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39길(솔바람다리구간)을 다녀와서 1

[강서허준]

누군가 봄은 세가지의 덕을 가진다고했던가요?
첫째는 생명이요
둘째는 희망이요
세째는 환희라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면

메말랐던 대지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겨우내 숨죽이고 있던 마른가지에서도
새잎이 나오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요.

농부들은 희망을 가지고
생명의 씨앗을 뿌리고.

남쪽으로부터 봄바람이 불어오면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가 녹으면서
우리네 마음도 훈훈해집니다.

계곡과 시냇가에 흐르는 물소리가 즐겁고
벌과 나비는 꽃과 꽃사이를 옮겨다니며
환희의 춤을 춥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간에도 화해무드가 무르익어 한반도에 진정으로 따뜻한 봄이오겠거니
기대가 됩니다.

전국방방곡곡에 봄축제로 분주한
4월 둘째주 일요일

다울은 벚꽃축제가 한창인 강릉주변의 동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해파랑39길로 트래킹을 떠납니다.

해파랑길은
동해안의 상징인 태양과 걷는 사색의 길로
770여km에 달하는 대한민국 최장 트레킹길이지요.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동해안탐방로 이름으로
해파랑길을 선정한 이후
(사)한국의 길과 문화에서 루트개발 및 운영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제 1구간인
부산의 오륙도 해맞이 공원부터
강원도 고성의 통일안보공원까지 50구간으로
나뉘어져 있지요.

해파랑39길은 솔바람다리구간으로
사천항에서 강릉항에 이르는
대략17km에 이르는 길입니다.

동해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솔밭길을 따라
경포대와 경포호수
허균과허난설헌 생가 등을
둘러볼수가 있지요.

떠나기 며칠전부터 마음이 설레입니다.

4월8일
트레킹코스가 좋아서
만차로 출발했습니다.

오랫만에 만차라서 그런지
회장님의 얼굴이 환한게 말을 안해도
이미 표정으로 다 드러납니다.

강릉사천요트장 인근에서
하차하여 기념촬영을 마치고
B팀은 경포대로 향하고
A팀은 바로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작은 다리를 건너는데
왼편으로는 시원한 동해바다가
오른편 저 멀리 만개한 벚꽃 너머로는
눈 덮인 선자령이 눈에 들어옵니다.

4월에 보기드문 특별한 풍경입니다.

경포공원에 들어서자 솔숲길입니다.

짭쪼름한 바다 내음에 솔향기가 더해서
기분이 상쾌합니다.

서해바다가 지척인 곳에 유달리 소나무가 많았던
송림리 571번지에서 태어나고 자란터라
오랜만에 느껴보는 고향의 냄새입니다.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눈누난나~~
잠시 솔밭길을 걷다
자연스레 모래밭으로 향합니다.

고향의 바닷가에도 백사장이 있어
관절염 신경통으로 수년씩 고생하시는 분들이
모래찜질을 하곤 했었는데.....

푹푹 빠지는 모래밭길이라 힘은 좀 들지만
탁 트인 짙푸른바다를 조망하며 걷자니
서울에서의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듯합니다.

사천 순포 순긋 순개울 해변을 따라 걷다가
경포대를 향해 백사장을 나서는데
독특한 외관의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골든튤립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앞으로는 경포해변 뒤로는 경포호를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에 위치하고 있네요.
두개의 건물이 하나로 이어져 있는데
싱가폴에 있는 마리나베이샌즈호텔처럼
옥상에 수영장도 있다고 하네요.

이 호텔을 뒤로하고 경포로로 들어서니
시원한 경포호수를 따라 벚꽃이 만발했고
벗꽃축제기간이라 그런지
경포대 가까이 다가갈수록
사람들로 인산인해입니다.

오고가는 사람들을 피해 조금 한적한 길로 돌아가노라니
소나무숲을 배경으로
경포호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자리잡은
우아한 고택이 눈에 들어옵니다.

방해정(放海亭)입니다.

원래 이곳은 삼국시대고찰인 인월사(印月寺)터였는데,
철종10년 (1859) 청안현감과 동천군수를 지낸 이봉구가 관직을 물러난 후 강릉객사(客司)를 헐어버릴 때 자재 일부를 가져다가 선교장(船橋莊)의 별장으로 이 정자를 짓고 말년을 보낸곳이라고 합니다.

