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달 지표가 나왔습니다.
늘 그랬듯이 처음 보시는 분들을 위해 지표를 보여드리기 전에 두 가지 양해를 사전에 구하고 시작하고자 합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 증감률은 KB부동산, 거래량은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이 출처입니다.
① KB 월간 시세 증감률은 전월 중순부터 당월 중순까지의 시세가 기준입니다. 즉, 여기서 말하는 11월 시세 증감률은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를 말합니다.
②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의 거래량은 '계약일' 기준이며 주택 거래 신고 기한은 1개월입니다. 11월 거래량의 정확한 수치는 12월말에 확인 가능한 셈입니다. 즉, 정확한 거래량은 1개월 전까지 Data만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자, 이제 그래프 보시겠습니다.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 증감률 +0.04%
9월(+0.26%), 10월(+0.23%)에 비해 11월 상승폭이 둔화되었습니다. 거래량도 9월 3,376건, 10월 2,313건에 이어 11월은 12월 2일까지 1,149건이 집계되었습니다. 남은 기간 비슷한 추이로 집계된다고 감안하면 10월과 11월의 거래량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서울 부동산의 상승과 하락을 견인한다고 할 수 있는 강남3구 거래량의 감소폭은 좀더 큽니다. 9월 599건에 이어 10월 361건이 거래되었고 11월은 12월 2일까지 132건이 집계되어 서울 평균 감소폭보다 더 많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반면 11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시세 증감률은 10월과 똑같은 +0.62%로, 주춤하는 매매 시세에 비해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울 아파트 전세 시세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 23.1만호로 예정되어 있었으나(한국부동산원ㆍ부동산R114 공동 분석), 연이은 공기 지연으로 올해 9월까지 입주 물량이 10.3만호에 그치면서 전세가에도 상방 압력을 제공하였습니다.
게다가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이 사상 최저 수준(1만호 내외)까지 감소하여 전세가 폭등이 예상되며 이것이 매매가를 밀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는데요, 다만 제 생각은 다소 다릅니다. 그 부분은 뒤에서 간략히 살펴보고, 더 자세히는 연말경에 자세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매매 매물은 7월말 6.8만여건 → 8월말 7.1만여건 → 9월말 7.3만여건 → 10월말 7.8만여건까지 증가하다가 11월말도 7.8만여건으로 증가세가 주춤하였습니다. 다만 7.8만여건도 작지는 않은 수준입니다. 매매 매물의 증가 추세 또는 규모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지만 기본적으로 매매 매물의 증가는 상승에 악재로 보는게 옳다는 생각입니다. 많이 적체되어있는 매물대를 돌파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상승을 이뤄내려면 동력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그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결국 매매가를 지탱하는 전세가율이 중요한 상황입니다.
전세 매물은 5월말 3.7만여건 → 6월말 3.4만여건 → 7월말 3.1만여건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그 이후 증가도 감소도 하지 않은 수준이 9월까지 지속되었고 그 이후 10월말 3.3만여건 → 11월말 3.6만여건으로 소폭이나마 증가 추세입니다. 절대적인 매물 수준 자체가 적은 편이기 때문에 전세가 상승은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체감상으로는 최근 전세가 상승이 멈춘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개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개포주공1단지 재건축)가 11월 30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는데, 그동안 매물 소진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었으나 최근 들어 매물 소진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접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이 사상 최저치로 감소하면서 전세가 폭등 전망이 여럿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실 올해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에서 작지 않은 물량이 내년으로 이월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내년 전세가 폭등 가능성은 개인적으로는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직 적기는 하지만 전세 매물의 증가 추세의 지속 여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위 그래프는 서울 아파트의 5분위별 평균 매매가 추이인데 5분위(상위 0~20%) 아파트는 6월부터, 4분위와 3분위(상위 20~60%) 아파트는 8월부터, 2분위(상위 60~80%) 아파트는 9월부터 상승 전환하였습니다. KB부동산 데이터가 4~5개월 가량 후행하고 있다고 본다면, 상위 0~20% 아파트는 연초부터, 상위 20~60% 아파트는 3~4월부터, 상위 60~80% 아파트는 4~5월부터 상승 전환했다고 추정해볼 수 있는데요, 11월 KB부동산 데이터는 2~5분위 아파트의 상승폭이 축소되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도 2분기 대비 3분기의 상승폭이 축소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전세가율은 2016년 7월(75.1%)을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하여 2018년 1월 70%를 뚫고 내려갔고 같은 해 11월에 60%를 뚫고 내려갔습니다. 2020년 8월 임대차3법 시행 직후부터 반등한 전세가율은 2021년 1월에 단기 고점(56.3%)을 찍고 10월(54.6%)까지 완만히 하락하다가 2022년 10월(54.7%)까지 1년여간 동일 수준을 유지하였는데요, 그 이후 2023년 4월 50.8%까지 빠르게 하락하였고 그 이후 7월 50.9% → 8월 51.0% → 9월 51.1% → 10월 51.3% → 11월 51.6%로 조금씩 오르는 모습입니다.
다만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중장기 평균(55.1%)에 비하면 현재의 전세가율이 여전히 낮은 편인데다가 2009년 전세자금대출이 생기고난 상황까지 감안하면 현재의 전세가율은 낮은 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매매가 폭락을 불러일으킬 만한 수준은 아닙니다만 본격적인 매매가 상승을 뒷받침하기에는 높은 전세가율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2013년 9월 전세가율이 60%를 상향 돌파하자 매매가도 상승 전환이 되었던 과거를 돌이켜보면, 현재의 전세가율보다 어느 정도 유의미하게 올라야 본격적인 매매가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년도 이제 그 끝이 한달만을 남겨두고 있네요. 1년 마무리 잘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