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7월 1일(금)*
▲영화 속 쇼팽(Chopin)
◼피아노 시인
◀빗방울 전주곡
(Prelude Raindrop)
*007 문레이커
◀녹턴(Nocturne) No20 C-Sharp Minor
*The Pianist
◾Wladyslaw Szpilman
◀발라드 No1 G Minor op23
*The Pianist
◾Arjen Seinen
◀화려한 大폴로네이즈 G장조
(Grande Polonaise Brillant)
*The Pianist 마지막 장면
◀즉흥 환상곡(Impromptu)
◾조성진-No1 A Flat Major
◉7월 첫날입니다.
줄기차게 내리는
장맛비 속에서도
하늘말나리가 하늘을 향해
고개를 꼿꼿이 들었습니다.
나리꽃 대부분은 꽃이
옆으로 피거나 아래로 핍니다.
비바람을 피하거나 견뎌내기 위해
그렇게 진화돼왔습니다.
그런데 하늘말나리는
이름 그대로 꽃이 하늘을
향해 핍니다.
위로 피는 대신 꽃의 크기를
줄여서 외부 충격을 흡수합니다.
하늘말나리가 참나리나 땅나리,
날개하늘나리보다
꽃잎의 폭이 좁고 작은
이유입니다.
◉주황색 꽃에 자주색 점들이
박혀있습니다.
나리꽃류는 어느 종류나
붉은색 또는 주황색 꽃을 피웁니다.
새나 동물 곤충에게
눈에 잘 띄는 색깔입니다.
색깔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나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호랑나비는 붉은색 계통을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나리꽃류들은 이 호랑나비만
불러들이면 됩니다.
가루받이 매개자이기 때문입니다.
꿀을 주는 대신 꽃가루를
잔뜩 묻혀주면 대성공입니다.
◉나리류는 모두 백합과,
백합목에 속합니다.
백합(百合)이란 이름은
비늘줄기 여러 조각이 합쳐져서
하나의 뿌리가 됐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나리의 이 덩이뿌리는
전분질이 풍부합니다.
이 영양가 많은 덩이뿌리를
멧돼지 같은 동물이
노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꿀 정도 빼앗기는 것은 괜찮지만
덩이뿌리를 뺏기면
목숨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뿌리를 지키기 위한
목숨 건 작전이 펼쳐집니다.
◉덩이뿌리를 나눠서
한쪽은 위로 한쪽은 아래로
배치합니다,
땅속 깊이 들어가는 뿌리가
바로 견인근(牽引根)입니다.
말 그대로 땅속 깊이 끌어당기는
뿌리로 멧돼지 등이 파갈 수
없도록 숨습니다.
◉그런데도 들켰을 때는
자폭(自爆)해 버립니다.
덩이 모양의 뿌리를
조각조각 해체해 버립니다.
덩이뿌리를 노렸던 동물은
재수 없다며 떠나버립니다.
살아남은 뿌리 조각은
그 자리에서 다시 뿌리를 뻗으며
싹을 틔웁니다.
아름다운 자태의 나리꽃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렇게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야생의 생명이 스스로 지켜가는
지혜와 강인함을 예사로
지나치기가 어렵습니다.
◉요즘 내리는 장맛비
소리는 요란합니다.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 시작에서
똑! 똑! 똑! 떨어지는 슬프고
아름다운 ‘빗소리와는 다릅니다.
하지만 조금 듣고 있다 보면
음악이 격정적으로 치닫기
시작하면서 요즘 익숙한
빗소리가 들립니다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은
그가 지중해 마요르카 섬에
머물고 있을 때 작곡했습니다.
외출했던 6살 연상의 연인
조루주 상드가 폭우에도
몇 시간 째 돌아오지 않아
불안한 마음을 떨쳐내기 위해
피아노 앞에 앉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들이 머물렀던 1838년
마요르카는 유난히 춥고
비가 잦았다고 합니다,
추위와 잦은 비에
불륜으로 보는 주위의 시선,
악화된 건강 속에서
24곡의 전주곡 대부분을
여기서 작곡했습니다.
‘악절마다 마디마디가 무겁고
얼음같이 차가운 물방울이
그의 가슴 위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소설가인 연인 상드가 묘사한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입니다.
◉유명해진 이 음악은 여러 영화에
삽입됐습니다.
그 가운데 조금 뜬금없기는 해도
007 영화 ‘문레이커’에 들어간
연주를 들어봅니다.
아르헨티나 출신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연주가
배경음악으로 들어갔습니다.
여든한 살인 그녀는 지금도 ‘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SvadlB6jyQ4
◉이제 쇼팽의 음악에서 시작해
쇼팽의 음악으로 끝나는 영화
‘더 피아니스트(The Pianist) 속의
쇼팽 음악을 만나봅니다.
