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도 가구시장을 전망한다 - 가정용 가구
자연주의 스타일 강세 이어질듯
토털 인테리어 개념으로 저변 확대
가정용 가구업체들은 2003년 한 해 동안 사업 다각화 등의 적극적인 기업활동보다는 기업내실 다지기에 주력한 모습이다. 가구를 교체한 개비 고객들보다 신혼가구 구입고객들이 주를 이루었고 화이트 색상의 모던한 디자인의 저가제품과 함께 모던앤틱 스타일의 명품형 고가제품들의 판매가 대조를 이뤘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특정한 트렌드의 주도 없이 다양한 컨셉의 제품이 선보인 가운데 자연주의(내추럴리즘)제품들이 강세를 보였다. 색상은 라이트 체리, 형태는 모던함과 클래식의 공존이라고 정리할 수 있으며 다양한 소재가 과감하게 시도되고, 수납기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2003년은 경기침체로 인한 내수부진으로 가구업체 전반에 걸쳐 매출이 저조했다. 가정용 가구업체들의 경우 사업 다각화 등의 적극적인 기업활동보다는 기업내실 다지기에 주력했으며 신규 아파트의 붙박이장 설치가 늘어나면서 장롱 판매율이 점차 줄어들고 특판가구의 매출이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로 변해 가고 있다. 또한 거실과 식탁공간의 인식이 점차 휴식과 여유의 공간 외에 종합 공간의 개념으로 확대 변화함에 따라 소품가구의 매출도 늘고 있는 추세다.
까사미아는 지난해에 김포공항점과 돈암점 등 2개의 직영점을 신설하며 유통망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2002년에 시작한 리모델링 사업의 안정화에도 주력했다. 지난 4월에는 고품격 인테리어 브랜드 ‘살림(SALIEM)’을 런칭하면서 수입브랜드 및 국내 디자이너의 인테리어 제품을 전시, 판매했다. 2004년에는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에 맞추는 맞춤가구 사업과 중국 상해에 문을 연 공장을 생산기지로 집중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보루네오가구는 어느 기업보다도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 해를 보냈다. 지난 해 7월부터 시작됐던 매각작업이 11월에 사실상 중단되면서 자체 정상화에 나선 보루네오는 고객에게 더욱 젊고 세련된 감각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다짐으로 ‘BIF(비아이에프)’로 사명을 변경했다.
또한 약 1년여에 걸쳐 5단계의 프로젝트로 추진해 왔던 ERP(전사적 사원관리)시스템의 완성도 꼽을 수 있다. 이로써 전국 대리점과 협력업체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 공유와 함께 실시간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짐에 따라 앞으로 재고확인과 주문 및 입출고를 신속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또 가구업계에서는 최초로 브랜드화를 선포하며 신혼가구 ‘이오레’를 통해 혼수용가구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도 했다. 보루네오는 2004년에도 ‘이오레’뿐만 아니라 개비층에서도 품질과 가격 등에서 만족할 만한 실속형 및 고급화를 추구하는 노블레스 계층을 겨냥한 고가형 제품 등 각각의 브랜드를 내놓고 마케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유통시스템의 강화는 물론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계획도 준비중이다.
파로마TDS는 ‘올윈(all win)행사’ ‘쿨한(cool寒)코디전’ ‘안전(安前)한 사랑전’ 등 다양한 판촉행사를 진행해 2003년 매출도 전년대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타퍼니처(최지우, 김혜수, 한고은, 이승연)라는 캐릭터가구를 출시, 스타마케팅을 전개해 일반인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지난해 초반에 예비신부들이 뽑은 퍼스트브랜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파로마TDS는 이 달부터 가격정찰제를 실시하는 한편 다양한 판촉활동을 계속 전개할 방침이며 고객들에게 특별한 인테리어 공간을 제시하기 위해 기존 대리점의 인테리어 및 디스플레이를 개선할 예정이다.
