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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북한산으로 오르는 100개 코스 - '한국의 명산'…코스마다 색다른 묘미. [조선일보 '97.12.27]
"서울에서 마음만 먹으면 버스 토큰 하나로 갈 수 있는 곳이
북한산 (836m)이다. 서울 어디서든 1시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는 자연공원 이자 맑은 날이면 서울 어디서나 하얀 이를 드러낸 산의 원영을
볼 수 있을만큼 우리 가까이에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 있다고 해서 북한산을 뒷동산 정도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해발 1천m도 되지 않지만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이 우리나라 명산들이 지니고 있는 험난함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채비를 갖추고 나서야 한다. 배낭을 메고 북한산을 올라보자.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이 북한산을 다녀왔지만 북한산의 모든 계곡과 능선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만큼 북한산은 높고도 넓다. 산의 들목에서 입장료를 받는 매표소만도 26개소나 된다. 임시매표소 10개소까지 합하면 36개소라는 들목을 가진 산이다. 그러면 북한산을 오르는 길은 36가닥뿐인가? 아니 다. 매표소를 지나 조금만 가면 또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을 오르면 또다시 갈림길…. 언뜻 계산해도 북한산을 탐승할 수 있는 길은 1백 가닥이 넘는다. 이렇듯 북한산의 등산로는 마치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제대로 파악하기조차 힘들다.
그러나 여러 입구에서 오른다 해도 결국은 북한산의 등뼈를 구성하 고있는 주능선상인 북한산성으로 이어진다.
위문∼대동문∼대성문∼대남문으로 이어지는 이 6km 주능선은 북한산의 위세를 가장 잘 관망할 수 있는 하늘길이다.
북한산 산행의 참 맛은 장쾌한 주능선에서 발 아래 서울을 밟고서 해까지 터져나간 국토의 광활함을 느끼는 데 있다. 청명한 저녁,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고 능선에 서면 황혼을 받은 서해의 반짝임과 보석처 럼 빛나는 서울의 야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코스의 성격도 다양하다. 계곡길 능선길 바윗길 짧고 가파른길 길고 부드러운 길 등. 수없이 많은 등산로 중에 어디로 올라가는 것이 가장 좋은가.
무작정 정상을 오르겠다고 백운대로 향하는 것보다 우선 자기 동네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부터 찾아나서는 것이 북한산을 이해하는 첩경이다.
북한산의 등산 기점은 우이동, 4·19탑 주변, 정릉 청수장입구, 구기동 세검정, 진관사·삼천사 입구, 북한산성 입구 등 크게 여섯 곳으로 나뉠 수있는데 이들 여섯 기점 중 자기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기점 부터 택해 오른 후 점차 코스를 다양하게 경험하는 것이 좋다.
1. 우이동
우이동은 백운대를 오르거나 인수봉 암벽 등반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대부분의 산행기점이 그러하듯 이곳도 버스종점이 몰려 있다.
등산로는 버스 종점에서 도선사로 오르는 도로 중간에 있는 고향산천(음식점)앞 선운교에서 방사선처럼 북한산의 주능선으로 퍼진다. 남 쪽부터 진달래능선, 소귀천계곡, 도선사∼용암문, 도선사주차장∼깔딱 고개, 도선사 주차장∼하루재고개, 고향산천 북쪽능선∼하루재고개 등 8개로 나뉜다.
이 중도선사주차장∼깔딱고개, 고향산천 북쪽능선∼하루재고개 길은 98년까지 자연 휴식년제 구간이어서 현재 출입할 수 없다.
진달래능선은 이름 그대로 봄날 진달래가 만발하는 꽃길로 주능선으로 오르는 가장 완만한 능선길이다(1시간50분 소요).
주변의 산세를 감상하며 고도를 높여가는 재미가 있는데 산행중 계속해서 백운대와 만경대, 인수봉을 볼 수 있다.
고향산천을 지나 옥류교 매표소에서 왼쪽으로 진달래 능선을 끼고 연결된 계곡이 소귀천계곡. 물과 함께 하며 길이 나 있어 무더운 여름에 많이 찾는다.
백운대를 오르는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길은 역시 도선사주차 장에서 하루재고개를 경유하는 코스. 고개 정상에서 백운대와 인수봉의 위용을 볼 수 있고 서울시내를 돌아보는 시원함을 느낄수 있다.
