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지표가 나왔습니다.
늘 그랬듯이 처음 보시는 분들을 위해 지표를 보여드리기 전에 두 가지 양해를 사전에 구하고 시작하고자 합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 증감률은 KB부동산, 거래량은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이 출처입니다.
① KB 월간 시세 증감률은 전월 중순부터 당월 중순까지의 시세가 기준입니다. 즉, 여기서 말하는 1월 시세 증감률은 12월 중순부터 1월 중순까지를 말합니다.
②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의 거래량은 '계약일' 기준이며 주택 거래 신고 기한은 1개월입니다. 1월 거래량의 정확한 수치는 2월말에 확인 가능한 셈입니다. 즉, 정확한 거래량은 1개월 전까지 Data만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자, 이제 그래프 보시겠습니다.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 증감률 -0.19%
12월 -0.11%로 하락 전환 이후 1월은 하락폭이 조금 더 커졌습니다. 체감상 KB부동산이 3개월 가량 업데이트가 늦다고 판단해볼 때 9월부터 마이너스 전환된게 아닌가 생각되는데 현시점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격지수도 서울 아파트가 9월을 단기 고점으로 10월부터 하락 전환한 걸로 나오기 때문에 2~3개월 가량 시차가 발생하는거 같습니다.
거래량을 보면 '23년 9월 3,400건에서 10월 2,337건, 11월 1,843건, 12월 1,822건으로 감소 추세이나 1월 들어 1월 31일까지 반영된 거래건수는 1,383건으로, 1월 거래건수 반영 기한인 2월말까지 가보면 적어도 2,000건은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하락 전환했던 시장이 반등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시그널로 볼 수도 있으나 유의미한 수준의 거래량은 아직 아닌 걸로 판단됩니다.
1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시세 증감률은 +0.45%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침 얼마전 국토교통부에서 '23년 인허가/착공/완공 물량 데이터가 나와서 확인해본 결과,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공동으로 분석하여 반기마다 발표하는 수도권 아파트 입주 예상 물량이 2023년 23.1만호였는데 실제 결과는 14.1만호 (서울은 불과 1.3만호)로 나왔습니다. 그만큼 준공 지연 물량이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많은 기관에서 2024년 서울 입주 물량이 역대급으로 적어서 전세 대란에 따른 전세가 급등을 전망하고 있는게 사실인데요, 2019~21년 연 평균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이 22.5만호였던데 비해 수도권 아파트 준공 물량은 2022년 17.6만호, 2023년 14.1만호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2024년으로 이월된 물량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세가 상승 가능성은 매우 높으나 전세 대란 수준의 상황은 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매매 매물은 2023년 7월말 6.8만여건 → 8월말 7.1만여건 → 9월말 7.3만여건 → 10월말 7.8만여건까지 증가하다가 조정장을 겪으면서 12월말 7.5만여건까지 감소했습니다만 2024년 1월말 7.8만여건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매 매물의 증가 추세 또는 규모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지만 기본적으로 매매 매물의 증가는 상승에 악재로 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늘어나는 매물대를 돌파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상승을 이뤄내려면 동력이 필요한데 지난 9월 특례보금자리론 및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제한으로 동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마침 얼마전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작되었고 대환대출 시행으로 조금더 이자 부담이 줄어들게 되는 상황이 얼마나 시장에 동력을 제공할지 주목됩니다.
새로운 보금자리론은 특례보금자리론에 비해 자격이나 규모가 제한적이고 6억원 이하 주택 구매시에만 적용되므로 시장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며, 금리 혜택이 파격적인 신생아 특례대출은 서울 외 지역과 상대적으로 낮은 평형 아파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풍선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그 규모나 자격 요건이 특례자리보금론보다 제한적이기 때문에 작년만큼의 파급 효과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전세 매물은 2023년 5월말 3.7만여건 → 6월말 3.4만여건 → 7월말 3.1만여건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그 이후 10월말 3.3만여건 → 11월말 3.6만여건 → 12월말 3.5만여건 → 2024년 1월말 3.5만여건으로 증가도 감소도 하지 않는 소강 상태입니다. 다만 절대적인 매물 수준 자체가 적은 편이기 때문에 전세가 상승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서울 아파트의 5분위별 평균 매매가 추이인데 보시다시피 가장 고가인 5분위(상위 0~20%) 아파트가 가장 선전하고 있고 가장 저가인 1분위(상위 80~100%) 아파트가 가장 고전하고 있습니다. 1분위 아파트는 반년전에 비해 -1.6% 하락한데다 2021년 3월 5억원을 돌파한지 70개월만인 2024년 1월 다시 5억원 아래로 내려앉았습니다. 반면 5분위 아파트는 반년전에 비해 +2.7% 오른 상황인데다 전고점(25.1억원)에 조금 모자른 24.6억원 수준입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보금자리론과 신생아 특례대출이 1분위 아파트 수요를 증가시켜 반등을 이끌어낼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전세가율은 2016년 7월(75.1%)을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하여 2018년 1월 70%를 뚫고 내려갔고 같은 해 11월에 60%를 뚫고 내려갔습니다. 2020년 8월 임대차3법 시행 직후부터 반등한 전세가율은 2021년 1월에 단기 고점(56.3%)을 찍고 10월(54.6%)까지 완만히 하락하다가 2022년 10월(54.7%)까지 1년여간 동일 수준을 유지하였는데요, 그 이후 2023년 4월 50.8%까지 빠르게 하락했다가 7월 50.9% → 8월 51.0% → 9월 51.1% → 10월 51.3% → 11월 51.6% → 12월 51.9% → 2024년 1월 52.2%로 오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전세가율의 증가/감소를 상승 동력의 축적/소모로 보고 있는데요,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최근 전세가율이 오르는 모습은 상승 동력의 축적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만 전세가율의 중장기 평균(54.3%)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편인데다가 2009년 전세자금대출이 생기고난 상황까지 감안하면 현재의 전세가율이 높은 편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즉, 본격적인 매매가 상승을 뒷받침하기에는 높은 전세가율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2013년 9월 전세가율이 60%를 상향 돌파하자 매매가도 본격적으로 상승 전환이 되었던 과거를 돌이켜본다면, 현재의 전세가율보다는 좀더 올라줘야 유의미한 수준의 매매가 상승이 일어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가오는 구정 연휴에도 가족분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