이노센트가구는 2003년 우수산업디자인(GD)에 이어 5년 연속 한국산업자인상에 선정, 2003 한국산업의 소비자 디자인선호도 혼례용 가구부문 1위 선정, 한국일보선정 베스트웨딩브랜드 대상, 2003 대한민국디자인품질등급 인증까지 연이은 수상으로 대외 이미지가 한층 높아진 한 해였다. ‘여자의 이노센트’라는 광고 컨셉으로 꾸준한 홍보활동을 펼쳤으며 지난 해 8월부터 가격정찰제를 실시해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도 마쳤다.
2004년에는 진보적이고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생활가구의 리더라는 기업의지를 담은 새로운 CI를 선보이면서 ‘Living & Stylish’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앤틱스타일과 함께 메이플이나 오크 등의 자연주의 트렌드에 대한 관심 증가로 생활공간과 용도활용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높아짐에 따라 기능성 소재, 환경친화적인 소재들을 중심으로 신제품 개발에 힘쓰는 한편 인테리어 소품 사업을 부각시키는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에몬스가구 역시 2003 한국산업디자인상(5년 연속) 수상 및 2003 우수산업디자인(GD)상품 선정(업계 최다 상품선정)으로 지난해 디자인 파워를 자랑했다. 매장 인테리어에 본사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65개 매장을 신설 및 교체 작업하였고 소품가구의 매출이 전년대비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 품질과 디자인, 용도에 변화를 줘 저가 수입품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품목을 다양화하면서 연구개발에 힘을 쏟았다. 2003년에 이어 2004년에도 지속적으로 매장환경 개선을 위한 대리점 정비를 진행하는 한편 밝고 경쾌한 색상, 젊고 감각적인 디자인, 저렴한 가격으로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제품에 주력하며 서브타깃인 중장년층을 위한 고급스런 소재의 제품을 다양하게 출시할 계획이다.
특정한 트렌드의 주도 없이 다양한 컨셉의 제품이 선보인 지난해에는 복고, 젠&모던, 미니멀리즘, 젠&오리엔탈, 유럽형 앤틱, 아메리칸 앤틱, 자연주의 스타일(내추럴리즘) 등이 공존했다.
그 중에서도 라이트 체리같은 밝은 자연주의 색상에 장식이 절제된 미니멀 디자인, 모던 스타일이 주류를 이뤘고 동양미를 강조, 시원한 비례감과 가로선으로 안정감이 돋보이는 디자인이 확산되었다. 한 예로 평상형 침대의 보편화는 물론 광폭도어와 같이 넓은 면을 강조하는 슬라이딩 가구도 하드웨어의 보강과 함께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
여타 가구류보다 경기 영향을 덜 받는다는 침대시장의 경우도 경기침체로 홈쇼핑을 통해 저가 상품 판매가 난립하는 가운데 300만원대 이상 고급형 고가 침대가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디자인면에선 서구적인 디자인 트렌드를 따라가면서 프레임 등은 중국에서 수입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매트릭스 원단으론 자카드 원단 사용이 일반화하면서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3년 전부터 등장한 라텍스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고급 매트리스 소재로 주목을 받으면서 올해도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로퍼드 침대 송재용 사장은 “라텍스는 현재 저가형 침대시장에서 자리를 잡았고 돌침대, 전동침대 등 다양한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디자인성이 가미된 침대의 소품종 생산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 한 해도 복잡해진 사회에서 벗어나 가정내에서 안정을 찾고 마음의 평화를 찾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자연주의 스타일의 가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컬러면에서는 다크브라운, 웬지 등의 어두운 톤과 더불어 화이트 오크, 메이플 등으로 표현되는 밝은 톤과 아이보리 톤이 공존하며 소재로는 유리, 알루미늄 등의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무늬목과 도장유리(유리의 뒷면에 도장을 입힌 공법), 하이그로시와 도장유리 등 두 가지 이상의 소재가 결합된 형태가 유행하는 한편 PVC, 피니싱 포일 등의 대체소재들이 저렴한 가격과 천연소재에 버금가는 우수한 품질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능성에서는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자유로운 이동형 가구들이 많이 선보이면서 다기능성과 다목적성이 강조될 전망이다. 보루네오가구 디자인팀 손영미 계장은 “장롱, 수납장은 내부 액세서리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내년에도 키큰장과 붙박이장 시장의 성장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추럴리즘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다양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모던클래식, 모던내추럴, 믹스&매치(Mix & Match)스타일 등의 공존이 2004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 김미영 기자
