이고 오락 위주인 한때의 나들이 피서가 아니라 유적답사를 곁들이며 더위도 피하는 "이색 피서"를 누려 보자. 그곳은 바로
경북 의성의 얼음골과 빙산사터이다. |
이 빙혈 바로 위에 풍혈이 있다. 빙혈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바위와 바위 사이에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좁은 바위굴이 있다. 한사람이 들어가 간신히 앉아 있을 정도의 좁은 틈바구니에 얼음이 얼어 바닥에 깔려 있으므로, 실제로 얼음을 가까이에서 대할 수 있는 드 문 곳이다. 팔을 길게 뻗어 얼음을 만져보면 누군가 일부러 얼음 덩어리를 가져다 놓은 것이 아닌가 하 는 착각과 오해가 들 정도로 신기하다. 해마다 입춘 무렵부터 찬 기운이 들기 시작하여 하지 무렵에는 얼음이 얼어 평균 영하 4℃를 유지하고, 가을이 되는 입추부터는 녹기 시작해 동지에는 평균 영상 3℃ 의 기온을 유지한다니 이곳 역시 알 수 없는 자연의 신비를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신비 로운 현상은 학문적으로는 단열냉각현상이라고 한다. 단열냉각이란, 낮은 온도에서 포화에 이른 공기가 갑자기 높고 건조한 대기와 만날 때 급격한 팽창,증발 현상이 일어나 열을 빼앗아감으로써 온도가 내려 가는 현상이다. 즉 돌밭 위의 뜨거운 공기가 바위 아래로 내려오며 식고, 다시 대기 속으로 흘러나오며 공기가 팽창, 증발하면서 바위 표면의 열을 빼앗아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 때문에 얼음까지 언 다는 것에 대해선 아직 분명한 설명이 없는 실정이므로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그래 서 단열냉각 뿐 아니라 기화 현상을 비롯한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했으리라는 추측을 하기도. |
빙혈이 위치한 곳 옆으로 빙산사터와 5층석탑이 있다. 신라 후 대에 빙산사라는 사찰이 있었다고 하지만, 석탑 이외에는 여기저기 널린 주춧돌과 기와조각들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다. 최근에는 어 느 정도 정리가 되어 건물터 등은 대략 정비된 상태이다. 석탑은 높이 약 8m이며, 전탑 양식의 5층 석탑으로, 근방에 있는 유명한 탑리 오층석탑과 거의 비슷한 높이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축조 솜 씨나 수준 면에서는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주변 환경 과 잘 조화를 이루며 균형을 맞추고 있어 빙혈, 풍혈 구경길에 잠 시 들러 쉬어갈 만하다. 현재 빙계는 의성군 지정 군립공원이며, 계곡 입구에서부터 용추, 물레방아, 풍혈, 어진바위(仁巖), 의각, 석탑, 빙혈, 불항(佛項) 등의 빙계 8경을 이루고 있다. 어디에나 사람들이 몰리는 성수기 피서철만 피한다면 유명도에 비해 탐방객들이 많지 않아 비교적 한 가롭게 계곡과 온천을 같이 즐기기에 좋다. 한편으론 거대한 바위 에 공룡의 발자국들이 여기저기 찍혀 있는 인근의 제오리 공룡발자 국 화석지도 함께 들르면 한결 다양한 여행길이 될 것이다. 가는길 : 중앙고속도로 의성IC 혹은 군위IC로 나와 금성면 탑리로 간 다음, 68번 지방도로를 따라 가음면으로 들어간다. 여기서 79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다가 빙계 간판을 보고 현리 방면 우회전하여 들어가면 빙계에 닿을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의성읍이나 탑리에서 현리행 버스를 이용하는데, 하루에 3회 정도밖에 없으므로, 비교적 자주 다니는 춘산행 버스를 타고 가다 양지리에서 내려 걸어가거나 탑리 쪽에서 택시를 이용한다. 숙 박 : 빙계에는 빙혈 입구 쪽에 위치한 음식점 겸 민박인 시집못간 암탉(054-832-2402, 이하 지 역번호 054)외에 숙박할 곳이 마땅치 않다. 계곡 야영이 가능하며, 근처의 빙계온천(833- 6660)이나 탑리의 여관들을 이용한다. |
인각사 (경북 군위군)
*위치 : 경북 군위군 고로면 화북리 일대
*개요 : 군위읍에서 영천시로 행로를 잡으면 위천의 상쾌한 흐름이 이어지고, 30분 정도 달리면 고로면 화북리에 발길이 닿는다. 이 곳에는 고려의 명승 일연스님이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저술한 천연 고찰 인각사가 자리잡고 있다. 인각사는 신라 선덕여왕1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특히 이 곳에서 구산문도회를 두 번이나 개최했다고 전해지는데, 당시 전국불교의 본산임을 알 수 있다. 사적 374호로 지정된 인각사는 경내에
보물 428호인 보각국사탑과 비가 있다. 사찰 앞에는 수많은 백학들이 서식하였다는 운치있는 학소대가 있다. 인각사에서 조금 올라가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병암과 마주치게 된다. 밑으로는 수정같은 맑은 물이 흐르고 있고 여름이면 매일 수천명씩 이곳에서 피서를 즐기기도 한다.