코스 중간의 인수산장과 백운산장에서 휴식과함께 간단한 식사와 음료수도 마실 수 있다. 이곳을 통해 백운대 아래 위문에서 대남문, 세검정으로 이어지는 능선 종주를 즐길 수 있다.
◇ 교통편=6 8 23 28번 버스 종점이 몰려 있어 많은
등산객들이 이들 노선을 이용한다. 지하철 4호선 길음역이나 미아역에서 환승할 수 있다.
◇ 먹거리
▲ 고향산천(906-0101)
예전의 고급 요정 선운각이 대중 음 식점으로 변모한 음식점으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냉면과 해장국등 간 단한 식사(각5천원)서부터 한정식(4인상 3만원) 닭백숙(2만원) 쇠갈비 (1인분 1만5천원) 등도 맛볼 수 있다.
▲ 동원식당(902-4783)
6번 버스 종점에서 도선사 쪽으로 50m 방 향에 위치한 음식점으로 산악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주요메뉴는 이 집의 자랑 거리인 감자탕(1만∼1만5천원)과 녹두빈대떡(5천원) 순대국 (3천5백원) 설렁탕(4천원) 홍어회(1만원)
등이다.
2. 4·19탑 주변
4·19탑 기점의 등산로들은 크게 칼바위와 진달래능선 방향으로 나뉜다. 대체로 길이 정릉이나 우이동에 비해 단조로운 편. 오른쪽으로 난 길은 모두 진달래 능선으로 올랐다가 대동문으로 이어진다.
대동문은 백운대에서 보현봉에 이르는 주능선의 중간 지점에 있는 성문으로 북쪽의 백운대나 남쪽의 보현봉으로 산행이 가능한 곳이다. 또한 능선 너머 북한산성 계곡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코스가 하루 산행으로 적당한 거리지만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진달래능선으로 올라 칼바위능선으로 하산하면 된다. 칼바위능선은 조금 날카로운 암릉이므로 노약자는 피해야 할 코스다.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출발하여 오른쪽 담을 끼고 5분 정도 오르면 폭포골 입구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20분쯤 가면 계곡이 둘로 갈라진다. 오른쪽은 진달래능선으로 붙는 길이고, 왼쪽은 칼바위로 가는 길 이다.
오른쪽 계곡으로 진입하면 바로 만나는 구천폭포는 겨울철엔 시퍼런 얼음 기둥이 서 눈길을 끈다. 이 길은 진달래능선과 합류되며 바로 대동문으로 이어진다. 갈림길에서 왼쪽 계곡으로 이어진 길로 올려치면 칼바위능선 안부로 나선다. 여기서 칼바위로 바로 가는 길은 상당히 험하고 경사가 심하다. 칼바위능선을 통과하면 대동문과 보국문 사이의 능선과 만난다.
◇ 교통편
4·19탑이 종점인 127번 버스를 이용하거나 수유역에서 아카데미하 우스행 1번 마을버스를 탄다. 거리는 좀 떨어져 있지만 6 8 28번 버스 를 이용해 4·19탑 입구에서 하차하여 갈어갈 수도 있다.
◇ 먹거리
▲ 산마루(904-9747)
127번 버스 종점 건너에 위치한 돌솥밥 전 문점으로 지하 1층 지상 3층의 아담한 건물을 전부
사용한다. 전북 장수에서 생산된 돌솥을 이용해 밥맛이 뛰어나고, 특히 3층 테라스의 식 탁에서 보는 북한 도봉산의 전경이 일품이다(1인분
9천원).
▲ 탑골(908-9002)
지난 4월 새로 문을 연 집으로 촌스러운(?) 인테리어와 메뉴로 인기를 끈다. 2층에선 주로 단체 손님을
받는다. 메뉴로는 향수를 자극할 만한 시골밥상(9천원)과 농부보쌈(1만2천원) 녹두전(8천원) 전통 한우 등심(1인분·1만2천원) 전통
돼지고기(1인분· 6천원)이 주 메뉴다.
▲ 개성코다리찜집(906-8740)
4·19탑 옆 길가에 위치해 있고 명태코다리찜( 1만4천∼2만원)과
코뽈찜(1만6천∼2만7천원)이 전문이다.