‘보다 안정된 앤틱풍 가구 정착’
손영미(보루네오가구 디자인팀 계장)
2002년까지의 디자인 트렌드에 있어서 대중적인 유행이 크게 부각되어 미니멀리즘이 강세를 보일 때는 모든 디자인이 젠 스타일이 가미된 미니멀리즘으로 평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2003년에는 매우 복합적인 다양한 트렌드가 공존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개성이 강조되면서 사용자의 생활 패턴과 추구하는 이미지, 성향에 따라 디자인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2003년 유행 트렌드를 나열해보면 복고 스타일, 젠&모던 스타일, 유럽형의 미니멀 스타일, 동양적인 젠&오리엔탈 스타일, 유럽형 앤틱 스타일, 아메리칸 앤틱 스타일, 자연주의 스타일 등이다. 또 기능성은 가구의 요소적인 부분이 아닌 가구의 목적으로도 대변되고 있다. 모던한 선이 가미된 소파에서 새로운 기능의 소재가 첨가된 편안한 곡선이 강조되는 스타일이 많이 선보이고 있으며, 모듈형으로 소비자가 다양하게 배치할 수 있는 가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03년 혼수용시장과 개비시장을 나누어 생각해 보면 전자에서는 여전히 젠 스타일이 가미된 모던 스타일의 가구를 선호하고 있으며, 대표되는 컬러로 퓨어 화이트와 월넛, 웬지 컬러가 콤비로 적용된 가구와 자연주의가 가미된 연체리 컬러의 가구가 주목을 받았다. 신혼층의 가구는 가격대가 낮더라도 새로운 공간을 채워 넣는다는 개념을 가진 만큼 신혼부부들에게 가구는 혼수 중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요즘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품목을 추가하거나 제외시켜 겉모습만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가구의 기능과 역할에 더 치중하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다.
반면 개비시장에서는 럭셔리 문화의 대중화에 따라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앤틱 풍이 열풍과도 같이 퍼져 갔다. 오리지널 앤틱이 아니더라도 앤틱 풍이 가미된 가구의 판매가 높아지고, 앤틱풍의 인테리어 소품이 유행함에 따라 2003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앤틱 스타일은 이미 대중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구 시장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앤틱 컬러의 가구가 출시되었고 이는 앞으로도 개비 시장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비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앤틱풍의 가구는 이제 우리 가구시장에서 뺄 수 없는 부분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2004년도에도 보다 안정된 앤틱이 선호될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복잡해진 사회에서 집으로 돌아와 안정을 찾고 마음의 평화를 찾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점차 자연주의 스타일의 가구 소비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추럴 무늬목의 자연 스타일을 추구한 가구와 서정적이고 차분한 이미지로 소재와 표면 질감으로만 변화를 주는 자연주의 스타일은 가구뿐만이 아니라 인테리어 분야에서도 그 영역이 커질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자연주의의 흐름은 타제품 시장에서도 찾아 볼 수가 있다. 기술만으로 경쟁하던 영역에서도 고객의 감성에 호소하는 부분이 점차 경쟁요소로 등장하고 있으며 웰빙(Well Being) 붐을 타고 좀 더 인간적이고 편안하며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웰 리빙(Well Living)’의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가구업계에서도 작년부터 조금씩 비중이 커지고 있는 메이플, 오크 톤의 가구가 자연주의 스타일을 타고 더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밀라노, 쾰른 등에서 보여지는 가구 트렌드는 국내시장에서 그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듯 하다. 예전에 거의 모든 업체가 발빠르게 적용했던 유럽형 가구는 이미 국내에 자연스럽게 안착이 되었고, 지금은 스스로 디자인 트렌드를 형성하면서(예를 들면 모던풍의 앤틱 가구) 발전시켜 나가리라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