*현지교통
1) 대구 - 중앙고속도로 군위 나들목 - 5번 국도 병천교 못미쳐 삼거리 에서 좌회전 -
919번 지방도-우보면사무소 삼거리 - 우회전 - 28번 국도 영천방향 - 고로교 삼거리 -
인각사
2) 버스/대구(북북정류장) - 군위 효령면(구안국도) - 고로면(시내버스)
3) 대구 - 5번국도 군위 방면 - 동명저수지 부근 삼거리 - 908번 지방도- 부계면 사무소
삼거리에서 우회전 - 908번 지방도 화수리 - 화수리 고로교 - 인각사
*주변관광
(1)대구공항 -> 팔공산 순환도로 -> 가산산성 -> 군위삼존석굴 -> 대율리 -> 인각사
-> 장곡리 휴양림 -> 화산산성 -> 대구
(2)대구공항 -> 영천은해사 -> 인각사 -> 경북능금쥬스공장 -> 군위삼존석굴 -> 대구
태안 신두리 해변 |
직업상 많은 여행지를 찾아다니다 보면 유난히 애착이 가는 여행지가 있는가 하면 마음 한 구석에서 이런 절경은 숨겨두고픈 충동을 경험할 때가 있다. 신두리 해안은 숨겨두고픈 충동이 이는 여행지들 가운데 하나이다. 서해안고속도로의 완전 개통으로 요즘 뜨고 있는 여행지 태안반도 한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신두리는 마치 동해바다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툭 트인 바다와 곧게 뻗어있는 해안선이 아름다운 곳이다. 때문에 사철 언제나 바다의 낭만을 몸으로 느끼기 적당하다. 그리고 썰물 때 드러난 개펄을 따라 자동차로 질주할 수 있는 해방감도 있어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확장공사 때문에 아직 소란스러운 서산-태안 길을 지나 태안에서 신두리로 가는 603번 지방도에 올라서면 한결 여 유있는 느낌이다. 우거진 송림을 지나 산허리를 감아 돌아 가는 길에서 즐기는 드라이브는 이곳 여행의 또 다른 즐거 움이다. 신두리에가까이 오면 간간히 바다와 갯벌이 시원 하게 펼쳐진다. 특히 신두리 입구에는 점차 사라져 가는 염전지대가있어 더욱 정겹다. 염전을 지나 제방길을 지나 면 이내 신두리에 이른다. 신두리는 여름 한 철 반짝하는 인근의 해수욕장과는 달리 사구(砂丘)로 유명하다. 사구는 해변가의 모래가 오랜 세월 해풍에 날려 해안 후면에 퇴적 된 모래언덕을 말한다. 신두리 사구는 빙하기 이후 약 1만 5천년 전부터 서서히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학자들은 보 고 있다. 태안군의 팔경 가운데 제 5경에 선정된 신두리 사구가 그나마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는 것 은 이 일대가 군사보호 지역으로 묶여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두리 사구는 우 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구로 원형이 나름대로 잘 보존되어 있는데다가 멸종 위기종인 금개구리를 비롯 표범장지뱀, 갯메꽃 등 다양한 식생 분포로 자연환경적 보존가치가 높은 생태계의 보고이다. 이런 이유로 보존가치의 중요성을 언론과 학계를 통해 인정을 받아 천연 기념물 지정을 놓고 있지만 개발을 요 구하는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
신두리 사구 탐방의 첫 기착지는 해수욕장 입구. 신두 리 해수욕장은 해수욕장이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 곳 으로서 모래사장과 갯벌이 섞여 있는 곳이다. 다만 이곳 은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아 아직까지는 깨끗한 자연의 상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조용하고 한적한 장소이 다. 입구 왼편으로는 고운 모래위로 난 비포장길이 인상 적이다. 해풍이 왼편에서 강하게 불어오는 모래 언덕길을 차창을 활짝 열고 천천히 달리면서 바람 가득한 바닷가를 몸으로 느끼는 것도 각별한 즐거움이다. 그리고 조금 더 별스런 경험을 하려면 차를 몰고 바닷가로 나가 보자. 물 빠진 신두리 해변은 사막을 연상케 한다. 모래밭은 뻘 이 섞인 규사로 단단해서 승용차로 달려도 빠지지 않는다. 다시 해변 모래 언덕으로 올라오면 언덕의 굴곡을 따라 비포장 도로가 이어진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바닷가 에 그림 같은 빨간 지붕 집이 나타난다. 파란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이 집을 지나면서 본격적 인 모래 언덕이 시작된다. |
신두리의 사구는 모래로 이루어진 언덕이 대부분이며, 초승달 모양의 사구도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바 람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물결 모양의 사구도 작은 규모나마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사구 지역은 사 람의 손길에 의해 파헤쳐져 다양한 지형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새롭게 생겨나는 모래언덕도 규 모가 작고, 초승달 모양의 사구 규모 역시 그 형태만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편이다. |
한편 사구 뒷편으로 울창한 아카시아 나무 숲이 바람을 막아 주고 있다. 아직은 신두리 해변이 본 격적으로 개발되지 않은 탓인지 마땅한 위락시설 이나 숙박시설이 별로
없다. 신두리 초입 마을에 썰렁한 민박시설 몇 채가 있고 여름 피서철에만 해수욕장에 임시 방갈로가 운영된다. 해변이 남북 으로 약 2km 넘게 길게 뻗어 있고 썰물 때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은 백사장이 나타나는 신두리 해안으로 떠나는 가족나들이는
툭 트인 바다가 주 는 설렘과 다양한 자연생태 관광도 즐길 수 있는 실속 있는 여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