쇼팽은 폴란드인이 존경하는
최고의 위인 중 한 사람입니다.
또한 피아니스트들의 절대적인
신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에게는 ‘피아노 시인’이란
이름이 따라다닙니다.
우아하고 분위기 있는 선율,
자유로운 형식의 그의 음악을
사람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2002년에 만들어진 영화
’The Pianist’는 폴란드의 ‘
유대계 피아니스트
블라디스로프 스필만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세계적인 거장
로만 폴란스키입니다.
그 역시 유대계 폴란드인으로
스필만처럼 나치의 유대인
강제 거주 지역인 게토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전쟁의 상흔과 휴머니즘,
무엇보다 전쟁의 폐허와
고통스런 삶 속에 살아있는
피아노 선율이 눈부신 영화입니다.
여기에 들어간 모든 음악이
바로 폴란드의 자랑
쇼팽이 작곡한 것들입니다.
앞서 들었던 ’빗방울 전주곡‘을
포함해 열 곡 이상이 등장합니다.
◉1939년 바르샤바,
스필만이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고 있던 라디오 방송국이
폭격을 당해 파괴됩니다,
이후 6년간 방송국은 폐쇄됩니다.
그라고 스필만은 유대인
강제 거주 지역인
게토로 끌려갑니다.
이 영화 도입부는 바로 스필만이
연주하는 쇼팽의 녹턴의 No 20
C-Sharp Minor로 시작됩니다.
이 곡은 쇼팽의 유작으로
그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대변한다는 얘기를 들은
녹턴(야상곡)입니다.
이 영상은 1997년 스필만이
바르샤바 집에서 녹화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https://youtu.be/n9oQEa-d5rU
◉추위와 배고픔, 외로움과
싸우며 숨어지내던 스필만은
독일 장교를 만나게 됩니다.
절망적인 순간에 그가 신분을 묻자
피아니스트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장교는 피아노 연주를
해보라고 합니다.
폐허가 된 주변으로 흐르는
피아노 선율이 아름답습니다.
◉여기에서 스필만이 연주하는 곡은
쇼팽의 발라드 1번 G 마이너입니다.
쇼팽이 스무 살 때
미키에비치라는 시인의 시를
바탕으로 작곡했었습니다.
슈만이 가장 거칠고
독창성이 풍부한 작품으로
평가했던 곡입니다.
실제로는 녹턴을 연주했지만
영화 흐름을 위해
발라드 1번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장교를 만나는 장면에서부터
연주까지입니다.
영화 속 스필만역의
에드리언 브로디가 연주하지만
실제로는 네덜란드 피아니스트
Arjen Seinen이 연주했다고 합니다.
https://youtu.be/j4vK6AQen7o
◉독일장교 이름은 빌름 호젠펠트,
독일군아 철수하면서 그는 스필만에게
남은 식량과 외투까지 건네고
떠나갑니다.
나중에 바르샤바에서 스필만의
연주를 듣겠다고 했지만
그는 소련 포로수용소에서
숨지면서 약속은 허사가 됐습니다.
◉마지막 엔딩 음악,
바르샤바 교향악단과 협연하는
’화련한 대 폴로네이즈‘입니다.
폴로네이즈는 폴란드 민속 무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음악입니다.
1835년 파리에서 초연된 이 곡은
낭만적이면서도 호쾌한 에너지가
밝고 화려한 기운을 뿜어내는
음악으로 엔딩 음악 잘 어울립니다.
https://youtu.be/gufGfUmQu-c
◉잔혹한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아
6년 전 중단했던 쇼팽의 ‘녹턴’을
다시 연주하는 스필만에게
영화는 따뜻한 시선과 미소를
건네줍니다.
◉쇼팽과 조르주 상드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영화 ‘Impromptu’,
‘쇼팽의 연인’ 속의 음악을
마지막으로 듣습니다.
‘Impromptu’는 쇼팽의
‘즉흥 환상곡’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4개의 즉흥 환상곡 가운데
첫 번째 곡을 조성진의 연주로
만나봅니다.
세계 3대 콩쿠르 가운데 하나로
5년마다 열리는 쇼팽 국재 콩쿠르에서
우승했던 조성진의 연주입니다,
No1 in A Flat Major입니다.
https://youtu.be/_I72LbBf7OM
◉며칠 주위를 흠뻑 적셨던
장마가 잠시 쉬어갈 모양입니다.
주중에 열심히 일했으니
주말에는 쉬는 건
날씨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다음 주에도 비 예보가
줄줄이 있습니다.
비가 쉬어가는 주말 동안
여유 있게 주위를 챙겨보고
점검해 봐야겠습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