3. 정릉·평창동
정릉이나 북악터널 근처의 평창동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대부분 보국문 ∼ 대성문∼ 대남문에 이르는 주능선으로 올라서게 된다. 이 즈음에 서 위문을 경유해 백운대를 오른 후 우이동으로 하산하는 것이 북한산 주능선을 제대로 만끽하는 코스 구성이다. 서쪽의 비봉을 통해 진관사나 삼천사로 연결할수도 있다.
정릉에서 가장 빠르고 쉽게 주능선으로 오를 수 있는 길은 정릉계곡 을 타고가다가 넓적바위를 통과해 보국문으로 오르는 길이다. 전체적으로 크게 변화가 없는 길이지만 수월하게 오를 수 있어 선호하는 등산객 들이 많다. 산행에 재미를 주려면 넓적바위에서 동쪽으로 난 길을 통해 능선을 올라 칼바위를 통과할 수 있다.
정릉과 평창동에서 주능선을 오르는 데 주로 일선사를 많이 경유하는 데 일선사에서 보현봉을 거쳐 대남문으로 오르는 암릉길이 험해 겨울철에는 조심해야 한다.
북한산 동부관리사무소∼내원사 코스는 매우 한적하고 운치는 있지만 좀 짧은 것이 흠이다(약 1시간 소요). 특히 내원사로 들어서는 계곡은 키큰 참나무가 가득 들어차 있어 가을철에 단풍터널 속을 걷는 맛이 제 법이다.
◇ 교통편
일반 버스 1 3 5 710번과 좌석 버스 16번을 이용하면 매표소 아래 종 점까지 손쉽게 갈 수 있다.
◇ 먹거리
▲ 청수장(914-0731)
호텔이 딸린 요정이었다가 현재는 대중 음식 점과 일반 여관급의 숙박 시설(객실
14개)로 변모했고, 해장국 등 대중적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한정식 2만∼3만원, 해장국 4천원.
4. 구기동·세검정
세검정을 기점으로 한 코스는 금선사를 경유해 진흥왕순수비 모작이 선비봉으로 직접 오르는 코스, 비봉 기슭의 승가사로 오르는 코스, 문수봉밑 문수사를 거쳐 대남문으로 오르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북한산 남서 사면의 주된 등산로를 이룬 이 코스들은 보현봉을 중심으로 수량이 풍부한 계곡과 기암괴석이 널려 있는 탁월한 경관으로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다.
등산로의 시작 지점은 주로 이북 5도청사 주변에 있다. 구기동 유원지를 끼고 흐르는 계곡의 포장도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자연보호헌장비 조금 지나 매표소가 있다. 이곳이 문수사를 경유해 대남문으로 이어진 계곡길의 기점이다.
승가사를 통과해 비봉 능선에 오르려면 이북 5도청 아래 주차장에서 건덕빌라 뒤 능선을 타면 된다. 비봉으로 바로 오르는 길은 구기동에서 시작하는 길의 끝까지 간 다음 청운양로원을 통과해 연화사 아래에 이르러 비봉 매표소를 통해 들어서면 된다.
◇ 교통편
구기터널 입구 갈림길의 버스 정류장에서 매표소까지 약 1km. 휴일이면 많은 등산객들로 혼잡하다. 승용차보다는 대중 교통을 이용해 걸어들
어가는 편이 낫다.
8135-1 136 428-1 522번 등 구기터널을 지나는 버스가 많이 있다.
◇ 먹거리
▲ 옛날민속집(379-7129)
구기터널에서 신영삼거리 쪽으로 나오면 축대에 커다란 간판이 걸려 있다. 손두부 전문집으로 이름난
곳으로 된장찌개백반 순두부백반 콩비지백반(각 4천5백원) 두부(2천원) 감자전(4 천원) 녹두빈대떡(5천원) 북어구이(6천원) 등이 있다.
▲ 신라가든(394-1864)
문수사 오름길 마지막에 빼어난 조경을 한 집. 1층은 차를 마실 수 있는 커피숍이고 2, 3층은 넓은
식당이다. 된장 찌개(4천원) 냉면(4천5백원) 갈비탕(5천원) 불고기(1만원) 갈비(1만2천 원) 생등심(1만5천원).
▲ 배나무집(394-2441)
평창동에서 형제봉과 보현봉으로 가는 코스를 이용하는 등산객들이 들려볼 만한 집. 평창동에서 북악터널로
들어가 기직전 왼편에 큰 일주문이 있다.깔끔하고 청결함이 이집의 장점이다. 쇠고기등심(1인분·1만5천원) 불고기(1인분·1만원).
