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넘어 이상과열 '경고 [진단]버블 논란 휩싸인 제주 부동산시장 실수요자에 투기수요까지 겹쳐 가격 끌어올려

[사하라]

저금리에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증가율 최고치 
호황과 불황은 반복… 침체기 땐 부작용 심각 
제주만의 주택정책 수립할 주택청 신설 필요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달 초 '제주 농지관리 강화방안'을 내놨다. 부동산 거래붐이 일고 있는 제주에서 외지인들이 취득한 농지 가운데 농사용이 아닌 편법개발 등 투기성 매매 수요가 많아 농지 관리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최근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부동산 관련통계 구축과 제주 차원의 주택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의 주택공급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이 같은 제주자치도의 행보는 늦은감이 있지만 최근 3~4년 사이에 나타난 토지·아파트 가격의 이상과열 현상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되겠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토지와 주택 가격은 도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것인데, 요즘 제주 땅값은 '하루가 다르게 오른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만큼 후끈 달아오른 상태다. 현재의 과열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현재 내 집 마련을 계획중인 이들이나 미래 세대들에겐 현실적이고도 심각한 문제로 다가올 게 뻔하다. 제주형 주택정책 수립이 시급한 이유다. 

▶하루가 다르게 뛰는 아파트와 토지=지난해 제주 순유입인구가 1만1112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서는 등 제주로의 이주 열풍과 개발사업 등의 호재를 타고 제주 부동산은 최근 3~4년 사이 계속 상종가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월 말 발표한 올해 1월1일 기준 전국 표준지공시지가에 따르면 제주지역 땅값 상승률은 9.20%로, 전국평균 상승률(4.14%)을 훌쩍 웃돌며 2005년(12.36%) 이후 10년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분양가 오름세는 더욱 가파르다. 1999년 분양(109~113㎡ 기준)한 제주시 연동 현대아파트와 연동 대림1차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각각 345만원, 333만원이었다. 2003년 분양한 노형뜨란채 아파트는 3.3㎡당 분양가가 470만원이었다. 그 후 한동안 단지형 아파트 분양이 주춤하다 2009년 이도2지구에서 분양한 한일베라체는 3.3㎡당 평균가격이 702만원으로 급상승하면서 고분양가 논란에도 제주에서는 분양권에 전에 없던 '프리미엄(웃돈)'이 붙기 시작했다. 그후 2011년 분양된 아라아이파크 평균 분양가는 3.3㎡에 730만원, 2012년 노형2차아이파크 분양가는 902만원으로 도내 아파트 중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지만 1순위에서 각각 평균 4.97대1, 21.3대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당시 전국 아파트시장은 상당한 침체기로 제주지역만 나홀로 활기를 띠면서 호황을 넘어 '버블' 논란이 일었다.

제주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쌌던 서귀포시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 강정지구에서 분양한 중흥S-클래스와 강정 유승한내들퍼스트오션은 3.3㎡당 각각 778만원, 795만원(중상층 기준)이라는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각각 1순위에서 평균 6.9대1, 10.2대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이 같은 제주의 아파트 분양시장 열기는 실수요자들만의 반응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분양권 당첨 직후 3000만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하면서 '단지형 아파트는 당첨되기만 하면 돈이 된다'는 인식이 퍼졌고, 도민뿐 아니라 다른 지방 '떴다방'과 기획부동산 등 분양권 전매차익을 얻기 위한 투기성 수요가 조직적으로 가세해 청약 경쟁률을 끌어올리며 분양시장을 왜곡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분양 10년 된 아파트의 이상한 고공행진=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신규 분양 아파트뿐 아니라 교육여건이 좋고 편의시설이 집중된 연동과 노형동의 10년 된 아파트들도 계속 오른다는 데 있다.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2001년 준공된 현대아이파크(전용면적 84.95㎡)는 올 1분기에 3억7800만~4억원에 매매됐다. 2006년 준공된 노형뜨란채(84.75㎡) 역시 1분기 매매가격이 3억~3억6500만원으로 10년만에 가격이 갑절 이상 올랐다. 이도한일베라체(전용면적 84.67㎡)는 분양가보다 1억 이상 비싼 3억5000만~3억6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도내 부동산중개업자 고모씨는 "다른 지방 기획부동산 등에서 제주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도외 수요자에게 고가에 거래를 성사시키면 주변 부동산 시세도 자연스럽게 그 수준으로 뛰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6조2079억원으로 1년 전(5조3335억원)에 비해 16.4% 증가하면서 2007년 가계대출 통계작성 이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도내 가계대출 증가율이 2010년 8.3%, 2011년 9.7%, 2012년 1.6%, 2013년 10.7%임을 볼 때 2013년 이후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대출 증가는 아파트가격 상승 기대를 타고 매매 증가와 사상 초유의 저금리가 그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있다.