방해정은 정자라기보다는 굴뚝을 비롯해 온돌방과 마루방 부엌 등을 ㄱ자 형태로 갖추어 살림집으로 꾸미고 손님들을 접대하기도 했는데, 요즘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대문이 잠겨 있어 들어갈 수가 없기에
담너머로 집안을 들여다보니 각종 수석을 비롯해 아담하게 정원을 잘 꾸며 놓았네요.

방해정 옆으로 낮은 언덕배기에
단청이 아름답고 온통 연푸른 색깔로 단장한
정자가 눈에 들어오네요.

금란정(金蘭亭).

금란이란 "두 친구가 합심하면 그 예리함이 금을 자를 수 있고, 향기는 아름다운 난과 같다"는 시경에서 따온 말로 조선 말기 이고장 출신의 선비 김형진이 경포대 북쪽 시루봉 아래에 건물을 짓고 매화나무를 심고 노닐던 매학정(梅鶴亭) 이후 금란계원(金蘭契員)으로 이름이 바뀐 뒤 이곳으로 이사와 금란정으로 바꾸었다고 하며 강원도유형문화재 5호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금란정 옆으로 상영정(觴詠亭)과 경호정(鏡湖亭) 두개의 정자가 더 있습니다.

상영정은 고종23년(1886) 강릉의 향토유림 16인이 상영계(觴詠契)를 조직하고 강신(講信) 활동(향약에서 조직원들이 함께 술을 마시며 신의를 다지던 일 )을 하기 위해 건립하였다는데,
경호정과 금란정보다는 조금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풍경을 조망하기가 좋은 곳으로,
이곳에서 소뿔로 만든 잔에 술을 따라 마시면서 시를 읊었다고 하는데 옛선비들의 풍류와 멋을 엿볼 수 있습니다.

경호정은 1927년 강릉지역 중신들이 창회계(暢懷契) 를 조직하고 강신활동을 하기위해 건립하였다고 하는데,
그 옆에는 온돌이 있는 별채가 있어 숙식도 할 수가 있었다고 하네요.

현판에 관심이 많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볼 시간이 여의치 않아 사진촬영만 하고 급히 경포대로 향하는데,
참소리축음기 에디슨과학박물관이 발목을 잡네요.

손성목관장이 수십년간 수집해온 각국의 명품 축음기를
비롯해 에디슨의 발명품까지 수집범위를 넓혀
전시하게 된 박물관으로 다양한 볼거리가 있겠으나 다음을 기약하고 경포대(鏡浦臺)로 항합니다.

경포대는 경포호수 북쪽의 작은 언덕에 있으며 팔작지붕에 정면6칸 측면5칸으로 된 제법 큰 누각으로
주변으로 아름드리 노송들과 벗나무들로 에워싸여 있습니다.

신발을 벗고 누대에 올라보니 아침햇살에 눈부신 경포호수와 주변의 빼어난 경관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솔바람 벚꽃향이 상큼하니 신선이 따로 없습니다.

잠시 후 안쪽을 자세히 살펴보니 숙종의 어제시를 비롯하여 여러 명사들의 기문 시판이 걸려있는데,
특히 제일강산(弟一江山)이라고 쓴 커다란 현판이 눈에 뜨입니다.
두말 할 것 없이 경포대가 관동팔경 가운데 첫손에 든다는데 이의를 달 수가 없네요.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다음행선지인
허균 허난설헌기념공원으로
발길을 옮겨가는데, 회장님을 비롯하여 일행몇분이 경포호숫가에서 정겹게 점심을 먹고 있네요.

잠시 베낭을 내려놓고
새벽일찍 일어나 정성껏 만들어준 아내표 샌드위치를
함께 먹으면서 잠시 긴장을 풀어봅니다.

[청암]

생동감 넘치는 후기글과 생생한 사진이 그날의 행복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감사드리며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목]

세셰한 후기 잘읽었습니다~~
지나온 길들을 다시 되짚어주시니 아주 좋네요 감사합니다 원장님

[가파도]

지난날에 역사와 생동감 넘치는 후기글
정성을 다해 설명까지 감동 입니다
조목 조목 사진까지 마음이 부드럽네요
정말 고맙고 감사 드립니다
많은것 배우고 듣고 갑니다
수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