5. 진관사·삼천사 입구
북한산 서부지역에 해당하는 이곳은 지난 68년 1·21 무장공비 사태로 28년 동안 폐쇄되었다가 96년 다시 열린 코스다.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없었고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호젓한 산행을 즐기려는 중년층에게 권하고 싶은 코스다.
삼천사계곡과 진관사계곡을 연계하여 가볍게 도는 약 8km 코스가 적당한데 위험 지대에는 철책을 설치해두었으므로 안심하고 산행할 수 있다. 그러나 겨울에는 눈이 쌓이거나 얼음이 언 지점이 간혹 있으므로 만약을 대비해 아이젠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진관사계곡은 비봉으로 이어져 있고 이곳에서 다시 비봉능선의 기암인 사모바위로 연결해 응봉능선을 타거나 삼천사계곡으로 코스를 잡을수 있다.
삼천사계곡은 들어서는 곳은 하나지만 계곡 안에서 세 갈래로 갈라진다. 삼천사에서 청수동암문으로 이어진 계곡길과 비봉능선의 사모바위로 오르는 길, 그리고 소남문이라 불리는 부왕동암문으로 오르는 길이다.
◇ 교통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156번 버스(서울역∼북한산성 입구∼송추) 를 타고 삼천골 입구에서 하차한다. 종점에서 삼천사 입구 매표소까지 약 30분거리. 진관사 코스는 삼천사와 마찬가지로 156번 종점에서 들어가거나 구파 발역 신도초등학교 입구 건너편에서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마을버스를 탄다. 20분이면 진관사 입구에 도착한다.
6. 북한산성 유원지 입구
북한산성 유원지 방면 길은 북한산의 역사성이 가장 짙게 느껴지는 코스다. 북한산성의 성문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대서문을 비롯, 주변에 보이는 성곽의 뚜렷한 이미지가 산보다는 고성에 대한 느낌이 더욱 강열하게 남는다.
북한산성계곡 쪽 등산로는 입구가 하나라서 비교적 단순하다. 위문과 대남문으로 연결되는 두개의 계곡을 근간으로 하여 산성의 능선으로 샛 길들이 퍼져나간다.
위문으로 향한 계곡길은 북문으로 난 갈림길이 유일하고, 북한산성계곡은 능선상의 각 문을 향해 샛길을 열고 있다. 가사당암문 부왕동암문 용암문청수동암문 보국문 등 북한산성의 문들을 향해 열린 길들이 선택의 폭을 넓게 한다.
그러나 의상봉과 원효봉 능선의 대부분이 암릉을 이루고 있어 위험하므로 초심자들은 계곡길만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 주능선을 넘어가는 가장 가까운 길은 위문을 지나 백운대를 올라보고 우이동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하루 산행으로도 적당하다. 거리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서문을 출발하여 정릉이나 구기동, 또는 삼천사 쪽으로 하산 하는 코스로 산행할 수 있다.
북한산성 코스의 백미는 산성을 타고 세워진 12성문을 돌아보는 산성 일주에 있다. 이 코스는 거리도 길고 암릉이 많아 강한 체력과 어느 정도의 암벽 등반 기술이 필요하다. 원효능선의 염초봉과 백운대 사이 암릉길 과 만경대 암릉은 우회하는 길이 있지만 문수봉 이후 대서문까지는 어쩔 수 없이 암릉을 타야 한다.
이 코스는 북한산의 복잡하고 화려한 산세를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지름길이다. 암릉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대서문에서 대남문까지 8개 성문을 당일로 주파해보도록 한다. 이 12성문 일주 코스는 역사와 어울린 자연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코스다.
◇ 교통
구파발역에서 156번 중 산성 입구행을 이용하거나 불광동∼의정부간을 운행하는 34번 시외버스를 타고 북한산성 입구에서 내려 걸어서 들어간다.
◇ 먹거리
▲ 백운식당
북한산성 입구 삼거리에는 이 식당을 위시해 충남식당, 한양식당 등 20여개 식당이 자리하고 있다. 도토리묵(5천), 세
사람 안주로 충분한 감자탕(1만원), 김밥 등을 판다.
▲ 금강산장(389-0123)
대서문 안쪽의 찻길이 끝나는 곳에 있다. 메뉴는 더덕과 등심숯불구이 (4만5천원·3∼5인분).
주변에는 제일식당, 만석장 등 몇 개의 식당이 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