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달 지표가 나왔습니다.
늘 그랬듯이 처음 보시는 분들을 위해 지표를 보여드리기 전에 두 가지 양해를 사전에 구하고 시작하고자 합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 증감률은 KB부동산, 거래량은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이 출처입니다.
① KB 월간 시세 증감률은 전월 중순부터 당월 중순까지의 시세가 기준입니다. 즉, 여기서 말하는 10월 시세 증감률은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를 말합니다.
②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의 거래량은 '계약일' 기준이며 주택 거래 신고 기한은 1개월입니다. 10월 거래량의 정확한 수치는 11월말에 확인 가능한 셈입니다. 즉, 정확한 거래량은 1개월 전까지 Data만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자, 이제 그래프 보시겠습니다.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 증감률 +0.23%
KB부동산 기준으로 9월에야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 증감률이 플러스 전환되었는데요(+0.26%), KB부동산 데이터가 3개월 정도 후행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4~5개월 가량 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많은 분들이 올해초부터 플러스 전환된게 아니냐, 따라서 7~8개월 후행하고 있는거 아니냐고 지적하실 수 있는데요, 제가 서울에서 가장 세대수가 많은 20개 단지의 실거래가 추이를 계속 확인중인데 강남3구는 확실히 올초부터 상승 전환했습니다만 다른 지역들은 상대적으로 늦게 상승 전환된데다 심지어 아직도 상승하지 않은 단지도 있는 점을 보면 서울 평균적으로는 3~4월부터 상승 전환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체감상으로는 서울 상급지의 상승은 둔화되거나 일단락된 느낌이 있습니다. 실제 강남3구 거래량을 보시면 2분기 2,031건 대비 3분기에 2,007건으로 소폭 하락한데다 10월 거래량도 207건으로 9월 591건에 비해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10월 거래량이 11월 5일까지 신고된 거래량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적은 편입니다.)
반면 소위 말하는 노도강(노원ㆍ도봉ㆍ강북구) 및 금관구(금천구ㆍ관악구ㆍ구로구) 거래량은 9월 714건에서 10월 428건(11월 5일까지 신고된 거래량)으로, 추세를 보면 9월과 10월 거래량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상급지의 거래 감소폭이 두드러지고 있는 셈입니다.
늘어나는 가계 부채를 우려하여 정부가 그동안 억제해왔던 가산금리 상승을 용인하면서 시중 금리도 오른 상황인데다 전고점에 육박해가는 가격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전세가율 자체도 여전히 과거보다 낮기 때문에 상승 탄력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24년 서울 자체의 입주 물량은 적지만 수도권은 여전히 많은 편입니다. 서울 전세가가 서울 입주 물량보다 수도권 입주 물량과 상관관계가 깊다고 말씀드린 바 있기 때문에 공급 부족이 '24년 상승 재료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합니다. 관련 내용은 제게도 큰 관심사이기 때문에 올해 연말쯤 종합적으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매매 매물은 7월말 6만 8천여건 → 8월말 7만 1천여건 → 9월말 7만 3천여건 → 10월말 7만8천여건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프에서도 보시다시피 최근 증가세는 더 가파릅니다. 매매 매물의 증가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렇다해도 최근 증가세는 작지 않은 수준입니다. 적체되고 있는 매물대를 돌파하면서 상승을 이어나가려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유동성을 죄고 있는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전세가율의 상승 여부는 더욱더 중요해진 체크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세 매물은 5월말 3만 7천여건 → 6월말 3만 4천여건 → 7월말 3만 1천여건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였고 9월말까지는 더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고 있다가 10월말 3만 3천여건으로 소폭 증가하였습니다. 여전히 매물의 절대적인 수준 자체가 낮은 편이기 때문에 전세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고 실제 10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시세 상승률은 +0.62%로 매매 상승률의 2배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세가율이 당분간 상승할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다만 관건은 그 증가폭입니다.
위 그래프는 서울 아파트의 5분위별 평균 매매가 추이인데 5분위(상위 0~20%) 아파트는 6월부터, 4분위와 3분위(상위 20~60%) 아파트는 8월부터, 2분위(상위 60~80%) 아파트는 9월부터 상승 전환하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KB부동산 Data가 4~5개월 가량 후행하고 있다고 본다면, 상위 0~20% 아파트는 연초부터, 상위 20~60% 아파트는 3~4월부터, 상위 60~80% 아파트는 4~5월부터 상승 전환했다고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전세가율은 2016년 7월(75.1%)을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하여 2018년 1월 70%를 뚫고 내려갔고 같은 해 11월에 60%를 뚫고 내려갔습니다. 2020년 8월 임대차3법 시행 직후부터 반등한 전세가율은 2021년 1월에 단기 고점(56.3%)을 찍고 10월(54.6%)까지 완만히 하락하다가 2022년 10월(54.7%)까지 1년여간 동일 수준을 유지하였는데요, 그 이후 2023년 4월 50.8%까지 빠르게 하락하였고 그 이후 7월 50.9% → 8월 51.0% → 9월 51.1% → 10월 51.3%로 조금씩 오르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장기 평균에 비하면 현재의 전세가율은 여전히 낮은 편인데다가 2009년 이후 전세자금대출이 생기고난 상황까지 감안하면 역시 현재의 전세가율은 상당히 낮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대로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세가율 수준은 60% 내외로 보고 있는데요(실제 2013년 9월 전세가율이 60%에 도달하자 매매가가 중장기 하락장을 마감하고 상승 전환), 따라서 현재의 전세가율 상승은 매매가 상승을 견인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판단을 해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주에 갑자기 날씨가 추워진다고 하는데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즐거운 한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