▶주택정책 전담부서 등 대책 절실=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제주 부동산시장은 침체기였으며, 수도권의 사례에서 보듯 부동산시장이 호황과 불황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볼 때 제주부동산 시장도 당분간은 호황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현 상황이 최고점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즉 침체기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 대출규제를 풀면서 현재 가계부채의 상당부분이 부동산 담보대출인데, 경기회복과 물가상승으로 저금리기조가 끝나면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지만 매매차익을 기대해 무리하게 집을 산 가구의 경우 이자비용이 커다란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또 집값이 하락하면 하우스푸어를 양산하게 된다.

제주대 정수연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시장의 침체도 문제지만 지나친 활황도 문제다. 현재 제주 부동산시장은 활황을 넘어 버블 수준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어서 지방정부의 정책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현 상황을 행정에서 방관한다면 현재의 문제가 아닌 청소년 등 미래세대들이 주택 구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또 "도내 주택공급계획을 수립하고 부동산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할 제주주택청 신설과 부동산가격 급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계층간 갈등유발 해소 차원에서 저소득층에게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주택기금 신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머니마니]

오랜만에 현실을 직시한 기사가 나왔군요~~
이대로가다간 우리 아들딸들이 정말 힘들어질듯요~~
집한채 갖고있어서 집값 오른다고 좋아할일도 아니구요~~
그거 팔아서 어디 갈데가 있겠냐구요~~??

[머니마니]

이러다간 하와이처럼 제주사람들 원주민될지도....
정책개입 분명히 필요한시점이라 생각됩니다....

[감사한 하루]

와닿아요ᆢ제주도 보통사람들은ᆢ집못살거같아요ᆢ그렇다고 평균연봉이 높은것도아니잖아요ᆢ이지경이 되되록 뭐하는건지ᆢ욱하고 화가나네요ㅠㅠ근데ᆢ왠지 달라질게없을것같다는...;;

[잡초]

삼화지구에 임대 아파트를 많이 지었으니...브랜드 민영 아파트를 많이 공급했으면 하네요...^^

[호푸]

에고~에고~
언제쯤 정상궤도에 올라~
집 마련을 해질련지...
주택에도 신경좀 써주셨으면 하네요--

[볼빨간 피터팬]

뭐든 비싼제주도에서 그나마 싼것은? 삼다수(물), 월급(인건비), 제주산 돼지고기(?) ㅡㅡ;;

[느림보달팽이]

진짜 정책이 필요할때인것같네요 신규분양아파트도 실수요자들에게 돌아가게 전매기한도 길게뒀으면하네요

[아라리]

저는 이 기사가 왜 자꾸만 다르게 읽혀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제주도 부동산 광풍에 대한 걱정을 가장한채, 대단지 아파트는 묻지말고 신규 분양이건 10년 넘은 노후된 아파트건 투자해도 괜찮아~" 의미를 내포한 간교한 기사처럼 느껴지니 말입니다~~

지금 시점이 막차인지, 아직 물이 더 들어오는 시점인지~~ 누구도 섣불리 장담은 못하고, 그 판단은 각자의 몫일 겁니다.

그런데, 소득 기준대비 비정상적으로 제주도 부동산 덩치가 비대해지기만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